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70

76 فصول

61화. 기다려 주십시오

신탁청의 회신은 다음 날 아침 도착했다.솔은 마차 안에서 접힌 종이를 다시 펼쳤다.준경은 맞은편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다.“계약은 오늘 조사 중에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준경이 시선을 돌렸다.“오늘만?”“예.”짧은 침묵이 흘렀다.솔은 다음 줄을 읽었다.“공작님은 신탁청 안까지 동행하실 수 있습니다.”“조사실은?”솔이 종이에서 눈을 들었다.준경이 코웃음을 쳤다.“못 들어오게 했구나.”“예.”“마지막은.”솔은 잠깐 입술을 다물었다.“예언은 필요하면 확인하겠다고 했습니다.”준경의 얼굴에서 남아 있던 여유가 사라졌다.“하나도 제대로 받은 게 없네.”틀린 말은 아니었다.솔은 종이를 접었다.“그래도 갑니다.”“알아.”준경은 한쪽 팔을 창틀에 걸쳤다.그러다 솔을 봤다.“지금 돌아가자고 하면?”“안 돌아갑니다.”“물어본 것뿐이야.”“저도 대답한 것뿐입니다.”준경이 잠깐 솔을 바라보다가 웃었다.“요즘 말이 좀 세졌네.”“공작님이 자꾸 그렇게 물으시니까요...”“내 탓이라고?”솔은 대답하지 않았다.마차가 속도를 줄였다.창밖으로 높은 석조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솔은 자기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준경이 그걸 봤다.“긴장돼?”“조금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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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시험

신탁청의 작은 조사실 안에는 실무관 두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폐성에서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지만 보면 됩니까?”“아니.”탁자 위에 얇은 서류 한 장이 놓였다.“얼마나 달라졌는지 본다.”“본인은 알고 있습니까?”“모르는 것 같더군.”잠깐 침묵이 흘렀다.“무리시키지는 마십시오.”“당연하지.”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두 사람의 대화가 멈췄다.곧 문이 열렸다.솔이 들어왔다.⸻“예언입니다.”솔은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바라봤다.“지금요?”“예.”대답은 짧았다.솔은 잠깐 뒤를 돌아봤다.들어올 때 닫힌 문이 보였다.그 너머에는 준경이 있었다.혼자 있지 마.신탁청에 오기 전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솔이 물었다.“문을 열어두면 안 됩니까?”“안 됩니다.”“공작님이 밖에 계십니다.”“알고 있습니다.”“그런데도요?”“예.”솔은 잠깐 상대를 바라봤다.더 설명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알겠습니다.”자리에 앉았다.“무엇을 보면 됩니까?”상대가 접어놓은 지도를 펼쳤다.작은 마을 하나와 그곳으로 이어지는 두 길이 보였다.한쪽은 산을 끼고 돌았고, 다른 한쪽은 들판을 가로질렀다.“오늘 오후에 수레 한 대가 이 마을로 갑니다.”손가락이 마을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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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자기 답을 찾아냈지

안 일어났습니다. “수레입니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신탁청 직원 하나가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수레가 출발했습니다.”솔이 고개를 들었다.“지금요?”“예. 준비가 일찍 끝나 예정 시간보다 먼저 출발했습니다.”준경의 표정이 굳었다.솔이 바로 물었다.“어느 길로 갔습니까?”직원이 잠깐 숨을 골랐다.“왼쪽으로 간다고 들었습니다.”솔의 손끝이 멈췄다.좁은 산길.큰 돌.흔들리던 오른쪽 바퀴.쏟아지던 상자.사라지던 사람.“멈춰야 합니다.”신탁청 실무관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성문에 사람을 보내겠습니다.”“이미 지났습니다.”방금 들어온 직원이 말했다.“조금 전에 성문을 통과했다고 합니다.”준경이 바로 몸을 돌렸다.“말 준비해.”신탁청 쪽에서도 곧바로 사람들이 움직였다.솔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준경이 돌아봤다.“넌 여기 있어.”“사고가 나는 곳을 제가 봤습니다.”“방금 대가 치렀어.”“공작님도 마찬가지잖아요.”준경이 입을 다물었다.틀린 말은 아니었다.솔은 그대로 덧붙였다.“어디서 사고가 나는지 압니다.”준경이 솔을 잠깐 바라봤다.“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예.”두 사람이 함께 문을 나섰다.복도 끝에서 이미 말발굽 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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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누가 허락했는가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해가 기울고 있었다.준경이 아무 말 없이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겉옷을 벗어 의자에 걸고, 탁자 위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마셨다.솔은 자기 방으로 가지 않고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준경이 오른팔을 들어 목덜미를 한 번 눌렀다.아주 짧은 동작이었다.“아프십니까?”준경이 손을 내렸다.“조금 뻐근해.”“수레 때문입니까?”“아마.”솔의 시선이 그의 팔로 내려갔다.“대가는요?”준경은 잠깐 생각했다.“조금 남은 것 같고.”솔이 가까이 갔다.준경은 그런 솔을 내려다봤다.“왜.”“앉으십시오.”준경의 눈썹이 조금 올라갔다.그래도 순순히 소파에 앉았다.솔은 그의 옆으로 갔다.“팔 좀 주십시오.”준경이 팔을 내밀었다.솔은 소매를 조금 걷어 올렸다.손바닥 아래 단단한 근육이 닿았다. 그대로 천천히 눌렀다.준경의 팔이 생각보다 많이 굳어 있었다.솔은 아무 말 없이 손에 힘을 줬다.팔 아래쪽부터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한 번 누르고,조금 옮겨 다시 눌렀다.준경은 처음에는 가만히 있었다.솔도 말하지 않았다.방 안에는 손이 옷감과 피부를 스치는 작은 소리만 남았다.팔을 따라 올라가던 솔의 손이 어깨에 닿았다.굳어 있던 곳을 천천히 풀었다.준경이 고개를 조금 돌렸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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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허락했습니다

