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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81 - チャプター 190

195 チャプター

제181화. 네 이름도 반송

“그거 지금 당장 치워.”세령이 가리킨 것은 거대한 조명 상자가 아니라 겉면에 붙은 투명 카드 봉투였다.‘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잊지 마. — 문유건.’전남편의 이름과 그 문장이 작업실 출입문을 향해 보이도록 붙어 있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선물이 벌써 두 사람의 사연을 광고하고 있었다.미래가 봉투를 떼려 하자 세령이 손을 들었다.“잠깐. 붙어 있는 상태부터 사진 찍어요. 송장 번호랑 카드 문구가 같이 나오게.”설치를 기다리던 직물들은 작업대에 쌓여 있었다. 예약한 운반차가 도착할 시간이 다가왔는데 낯선 상자가 통로를 막고 있었다.세령은 휴대전화로 봉인 테이프와 미수령 상태를 촬영한 뒤 배송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수령 확인을 하지 않았으니 인수 거절과 반송 절차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수취인님, 고가 제품이라 개봉 여부 확인이 필요합니다.”“포장 그대로예요. 확인하러 오시면 직원 앞에서 보여드릴게요. 제 작업실에 내려놓았다고 제가 주문한 물건이 되진 않잖아요.”미래가 팔짱을 꼈다.“혹시 진짜 유건 씨가 보낸 거면요? 값도 엄청난 것 같은데.”“그렇다면 더더욱 돌려보내야지. 전남편이 내 작업실에 뭘 놓을 권리가 생기는 건 아니니까.”세령은 카드 문구를 다시 봤다.‘우리가 함께한 시간’이라는 말이 유난히 불쾌했다. 함께 보낸 시간 중에는 그녀가 아파도 혼자 견뎌야 했던 밤이 있었고, 끝내 떠나기로 결심한 날도 있었다.그 시간을 조명 가격으로 환산해 보내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기억하는 방식부터 잘못됐을 것이다.무엇보다 유건은 얼마 전 그녀의 물건을 돌려주며 자기 연애에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했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는 지금 확인할 수 없었다.“판매처에서 발신인 확인은요?”“주문자 정보는 정식 확인 요청에 답변하겠다고 했어요. 카드에 적힌 이름만으로 보낸 사람을 확정하지 말래요.”“좋아. 그 안내도 남겨둬요.”세령은 진행표 옆에 배송 접수번호를 적었다. 자신의 이름이 찍힌 물건이 한번 들어왔다 나간 흔적을 남겨야 했다.나중에 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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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거짓말의 발신인

“끝까지 우연이라고 우길 거야?”유건이 묻자 서윤은 전화기를 쥔 손을 등 뒤로 숨겼다. 불과 30분 전, 그녀는 혜란과 왕래하는 지인에게 전처의 작업실로 값비싼 선물이 갔다고 말했다. 그 지인은 놀라 혜란에게 사실을 확인했고, 혜란은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건은 선물의 존재조차 그 통화에서 처음 들었다.“무슨 우연이요? 저는 카드에 유건 씨 이름이 적혀 있다고만 했어요.”“어머니 친구분한테는 내가 보냈다고 했다며.”“그분이 잘못 들으신 거겠죠. 나도 남한테 들은 말 옮겼을 뿐인데.”유건은 서윤의 휴대전화에 남은 통화 시간을 보았다. 전시장에선 옷의 각도까지 우연이라고 했고, 저택에선 세령의 방을 우연히 궁금해했다고 했다. 이번에도 서윤은 누가 확인하기 전까지만 성립하는 설명을 꺼냈다.“누구한테 들었어?”“배송됐다는 얘기요.”“누가?”“그걸 일일이 기억해야 해요? 유건 씨는 내가 억울한 건 안 보여요?”그녀는 눈시울을 붉혔다. 가방 속 휴대전화에는 전날 판매처에서 받은 결제 알림이 남아 있었다. 배송이 보류됐다는 사실까지 직접 확인한 사람이면서도 지금은 출처를 모르는 척했다. 유건이 손을 내밀자 서윤은 위로받으려는 듯 가까이 섰지만, 그가 기다리는 건 그런 기회가 아니었다.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물건에 왜 자신의 이름이 붙었는지, 그걸 서윤이 어떻게 남들보다 먼저 알았는지가 먼저였다.혜란도 곧 응접실로 들어왔다. 지인에게서 전달받은 메시지에는 서윤이 했다는 말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유건 씨가 세령 씨 작업실에 엄청 비싼 걸 보냈대요.’ 서윤은 그 화면을 보더니 혜란의 손목을 붙잡았다.“어머님, 전 상처받아서 말이 좀 헛나온 거예요. 일부러 거짓말하려던 건 아니에요.”“네가 상처받았다고 없는 사실이 생기니?” 혜란이 물었다.“어머니, 그렇게까지 말씀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전 정말 유건 씨를 좋아해서…….”“좋아하면 내 이름을 남의 입에 올려도 돼?” 유건이 잘랐다.서윤은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선물이 반송됐다는 사실도,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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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발신인은 차서윤

