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날 버린 재벌이 지 아들인줄 모르고 입양한댄다: Chapter 21 - Chapter 30

57 Chapters

제21화: 무너진 성채

혈액 검체를 맡긴 지 한 시간 뒤, 장대비를 가르던 도현의 검은 세단이 성북동 본가 앞에 멈춰 섰다. 흠뻑 젖은 도현이 저택 안으로 들어서자 강 여사는 거실에서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도현아, 이 야심한 시각에 꼴이 그게 뭐니? 체통 없이 비는 왜 맞고 다녀?"강 여사의 태연한 목소리가 거실에 울렸다. 도현이 젖은 코트 차림으로 가까이 다가오자 강 여사는 찻잔을 내려놓았다."어머니."도현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5년 전 그날 밤, 왜 서연이 아버지 치료를 끊고 산소호흡기를 떼라고 지시하셨습니까?"강 여사는 잠깐 굳었다가 곧 코웃음을 쳤다."그깟 일로 이 밤중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게냐? 어디서 굴러먹던 천박한 고아 사기꾼 년이 감히 선진가 안주인 자리를 넘보길래 싹을 잘라버린 것뿐이다. 아비 목숨줄이라도 끊어놔야 그년이 두 번 다시 네 발목을 안 잡을 테니까!"강 여사는 치료 중단을 지시한 사실을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도현은 이를 악물었다."그 사기꾼 년의 뱃속에 있던 아이가 누구 아이였는지 아십니까?"도현은 코트 안에서 친자 참고검사 결과지와 김진수의 진술서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 종이가 찻잔을 건드려 바닥으로 흩어졌다.[부자 관계 확률: 99.9999% / 비공식 참고검사]"그 아이가…… 내 아들입니다!"도현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크게 높아졌다."어머니가 5년 전 없애려 했고, 오늘은 오유라에게 링거까지 뽑힌 그 아이가…… 바로 어머니의 하나뿐인 친손자라고요!""뭐…… 뭐라고?!"강 여사의 손에서 찻잔이 떨어져 깨졌다. 자신이 없애려 했던 아이가 선진가의 유일한 친손자라는 말을 듣자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그럼 더더욱 데려와야지. 선진가 핏줄을 한서연 같은 여자 손에 둘 수는 없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잠깐 눈을 감았다."아이 목숨보다 가문 체면이 먼저입니까?""네가 불임이라는데 누가 그 아이를 네 핏줄이라고 생각했겠니? 난 가문을 지키려 했을 뿐이야.""그 진단서를 조작한 사람들에게 돈을 보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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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지옥의 후회

도현은 병원으로 돌아오는 내내 우진의 검사 진행 상황만 확인했다.새벽 2시, 선진의료원 소아 병동 502호 앞. 유리문 너머 우진은 산소마스크에 의지해 숨을 쉬고 있었고, 서연은 아이의 손을 잡은 채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6시간뿐이었다.도현은 젖은 옷을 감염 관리복으로 갈아입고 복도 의자에 앉았다. 병실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요구하지 않았다. 정 실장이 검찰 접수증과 해외 공여망 검색 현황을 내밀었다. 적합 가능성이 있는 제제 한 건이 타 국립병원에서 확인됐지만 폭우 때문에 운송 시간이 불확실했다."서연 씨에게도 같은 보고가 갔습니까?""예. 원본 화면을 그대로 공유했습니다."도현은 태블릿을 내려놓고 유리문에서 두 걸음 물러났다. 미안하다는 말로 들어갈 수 있는 병실이 아니었다. 그때 병실 안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 실장이 검사실에서 온 연락을 전했다."혈액형과 항체 선별은 적합합니다. HLA 결과와 교차시험을 마치면 공여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간호사는 도현을 문진실로 안내해 최근 감염, 복용약, 헌혈 부작용, 수면과 식사 여부를 확인했다. 도현은 빨리 끝내 달라고 재촉하지 않고 모두 사실대로 답했다. 체온과 헤모글로빈, 심전도도 다시 측정했다."공여자가 쓰러지면 제제 자체를 못 만들 수 있습니다. 질문에 빠짐없이 답하셔야 합니다.""알겠습니다. 숨기지 않겠습니다."도현은 서두르라고 재촉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초조하다는 이유로 절차를 건너뛰면 또 다른 사고를 만들 뿐이었다."결과가 나오는 즉시 알려주세요. 의료진이 허용하는 절차는 전부 받겠습니다."수혈의학과 교수는 채혈 가능량과 공여자 부작용을 설명했다."친자라도 바로 피를 연결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필요한 성분만 채혈하고, 방사선 조사와 교차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위험하면 중단합니다.""그 판단은 교수님이 하십시오. 제가 더 해 달라고 해도 듣지 마세요."정 실장이 놀란 듯 도현을 봤지만, 그는 설명서의 각 항목에 직접 체크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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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폭우 속의 무릎

