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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61 - チャプター 170

347 チャプター

161.배우자로 잘못 올라간 이름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호텔 침대에서 휴대전화를 보다가 눈을 크게 떴다.“도하 씨.”욕실에서 나오던 채도하가 수건으로 머리를 닦았다.“응.”“이거 봐요.”“뭔데.”유지가 화면을 내밀었다.어젯밤 공식 만찬 사진이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다.“벌써 올라왔네.”“사진 말고 밑에요.”도하가 화면을 내려다봤다.그리고 멈췄다.사진 아래.짧은 설명이 붙어 있었다.신규 사업팀 채도하 리더와 배우자 송유지 씨.“…….”둘 다 말이 없었다.유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배우자?”도하가 다시 읽었다.“그러네.”“그러네가 끝이에요?”“그럼.”“우리 결혼했어요?”“아직.”유지가 그대로 웃음을 터뜨렸다.“아, 진짜.”도하는 휴대전화를 받아 자세히 봤다.“행사장에서 잘못 전달됐나 봐.”“어제 제가 ‘아직은 아니에요’라고 했잖아요.”“그 뒤는 안 들었나 보네.”“와.”유지가 침대 끝에 앉았다.“저 하루 만에 유부녀 됐어요.”도하가 피식 웃었다.“싫어?”“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알아.”“정정해야죠.”“응.”유지는 담당자에게 연락하려다가 손을 멈췄다.“근데.”“왜.”“조금 웃기긴 하다.”도하가 유지 옆에 앉았다.“뭐가.”“송유지 씨도 아니고.”유지는 화면을 다시 봤다.“배우자 송유지 씨.”“응.”“되게 낯설어요.”도하가 태연하게 말했다.“나중엔 안 낯설 수도 있지.”유지가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아.”“왜.”“아침부터 그런 말 하지 마요.”“틀린 말 아니잖아.”“요즘 자꾸 미래형으로 말해.”“네가 먼저 ‘아직은’이라고 했어.”유지는 입을 다물었다.“……그건 맞는데.”체크아웃을 준비하던 중.유지 휴대전화가 계속 울렸다.회사 단체방이었다.—책임자님 결혼하셨어요???—아니 인터뷰 때는 남친이라면서요ㅋㅋㅋ—비밀결혼?유지의 눈이 커졌다.“아!”도하가 돌아봤다.“왜.”“회사 사람들이 봤어요.”“벌써?”“이걸 왜 이렇게 빨리 봐!”유지는 바로 답장을 쳤다.—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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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이번엔 유지에게 온 초대장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날.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 봉투를 발견했다.“이게 뭐지.”옆자리 직원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책임자님 거예요?”“제 이름인데.”봉투 앞면에는 회사 로고가 찍혀 있었다.유지는 조심스럽게 열었다.안에는 두꺼운 초대장 한 장.그리고 짧은 안내문.올해 우수 프로젝트 사례 발표자 초청 행사유지의 눈이 커졌다.“어?”“뭔데요?”직원이 바로 다가왔다.“저 또 불려가요.”“어디요?”유지가 초대장을 보여줬다.“이거.”직원이 읽다가 입을 벌렸다.“와.”“왜요.”“이거 임원들도 오는 행사잖아요.”유지가 초대장을 다시 봤다.“진짜?”“네. 여기 발표자로 들어가시는 거예요?”“그런가 봐요.”“책임자님 요즘 너무 잘 나가는 거 아니에요?”유지가 괜히 어깨를 폈다.“조금?”“아, 바로 인정하네.”“요즘은 인정하려고요.”점심시간.유지는 안내문을 다시 읽다가 한 줄에서 멈췄다.행사 종료 후 공식 만찬 예정. 동반 1인 참석 가능.“어?”또 동반.유지는 바로 채도하에게 사진을 보냈다.—이번엔 제 차례예요.답장이 왔다.—뭐가.—동반인.잠시 뒤.—또 나 데려가게?