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이 오기 전까지 강도윤은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천천히 다시 건물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그는 걸음이 빠르지 않은지, 내가 햇빛을 너무 정면으로 받고 있지는 않은지 같은 것만 아주 자연스럽게 챙겼다.건물 앞에 다 왔을 때,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나는 이번엔 바로 확인하지 않았다.그게 지금 내게 필요한 예의 같았다.강도윤은 그런 내 태도를 봤는지, 아주 잠깐 시선을 두었다가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시죠. 나머지는 제가 정리해서 보내드릴게요.”나는 고개를 들었다.“대표님이 더 바빠지잖아요.”“괜찮습니다.”그는 아주 담백하게 웃었다.“작가님이 너무 많이 신경 쓰는 건 싫다고 했잖아요.”나는 그 말을 듣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강도윤은 마지막까지 사람을 이렇게 현실 안에서 붙잡는다. 내가 너무 흔들리는 쪽으로 가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잡아주는 사람. 그러니까 더 위험하다.“감사해요.”내가 아주 조용히 말하자, 그는 잠깐 나를 보다가 말했다.“다음엔 감사보다, 그냥 편하게 부탁하셔도 됩니다.”그리고 아주 짧게 덧붙였다.“저는 그쪽이 더 좋습니다.”심장이 다시 한 번 조용히 흔들렸다.나는 더 이상 대답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강도윤이 먼저 돌아서 걸어갔다.나는 그 뒷모습을 잠깐 보다가, 결국 핸드폰을 꺼냈다.도화준의 답장은 짧았다.‘다행이네요. 저는 지금 별로 맛없는 점심 중입니다.’나는 그 문장을 읽고, 그 자리에서 아주 오래 움직이지 못했다.낮의 남자는 나를 배부르게 하고, 밤의 남자는 자기 쪽이 별로 맛없는 시간이라고 말한다.이건 정말…누가 더 좋은 사람이냐의 문제가 아니라,누가 더 오래 남는 문장이냐의 문제 같았다.그리고 지금 내 안에는 그 둘의 문장이 동시에 남아 있었다.‘다행이네요. 저는 지금 별로 맛없는 점심 중입니다.’도화준의 답장을 읽는 순간, 나는 걸음을 멈췄다.출판사 건물 앞 인도 위였다.사람들은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