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Kapitel 171 – Kapitel 180

185 Kapitel

<171화: 야시장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사람>

금요일 오후 6시 20분.“언니, 여기!”윤하늘이 손을 흔들자 은빛새가 고개를 돌렸다.동네 광장 입구에는 형형색색의 천막이 줄지어 서 있었다. 구운 고기 냄새와 달콤한 설탕 향이 섞여 있었고, 광장 한가운데에서는 작은 밴드가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빛새 옆에는 정다은이 서 있었다.“작가님, 안녕하세요!”“다은 씨도 왔네요.”“수업 끝나자마자 왔어요.”강단태도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빛새는 네 사람을 둘러보더니 말했다.“좋아. 오늘은 일 이야기 금지야.”하늘이 웃었다.“언니가 먼저 꺼내지만 않으면 돼.”“내가 언제?”“지난번에도 밥 먹다가 재고 이야기했잖아.”다은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그날 제가 먼저 물어봤어요.”빛새는 기다렸다는 듯 하늘을 가리켰다.“봤지?”하늘은 웃으며 두 손을 들었다.“알았어. 오늘은 다 같이 놀자.”오후 6시 40분.네 사람은 음식 판매대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닭꼬치, 수제 소시지, 구운 옥수수, 해물파전까지 메뉴가 다양했다.다은이 말했다.“저는 닭꼬치요.”빛새는 옆 가게를 가리켰다.“난 파전.”하늘은 단태를 바라봤다.“단태는요?”“저는 옥수수가 먹고 싶습니다.”“그럼 나도 옥수수.”빛새가 눈을 가늘게 떴다.“둘이 꼭 같은 거 먹어야 해?”하늘이 대답했다.“아니, 내가 원래 옥수수 좋아하거든?”“알았어, 알았어.”각자 음식을 주문하고 광장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그런데 음식을 받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은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어? 잠깐만요!”빛새가 물었다.“왜?”“저기 제가 좋아하는 밴드예요!”다은은 무대 쪽을 가리켰다.공연 안내판에는 지역 인디밴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사장님, 저 앞에서 잠깐 보고 올게요!”“그래. 사람 많으니까 조심하고.”다은은 손을 흔들고 무대 앞으로 향했다.하늘은 웃었다.“진짜 좋아하나 봐.”빛새는 파전을 한 입 먹으며 말했다.“평소에도 그 밴드 노래 자주 듣더라.”오후 7시 5분.공연이 시작됐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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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화: 강단태가 장바구니에 몰래 넣은 것>

토요일 오전 11시.“단태, 우리 집에 우유 있어요?”윤하늘은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물었다.거실에서 책을 읽던 강단태가 대답했다.“어제 마지막 팩 마셨습니다.”“계란은요?”“3개 남았습니다.”“양파는?”“없습니다.”하늘은 냉장고 문을 닫았다.“우리 장 보러 가야겠어요.”단태는 책을 덮었다.“목록부터 작성할까요?”하늘은 휴대전화를 꺼냈다.“우유, 계란, 양파, 두부…….”“휴지도 거의 떨어졌습니다.”“아, 맞다.”두 사람은 필요한 물건을 적은 뒤 집을 나섰다.오전 11시 40분.대형마트에 도착한 하늘은 카트를 밀었다.단태가 옆에서 목록을 확인했다.“먼저 채소 코너입니다.”“네, 안내해주세요.”하늘은 양파 한 망을 집어 들었다.“이 정도면 되겠죠?”“충분합니다.”두부와 계란까지 담은 뒤 유제품 코너로 이동했다.그런데 하늘이 우유를 고르는 동안 단태가 잠시 다른 진열대로 향했다.“단태?”“네. 금방 오겠습니다.”하늘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돌아온 단태는 카트에 작은 상자 하나를 넣었다.하늘은 곧바로 발견했다.“그거 뭐예요?”“필요한 물건입니다.”“목록에 없는데요?”단태는 태연하게 말했다.“방금 필요해졌습니다.”하늘은 상자를 꺼냈다.실리콘 얼음틀그것도 하트 모양이었다.하늘은 눈을 깜빡였다.“이걸 왜 사요?”단태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얼음이 필요해서요.”“우리 집에 얼음틀 있잖아요.”“네.”“그런데 왜 하트 모양을?”단태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하늘 씨가 좋아하실 것 같았습니다.”하늘은 웃음을 참았다.“제가요?”“네.”“하트 얼음을?”“네.”하늘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강단태 씨, 이거 본인이 사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단태는 잠시 침묵했다.“……조금 그렇습니다.”“그럴 줄 알았어.”오후 12시 10분.두 사람은 생활용품 코너에 도착했다.하늘은 휴지를 카트에 담았다.그때 단태가 다시 걸음을 멈췄다.“하늘 씨.”“네?”“이것도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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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화: 강단태가 처음으로 앞치마를 두른 날>