유지는 웃었다.—싫어요?—언제.—그럼 와요.—응.너무 빨랐다.유지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생각도 안 해요?”—뭘.“그날 일정 있을 수도 있잖아요.”—확인했어.“벌써?”—응.“와.”—왜.“요즘 도하 씨 저한테 너무 잘 맞춰줘요.”잠깐.—싫어?“아뇨.”유지가 웃었다.“계속해요.”행사 당일.유지는 무대 뒤에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도하는 객석 뒤쪽에 앉아 있었다.유지가 메시지를 보냈다.—저 보여요?잠시 뒤.—응.—어디 봐요.유지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도하가 손을 살짝 들었다.유지가 바로 웃었다.—긴장돼요.—알아.—뭐라고 해줘요.잠깐 뒤.—잘할 거야.유지가 입술을 삐죽였다.—너무 평범해요.—그럼.조금 기다리자 새 메시지가 왔다.—끝나고 집에 같이 가자.유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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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내 일은 내가 증명할게

월요일 오전.송유지는 커피를 내려놓다가 옆자리 직원의 표정을 봤다.“왜요.”“아니…….”“뭔데요.”직원이 휴대전화를 슬쩍 내밀었다.“이거 책임자님 얘기 같은데.”유지의 미간이 좁아졌다.사내 익명 게시판이었다.요즘 외부 행사 자주 나가는 그 프로젝트 책임자, 뒤에 밀어주는 사람 있다는 얘기 있던데.그 아래.남자친구 쪽 인맥 좋다던데 사실임?유지의 손이 멈췄다.“아.”직원이 바로 말했다.“말도 안 되는 거죠?”“네.”“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유지는 화면을 한 번 더 봤다.“도하 씨는 제 회사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그러니까요.”“인맥은 무슨.”직원이 인상을 썼다.“잘되니까 별소리가 다 나오네.”유지는 휴대전화를 돌려줬다.“됐어요.”“안 화나요?”“화나죠.”“근데 되게 침착한데.”유지가 의자에 앉았다.“아…….”잠깐.“일단 일해야죠.”점심시간.채도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밥 먹어.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답했다.—먹어요.몇 초 뒤.—왜 말투가 그래.유지의 눈이 커졌다.—뭐가요.—뭔 일 있어?“와.”유지는 결국 전화를 걸었다.“어떻게 알았어요?”—있네.“아…….”—뭔데.유지는 잠시 망설이다가 익명 게시판 이야기를 했다.도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도하 씨?”—내 이름도 나왔어?“직접 이름은 아니고요.”—캡처 보내봐.“왜요.”—보게.“싫어요.”—유지야.“아.”유지가 낮게 웃었다.“지금 표정 보인다.”—무슨 표정.“화난 표정.”도하는 부정하지 않았다.—회사에 얘기해.“안 해도 돼요.”—왜.“저런 글 하나 때문에요?”—네 일 깎아내리는 거잖아.“알아요.”—그럼.유지가 말을 끊었다.“근데 제가 할게요.”잠깐 정적.—뭘.“제 일.”—…….“도하 씨가 나서면.”유지는 창가로 걸어갔다.“진짜 뒤에 누가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난 네 회사에 나설 수도 없어.“알죠.”유지가 웃었다.“그러니까 더더욱.”도하가 짧게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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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이름을 밝힌 뒤

