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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자세가 묘합니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21 - チャプター 30

130 チャプター

제21화

주말이 지난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가정법원 종합민원실.박지은 변호사는 소율의 이름이 적힌 두툼한 서류철을 접수 창구에 제출했다.[소장 :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재산분할 청구,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청구의 소]접수증을 받아 든 소율은 맨 위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확인했다. 서류를 준비할 때와 달리, 이제는 되돌릴 생각이 없다는 사실이 손끝까지 전해졌다.“소율아, 접수 끝났어.”지은이 서류 접수증을 건네며 환하게 웃었다.“호텔에서 확보한 자료랑 법인 카드 전표, 네가 만든 디자인 자료까지 첨부했어. 재산분할은 70%를 청구했고, 하린이 친권과 양육권도 네가 맡는 것으로 신청했어. 상대가 뭐라고 나오든 자료로 대답하자.”“고마워, 지은아. 혼자였으면 서류 들고 여기까지 오기도 힘들었을 거야.”소율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또렷했다.민우에게서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와 비굴한 애원, 그리고 뒤섞인 협박 문자가 쏟아져 들어왔지만, 소율은 지체 없이 번호를 수신 차단했다.민우에게서 오는 연락은 지은을 통해 받기로 했다. 혼자 전화를 받고 흔들리는 일을 더는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온 소율은 민우가 남겨둔 옷가지와 짐을 상자에 담았다. 하린이의 방에는 밝은 파스텔톤 침구를 놓았다. 아이가 고른 색이었다. 커튼을 걷자 그 위로 햇볕이 길게 들어왔다.***오후 2시, 청담동 프라이빗 짐 ‘루미너스’ VVIP 룸.소율은 한층 가벼워진 몸과 단단한 마음으로 도진 앞에 섰다.도진의 날카로운 시선이 소율의 전신을 스캔하듯 훑어 내렸다.“이제 제가 말씀드리기 전에 자세를 고치시는군요. 아까 들어오실 때도 그랬습니다. 통증은 어떠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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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금요일 오전 11시, 청담동 루미너스 본사 빌딩 최상층 임원 회의실.탁 트인 통유리창 너머로 서울 도심의 빌딩 숲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공간에, 소율은 차도진과 함께 들어섰다.원목 테이블 상석에는 루미너스 그룹의 총괄 수장인 강태욱 대표가 앉아 있었다.전직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자 글로벌 피트니스 엔터프라이즈를 일군 입지전적인 사업가.강 대표는 소율에게 자리를 권하고 포트폴리오를 기다렸다. 소율은 가방에서 자료를 꺼내며 테이블 아래에서 발바닥을 바닥에 고르게 붙였다.“사모님…… 아니, 한소율 디자이너님 맞으십니까. 차도진 팀장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더군요.”강 대표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저희 루미너스가 올가을 론칭하려는 글로벌 프리미엄 액티브웨어 브랜드에 대해 준비해 오신 시안을 한번 보죠.”소율은 가죽 포트폴리오를 열고 자신이 밤새 다듬어낸 디자인 기획안을 대형 스크린에 띄웠다.화면에는 몸매를 강조한 정면 그림과 함께, 팔을 뻗고 허리를 굽혔을 때의 옆모습이 나란히 담겨 있었다. 움직임에 따라 원단이 당기는 곳과 여유가 필요한 곳을 표시한 시안이었다.소율 특유의 코발트블루와 모노톤은 그대로였다. 대신 등판과 옆선의 절개를 달리해, 옷을 입은 사람이 자세를 바꿀 때 불편함이 덜하도록 했다.“보여주기 위해 참아야 하는 옷은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운동할 때도 어깨를 펴고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패턴과 원단을 함께 조정했습니다.”