일요일 오전 9시 30분.윤하늘은 주방에서 들려오는 낯선 소리에 눈을 떴다.달그락.잠시 후 무언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아.”강단태의 목소리였다.하늘은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주방에 들어선 순간,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단태가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그것도 연한 분홍색 앞치마였다.“……뭐 해요?”단태가 고개를 돌렸다.“일어나셨습니까?”“네. 그런데 그 앞치마는 뭐예요?”“서랍에 있었습니다.”하늘은 웃음을 참았다.“그건 빛새 언니가 예전에 선물해준 건데.”“사용해도 됩니까?”“당연하죠. 근데 왜 갑자기 요리를 해요?”단태는 조리대 위에 놓인 재료를 가리켰다.“오늘 아침은 제가 만들려고 합니다.”하늘은 눈을 크게 떴다.“진짜요?”“네.”“뭘 만들 건데요?”“프렌치토스트입니다.”하늘은 조리대를 살펴봤다.식빵, 계란, 우유, 설탕.재료는 제대로 준비되어 있었다.문제는 그 옆에 놓인 그릇이었다.계란물이 조리대에 조금 흘러 있었다.하늘은 단태를 바라봤다.“혹시 계란이랑 싸웠어요?”단태가 진지하게 대답했다.“껍데기가 예상보다 단단했습니다.”하늘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오전 9시 45분.단태는 식빵을 계란물에 담갔다.하늘은 식탁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봤다.“도와줄까요?”“괜찮습니다.”“정말요?”“네. 오늘은 제가 해보겠습니다.”하늘은 두 손을 들었다.“알았어요. 그럼 구경할게요.”단태는 팬에 버터를 녹였다.그리고 조심스럽게 식빵을 올렸다.치익.고소한 냄새가 퍼졌다.하늘은 감탄했다.“오, 잘하는데요?”단태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아직 뒤집지 않았습니다.”“그게 어려워요?”“조금 긴장됩니다.”하늘은 웃으며 턱을 괴었다.“괜찮아요. 실패하면 제가 먹을게요.”“실패한 걸 드시겠다는 겁니까?”“네. 대신 탄 부분은 빼고요.”단태가 웃었다.잠시 후 그는 뒤집개를 식빵 아래에 넣었다.그리고 조심스럽게 뒤집었다.탁.식빵은 무사히 뒤집혔다.하지만 한쪽 모서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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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화: 윤하늘이 처음으로 촬영을 거절한 날>

