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메일이 온 날, 우진은 서연보다 먼저 환호했다."엄마도 합격했어!""무슨 시험인지는 알아?""몰라. 근데 엄마 웃잖아."그 말에 서연은 노트북을 닫지도 못한 채 아이를 끌어안았다. 도현은 옆에서 세 사람이 먹을 간식을 접시에 담았다. 축하한다고 건네는 말 끝이 조금 들떠 있었다.이전 직장의 인수인계를 마친 뒤, 서연은 연구소로 출근했다. 계약 기간과 업무는 면접 때 설명받은 그대로였다. 신약을 단번에 완성하는 자리가 아니라, 임상 자료와 실험 기록을 검토하며 빈틈을 찾아야 하는 자리였다.첫날 받은 이름표에는 한서연, 연구원이라는 글씨가 찍혀 있었다.서연은 목에 걸기 전 플라스틱 표면을 엄지로 한 번 문질렀다. 코디네이터 이름표를 달고 일했던 날들도 떠올랐다. 오늘부터는 다른 문으로 들어가지만, 그날들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한 선생님, 이쪽 자리 쓰시면 됩니다."팀원이 책상 위 빈 공간을 가리켰다. 서연은 노트와 필통을 놓고 의자를 당겼다."잘 부탁드립니다."오후 회의에서 서연이 정리한 표에 수정 표시가 여러 개 붙었다.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어느 부분을 놓쳤는지부터 확인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자리로 돌아와 원자료를 다시 열었다.시계를 봤을 때는 예정한 퇴근 시간이 지나 있었다. 도현에게 전화하자 뒤에서 종이 찢는 소리가 들렸다."지금 뭐 해요?""우진이랑 만들기.""나 30분 정도 늦을 것 같아요. 미안해요.""저녁은 해놨어. 천천히 와."도현이 짧게 말하자 우진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엄마, 오는 길에 풀 사 와!""풀은 아빠가 사 오면 돼. 엄마한테 부탁한 건 오늘 어땠는지 물어보는 거였잖아."전화기 너머로 부스럭대는 소리가 났다."엄마, 오늘
Last Updated : 2026-09-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