“내 앞에서 다시 말해봐. 실제로 보낸 사람이 누구라고?”세령이 묻자 미래는 작업대 위에 출고 확인서를 펼쳤다. 카드에 적힌 발신인은 문유건. 그러나 판매처가 배송 접수번호로 확인해준 발송 의뢰인 칸에는 전혀 다른 이름이 있었다.차서윤.“언니, 이거 봐요. 카드 문구는 주문할 때 따로 입력하는 거래요. 실제로 배송을 의뢰한 사람 이름하고는 별개고요.”세령은 종이를 받아 들었다. 발송 의뢰인은 카드 서명과 다른 칸에 찍혔고 접수 시각도 남아 있었다. 서윤이 전시장에서 유건의 미련을 들먹인 바로 그날 밤이었다. 전날 문 앞을 막았던 조명 상자는 이미 반송됐다. 그런데 물건이 사라진 자리에 소문이 들어앉아, 작품을 설치할 때마다 거래처에서 전남편 이야기를 물었다. 납품 업체까지 ‘재회 축하’라며 웃었고, 세령은 설치 도면을 접어야 했다.“담당자한테 다시 확인해줘. 어느 이름이 무슨 기록인지, 말 바꿀 여지 없게.”미래는 판매처에 전화를 걸어 스피커를 켰다. 담당자는 수취인에게 안내할 수 있는 출고 내역을 확인해주었다. 주문 접수와 배송을 요청한 명의는 차서윤이며, ‘문유건’은 구매자가 지정한 선물 카드의 서명 문구라는 설명이었다. 결제 정보와 연락처는 제공하지 않았다.미래는 통화 시간과 담당자의 답변을 함께 적었다. 세령은 녹음 대신 업체가 보내준 공식 회신을 보관했다. 몇 줄의 문자였지만 누가 무엇을 주장했는지 구분하기에는 충분했다.“카드에 이름 적는다고 그 사람이 물건을 산 게 되는 건 아니네.”“그러게요. 이름만 빌려서 사람 하나 바보 만들기는 참 쉽네요.”그때 혜란과 가까운 지인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전날 서윤에게 이야기를 듣고 세령이 선물을 받았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유건이 전처에게 아직 마음이 있는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세령이 대답하기 전에 미래가 통화 상대의 허락을 구하고 곁에서 말했다.“제가 반송 기록 확인한 직원입니다. 개봉도, 수령 서명도 없었어요. 출고 확인서에 적힌 발송 의뢰인은 차서윤 씨입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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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그깟 선물?