월요일 오전 10시 20분.윤하늘은 작업실에서 사진을 정리하다가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안녕하세요. 윤하늘 작가님 맞으시죠?”“네, 맞습니다.”“저희는 이번에 작은 브랜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작가님께 촬영을 부탁드리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하늘은 메모장을 열었다.“어떤 촬영인가요?”“신제품 발표 행사예요. 제품 사진이랑 행사 현장 사진을 함께 찍어주시면 됩니다.”“촬영 날짜와 장소는요?”상대방은 날짜와 장소를 설명했다.하늘은 일정을 확인했다.“그날은 가능합니다. 다만 촬영 시간과 최종 납품 컷 수에 따라 견적이 달라집니다.”“아, 그 부분은요.”상대방이 잠시 말을 멈췄다.“일단 4시간 정도 촬영해주시고, 사진은 잘 나온 걸로 전부 받을 수 있을까요?”하늘은 펜을 내려놓았다.“전체 원본 제공을 말씀하시는 건가요?”“네. 보정은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원본 제공 여부는 별도 협의가 필요합니다. 사용 범위도 확인해야 하고요.”상대방은 가볍게 웃었다.“작가님, 저희가 이번에 홍보를 많이 할 예정이라 사진이 여러 곳에 노출될 거예요. 작가님께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요.”하늘은 차분하게 대답했다.“홍보 효과와 촬영비는 별개입니다.”잠시 정적이 흘렀다.“그럼 견적서를 보내주시겠어요?”“네. 요청하신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오후 12시.하늘은 촬영 조건을 검토했다.행사 촬영 4시간.제품 사진 15종.현장 스케치.행사 종료 후 이틀 이내 납품.그런데 이메일로 도착한 요청서에는 전화에서 듣지 못한 내용이 추가되어 있었다.행사 당일 영상 촬영 일부 포함.촬영 원본 전체 제공.사진의 무기한 상업적 활용 가능.하늘은 화면을 바라봤다.“이건 좀 아닌데.”그녀는 요청서를 다시 읽었다.사진과 영상은 필요한 장비부터 작업 방식까지 달랐다. 제품 15종을 별도로 촬영하면서 행사 현장까지 4시간 안에 모두 끝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무엇보다 사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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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화: 서로에게 골라준 책의 첫 문장>