차가운 가을 폭우가 선진의료원 1층 응급의료센터 앞 아스팔트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타 국립병원에서 긴급 공수하기로 했던 방사선 조사 혈소판 제제를 실은 특수 앰뷸런스가 올림픽대로 연쇄 추돌 사고에 막혀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는 무전이 들어왔다.의료진이 제시한 안전 시한은 이제 4시간 남짓이었다. 서연은 우산도 챙기지 못한 채 빗속으로 뛰어나와 흠뻑 젖은 채 휴대폰에 대고 소리쳤다."교수님! 우진이 혈소판 수치가 2만 밑으로 떨어졌다고요! 다른 이송 헬기라도 당장 띄워주세요! 제발…… 우리 우진이 좀 살려주세요……!"하지만 닥터헬기는 강풍 경보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였다. 서연은 도로통제센터와 운송 책임자에게 차례로 위치를 확인했다. 앰뷸런스는 사고 지점 뒤에 갇혀 있었고 우회로도 이미 막혀 있었다.담당 교수도 스피커폰으로 같은 설명을 들었다.- 기다리면 투여 시각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병원 내 공여 절차가 지금은 더 빠릅니다.마지막 대안까지 막히자 서연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빗물이 고인 아스팔트에 주저앉았다.5년 전 성북동 대문 앞에서도 같은 빗소리를 들었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가장 필요한 순간에 길이 막혔다."우진아……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널 못 지켜서 미안해……."울음을 터뜨리던 서연의 귓가에 빗물을 밟는 구두 소리가 다가왔다. 철벅! 철벅! 서연이 눈물과 빗물로 흐려진 시야를 들어 올린 순간, 흠뻑 젖은 감청색 쓰리피스 수트 차림의 장신의 남자가 서연의 발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선진그룹 총수 차도현이었다.남자는 젖은 아스팔트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서연아…… 내가 잘못했다. 내가 죽을죄를 지었다."도현은 방수 파일에 든 서류를 내밀었다. 성분채혈 동의서와 함께, 공여를 이유로 친권·면접교섭·입양 심사에서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겠다는 확인서가 들어 있었다."날 용서하지 않아도 돼. 내가 적합 공여자래. 필요한 성분을 채혈해서 우진이에게 쓰게 해줘. 이걸 빌미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겠다."5년 전 서연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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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피 주머니

수혈실 문이 닫힌 뒤에도 서연의 말은 분명했다."착각하지 마요. 당신은 지금 우진이를 도울 수 있는 공여자일 뿐이에요. 의료진이 허용하는 절차만 따르고, 용서받을 생각은 하지 마요."도현은 젖은 수트 소매를 걷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우진이에게 필요한 것부터 해."새벽 3시, 도현은 성분채혈실 침상에 누웠다. 우진은 유리벽 너머 소아 수혈 구역에 누워 있었고, 서연은 두 공간이 모두 보이는 자리에서 의료진 설명을 들었다."친자라고 바로 수혈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ABO·Rh와 비예기항체, HLA 적합도를 확인한 뒤 혈소판 성분채혈을 하겠습니다. 채혈한 제제는 교차시험과 방사선 조사를 거쳐 우진 군에게 투여합니다."수혈의학과 교수의 설명에 도현은 동의서를 받아 들었다."얼마나 걸립니까?""긴급 절차로도 2시간은 필요합니다. 공여자 안전 한계를 넘길 수는 없습니다.""그 한계 안에서 가장 빨리 진행해 주십시오."간호사는 도현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다시 확인한 뒤 양팔 혈관을 살폈다."입술이나 손끝이 저리면 바로 말씀하세요. 어지럽다고 참으시면 안 됩니다.""알겠습니다."서연은 유리벽 맞은편에서 동의서 사본을 들고 있었다."한 번이라도 숨기면 바로 중단해요. 우진이 살리겠다고 공여자 하나 더 쓰러뜨릴 생각 없어요."도현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양팔에 굵은 바늘이 꽂히고 성분채혈기가 낮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기계는 도현의 혈액에서 혈소판만 분리한 뒤 적혈구와 혈장을 다시 몸으로 돌려보냈다.차가운 혈액이 돌아올 때마다 도현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손끝이 저리기 시작하자 그는 참지 않고 간호사에게 알렸다. 간호사는 곧바로 칼슘 보충 속도를 올리고 혈압을 다시 쟀다."잘 말씀하셨어요. 계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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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혼신의 수혈