최종 1위 결과가 나온 다음 날.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팀장에게 불려갔다.“유지 씨.”“네.”“어제 결과 봤죠?”“네.”“기분 어때요?”유지는 잠깐 웃었다.“좋죠.”“그게 끝?”“아…….”팀장이 웃었다.“좀 더 좋아해도 돼요.”“너무 좋아하면 티 날까 봐요.”“이미 나요.”“진짜요?”“네.”유지가 입술을 꾹 눌렀다.“그럼 그냥 좋아할래요.”“그러세요.”팀장은 서류 한 장을 앞으로 밀었다.“그리고.”“또 있어요?”“있어요.”유지가 바로 표정을 굳혔다.“아, 왜요.”“좋은 건데.”“요즘 좋은 것도 무서워요.”팀장이 웃었다.“블라인드 심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에요.”“결과만요?”“이름도 같이.”유지의 손이 멈췄다.“아.”“괜찮아요?”“네.”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팀장이 조금 의외라는 듯 봤다.“전엔 외부 노출 신경 쓰더니.”유지가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이번 건 좀 다르잖아요.”“어떻게.”“이름 가리고 먼저 뽑힌 거니까.”“아.”유지가 작게 웃었다.“이제 이름 붙어도 괜찮아요.”점심 무렵.사내 게시판에 결과가 올라왔다.차기 프로젝트 블라인드 기획 심사 1위 — 송유지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괜히 자세를 바로 했다.옆자리 직원이 바로 말했다.“와.”“왜요.”“이제 아무도 뭐라 못 하겠네.”유지가 웃었다.“그러게요.”“그 익명글 쓴 사람 봤겠죠?”“봤겠죠.”“속 시원하지 않아요?”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음.”“아니에요?”“조금?”직원이 웃었다.“엄청 좋아하면서.”“아, 티 나요?”“네.”그때 메신저 알림이 계속 올라왔다.—축하드립니다!—1위 대박.—책임자님 또 일 커졌네요ㅋㅋ유지는 하나씩 답하다가 멈췄다.익명 게시판에도 새 글이 올라왔다.그 사람 블라인드 1위 했다는데 인맥 얘기는 이제 끝난 듯.그 아래 댓글.이름 가리고도 1위면 실력이지.유지는 한참 화면을 봤다.“아…….”옆자리 직원이 물었다.“왜요?”“별거 아닌데.”“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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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가족인데 가족이 아닌 사람

프로젝트 전체 책임자로 확정된 다음 날.송유지는 인사팀에서 받은 서류를 보다가 멈췄다.“어?”옆자리 직원이 물었다.“왜요?”“이거 가족 등록 다시 하래요.”“책임자 복지 때문에 그런가?”“무슨 복지요?”“건강검진이나 경조사 지원 같은 거요.”“아.”유지는 별생각 없이 서류를 내려갔다.본인 정보.주소.비상연락처.그리고.가족 등록 대상유지는 채도하 이름을 적다가 손을 멈췄다.관계.“…….”남자친구?동거인?가족?직원이 슬쩍 봤다.“도하 씨 넣게요?”“응.”“같이 사니까.”“그러려고 했는데.”유지는 펜 끝으로 관계 칸을 톡톡 두드렸다.“뭐라고 써야 하지?”“배우자는 아니잖아요.”“응.”“동거인?”유지가 입술을 삐죽였다.“뭔가 좀.”“왜요.”“너무 남 같잖아.”직원이 웃었다.“동거인이 남은 아니죠.”“알긴 아는데.”결국 유지가 인사팀에 직접 물었다.“저기요.”“네.”“가족 등록에 같이 사는 사람도 넣을 수 있어요?”직원이 확인하다 말했다.“비상연락처는 가능하고요.”“네.”“복지 대상 가족은 법적 배우자나 직계가족만 가능합니다.”유지의 표정이 멈췄다.“아.”“동거 중이신 분이세요?”“네.”“그러면 비상연락처 등록까지만 가능해요.”“알겠습니다.”유지는 자리로 돌아왔다.별일 아니었다.정말 별것 아닌 행정 규정.그런데 묘하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저녁.현관문을 열자 도하가 거실에서 말했다.“어서 와.”“다녀왔어요.”유지는 가방을 내려놓으면서도 표정이 묘했다.도하가 바로 알아챘다.“왜.”“오늘 제가 깨달은 게 있어요.”“뭔데.”유지가 소파에 털썩 앉았다.“우린 가족이 아니래요.”도하가 눈썹을 올렸다.“갑자기?”“회사에서요.”“아.”“가족 복지 등록하려고 했는데.”도하가 옆에 앉았다.“나 넣으려고 했어?”“당연하죠.”“왜.”유지가 황당한 얼굴로 봤다.“비상연락처도 도하 씨고 같이 살고 있는데 누구 넣어요.”“어머니?”“아.”유지가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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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결혼하자는 말은 아직 안 했는데