준경이 먼저 폐성에서 가져온 기록을 꺼냈다.금속판 두 장이 탁자 위에 나란히 놓였다.솔은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처음 기록.하르젠과 라엔의 예언자에게 둘로 갈라져 있던 대가.그리고 처리 기록.같은 날짜.이번에는 선 하나만 라엔의 이름으로 이어져 있었다.이미 몇 번이나 본 기록이었다.솔은 한동안 말없이 두 번째 금속판을 내려다봤다.준경이 맞은편에 앉았다.“뭐 보여?”“아직은요.”솔은 손끝으로 남아 있는 글자를 천천히 따라갔다.날짜.두 사람의 이름.그리고 처리.그 아래 이어진 짧은 문구들.처음 읽었을 때는 결과만 봤다.하르젠의 몫이 사라졌다는 것.누가 바꿨는지.왜 바꿨는지.그것만 찾았다.솔의 손이 멈췄다.“공작님.”“응.”“이런 기록은 한쪽에만 남기지 않습니다.”준경이 눈을 들었다.“무슨 뜻이야.”솔은 금속판을 조금 돌려 그에게 보여줬다.“처리 결과를 알리는 형식입니다.”준경의 시선이 금속판으로 내려갔다.솔이 날짜를 짚었다.“라엔 쪽에 이게 갔다면.”잠깐 뜸을 들였다.“하르젠에도 같은 내용이 갔을 겁니다.”준경의 표정이 달라졌다.이번에는 바로 알아들었다.“우리 쪽에도 기록이 있겠네.”“예.”준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솔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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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보여줄게

보여줄게다음 날 오후.솔은 어제 펼쳐두었던 기록을 다시 보고 있었다.같은 날짜에 신탁청에서 문서가 왔고, 당시 하르젠 공작이 직접 확인한 뒤 인장을 찍었다.거기까지는 분명했다.하지만 무슨 문서였는지는 남아 있지 않았다.솔은 기록의 마지막 줄을 손끝으로 짚었다.“공작님.”맞은편에 앉아 있던 준경이 고개를 들었다.“왜.”“당시 공작이 직접 남긴 기록은 없습니까?”준경이 잠시 생각했다.“공식 기록 말고?”“예. 일기나 편지 같은 것 말입니다.”“있을 수도 있지.”“어디에 있습니까?”준경이 솔을 봤다.“궁금해?”“예.”솔은 바로 대답했다.“어제 본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장을 찍었다는 건 알았지만, 무엇을 알고 찍었는지는 모르니까요.”준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자.”“지금요?”“궁금하다며.”준경은 먼저 문으로 향했다.“보여줄게.”솔도 기록을 덮고 따라 일어났다.준경이 데려간 곳은 평소에는 갈 일이 없는 저택 서쪽이었다.복도를 두 번 꺾고 계단을 하나 올라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람의 손이 자주 닿지 않는 곳이었다. 벽에 걸린 그림도, 복도에 놓인 장식도 오래된 것들이었다.솔은 걷다가 한쪽 벽을 봤다.역대 하르젠 공작들의 초상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그중 한 사람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준경은 몇 걸음 더 갔다가 돌아봤다.“뭐 해.”“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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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오늘은 내가