성분채혈기의 경보음이 짧게 반복됐다."공여자 혈압 86에 54입니다. 구연산 반응까지 옵니다. 채혈을 중단하고 칼슘과 수액을 투여하겠습니다."수혈의학과 교수가 밸브를 잠그자 도현이 무거운 눈꺼풀을 들었다."우진이에게 필요한 양은 확보됐습니까?""1회분은 충분합니다. 적혈구와 혈장은 모두 돌려드렸고, 더 뽑는 건 도움이 아니라 위험입니다."도현은 더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가 서연의 시선과 마주쳤다."의사 말 들어. 여기서 쓰러져서 치료 방해하지 말고."그제야 도현은 손을 내렸다. 입술은 창백했고 식은땀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지만, 의료진의 처치를 거부하지 않았다. 서연은 우진의 머리맡에서 창백해진 도현을 바라봤다.5년 전 자신을 내쳤던 남자가 지금은 의료진 지시를 따르며 우진의 수치만 보고 있었다. 서연은 아이 쪽을 보다가도 도현 모니터의 혈압이 올라오는지 확인했다. 미움은 그대로였지만, 그가 다시 눈을 뜨는지는 확인하고 싶었다. 수액 펌프가 일정한 속도로 돌아갔다. 마지막 혈소판 제제가 우진의 정맥으로 들어간 직후였다. 삐이이-! 도현의 맥박이 급격히 느려지며 고개가 옆으로 꺾였다. 장시간 긴장과 채혈이 겹친 미주신경성 실신이었다.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도 도현은 자기 침대 난간을 쥔 채 유리벽 너머 우진을 보려 했다."침상 눕히고 산소 주세요. 칼슘과 수액 먼저, 심전도 계속 확인해요!"서연도 자리에서 일어나 의료진이 지나갈 길을 비웠다. 도현의 손끝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때 옆 침대에 누워 있던 우진의 작은 손가락이 파르르 움직였다. 도현이 잠깐 의식을 잃은 사이, 우진의 혈소판 수치는 위험선 아래에서 멈춰 섰다. 출혈 반점의 번짐도 더뎌졌다."수치가 반응합니다. 아직 고비를 넘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투여는 성공적이에요."교수는 30분 뒤 재검 수치와 출혈 상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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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눈을 뜬 아이

