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결혼식은 아셰라드 공작가의 드넓은 정원에서 화려하게 되었다. 푸른 잔디밭 위에는 고급스러운 흰 대리석 로드가 길게 깔려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수놓아진 은은한 백장미와 라일락 아치가 청초하면서도 기품 있는 향기를 풍겼다.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분수대 주변으로는 단정하게 배열된 하얀 의자들이 줄을 이었고 하객석 위로는 파스텔톤의 비단 천과 마법으로 밝혀진 은은한 빛의 결정들이 아기자기하게 얽혀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아그네샤에게는 비록 직접적인 직계 가족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페일리가 친어머니처럼 아침부터 곁을 지키며 드레스의 자락 하나까지 세심히 다듬어 주었다. 신부 측 하객석은 전혀 쓸쓸하지 않았다. 발로아 가문에 충성을 다해온 가신 가문들과 멀리서 먼 걸음을 해준 친척들이 신부 측 자리를 빽빽하게 채워주며 온기 어린 축복을 보내고 있었다. 정원 한쪽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대리석 가제보 안, 하얀 실크 커튼으로 차단된 공간에서 대기하던 아그네샤는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지나온 날들의 수많은 사건과 오해, 다사다난했던 고비들이 스쳐 지나갔다. 가문이 몰락하며 가족을 잃었던 아픔부터 여기까지 오기까지의 모든 시간 끝에 서 있는 지금, 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원했다. ‘오늘은 부디 아무 일도 없이, 온전히 행복하게 지나갈 수 있기를…….’ 그때, 가제보의 커튼이 살포시 열리며 메리가 감격으로 글썽이는 눈을 한 채 다가왔다. “작은 마님, 이제 입장 시간이에요. 가실까요?” 아그네샤는 긴장감에 은방울꽃
最終更新日 : 2026-10-26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