원단을 당겼다 놓는 소율의 손을 강 대표가 지켜보았다.“보기 좋은 옷과 편한 옷을 함께 만들겠다는 거군요. 실제로 입었을 때도 이 선이 유지됩니까?”“샘플로 확인할 부분입니다. 그림대로 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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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루미너스 1층 로비의 대리석 바닥 위로 거친 고함이 터져 나왔다.“한소율! 어디 있어! 한소율 당장 나와!”법원에서 등기 우편으로 송달된 이혼 소장과 가압류 통지서를 손에 쥔 최민우였다.단정하던 맞춤 정장은 구겨질 대로 구겨져 있었고, 넥타이는 삐뚤어진 채 술 냄새와 광기를 풍기고 있었다.회사 대표직에서 해임되고 모든 차명 계좌와 은닉 자산이 동결되자 완전히 이성을 상실한 몰골이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소율을 발견하자마자, 민우는 눈이 뒤집혀 맹수처럼 달려들었다.“한소율! 너 진짜 미쳤어?! 감히 나한테 이혼 소송을 걸고 재산 70%에 양육권까지 청구해?! 네가 날 이 바닥에서 완전히 매장시키려고 작정을 했어?!”민우가 삿대질을 하며 소율의 멱살을 잡으려 손을 뻗은 그 찰나.쿵-.도진이 번개처럼 움직여 소율의 앞을 완벽하게 가로막아 섰다.도진의 어깨가 민우와 소율 사이를 막았다.도진의 커다란 손이 민우의 손목을 단숨에 비틀어 허공에 꺾어버렸다.“크아악……!”민우가 비명을 지르며 대리석 바닥으로 무릎을 꿇었다.“손부터 내리십시오. 계속 이러시면 경찰에 인계하겠습니다.”도진은 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민우가 팔을 빼려 할 때만 손목을 놓치지 않고 막았다.로비의 회원들과 직원들이 몰려들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민우는 수치심에 바들바들 떨며 발악했다.“이 자식이 네 내연남이지?! 남편 돈으로 PT 받으면서 저 어린 놈이랑 붙어먹고 날 내쫓은 거잖아! 이 더러운 년아!”파렴치한 누명과 억지 비방.하지만 소율은 도진의 등 뒤에서 천천히 걸어 나와, 차갑게 식은 눈동자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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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청담동 루미너스 본사 전용 아틀리에.은은한 백색 조명 아래, 테이블 위에는 소율이 밤낮을 지새우며 완성한 루미너스 글로벌 액티브웨어의 첫 번째 시제품 샘플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최고급 기능성 원단에 인체공학적 압박 패턴을 적용한 테크니컬 웨어.실제로 팔을 올리고 몸을 굽혔을 때 옷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할 차례였다. 소율은 운동 동작에 익숙한 도진에게 첫 착장을 부탁했다.‘띵동-.’아틀리에 문이 열리고, 차도진이 조용히 안으로 들어섰다.도진은 작업대에 놓인 옷을 바라보며 소매를 걷었다.“부르셨습니까, 사모님.”“와주셔서 감사해요. 첫 시제품이라 움직일 때 당기는 곳이 없는지 봐주셨으면 해요. 불편한 건 사소한 것까지 말씀해 주세요.”소율이 짙은 코발트블루 컬러의 테크니컬 컴프레션 탑과 팬츠를 건넸다.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탈의실로 들어갔고, 잠시 후 시제품을 착용한 채 걸어 나왔다.탄탄하게 갈라진 대흉근과 역삼각형으로 넓게 펼쳐진 광배근, 그리고 군살 하나 없이 단단하게 조여진 허리 라인.소율이 정교하게 계산했던 입체 패턴이 도진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맞물리며 완벽한 조형미를 뿜어냈다.“입어보시니 어떠세요?”“가슴 쪽을 받쳐주는데 숨쉬기는 편합니다. 팔을 앞으로 뻗어볼까요?”소율은 바로 옆모습을 살폈다. 앉아서 그린 선이 실제 움직임에서도 남아 있는 걸 보자, 밤새 고친 보람이 느껴졌다.“등 쪽의 기립근 지지 라인을 1인치 정도 더 정교하게 잡아볼게요.”소율은 시침핀 쿠션을 손목에 차고 도진의 등 뒤로 다가갔다.두 사람의 거리가 한 뼘 안으로 좁혀지자, 도진의 서늘한 숲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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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서초동 법무법인 한강 12층 VIP 대회의실.