해가 진 뒤에도 준경은 집무실에 있었다.서류는 펼쳐져 있었다.펜도 손에 들려 있었다.그런데 아까부터 같은 장이었다.노크 소리가 났다."들어와."문이 열리고 솔이 들어왔다. 손에 찻잔이 든 쟁반이 들려 있었다.준경이 쟁반을 봤다."안 불렀는데.""부르실 거였잖아요."솔은 대수롭지 않게 찻잔을 그의 손 옆에 내려놓았다.준경은 펜을 쥔 채 솔을 봤다.틀린 말은 아니었다.막 사람을 부르려던 참이었다."……어떻게 알았어.""같은 장을 오래 보고 계셨으니까요.""문 닫혀 있었는데.""아까 지나가다 봤습니다."준경이 찻잔을 들었다.온도가 딱 마시기 좋았다.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은 뒤,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창 쪽을 힐끗 봤다.몸을 일으키려는데 바람이 들어왔다.솔이 이미 창을 열고 있었다.준경이 그대로 멈췄다."……이것도?""답답해하실 것 같았습니다."솔은 창틀에서 손을 떼고 돌아섰다.준경의 시선이 책상 위로 내려갔다. 서류를 덮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덮으실 거면 제가 정리하겠습니다."손이 서류 위에서 멈췄다.준경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솔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서 있었다."예언했어?""안 해도 압니다."준경은 잠깐 말이 없었다.마음에 들었다.그런데 동시에 묘하게 약이 올랐다.한 사람한테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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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가실 거잖아요

준경이 움직였다.한 걸음에 거리가 사라졌다. 허리를 감아 끌어당기는 팔에 망설임이 없었다. 솔의 맨가슴이 그의 셔츠에 짓눌렸다. 입술이 부딪쳤다. 키스가 아니라 삼키는 것에 가까웠다.솔이 숨을 쉬려고 고개를 틀자 그가 목덜미를 물었다."너."목소리가 낮게 갈라져 있었다."오늘 끝까지 이럴 거야?""……규칙 안 지켰다고 혼내실 겁니까?"준경이 숨을 들이켰다.대답 대신 솔을 들어 올렸다. 그대로 책상 위에 앉혔다. 서류가 밀려 바닥으로 쏟아졌다.그가 솔의 무릎 사이에 섰다.마지막 남은 속옷을 손가락으로 걸었다.아주 천천히 끌어내렸다. 허벅지를 지나 무릎을 지나 발끝까지. 솔이 하라고 한 일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오래 걸렸다.솔은 그동안 한 번도 눈을 피하지 않았다.준경이 몸을 숙였다.입술이 솔의 무릎 안쪽에 닿았다. 허벅지를 따라 올라갔다. 솔이 숨을 삼키며 책상 모서리를 움켜쥐었다. 그가 가장 안쪽에 닿기 직전 멈췄다.솔이 내려다봤다.준경이 올려다봤다."벌은 이따가."그리고 입을 묻었다.솔의 허리가 책상 위에서 튀었다. 혀가 젖은 곳을 가르고, 위로 쓸어 올리고, 가장 예민한 곳을 감쌌다. 솔의 손이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밀어내려는 손인지 끌어당기는 손인지 솔 자신도 몰랐다.준경은 알았다.끌어당기는 쪽이었다.그는 거기서 떨어지지 않았다. 솔의 다리가 떨리기 시작해도, 숨이 끊어지는 소리가 나와도. 솔이 한계에 닿는 순간까지 정확히 같은 리듬을 지켰다.솔이 무너졌다.허벅지가 그의 어깨를 조이고, 목에서 끊어진 소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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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두번 넘어면 내가 끊어

밤공기가 차가웠다.말에 올라탄 뒤에야 솔은 머리를 묶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리본은 아직 집무실 바닥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다시 가지러 갈 시간은 없었다.준경이 앞에서 말을 몰았다. 셔츠는 제대로 여몄지만 겉옷은 걸치기만 한 채였다. 에드윈과 기사 넷이 그 뒤를 따랐다.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말발굽 소리만 돌길 위로 울렸다.신탁청의 옛 보관소는 성 동쪽 끝에 있었다. 낮에도 사람이 잘 오가지 않는 곳이었다.골목 하나를 남겨두고 준경이 손을 들었다.모두 멈췄다.말에서 내려 벽을 따라 걸었다. 모퉁이 너머로 불빛이 보였다.뒷마당이었다.수레 세 대가 서 있었다. 그 위로 상자들이 실리고 있었다. 하나같이 단단히 봉해져 있었고, 옆면에는 신탁청 문장이 찍혀 있었다.사람은 여섯쯤 됐다.다섯은 상자를 날랐다.나머지 한 사람은 등을 들고 수레 사이를 오가며 손에 든 종이와 상자를 하나씩 맞춰보고 있었다. 마르고 키가 큰 남자였다. 움직임이 빨랐다. 서두르는 티는 내지 않았지만, 상자 하나를 확인할 때마다 고개를 들어 골목 쪽을 살폈다.솔은 그 남자를 봤다.준경은 상자를 봤다."저거야."준경의 목소리가 낮았다."백 년 전 거면 저 안에 있겠지."에드윈이 고개를 끄덕였다."마지막 수레에 거의 다 실었습니다. 곧 떠날 겁니다."준경이 뒤에 선 기사들을 돌아봤다."다 세워."기사들이 칼자루에 손을 올렸다.그 순간 솔이 준경의 소매를 잡았다."잠시만요."준경이 돌아봤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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