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악녀는 죽음 대신 남주의 침대로 들어갔다: Chapter 81 - Chapter 90

115 Chapters

81.

81. 드디어 마차가 황궁 중앙 연회장 앞에 도착했다. 웅장한 연회장의 거대한 문 앞에서 시종이 긴 지팡이를 바닥에 쾅 쾅 두드리며 목청을 높였다. “아셰라드 가문의 소공작, 바실리안 아셰라드 님! 그리고 발로아 가문의 아그네샤 발로아 공녀님 입장하십니다!” 시종의 목소리와 함께 육중한 문이 천천히 열리자, 연회장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던 수많은 귀족의 시선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문가로 향했다. 3년간 사교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발로아의 공녀와 제국 최강의 소드마스터이자 아셰라드의 소공작이 완벽한 커플 룩을 입고 함께 등장한 광경은 그 자체로 거대한 충격이었다. 바실리안은 단단하고 넓은 팔을 내밀어 아그네샤를 부드럽게 에스코트했고 아그네샤는 그의 팔에 살포시 손을 올린 채 대리석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두 사람의 압도적인 아우라와 기품에 장내는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으로 휩싸였다. 수많은 남자 귀족은 오랜만에 사교계에 모습을 드러낸 아그네샤의 눈부신 미모와 매혹적인 드레스 자태에 넋을 잃은 채, 당황하면서도 열띤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자기 여자에게 사방에서 노골적인 끈적한 시선들이 달라붙자, 바실리안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며 낮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그네샤의 귀가에 살그머니 입술을 가져가 낮게 읊조렸다. “그대의 아름다움을… 사교계의 늑대 놈들이 전부 알아버렸네. 당장이라도 눈알을 파내고 싶을 만큼 질투가 나.” 그의 귓속말에 아그네샤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눈동자만 살짝 굴려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맞받아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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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2. 바실리안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온 아그네샤는 긴장이 조금 풀린 듯 얕은 숨을 내쉬었다. 바실리안은 차가워진 그녀의 손을 꼭 감싸 쥐며 시종이 들고 있던 쟁반에서 와인 잔 두 개를 집어 들었다. 붉은 와인을 나누어 마시며 눈빛을 주고받는 두 사람 사이에는 금세 달콤하고 다정한 기류가 감돌았다. “고생했어, 샤샤. 선을 확실하게 그어줘서 고마워.”“당연한 일인걸요. 리안 말고 다른 사람은 생각지도 않아요.” 아그네샤가 눈꼬리를 접으며 달콤하게 소곤거리던 바로 그때, 불청객의 음성이 두 사람의 분위기를 깨뜨렸다. 어두운 표정의 2 황자가 슬그머니 다가온 것이었다. “공녀, 잠시 나랑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 바실리안의 미간이 단번에 팍 찌푸려졌지만, 아그네샤는 이번 기회에 2 황자의 기이한 착각도 완벽히 잘라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속으로 앞으로 황궁 무도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오지 말아야겠다고 깊이 맹세하며, 아그네샤는 바실리안을 안심시키듯 손등을 살며시 토닥인 뒤 2 황자를 따라 한적한 테라스로 향했다.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테라스에 들어서자마자, 2 황자가 초조한 빛이 역력한 얼굴로 아그네샤를 돌아서며 물었다. “공녀, 아셰라드 소공작과 약혼한다는 소문이 정말인가? 혹시 그가 가문의 권력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굴어서 어쩔 수 없이 수락한 건 아닌가?” 여전히 혼자만의 환상에 빠진 그의 모습에 아그네샤는 가만히 고개를 저으며 차분하고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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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 삐걱거리는 침대 위에 아그네샤를 조심스럽게 눕힌 2 황자는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곁에 서서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털어내고 있는 성녀를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 정말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건가? 마력이 너무 많이 빠져나간 것 같은데.” 