테이블 맞은편에는 최민우가 수억 원의 수임료를 주고 선임한 대형 로펌의 전관 출신 호화 변호인단이 거만하게 앉아 있었다.민우 측 대표 변호사가 두툼한 합의 권고안을 소율과 박지은 변호사 앞에 내밀었다.“한소율 디자이너님. 소송으로 가면 수년간 진흙탕 싸움이 되고, 언론에 노출되어 아이에게도 큰 상처가 됩니다. 위자료 5억 원에 재산분할 30% 선에서 깔끔하게 비밀 합의하시죠.”아이의 상처를 방패막이 삼아 재산을 지키려는 얄팍하고 파렴치한 술수.소율은 등을 꼿꼿하게 세운 채, 서늘한 눈빛으로 합의서를 내려다보았다.소율은 합의서 마지막 장까지 읽고 테이블 중앙으로 밀어놓았다.“이 조건으로는 합의하지 않겠습니다.”민우 측 변호사가 펜을 내려놓았다.“재산분할 70%와 하린이 친권, 양육권은 그대로 청구하겠습니다. 회사 돈을 빼돌린 일까지 없던 일로 해달라는 조건도 받아들일 수 없어요.”지은이 테이블 위에 추가 증거 서류철을 쾅 내려놓았다.“호텔에서 확인된 계좌와 은닉 부동산 목록입니다. 새로 드러난 자산까지 반영해서 다시 보시죠. 제 의뢰인에게 불리한 조건부터 정하고 설득하실 일이 아닙니다.”지은은 자료가 놓인 쪽으로 손을 옮겼다. 상대 변호사는 장부와 합의안을 번갈아 보았지만, 소율은 서명란에 손대지 않았다.소율은 일말의 미련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빠져나왔다.로펌 로비로 내려온 소율의 휴대폰으로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걸려 왔다.상간녀 윤세라였다.- 사모님…… 제발 살려주세요. 최민우가 제 명의로 빚까지 떠넘기고 도망쳤어요! 제가 최민우의 은닉 비자금 장부 전부 넘길 테니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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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월요일 저녁 8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프리미엄 라운지.통유리창 너머로 거대한 에어세르 여객기들이 활주로의 붉은 유도등을 따라 줄지어 서 있었다.소율은 딸 하린이와 따뜻한 영상 통화를 마치고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었다.- 엄마, 예쁜 옷 보여주고 와! 나 할머니랑 잘 있을게!친정어머니의 품에 안겨 해맑게 손을 흔들던 하린이의 맑은 목소리가 귓가에 따스하게 맴돌았다.“사모님, 탑승 시작됐습니다.”곁에서 정갈한 블랙 수트 차림의 차도진이 소율의 기내 캐리어를 챙겨 들며 나지막이 말했다.도진은 소율에게 탑승권을 돌려주고 보폭을 맞췄다. 소율은 아이의 웃는 얼굴이 사라진 휴대폰을 잠시 쥐었다가 가방에 넣었다.파리 샤를 드골 공항으로 향하는 비즈니스 클래스 기내.14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이 시작되자, 기내 조명이 은은한 취침 모드로 어두워졌다.비행 6시간째, 시차와 좁은 좌석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소율의 목덜미와 승모근이 서서히 굳어오기 시작했다.그때, 통로 건너편에서 서류를 검토하던 도진이 소율의 미세한 움직임을 알아채고 조용히 다가왔다.“오래 앉아 계셔서 뻐근하시죠. 잠깐 일어나서 어깨를 풀까요? 움직이셔도 괜찮을 때까지만요.”비즈니스 승객용 프라이빗 라운지 코너.도진은 소율의 등 뒤에 서서 척추의 정렬 상태와 견갑골의 긴장도를 섬세하게 짚어냈다.다른 승객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두 사람은 목소리를 낮췄다. 가까이 선 도진의 셔츠에서 익숙한 향이 났다.“어깨 힘을 내려놓고, 숨부터 편하게 쉬세요.”도진의 커다란 손이 소율의 견갑골 안쪽과 쇄골 하부를 정교하게 지압하며 굳은 긴장을 풀어주었다.도진의 손끝이 뭉친 곳을 지나자 소율은 눈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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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화요일 오후 2시,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 엑스포 메인 홀.