목요일 오후 2시 10분.“강단태 씨, 오늘 규칙 다시 확인할게요.”윤하늘은 서점 입구에서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였다.단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말씀하십시오.”“서로에게 책 한 권씩 골라주기. 가격은 2만 원 이내. 그리고 고르는 동안 상대방 책 훔쳐보기 금지.”“마지막 규칙은 처음 듣습니다.”“방금 추가했어요.”“그럼 저도 하나 추가하겠습니다.”“뭔데요?”“책을 받은 뒤에는 왜 골랐는지 설명하기.”하늘은 잠시 생각하다 손을 내밀었다.“좋아요. 합의!”단태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두 사람은 웃으며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오후 2시 25분.하늘은 소설 코너에서 책등을 살펴보고 있었다.단태는 반대편 인문학 코너로 향했다.하늘은 책 한 권을 꺼냈다가 다시 꽂았다.“이건 너무 두껍고…….”다른 책을 펼쳤다.“이건 단태가 이미 읽었을 것 같은데.”그녀는 단태에게 어떤 책을 골라줄지 고민했다.평소 단태는 차분하고 논리적인 책을 즐겨 읽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읽게 해주고 싶었다.그러다 여행 에세이 코너에서 걸음을 멈췄다.표지에는 오래된 기차역과 작은 여행 가방이 그려져 있었다.책 제목은 《아무 계획 없이 도착한 도시》였다.하늘은 목차를 펼쳤다.낯선 시장에서 길을 잃은 이야기, 비 때문에 하루를 더 머문 마을,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만난 사람들.하늘은 미소 지었다.“이거다.”같은 시각.단태는 소설 코너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었다.하늘이 좋아할 만한 책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그녀는 사람의 표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관찰하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겁거나 비극적인 이야기는 요즘 피하고 있었다.단태는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우산을 빌려주는 가게》작은 동네에서 우산 수선점을 운영하는 여성이 손님들의 사연을 만나는 연작소설이었다.단태는 첫 장을 펼쳤다.비가 오는 날보다 우산을 돌려받는 날에 더 많은 이야기가 시작됐다.그는 잠시 문장을 바라봤다.하늘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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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화: 윤하늘이 강단태의 책에 꽂아둔 것>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단태, 잠깐만요.”윤하늘은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던 강단태를 불렀다.“네?”“우리 오늘 외출할 때 책 가져갈까요?”단태는 손에 들고 있던 여행 에세이를 내려다봤다.“어디 가실 생각입니까?”“한강공원이요. 날씨도 좋고, 밖에서 책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단태는 창밖을 바라봤다.구름이 조금 떠 있었지만 햇살은 따뜻했다.“좋습니다. 간단히 먹을 것도 준비할까요?”“제가 샌드위치 만들게요.”“그럼 저는 음료를 준비하겠습니다.”하늘은 웃으며 주방으로 향했다.오전 11시 20분.하늘은 샌드위치 4개를 완성했다.계란과 치즈, 양상추를 넣은 간단한 메뉴였다.단태는 보온병에 따뜻한 차를 담았다.“책은 챙기셨습니까?”“네. 가방에 넣었어요.”하늘은 가방 지퍼를 닫다가 잠시 멈췄다.책상 위에 놓인 작은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종이를 집어 들고 펜을 꺼냈다.그리고 짧은 문장을 적었다.이 책을 고른 사람에게.당신이 어떤 장면에서 웃을지 궁금해요.하늘은 종이를 접어 단태의 여행 에세이 중간에 끼워 넣었다.“뭐 하십니까?”뒤에서 단태의 목소리가 들렸다.하늘은 얼른 책을 덮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단태는 눈을 가늘게 떴다.“수상합니다.”“안 수상하거든요?”하늘은 책을 그의 가방에 넣어줬다.“자, 출발해요.”오후 12시 10분.두 사람은 공원에 도착했다.잔디밭에는 돗자리를 펴고 쉬는 사람들이 있었고, 산책로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지나갔다.하늘은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골랐다.“여기 어때요?”“좋습니다.”단태가 돗자리를 펼쳤다.하늘은 준비해온 샌드위치를 꺼냈다.“먼저 먹을까요?”“네.”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점심을 먹었다.하늘은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오늘은 괜찮게 만들었죠?”단태가 고개를 끄덕였다.“맛있습니다.”“지난번 프렌치토스트보다요?”단태는 잠시 생각했다.“비교하기 어렵습니다.”하늘이 웃었다.“왜요?”“프렌치토스트는 제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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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화: 강단태가 윤하늘에게 숨긴 약속>

월요일 오전 8시 40분.“하늘 씨, 이번 주 수요일 저녁에 시간 있으십니까?”강단태는 출근 준비를 하다 말고 물었다.윤하늘은 식탁에서 일정을 확인했다.“수요일이요? 오후에 촬영 하나 있는데 5시면 끝나요.”“그럼 저녁 7시는 괜찮으십니까?”“네. 왜요?”단태는 넥타이를 고쳐 매며 대답했다.“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하늘이 눈을 가늘게 떴다.“어딘데요?”“수요일에 알려드리겠습니다.”“비밀이에요?”“네.”하늘은 웃었다.“강단태 씨가 비밀이라니. 수상한데요?”“좋은 쪽으로 기대해주십시오.”“그럼 옷은 어떻게 입어요?”“조금 차려입으셔도 좋겠습니다.”하늘은 그를 빤히 바라봤다.“혹시 비싼 식당 예약했어요?”단태는 웃기만 했다.“다녀오겠습니다.”“아니, 대답은 하고 가야죠!”하지만 단태는 웃으며 현관문을 나섰다.수요일 오후 5시 20분.하늘은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카메라 장비를 정리한 뒤 옷장을 열었다.“조금 차려입으라고 했지…….”그녀는 검은색 원피스를 꺼냈다가 다시 걸었다.오늘은 조금 밝은 색이 입고 싶었다.결국 크림색 블라우스에 짙은 남색 플리츠스커트를 골랐다. 작은 진주 귀걸이를 착용하고 머리는 반쯤 묶었다.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정리하는데 현관문이 열렸다.“다녀왔습니다.”하늘은 방에서 나왔다.단태는 그녀를 보자 잠시 걸음을 멈췄다.“예쁘십니다.”하늘은 웃었다.“아직 신발도 안 신었는데요?”“그래도요.”“단태도 얼른 준비해요. 7시라면서요.”“네. 20분이면 됩니다.”하늘은 팔짱을 꼈다.“그런데 이제 목적지는 알려줄 때 되지 않았어요?”단태가 미소 지었다.“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오후 6시 45분.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하늘은 주변을 둘러봤다.레스토랑도, 공연장도 아니었다.작은 건물 1층에 유리문이 있었고, 안쪽에는 여러 개의 조명이 켜져 있었다.간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향기 공방 — 나만의 향수 만들기하늘은 눈을 크게 떴다.“향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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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화: 윤하늘이 예약한 곳에는 의자가 없었다>