“오늘 뭐 먹을래.”송유지는 채도하를 한참 바라봤다.“지금 진짜 밥 얘기해요?”“배고프잖아.”“아니.”유지가 냉장고 문을 닫아버렸다.“잠깐만요.”도하가 눈썹을 올렸다.“왜.”“아까 말.”“무슨 말.”“법적으로 남인 거 바꾸면 된다며.”“응.”“방법 하나밖에 없다며.”“응.”유지가 입을 벌렸다.“아…….”“왜.”“일부러 이러죠?”도하가 피식 웃었다.“뭘.”“제가 다시 말하게 만들잖아요.”“그럼 말하지 마.”“아, 진짜!”유지가 결국 그의 팔을 툭 쳤다.둘은 결국 식탁에 마주 앉았다.배달 앱만 켜놓고.아무것도 고르지 못했다.유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도하 씨.”“응.”“결혼하고 싶어요?”도하가 바로 봤다.이번에는 웃지 않았다.“응.”너무 빨랐다.유지가 눈을 깜빡였다.“저랑?”“그럼 누구랑.”“아…….”“왜.”“아니, 조금 생각이라도 하고 대답할 줄 알았어요.”“이미 생각했는데 뭘 더 해.”유지가 입을 다물었다.“언제부터요?”“꽤 됐어.”“꽤가 언제인데.”“같이 살기 전부터.”“뭐?”유지가 몸을 앞으로 숙였다.“그럼 저만 모르고 있었어요?”“말했잖아.”“생각한다고만 했지.”“그게 그 말 아니야?”“다르죠!”도하가 웃었다.“어떻게 다른데.”“생각한다랑 진짜 하고 싶다는 건 다르잖아요.”“나는 같은데.”“아…….”유지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대화 어렵다.”잠시 뒤.유지가 다시 물었다.“그럼 지금 하자는 거예요?”“아니.”“아니에요?”이번엔 괜히 서운했다.도하가 바로 알아챘다.“왜 표정이 그래.”“아니거든요.”“방금 아쉬워했잖아.”“안 했어요.”“했는데.”“채도하.”도하가 웃음을 참았다.“프러포즈를 이렇게 하긴 싫어.”유지의 표정이 멈췄다.“……프러포즈요?”“응.”“진짜 할 거예요?”“언젠가는.”“언젠가?”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 말 제일 싫은데.”“그럼.”도하가 잠깐 생각했다.“생각보다 늦진 않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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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수상한 비밀

금요일 저녁.송유지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말했다.“다녀왔어요.”대답이 없었다.“도하 씨?”침실 쪽에서도 조용했다.유지는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오늘 조금 늦어.“아.”가방을 내려놓으려던 순간.식탁 위에 놓인 작은 종이봉투가 눈에 들어왔다.처음 보는 매장 로고.유지는 무심코 들었다.“이게 뭐지.”생각보다 가벼웠다.그때.현관문이 열렸다.“다녀왔어.”유지가 바로 봉투를 들었다.“도하 씨.”채도하가 신발을 벗다가 멈췄다.“응.”“이거 뭐예요?”순간.도하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유지는 놓치지 않았다.“어.”“왜.”“방금 당황했죠?”“아닌데.”“맞는데.”유지가 봉투를 흔들었다.“뭔데요.”도하가 다가와 봉투를 가져갔다.“내 거.”“그건 알아요.”“그럼 됐잖아.”“안 됐거든요.”도하는 봉투를 들고 작업방으로 들어갔다.유지가 바로 따라붙었다.“왜 숨겨요?”“안 숨겨.”“그럼 보여줘요.”“싫어.”유지의 눈이 커졌다.“싫어?”“응.”“와.”유지가 팔짱을 꼈다.“더 수상해.”도하가 피식 웃었다.“궁금해?”“엄청.”“참아.”“아.”유지가 그대로 도하 앞을 막았다.“혹시.”“응.”“그거예요?”