전 세계 40개국의 유력 명품 하우스 대표들과 글로벌 바이어, 그리고 벨루아와 아르덴 매거진의 패션 에디터들이 객석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거대한 돔 천장 아래로 웅장한 전자음악과 함께 푸른 조명이 쏟아졌다.루미너스 글로벌 액티브웨어의 첫 번째 파리 런웨이 쇼케이스가 시작된 것이다.무대 뒤편에서 도진이 메인 모델로서 소율이 디자인한 테크니컬 컴프레션 웨어를 입고 런웨이로 걸어 나갔다.팔을 뻗을 때 옆선이 따라 움직이고, 멈춰 서면 코발트블루 원단이 다시 매끄럽게 떨어졌다. 객석 앞줄의 바이어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Mon Dieu! 움직일 때 선이 살아 있군요.”“등판이 당기지 않네요. 저 절개가 좋은데요.”세계적인 바이어들의 찬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쇼케이스의 피날레를 알리는 음악이 울려 퍼졌다.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우렁차게 외쳤다.“루미너스 글로벌 액티브웨어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소율 디자이너를 소개합니다!”무대 중앙의 조명이 켜지고, 소율이 런웨이 위로 걸어 나왔다.소율은 환한 조명 앞에서 잠깐 눈을 깜빡였다. 객석은 어두웠지만 박수 소리는 분명했다. 무대 끝에 서 있던 도진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소율도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얼굴을 들었을 때 플래시가 쏟아졌다. 수없이 고쳐 그린 선들이 지금 자신의 뒤에 서 있는 모델들의 옷이 되어 있었다.쇼가 끝난 후 열린 VIP 리셉션장.프랑스 최대 명품 백화점 유통 그룹의 회장이 소율에게 다가와 샴페인 잔을 건넸다.“한 디렉터님. 유럽 전역 50개 백화점 단독 입점 계약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공급 조건을 함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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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파리 쇼케이스를 마치고 귀국한 뒤 맞은 첫 조정 기일, 오전 10시.소율은 군더더기 없이 단아한 블랙 테일러드 수트를 입고 서울 서초동 서울가정법원 제3조정실 앞에 섰다.옆에는 든든한 법률 대리인이자 대학 동기인 박지은 변호사가 두툼한 소송 자료철을 안고 서 있었다.“네가 맡아온 일과 양육 자료를 정리했어. 파리 계약은 앞으로 생활할 능력을 보여주는 자료로 냈고. 하린이를 누가 실제로 돌봤는지도 중요해.”“응. 어떤 질문이 나와도 아는 대로 말할게.”소율은 소매 끝을 고르고 자리에 앉을 연습처럼 발을 바닥에 붙였다. 숨을 내쉬자 어깨가 조금 내려왔다. 지은은 서류를 펼쳐 소율이 직접 설명할 부분을 다시 짚어주었다.조정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자, 맞은편 좌석에 앉아 있던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포승줄에 묶인 채 수감 번호가 박힌 푸른색 수의를 입고 교도관의 호송을 받으며 앉아 있는 최민우였다.불과 며칠 전까지 오만하게 아내를 조롱하고 핍박하던 수백억 대표의 위세는 온데간데없었다.헝클어진 머리와 퀭한 눈 밑이 먼저 보였다. 소율은 그의 얼굴을 오래 보지 않고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소율을 본 민우의 눈동자가 사시나무 떨듯 흔들리며 눈물이 차올랐다.“소, 소율아…….”민우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소율을 향해 손을 뻗으려 했지만, 교도관의 매서운 제지로 제자리에 묶였다.가사조정위원이 자리에 앉아 엄숙하게 서류를 넘기며 입을 열었다.“서울가정법원 제1차 가사조정을 시작합니다. 신청인 한소율 측의 이혼 및 재산분할 70%, 위자료 3억 원, 그리고 사건본인 최하린에 대한 단독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청구 건입니다.”민우 측 변호사가 자료를 넘기며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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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서울남부구치소 일반 접견실.