토요일 오후 3시 40분.“하늘 씨, 정말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으실 겁니까?”강단태가 현관에서 구두를 신으며 물었다.윤하늘은 거울 앞에서 귀걸이를 고쳐 끼웠다.“네. 오늘은 제 차례잖아요.”하늘은 연보라색 니트에 검은색 롱스커트를 입고, 머리카락을 느슨하게 묶었다.단태는 짙은 회색 셔츠에 검은 슬랙스를 입었다.“지난번에 조금 차려입으라고 하셔서 이렇게 입었습니다.”하늘은 그를 위아래로 살펴봤다.“좋아요. 아주 잘 어울려요.”“그럼 이제 알려주셔도 되지 않습니까?”“안 돼요.”“힌트라도 주십시오.”하늘은 잠시 생각하다 웃었다.“오늘은 앉아 있을 시간이 별로 없어요.”단태가 눈썹을 올렸다.“공연장입니까?”“아니요.”“전시회?”“비슷하지만 달라요.”하늘은 가방을 집어 들었다.“자, 출발!”오후 4시 25분.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오래된 상가 건물 2층이었다.단태는 입구에 붙은 안내문을 읽었다.하루 목공 체험 — 작은 가구 만들기“목공 체험입니까?”하늘은 환하게 웃었다.“정답!”“가구를 직접 만드는 겁니까?”“네. 오늘은 작은 협탁을 만들 거예요.”단태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협탁이요?”“우리 거실 소파 옆에 둘 거요. 거기 책이랑 컵 놓을 자리가 부족하잖아요.”단태는 웃었다.“그래서 예약하셨군요.”“맞아요. 그리고 오늘은 제가 대장입니다.”“알겠습니다.”하늘은 장난스럽게 손을 내밀었다.“강단태 씨, 잘 따라오세요.”단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믿고 따르겠습니다.”오후 4시 40분.작업실에는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긴 작업대 위에는 미리 재단된 목재와 공구들이 놓여 있었다.강사가 두 사람에게 앞치마와 보호안경을 건넸다.“오늘은 작은 협탁을 만들 거예요. 목재는 재단되어 있으니 조립과 사포질, 마감 작업을 진행하시면 됩니다.”하늘은 앞치마를 두르며 말했다.“단태, 오늘은 분홍색 아니네요.”단태가 그녀를 바라봤다.“그 이야기는 언제까지 하실 겁니까?”“기억에서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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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화: 강단태가 예약한 것은 데이트가 아니었다>