차도현이 눈을 떴다. 머리 위 형광등이 번져 보였다."헉……!"도현은 숨을 급히 들이쉬었다. 목이 말라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총수님,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승압제와 수액이 들어가고 있습니다!"정 실장과 의료진이 다급하게 도현의 어깨를 억눌렀지만, 남자는 제 팔에 꽂힌 링거를 뽑으려 손을 뻗었다. 간호사가 곧바로 손을 막고 팔을 다시 침대 위에 놓았다. 도현은 제 상태보다 유리벽 너머 모니터부터 찾았다."우진이…… 내 아이는…… 우진이는 어떻게 됐어?!"도현의 초점이 흐린 시선이 옆 침대에 닿았다. 파랗던 우진의 입술과 뺨에는 조금씩 혈색이 돌아오고 있었다.환자 감시 모니터의 산소포화도는 98%를 회복했고, 혈소판 수치도 위험선 위로 올라와 있었다. 정상 범위에는 못 미쳤지만 급한 출혈 고비는 넘긴 상태였다. 침대 곁을 지키고 있던 서연이 붉어진 눈으로 도현을 바라봤다."급한 출혈 고비는 넘겼어. 네가 준 혈소판이 반응했대.""완전히 나은 건 아니야. 골수 수치가 돌아오는지 며칠 더 봐야 해."도현은 ‘살았다’는 말부터 꺼내지 않고 교수 쪽을 바라봤다. 교수가 같은 설명을 다시 확인해 주자 그제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서연의 목소리는 여전히 딱딱했지만 입술 끝은 미세하게 떨렸다."하지만 착각하지 마. 우진이 치료가 끝난 것도 아니고, 당신이 한 일이 없어진 것도 아니야. 의료진 말 듣고 누워 있어."서연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도현은 미안함에 고개를 떨궜다. 손은 다시 이불 위에 얌전히 내려놓았다. 그때, 침대 위의 우진이 가늘게 눈꺼풀을 깜빡이며 스르르 눈을 떴다. 우진은 붕대를 감은 도현을 한동안 바라봤다."아저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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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오유라 일가 압수수색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단지 앞. 사이렌을 끈 검찰 호송 차량과 승합차 다섯 대가 요란한 타이어 마찰음을 내며 정문 바리케이드를 통과했다. 쾅-! 쾅-!"서울중앙지검 수사팀입니다. 법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합니다. 문 여십시오."수사관 10여 명이 마스터키와 강제 개방 장비로 육중한 방탄 현관문을 열어젖히고 거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침실에서 전날 밤의 폭음과 히스테리로 쓰러져 자고 있던 오유라가 실크 가운을 걸친 채 튀어나와 큰 소리로 항의했다."이게 무슨 짓이야?!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고 이래?! 내가 선진그룹 차도현 총수 약혼녀야! 당장 나가지 못해?!"하지만 현장을 지휘하던 특수부 부장검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붉은 직인이 찍힌 법원 영장을 유라의 눈앞에 들이밀었다."오유라 씨, 업무상 횡령과 진료기록 조작, 김진수 전 과장에게 보낸 30억 원의 범죄수익 은닉, 한서연 씨에 대한 살인미수 교사 혐의와 관련한 압수수색 영장입니다."부장검사가 펼쳐 든 영장 집행 서류 맨 앞장에는, 차도현이 직접 고발인으로 서명한 고소장과 스모킹 건 증거 목록이 첨부되어 있었다."도, 도현 씨가 날 고소했다고……? 그럴 리가 없어! 도현 씨가 날 왜!"유라의 얼굴이 하얗게 굳었다. 수사관들은 유라의 드레스룸 벽면 뒤편에 숨겨져 있던 비밀 금고를 강제로 절단해 개방했다.그 안에서 5년 전 한서연을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려 흥신소에 건넸던 자금 내역 장부와 차트 조작 대가로 오고 간 비밀 차명계좌 통장들이 쏟아져 나왔다. 수사관들이 파란색 압수물 상자에 금괴와 장부들을 쓸어 담는 동안, 유라는 바닥을 뒹굴며 발악했다.같은 시각, 선진의료원 12층 이사장실. 오성택 이사장 역시 들이닥친 검찰 수사관들 앞에서 얼굴이 굳어 있었다."차도현 총수 연결해! 총수가 날 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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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구속 영장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수백 명의 방송 취재진과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져 나오며 법원 계단 주변으로 삼엄한 폴리스라인이 쳐졌다. 끼익-! 검찰 호송차의 육중한 문이 열리고, 포승줄과 수갑에 묶인 오유라와 오성택이 모습을 드러냈다.화려했던 명품 옷 대신 헝클어진 머리와 초췌하게 탈색된 얼굴로 호송차에서 내린 오유라가 취재진의 마이크를 향해 발악하듯 소리쳤다."난 결백해요! 차도현이 날 모함한 거라고요! 난 아무 죄도 없어요!"하지만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은 차갑고 냉혹하기 그지없었다."5년 전 차도현 총수의 불임 차트 조작을 교사한 게 사실입니까?""네 살 환아의 링거를 강제로 뽑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인정하십니까?""500억 대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영장심문실 안, 판사 앞에는 검찰이 정리한 핵심 증거 목록과 원본 보관 내역이 놓여 있었다. 스위스 김진수 과장의 실시간 자백 영상, 조작된 차트의 전산 IP 포렌식 로그, 502호 병실에서 우진을 공격하던 CCTV 원본 영상, 그리고 흥신소 살인 교사 계약서. 판사의 시선이 심문석에 앉은 오유라와 오성택을 차례로 향했다."피의자 오유라, 오성택. 범죄 사실이 극히 중대하고,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명백하다.""피의자 전원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한다.""꺄아아악-! 안 돼! 도현 씨! 살려줘요 도현 씨-!"오유라는 바닥에 주저앉아 비명을 질렀지만, 법정 경위들이 일으켜 세워 구치소 호송차로 데려갔다. 선진의료원 이사회는 오성택의 직무를 정지하고 외부 회계법인과 공익이사를 포함한 비상 운영위원회를 꾸렸다.***같은 시각, 선진의료원 502호 격리 병실. 벽걸이 TV 화면에서 오유라의 구속 수감 속보와 압수수색 현장 뉴스가 속속들이 흘러나고 있었다. 서연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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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네가 마셔라

