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11시.윤하늘은 은빛새에게서 도착한 메시지를 읽다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은빛새: 하늘아, 오늘 시간 있어?윤하늘: 오후에는 괜찮아. 왜?은빛새: 내 가게에 와서 아무것도 하지 말아줘.하늘은 화면을 다시 읽었다.윤하늘: 언니, 나 놀리는 거야?은빛새: 진지해. 오늘은 네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일이야.하늘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언니, 무슨 소리야?”“우리 가게에서 작은 실험을 하려고.”“또?”“이번에는 네가 손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그럼 옷을 입어보면 돼?”“아니. 아무것도 고르지 마.”하늘은 잠시 침묵했다.“언니, 옷가게에서 옷을 고르지 말라니.”빛새는 웃으며 대답했다.“그러니까 재미있잖아.”오후 1시 20분.하늘이 가게에 도착하자 정다은이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탁자에는 색색의 카드가 뒤집혀 있었다.빛새는 하늘을 보자 손짓했다.“왔어?”“응. 근데 이건 뭐야?”“오늘의 선택권 포기 실험.”하늘은 눈을 가늘게 떴다.“이름부터 이상해.”빛새는 카드 세 장을 펼쳤다.1. 내가 평소 절대 고르지 않는 색2. 내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형태3.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조합“이 중 하나를 뽑으면 그 조건에 맞춰 옷을 입어보는 거야.”하늘은 팔짱을 꼈다.“그럼 결국 내가 고르는 거잖아.”“카드만 고르는 거지. 옷은 네가 못 골라.”“누가 골라주는데?”빛새가 다은을 가리켰다.“오늘은 다은이가.”다은은 긴장한 얼굴로 웃었다.“작가님, 제가 한번 골라봐도 될까요?”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대신 제가 싫으면 안 입어도 되죠?”빛새가 바로 대답했다.“당연하지. 선택권을 포기한다는 건 강제로 입는다는 뜻이 아니야.”하늘은 웃었다.“그럼 해볼게.”오후 1시 40분.하늘이 뽑은 카드는 두 번째였다.내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형태.다은은 진열대를 한참 살폈다.그리고 옷 세 벌을 가져왔다.짧은 길이의 비대칭 조끼.허리선이 독특한 랩스커트.한쪽 소매에만 주
최신 업데이트 : 2026-10-2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