차가운 시멘트 벽과 쇠창살, 그리고 두터운 투명 아크릴 차단벽을 사이에 두고 소율은 차분하게 의자에 앉았다.수감 번호 4820번이 박힌 푸른 수의를 입은 최민우가 초췌한 얼굴로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소율 역시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다.- 소율아…… 와줘서 고마워. 제발 내 말 좀 들어줘.민우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메말라 있었다.- 내가 구속적부심 청구했는데 기각됐어. 실형 5년은 살아야 한대. 나 감옥에서 나가면 진짜 새사람 될게. 회사 지분이랑 상표권도 다 넘겨줄 테니까, 합의서랑 탄원서 한 장만 써주면 안 될까? 하린이 아빠잖아…… 응?민우는 소율이 대답하기 전에 말을 보탰다. 지분을 주겠다는 약속보다 탄원서를 써달라는 말에 자꾸 힘이 들어갔다.소율은 수화기를 귀에서 조금 떼었다가 다시 들었다.“그건 당신이 선물하듯 넘겨줄 일이 아니야. 내 몫은 재판에서 돌려받을 거야.”- 소율아……!“하린이 아빠라는 말로 내 결정을 바꾸려 하지 마. 아이를 생각했으면 그 돈을 빼돌리지 말았어야지.”민우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울먹이던 목소리가 금세 높아졌다.더 이상 매달려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민우는 수화기를 쥔 손에 핏대를 세우며 악을 썼다.- 한소율! 너 진짜 독한 년이구나! 그 트레이너 어린 놈이랑 붙어먹고 날 버리니까 속이 시원해?! 넌 평생 애 딸린 이혼녀 딱지 달고 살 거야! 어디 한번 얼마나 잘사나 보자!추악한 본색을 드러내며 유리벽을 주먹으로 쾅쾅 치는 민우의 발악.교도관들이 달려들어 민우의 양팔을 뒤로 꺾어 결박했다.소율은 한 치의 미동도 없이 수화기를 탁 내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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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재판 절차가 이어진 뒤 맞은 금요일 오후 2시, 서울가정법원 제1가사부 선고 법정.재판장의 엄숙하고 묵직한 음성이 고요한 법정 안에 울려 퍼졌다.“주문. 원고 한소율과 피고 최민우는 이혼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억 원 및 재산분할금 45억 원을 지급하라. 사건본인 최하린에 대한 단독 친권자 및 양육자로 원고 한소율을 지정한다.”소율은 판결의 마지막 문장까지 듣고 나서야 옆자리의 지은을 보았다. 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종이를 쥐고 있던 손을 펴자 접힌 자국이 남았다.법정 밖 복도에서 지은이 소율의 팔을 잡았다.“청구한 내용이 반영됐어. 판결문 받으면 집행할 부분을 구분해서 설명해 줄게.”소율은 한동안 말을 못 했다. 울음이 쏟아질 줄 알았는데, 먼저 밀려온 것은 오래 앉아 있다 일어났을 때 같은 어지러운 안도감이었다.뒤이어 양측의 항소 포기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이혼 판결은 확정됐다. 민우의 형사 사건에서도 징역 5년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왔다.“고마워, 지은아. 정말.”짧은 말 뒤에 소율은 숨을 골랐다. 지은은 재산분할금을 받는 일과 남은 자산을 확인하는 일까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우와의 혼인 관계만큼은 끝났다는 말은 분명했다.청담동 펜트하우스로 돌아온 소율은 현관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바꿨다. 민우가 알지 못하는 번호를 입력하고 문을 닫았다가, 새 번호로 직접 열어보았다.현관에 걸려 있던 ‘최민우’의 이름표도 떼어냈다. 드라이버를 돌릴 때마다 금속판이 벽에서 조금씩 떨어졌다. 마지막 나사가 빠지자 손바닥 위로 가볍게 내려앉았다.소율은 그것을 폐기할 물건들 위에 놓았다. 아직 남아 있던 민우의 골프채와 감사패, 시계도 따로 정리했다. 계속 눈앞에 두고 살 이유는 없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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