도하가 눈썹을 올렸다.“뭔데.”유지가 목소리를 낮췄다.“반지.”도하가 바로 대답했다.“아니.”너무 빨랐다.유지는 눈을 가늘게 떴다.“거짓말.”“진짜 아닌데.”“그럼 왜 안 보여줘요.”“비밀이니까.”“아!”도하가 웃었다.저녁 내내.유지는 자꾸 작업방 쪽을 봤다.도하가 결국 말했다.“밥 먹을 때는 밥 봐.”“궁금하잖아요.”“아까 아니라 했잖아.”“반지가 아니면 더 궁금해졌어요.”“왜.”“프러포즈 관련 다른 거일 수도 있잖아요.”도하가 물을 마시다 웃었다.“상상 많이 하네.”“도하 씨가 시작했거든요.”“내가 뭘.”“기다리라고 했잖아요.”“응.”“그 뒤에 수상한 봉투.”유지가 젓가락을 내려놨다.“누가 봐도 그렇잖아.”도하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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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기다리라고 한 사람

토요일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옆을 봤다.없었다.“어?”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도하 씨?”거실도 조용했다.주방도 비어 있었다.식탁 위에는 메모 한 장.잠깐 나갔다 올게.아침 먼저 먹어.유지가 메모를 들고 눈을 가늘게 떴다.“수상해.”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신호 두 번.“응.”“어디예요?”—밖.“그건 알아요.”—잠깐 볼일.“무슨 볼일.”잠깐 정적.“아.”—왜.“또 비밀이죠?”도하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응.“와.”유지는 소파에 털썩 앉았다.“사람 궁금하게 해놓고 혼자 나가면 어떡해요.”—금방 가.“몇 시에요?”—점심 전.“진짜?”—응.“뭐 사오지 마요.”—왜.“사오면 더 의심할 거니까.”도하가 또 웃었다.—알겠어.두 시간이 지나도.도하는 오지 않았다.유지는 빨래를 돌리고.청소기를 밀고.냉장고 안까지 정리했다.“아…….”휴대전화를 들었다가 내려놨다.“안 물어본다.”잠깐 뒤.다시 들었다.“아니.”또 내려놨다.“참아.”그때 메시지가 왔다.도하였다.—현관 앞 확인해.유지가 그대로 멈췄다.“뭐?”곧바로 현관으로 갔다.문을 열었다.사람은 없었다.대신 작은 종이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유지 눈이 커졌다.“아.”바로 전화를 걸었다.“도하 씨.”—응.“이거 뭐예요.”—열어봐.“반지예요?”—아니.“또 아니래.”유지는 봉투를 들고 거실로 들어갔다.안에는 작은 사진 인화 봉투가 들어 있었다.“사진?”—응.유지가 하나씩 꺼냈다.처음 바다에 갔던 날.같이 찍은 포토부스 사진.파견지에서 만난 날.새집 계약한 날 찍은 건물 사진.집들이.그리고 최근 행사 사진까지.유지의 손이 천천히 멈췄다.“이거 언제 다 뽑았어요?”—조금씩.“왜요?”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도하 씨.”—맨 마지막 봐.유지는 인화 사진을 넘겼다.그리고 마지막 한 장.사진이 아니었다.하얀 카드였다.짧은 문장 하나.여기까지 같이 왔으니까, 다음도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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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반지가 아니라 먼저 꺼낸 말