성녀는 냉소적인 눈빛으로 침대 위를 내려다보며 차갑고 단호하게 응수했다. “그럼요. 그러니 정신을 차리기 전에 제대로 2 황자님의 여인으로 만드셔야 할 겁니다. 공녀의 몸에 황자님의 흔적을 남겨 완전히 소유하는 것만이 공녀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명심하세요.” 성녀의 차갑고 간교한 꼬드김에 2 황자는 꿀꺽 침을 삼키며, 침대 위에 무방비하게 쓰러져 있는 아그네샤를 향해 서서히 손을 뻗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그네샤는 억지로 숨을 고르며 눈을 감은 채 그들의 대화를 가만히 청취했다. 분명 조이에게 마력을 빼앗기는 느낌과 함께 의식이 사라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차렸다. 아그네샤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그들의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녀는 희미하게 감지되는 두 사람의 마력 파동을 통해 허름한 방 안에서의 위치를 세밀하게 파악해 나갔다. 성녀 조이의 마력이 문밖으로 천천히 멀어져 완전히 사라진 바로 그 순간, 2 황자의 서툰 마력이 침대 위, 자신을 향해 덮쳐오듯 바짝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이다.’ 아그네샤는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눈을 감은 채 제 입술과 얼굴을 향해 무방비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2 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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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조이가 미친 여자처럼 비명을 지르며 전신을 떨었다. 눈이 완전히 뒤집힌 그녀는 아그네샤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분노와 억울함이 찌들어 있는 소리를 무자비하게 내뱉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왜?! 내가 주인공이잖아! 이 세계는 내가 주인공인 세상이라고! 그런데 왜 내가 아니라 너 같은 악녀가 모든 걸 누리는 건데?! 소설 속에서 넌 진작에 처참하게 죽었어야 할 악녀였잖아! 그런데 왜 바실리안도, 마력도, 제국의 권력도 전부 네 발밑에 엎드리는 건데! 왜 전부 네 차지냐고!” 주인공이라는 환상에 빠져 핏발 선 눈으로 소리치는 조이를 바라보던 아그네샤의 눈빛은 비할 데 없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가만히 한 걸음 다가가 조이와 시선을 똑바로 맞추었다. “난… 단 한 번도 그 무엇도 원한 적이 없거든.”“뭐……?”“나는 그저 죽지 않고 나 자신으로서 조용히 살고자 했을 뿐이야. 그리고 지금 네 눈앞에 펼쳐진 모든 상황은… 전부 너 때문에 시작된 일이지.” 아그네샤의 나지막하지만, 서슬 퍼런 목소리가 허름한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네가 욕심에 눈이 멀어 우리 발로아 가문을 반역으로 몰아가지만 않았다면, 나는 평생 저택 밖으로 나오지도 않은 채 은둔하며 살았을 거야. 억울한 모함에 맞서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고… 결국 네 그 야비한 공작질이, 날 바실리안과 만나게 만들어 준 거나 다름없지.” 아그네샤는 기가 차서 입을 벌린 조이를 향해 비틀린 미소를 살짝 지어 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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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 조이가 바실리안을 향해 손을 뻗자, 위험을 직감한 아그네샤가 본능적으로 그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 그 순간 바실리안의 짙은 눈동자가 경악으로 크게 흔들렸다. 그는 바로 아그네샤의 얇은 허리를 감싸 안고 사뿐히, 그러나 빠르게 뒷걸음질 치며 거리를 벌렸다. “샤샤, 미쳤어? 대체 무슨 생각이야!” 낮게 가라앉은 바실리안의 목소리에는 서운함과 놀람, 그리고 아찔함이 짙게 묻어났다. 그의 자책 섞인 호통에 아그네샤의 몸이 작게 움찔거리자, 바실리안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품속에서 작고 투명한 구슬 하나를 꺼내 조이를 향해 던졌다. 조이의 몸에 정확히 명중한 구슬은 바지직거리는 날카로운 마찰음과 함께 순식간에 굵직한 쇠사슬 형태로 변형되며, 그녀의 온몸을 옴짝달싹 못 하게 옥죄어들어 갔다. “이, 이게 무슨…! 이거 당장 놓지 못해!”“그건 조금 전에 마탑에서 전해 받은 마력 구속구다. 억지로 풀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마르소!” 바실리안이 문가 쪽을 향해 짧게 부르자, 줄곧 대기하고 있던 기사가 고개를 숙이며 들어섰다. “이 죄인을 당장 저택 지하 감옥으로 끌고 가서 가두어라. 