월요일 오후 6시 15분.“하늘 씨,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있으십니까?”강단태가 식탁에 앉으며 물었다.윤하늘은 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들었다.“토요일이요? 오후에는 괜찮아요.”“그럼 오후 2시에 같이 가주실 수 있습니까?”하늘은 웃었다.“이번에는 어디예요?”“가보시면 압니다.”“또 비밀이에요?”“네.”하늘은 팔짱을 꼈다.“지난번에는 향수 공방이었고, 이번에는 뭐예요?”“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뭐가요?”단태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데이트라기보다는 부탁에 가깝습니다.”하늘의 표정이 달라졌다.“부탁?”“네. 제가 혼자 가기에는 조금 어려운 곳이라서요.”하늘은 노트북을 덮었다.“그럼 같이 가야죠.”단태가 미소 지었다.“고맙습니다.”토요일 오후 1시 50분.두 사람은 작은 문화센터 앞에 도착했다.하늘은 건물 입구에 붙은 안내문을 읽었다.지역 어린이 직업 체험 행사오늘의 직업 — 사진가, 건축가, 제빵사하늘은 단태를 돌아봤다.“여기예요?”“네.”“어린이 직업 체험?”단태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예전에 공예 수업을 도왔던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아, 그때 아이들하고 만들기 수업했던 곳이요?”“네. 오늘은 아이들이 직접 작은 건축물을 만드는 활동을 진행합니다.”“그런데 저한테는 왜 같이 가자고 했어요?”단태는 조금 난처하게 웃었다.“아이들 앞에서 설명하는 건 괜찮은데, 완성된 작품을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하늘은 눈을 깜빡였다.“사진이요?”“네. 아이들이 자기 작품을 직접 촬영하는 시간도 있거든요.”하늘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그랬어요.”“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하늘은 단태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다음부터는 먼저 물어봐요. 제가 할 수 있는지 판단하게요.”단태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오후 2시 10분.교실에는 초등학생 12명이 모여 있었다.책상 위에는 작은 나무 블록과 색종이, 종이 상자가 놓여 있었다.단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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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화: 윤하늘의 이름으로 도착한 커다란 상자>

월요일 오전 10시 40분.딩동.윤하늘은 작업실에서 사진을 보정하다 현관으로 향했다.“택배입니다!”문 앞에는 제법 커다란 상자가 놓여 있었다.하늘은 송장을 확인했다.수령인, 윤하늘.발송인은 처음 보는 생활용품 업체였다.“내가 뭘 주문했더라?”그녀는 상자를 거실로 옮겼다.생각보다 무거웠다.테이프를 뜯고 포장을 걷어내자 커다란 전기그릴이 모습을 드러냈다.“……전기그릴?”하늘은 눈을 깜빡였다.분명 자신이 주문한 물건은 아니었다.상자 안에는 작은 카드도 들어 있었다.지역 문화센터 어린이 직업 체험 행사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참여 강사 감사 선물하늘은 카드를 읽고 웃음을 터뜨렸다.“아, 그때!”지난 토요일 단태와 함께 참여했던 어린이 직업 체험 행사에서 보낸 선물이었다.그녀는 그릴을 꺼내 식탁 위에 올렸다.“근데 이걸 보내주셨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강단태였다.“하늘 씨, 택배 받으셨습니까?”하늘은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단태! 혹시 알고 있었어요?”“무엇을요?”“전기그릴이요.”“아, 도착했군요.”“알고 있었네!”단태가 웃었다.“문화센터에서 감사 선물을 보내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그런데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어요?”“어떤 물건인지는 저도 몰랐습니다.”하늘은 그릴을 바라봤다.“이거 생각보다 큰데요?”“사용하기 어렵습니까?”“아니요. 오히려 좋아요.”하늘은 장난스럽게 덧붙였다.“오늘 저녁 메뉴 정해졌어요.”오후 5시 50분.퇴근한 단태는 거실에 놓인 전기그릴을 발견했다.“생각보다 크네요.”하늘은 팔짱을 끼고 웃었다.“그렇죠?”“무엇을 구우실 생각입니까?”“고기요.”“좋습니다.”“그런데 문제가 있어요.”단태가 고개를 돌렸다.“무슨 문제입니까?”하늘은 냉장고 문을 열었다.“고기가 없어요.”단태는 잠시 냉장고 안을 바라봤다.그리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군요.”하늘도 웃었다.“그래서 장 보러 가야 해요.”“지금 가면 되겠네요.”“좋아요. 대신 오늘은 하트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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