일요일 오후.송유지는 식탁 위에 펼쳐둔 사진들을 다시 정리하고 있었다.“이거 순서 맞죠?”채도하가 옆에서 한 장을 집었다.“이게 먼저.”“아.”“파견 전에 찍은 거잖아.”“맞네.”유지가 사진을 바꿔놓다가 피식 웃었다.“우리 생각보다 많이 찍었어요.”“응.”“근데 초반엔 표정 되게 어색하다.”“너만.”“아닌데요?”“난 똑같은데.”유지가 바로 사진을 들이밀었다.“이게 똑같아 보여요?”도하가 잠깐 보더니 말했다.“조금 다르네.”“거봐요.”“지금이 더 편해 보이긴 해.”유지 손이 멈췄다.“그건 맞아요.”그때 도하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을 본 도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잠깐 전화 좀.”“누구예요?”“어머니.”“왜 방으로 가요?”도하가 잠깐 멈췄다.“통화하려고.”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수상한데.”“또 시작이네.”“스피커폰 해봐요.”“싫어.”“와.”도하는 웃으며 작업방으로 들어갔다.문까지 닫혔다.유지는 사진을 정리하던 손을 멈췄다.“아…….”요즘 저런 게 많았다.비밀 통화.숨기는 봉투.예약 상품.기다리라는 말.“진짜 뭐 준비하는 거야.”십 분쯤 뒤.도하가 나왔다.유지는 바로 물었다.“뭐래요?”“별거 없어.”“그 말 제일 수상해.”“진짜.”“그럼 왜 문 닫았어요.”도하가 물을 꺼냈다.“어머니가 네 얘기해서.”“제 얘기?”유지가 바로 몸을 일으켰다.“뭐라고요?”“궁금해?”“네.”도하가 일부러 물을 한 모금 마셨다.“도하 씨.”“이번 주말에.”“응.”“우리 집 오신대.”유지 눈이 커졌다.“어머니가요?”“응.”“왜?”“너한테 할 말 있대.”이번에는 유지 표정이 진짜 굳었다.“저한테?”“응.”“뭔데요?”“나도 몰라.”“거짓말.”“진짜 몰라.”토요일.초인종이 울리자 유지가 바로 문을 열었다.도하의 어머니는 작은 쇼핑백 하나를 들고 있었다.“오셨어요?”“응.”유지 시선이 쇼핑백으로 갔다.어머니가 바로 알아챘다.“이거 네 거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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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오늘은 묻지 말라고 했다

일요일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옆을 봤다.채도하는 없었다.“어?”침실 밖으로 나가자 주방에서도 인기척이 없었다.식탁 위에는 메모 한 장.점심 전에 올게. 오늘은 어디 갔는지 묻지 마.유지는 메모를 들고 한참 서 있었다.“와.”휴대전화를 들었다가.멈췄다.“묻지 말라고?”다시 화면을 켰다.도하에게 메시지를 쓰기 시작했다.—어디예—지웠다.“아…….”소파에 털썩 앉았다.“이 사람 진짜.”열한 시 반.현관문이 열렸다.유지는 일부러 TV만 봤다.도하가 들어왔다.“다녀왔어.”“네.”“왜 안 봐.”“바빠요.”도하가 TV 화면을 봤다.광고였다.“광고 보느라?”유지가 결국 돌아봤다.“어디 갔다 왔어요?”도하가 웃었다.“묻지 말랬잖아.”“지금은 왔으니까 물어봐도 되죠.”“안 돼.”“아.”유지가 바로 일어났다.“그럼 손에 든 건 뭐예요?”도하 손에는 작은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지난번과는 다른 봉투였다.유지 눈이 가늘어졌다.“저거.”“응.”“설마.”도하가 쇼핑백을 등 뒤로 숨겼다.“아니야.”“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표정이 말했어.”“와.”유지가 웃었다.“이제 제 표정까지 선수 치네.”도하는 작업방으로 들어갔다.유지가 문 앞까지 따라갔다.“한 번만 보여줘요.”“안 돼.”“조금만.”“안 돼.”“색깔이라도.”“송유지.”“네.”“기다린다며.”유지가 입술을 삐죽였다.“제가 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 몰랐죠.”“며칠 안 됐어.”“저한텐 오래됐어요.”도하가 피식 웃었다.“점심 뭐 먹을래.”“또 밥으로 넘어가려고.”“배고프잖아.”“아…….”유지는 결국 문틀에서 떨어졌다.“떡볶이.”“알겠어.”“매운 걸로.”“왜.”“답답해서.”도하가 웃었다.점심을 먹는 동안에도.유지는 계속 도하를 봤다.“왜.”“확인 중.”“또 뭘.”“평소랑 다른 점.”“없어.”“있는데.”“뭔데.”유지가 도하 얼굴을 가리켰다.“오늘 계속 웃어요.”“원래 웃어.”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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