그리고 황궁에 즉시 전령을 보내도록. 2 황자가 성녀에 의해 사망했다고 말이다.” 기사에게 명령을 내린 바실리안은 여전히 품 안에 있는 아그네샤의 허리를 더욱 단단히 끌어당기며 그녀의 몸을 천천히 돌려세웠다. 아그네샤와 마주하고 나서야, 바실리안은 비로소 막혀 있던 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샤샤, 이제 우리 집으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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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그녀는 침착하고 오만한 기품을 유지한 채 의자를 끌어와 철창 바깥에 조용히 앉았다. 서늘하게 식어 있는 아그네샤의 눈동자가 흥분으로 헐떡이는 조이를 꿰뚫듯 바라보았다. “자꾸 주인공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조이 패트릭. 내 기억으로 넌 소설에 등장조차 하지 않던 인물이었지.” 아그네샤는 턱을 괸 채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너, 이 세계에 정확히 언제 빙의했지?” 아그네샤의 미동 없는 냉정한 태도에 조이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여전히 솟구치는 적개심을 드러내면서도 자신이 이 세계의 유일하게 특별한 존재임을 자랑하고 싶어 견딜 수 없다는 듯 비틀린 실소를 흘렸다. “하! 난 이곳에서 눈 뜬 지 오 년이 넘었어! 이 몸에서 눈을 뜨고 그 애의 기억을 훑어봤을 때 난 바로 깨달았어. 신이 나한테 이 세계를 손에 쥐라고 기회를 준 거라고!” 조이의 광기 어린 고백에 아그네샤는 나지막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빙의했다면 원작과 달리 아그네샤가 세라피나를 괴롭히지도 않고 저택에 숨어 지낼 때 뭔가 이상함을 느꼈을 텐데? 왜 나를 찾아오지 않았지?”“아그네샤 따위가 뭐라고?! 어차피 처참하게 죽어 사라질 악녀 따위한테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어! 나한테 유일하게 중요한 건 바실리안이였으니까! 그래서 진짜 여주인공인 세라피나를 죽이고 그 거죽을 뒤집어쓴 채 살았던 건데……! 대체 왜, 왜 너 따위가 바실리안의 곁을 차지한 건데?! 왜!” 조이는 결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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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 조이의 환영 마력이 깨어져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한 바실리안의 눈매가 살짝 가늘어졌다. “성녀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네? 저 얼굴을 보니 이제야 기억나는군. 어릴 때 아버님을 따라 패트릭 저택에 방문했을 때 본 적이 있어. 순수하고 귀여운 영애였는데… 쯧, 그나저나… 폭주가 시작된 모양이군.”“네. 억지로 탐하고 흡수한 네 개의 마력이 서로를 거부하며 요동치고 있어요. 자리를 잡지 못하고 내부에서 부딪히는 중이에요.” 꺽꺽거리며 피가 섞인 침을 내뱉고 쇠사슬을 쥐어짜는 조이의 처참한 모습에 아그네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악행을 일삼은 악녀였지만 바로 눈앞에서 터져 나오는 폭주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기 어려웠던 그녀는 마력을 끌어올려 철창 안으로 손을 뻗어 정제해 주려 했다. 하지만 그 손길이 조이에게 닿기도 전에 바실리안이 슬그머니 아그네샤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챘다. 바실리안은 아그네샤의 손을 제 입술로 가져가 손등에 깊게 키스를 남긴 뒤, 아그네샤를 제 품 안으로 더욱 깊숙이 끌어당기며 단호하지만 달콤하게 소곤거렸다. “샤샤. 그 다정한 정제는 나 하나한테만 해주면 돼. 다른 놈한테 뻗는 건 질투 나니까.”“리안…….”“어차피 이 정도로 바로 죽지는 않아. 세 사람이나 잔혹하게 죽이고 그대를 위험으로 몰아넣은 죄인인데, 이 정도 고통은 온전히 겪어내야 속죄가 되지 않겠어? 자, 이만 따뜻한 방으로 돌아가지. 날도 차가운데.” 바실리안은 아그네샤에게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허벅지 아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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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이혜민… 내 원래 이름은 혜민이에요.”“혜민…….” 바실리안은 생소한 음절을 마치 보물이라도 다루듯 입 안에서 몇 번이고 조심스럽게 되뇌었다. 옆에서 닿아오는 그의 뜨거운 숨결이 아그네샤의 손끝을 간지럽혔다. “이름이 무엇이든 상관없어. 내게로 와준 그대가 고마울 뿐이지. 내가 사랑하고 내 영혼을 바칠 존재는 오직 내 품에 있는 너 하나니까.” 그의 맹목적인 애정에 아그네샤의 가슴이 묵직하게 차올랐다. 