서울구치소 특별 접견실의 차가운 방탄 아크릴 유리 칸막이 너머. 푸른색 미결수 수의를 입은 오유라가 수갑에 묶인 두 손을 덜덜 떨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화려했던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풀메이크업 대신, 헝클어진 머리칼과 핏기 없는 얼굴, 눈물에 짓무른 눈가에는 오만했던 과거의 흔적 따위는 티끌만큼도 남아 있지 않았다. 철컥-!철제 문이 열리고 검은 수트 차림의 도현이 들어와 맞은편에 앉았다. 접견은 수사팀 요청으로 잡혔다. 유라가 피해자에게 합의 조건을 전달해 달라고 고집했고, 도현은 그 요구를 거절하는 말을 기록으로 남기러 왔다."도, 도현 씨……!"유라는 유리창에 손을 대고 울기 시작했다."도현 씨, 제발 날 여기서 살려줘요…… 나 여기서 단 하루도 못 있겠어요! 밥도 모래 같고, 다른 년들이 날 때려요! 다 강 여사님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 일이에요! 난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당신 곁에 있고 싶어서 그런 것뿐이라고요!"도현은 유라의 말을 끝까지 듣고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사랑?"도현이 짧게 되물었다."5년 전 서연이와 내 아이를 죽이려 흥신소를 사주하고, 어제 네 살 아이의 링거를 강제로 뜯어내 피를 쏟게 만든 게 네 추악한 사랑인가?"도현은 가죽 서류철 하나를 유리창 앞에 내려놓았다."네 명의의 펜트하우스와 스위스 계좌, 오성택 일가의 은닉 자산에 대한 추징보전·가압류 결정문이다. 서연 씨가 제기할 손해배상 소송 자료도 전부 제출했다."유라의 눈이 커졌다."검찰은 횡령과 살인미수 교사 혐의를 함께 기소할 거다. 형량은 법원이 정하겠지만, 네가 숨긴 기록은 전부 증거로 남았다.""도현 씨, 제발……! 나 감옥에서 죽으라는 소리예요?!"유라가 바닥에 무릎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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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철창 안의 비명

서울구치소 지하 독방. 차가운 시멘트 바닥과 한 줄기 햇빛조차 들지 않는 좁은 철창 안에 오유라가 웅크려 앉아 있었다. 명품 드레스 대신 죄수복을 입은 채, 차갑게 식은 밥덩이를 든 유라의 손가락이 미친 듯이 떨려왔다."차도현…… 한서연…… 이 버러지 같은 것들……!"유라는 벽을 손톱으로 긁으며 이를 갈았다. 불이 꺼지자 5년 전 빗속의 서연과 병실에서 피를 흘리던 우진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오지 마…… 저리 가!"유라는 귀를 막고 구석으로 몸을 웅크렸다.***일주일 뒤,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 검찰은 오유라와 오성택을 특수상해·살인미수 교사·의료기록 위조·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 상태를 유지했다."말도 안 돼! 난 차도현 총수의 약혼녀야! 그 사람이 날 이렇게 버릴 리 없어!"오유라는 호송 통로에서 악을 썼지만, 교도관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그녀를 구치소 차량에 태웠다. 22년형이라는 숫자는 아직 판결이 아니었다. 다만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과 압수물 목록만으로도 긴 재판과 실형 가능성은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검찰은 브리핑에서 피해 아동의 이름과 병실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서연 측 대리인의 요청에 따라 사건명도 익명 처리됐다. 오유라의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압수물과 해외 송금 자료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구치소로 돌아온 유라는 접견실에서 강 여사 측 변호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전 시킨 대로 했어요. 그 늙은 여자가 한서연을 없애라고 했다니까요."변호인은 그 말이 녹음되고 있다는 안내판을 가리켰다. 유라는 입을 다물었지만 이미 늦었다.한편 도현은 병원 보안실에서 위조 출입증 화면을 확인했다. 점검업체 직원 명단에 없는 얼굴들이 전날부터 5층 비상계단을 여러 번 촬영하고 있었다. 강 여사 비서 명의 법인카드로 장비가 결제된 기록도 발견됐다."병실을 다른 층으로 옮길까요?"보안팀장의 질문에 도현은 서연에게 먼저 연락하라고 했다."우리가 일방적으로 정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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