민우는 짐짓 여유로운 척 미소를 지으며 소희의 가방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었다. 소희는 그런 민우의 다정한 모습에 수줍게 웃으며 민우의 팔짱을 살포시 꼈다. 소희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는 순간, 민우의 온몸에 찌릿한 전기 신호가 통하는 것 같았다.두 사람은 벚꽃 잎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캠퍼스 교정을 나란히 걸었다. 잔잔한 바람이 불 때마다 연분홍빛 꽃비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날씨 진짜 좋다. 그치?"소희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감탄했다. 민우는 슬그머니 소희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소희의 옆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어, 진짜 좋다. 근데... 네가 더 예뻐."민우의 낯간지러운 멘트에 소희의 볼이 벚꽃 색처럼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소희는 민우의 옆구리를 살짝 꼬집으며 핀잔을 주었다."치, 강민우 대학 가더니 능글맞아진 것 봐. 고등학교 때는 내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도망 다니던 바보가 누구였더라?""그건 내가 너무 순수해서 그랬던 거지. 너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머리 쓰다가 맨날 대형 사고만 치고."민우가 억울하다는 듯 항변하자, 소희는 그 시절이 생각났는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맞아. 너 진짜 대단했어. 나 매점 초코 소라빵 볼 때마다 아직도 담임 선생님 얼굴이 생각나잖아. 그리고 우리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한테 아직도 네 얘기 하신대. 도서관 무너뜨린 전설의 파괴 왕이 있었다고.""아, 제발 그 얘기는 하지 마. 나 요즘도 꿈에서 교장 선생님 가발이 드론에 매달려 날아가는 꿈 꾼단 말이야."민우가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워하자, 소희는 민우의 팔을 더 꼭 끌어안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그래도... 난 네 그 무모한 모습이 참 좋았어. 만약 네가 마지막까지 소심하게 숨어만 있었다면, 우린 지금 이렇게 같이 걷지도 못했을 거잖아."소희의 진심 어린 한마디에 민우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지난 일주일간의 처절했던 사투와 온갖 수치스러웠던 기억들이, 소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