그녀는 바실리안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소파 위에서 몸을 그를 향해 돌렸다. “리안, 그리고 하나 더 있어요. 조이에게 마력을 흡수당하고 난 뒤로 타인의 마력 결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당신 안에 거칠게 엉켜 있는 마력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뭐? 그게 무슨…….” 바실리안이 당황하여 눈을 가늘게 뜨기도 전에, 아그네샤는 슬그머니 손을 뻗어 바로 옆에 앉은 그의 단전 부근, 탄탄한 배 위에 손바닥을 살포시 얹었다. 아그네샤가 눈을 감고 집중하자, 그녀의 손끝에서 맑고 투명한 마력이 밀도 높게 흘러나와 바실리안의 옷감을 뚫고 피부 깊숙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끈적하고 오묘한 온기가 그의 복부를 타고 단전 내부로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읏… 샤샤.” 바실리안의 목구멍에서 억눌린 낮게 갈라진 신음이 튀어나왔다. 아그네샤의 맑은 마력이 그의 내부에 들어차자, 평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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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 바실리안은 은밀하게 벌어진 하얀 다리 사이에서 서서히 번지는 단내를 느끼며, 소파 위에 아그네샤를 천천히 조심스럽게 눕혔다. 이미 허벅지 위까지 사정없이 말려 올라가 있던 드레스 단을 잡아채 배 위까지 올리자, 하얗고 매끄러운 복부와 그 아래 얇은 천 한 장만을 아슬아슬하게 걸친 자태가 온전히 드러났다. 바실리안은 마른침을 삼키며 아그네샤의 두 다리 사이에 바짝 자리를 잡고 누웠다. 그러고는 팬티의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부분 위로 고개를 묻고 혀끝을 내밀어 천을 살살 문지르기 시작했다. “읏…! 리, 리안……!” 직접 닿지 않는 애타는 자극에 아그네샤는 감질이 나서 허리를 살짝 들썩이며 몸을 꿈틀거렸다. 천을 뚫고 전해지는 뜨겁고 축축한 혀의 감촉이 온몸의 신경을 아찔하게 짓눌렀다. 그러자 바실리안이 핥던 동작을 멈추고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야살스러운 열기에 번들거리는 입술을 혀로 천천히 핥아 올리며, 짓궂은 미소와 함께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샤샤, 어떻게 해줄까? 그대가 원하는 거라면 난 뭐든 다 해줄 수 있는데.” 짙은 욕망과 집착이 그득한 붉은 눈동자, 그리고 입술에 번진 질척한 은빛 침 자국. 자신을 가쁘게 노려보는 바실리안의 야한 모습에 아그네샤는 뱃속이 간지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아그네샤는 덜덜 떨리는 손끝으로 골반에 간신히 묶여 있던 얇은 팬티 리본을 잡아당겨 풀어냈다. 스르륵 천이 풀려 바닥으로 낙하하자, 방 안의 뜨거운 공기 속으로 더욱 진해진 단내가 확 풍겨 나왔다. 아그네샤는 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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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 절정에 달해 잔 경련을 일으키는 아그네샤의 몸이 바실리안의 단단한 가슴에 무력하게 기대어졌다. 바실리안은 아그네샤의 목덜미와 어깨에 뜨거운 숨을 흩뿌리며, 손가락으로 드레스 뒤편에 늘어선 은빛 단추들을 하나하나 느긋하게 풀어 내렸다. 단추가 풀릴 때마다 상체의 비단 옷감이 스르르 벌어졌고 바실리안은 단숨에 드레스를 그녀의 머리 위로 훌렁 벗겨내 소파 밑으로 던져버렸다. 속옷조차 걸치지 않아 무방비하게 드러난 아그네샤의 하얗고 부드러운 맨살 위로, 바실리안의 가쁜 숨결과 짙게 가라앉은 붉은 눈동자가 사정없이 얽혀들었다. 바실리안은 들끓는 숨을 내뱉으며 자기 옷마저 거침없이 벗어 던졌다. 상의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단단한 상체가 드러났다. 매일 밤 익숙하게 서로를 탐해온 감각을 증명하듯, 아그네샤의 눈빛에 두려움은 없었다. 바실리안은 그녀의 턱 끝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그대로 입술을 맞대었다. “읍, 읏……!” 깊고 달콤한 타액의 섞임이었다. 바실리안은 아그네샤의 입안 구석구석을 혀로 헤집으며 절정의 잔향이 남아있는 그녀의 숨결을 모조리 마셔 들였다. 혀가 질척하게 얽히고설키며 떨어질 때마다 투명한 타액이 가느다란 실을 그리다 끊어졌다. 키스의 열기에 아그네샤가 몽롱하게 젖어 드는 사이, 바실리안의 시선은 아래로 향했다. 그의 입술이 키스를 거두고 붉게 달아오른 목덜미로 내려앉았다. 여린 피부를 가볍게 깨물고 쪽 소리가 나도록 빨아올리자, 아그네샤의 입에서 기분 좋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이어 바실리안의 고개가 쇄골을 지나 부드럽게 솟아오른 가슴 위로 옮겨갔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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