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대공성의 오래된 문서 보관실에는 평소보다 많은 책이 쌓여 있었다.발테르 가문의 족보, 역대 대공들의 개인 기록, 북부 방어선 보수 내역, 선대 대공들이 황실과 주고받았던 서신까지. 휴고가 밤새 찾아낸 것들이 긴 테이블 위를 거의 덮고 있었다. 엘라는 그 앞에 앉아 책 한 권을 펼쳤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이건 왜 이렇게 쓰여 있습니까?”맞은편에서 다른 기록을 보고 있던 단테가 고개를 들었다.“뭐가.”“사람 이름이 너무 많습니다.”“족보니까.”“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다 비슷합니까?”단테는 잠시 족보 쪽을 바라봤다. 엘라의 손가락 아래에는 오래전 발테르 가문 남성들의 이름이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다니엘, 다미안, 다리우스, 데미트리. 몇 장을 넘기자 비슷한 이름이 또 나왔다.“가문 전통이었겠지.”“읽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은 전통 같습니다.”“칠백 년 전 사람이 네 편의를 생각했겠나.”엘라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후대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단테가 피식 웃었다.“그건 네가 족보를 읽기 싫어서 하는 말 같은데.”“조금은 맞습니다.”문서 끝에서 내용을 정리하던 휴고가 웃음을 참았다. 전날까지 대공성 지하에서 정체불명의 문을 발견하고, 발테르를 ‘그릇’이라 부르는 고대 문구까지 읽었던 사람들답지 않게 아침의 시작은 평범했다.엘라는 그게 오히려 좋았다.모든 순간이 심각할 필요는 없었다. 무서운 것을 알아냈다고 밥을 먹지 않을 수도 없었고, 모르던 비밀이 나타났다고 하루 종일 겁에 질려 있을 수도 없었다. 사람은 그런 와중에도 족보의 이름이 헷갈린다고 투덜거리고, 차가 식었다고 새로 가져오고, 옆 사람이 책을 너무 크게 넘기면 시끄럽다고 말하며 살아갔다.그게 지금의 북부였다.그리고 어쩌면, 지금의 단테이기도 했다.엘라는 다시 기록으로 시선을 내렸다.“여기 있습니다.”그 말에 단테의 표정이 바로 달라졌다.엘라가 펼친 것은 약 사백 년 전의 가문 기록이었다.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30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