“그걸 어머님 마음대로 사소한 일로 결정하세요?”세령의 문자를 읽은 혜란은 곧장 전화를 걸었다. 다짜고짜 저녁에 저택으로 오라는 말이었다. 세령은 작업실 문을 잠그고서야 대답했다. 오늘 처리하지 못한 일이 남아 있으니 8시 이후에 가겠다고. 누구의 며느리도 아닌 사람에게 당장 달려오라는 명령이 여전히 자연스럽게 나오는 집이었다.8시가 조금 지나 세령이 응접실에 들어섰다. 소파에는 혜란과 유건, 서윤이 앉아 있었다. 태겸은 그녀 뒤에서 외투를 받아 들었다. 정혁과 이도는 보이지 않았다. 탁자에는 찻잔 4개가 놓여 있었다. 애초에 세령이 올 자리가 준비되지 않은 모양이었다.창밖 정원등이 유리창에 번지고 있었다. 세령은 한때 저 소파에 앉아 혜란이 허락할 때까지 찻잔에도 손을 대지 못했다. 그 시절엔 불쾌한 일이 생겨도 식구들 분위기를 망치지 말라는 말을 먼저 들었다. 오늘은 그 말을 들으러 온 게 아니었다.“오래 안 걸릴 거예요.” 세령이 말했다. “대답만 듣고 갈게요.”혜란은 차를 권하는 대신 미간을 짚었다.“세령아, 너도 알다시피 서윤이가 경솔했어. 유건이도 주의를 줬고. 그런데 그 선물 하나로 거래처에까지 설명하고 집안에 소문을 내면 뭐가 좋아지겠니?”오전에는 납품 일정까지 밀렸다. 작업실 동료들은 배송 상자를 다시 옮기느라 준비해둔 원단을 걷어야 했고, 거래처 담당자는 협찬 계약이 없는 이유를 묻느라 20분을 썼다. 그 시간을 돌려줄 사람은 없었다.“제가 거래처에 소문냈어요?”“그런 뜻이 아니라, 굳이 일을 키우지 말라는 거야.”세령은 서 있던 자리에서 한 발도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탁자 옆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누가 마련해준 자리가 없어도 이야기를 듣고 대답할 수 있었다.“제 작업실에 주문하지 않은 물건이 왔어요. 제 허락 없이 유건 이름을 적었고요. 거래처에서 먼저 확인 전화를 했어요. 그러면 제가 거짓말이라고 설명하지 말고 가만있어야 해요?”서윤이 손수건을 꺼냈다.“죄송하다고 했잖아요. 제가 좋은 마음으로 보낸 건데 일이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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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이름을 훔친 여자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세령은 서류철을 덮지 않았다. 혜란이 사소하다던 선물의 발송 의뢰인 이름이 종이 맨 위에 찍혀 있었다. 응접실 시계는 밤 9시를 넘겼고, 서윤은 그 이름을 보지 않으려는 듯 손수건만 접었다 폈다.“아버님하고 이도 씨도 부르세요. 저한테 조용히 넘어가라고 하실 거면, 누가 뭘 했는지 듣고 결정하셔야죠.”정혁은 서재에서 내려왔고 이도는 외출했다가 막 돌아온 참이었다. 세령이 다시 저택에 들어왔다는 사실부터 못마땅해하는 정혁의 얼굴에는 지난 식탁 소동 때의 표정이 남아 있었다. 정혁이 상황을 묻자 혜란은 고가 선물 때문에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세령은 그 말에 끼어들지 않고 정혁 앞에 반송 접수증부터 놓았다. 예전 같으면 집안 어른의 말을 끊을까 봐 끝까지 기다렸겠지만, 오늘은 증빙을 먼저 펼쳐 자신이 왜 찾아왔는지 보여주고 싶었다.“전 주문한 적 없고, 받은 적도 없습니다. 배송된 상태 그대로 돌려보냈어요. 이게 회수 기록이에요.”이도가 문서를 들여다봤다.“우리 집 선물은 왜 받는 사람이 안 받은 걸 증명해야 하죠? 주는 사람이 영수증 들고 설명하면 끝날 텐데.”유건은 고개를 들었다.“전 주문도, 카드 작성도 안 했습니다.”“그런데 카드엔 네 이름이 적혔다고?”정혁이 묻자 세령은 투명 봉투를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잊지 마. — 문유건.’오래전 헤어진 부부의 사연을 누군가 마음대로 한 줄로 압축해놓았다.서윤이 혜란의 팔에 손을 얹었다.“저 좋은 뜻으로 보낸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유건 씨 마음이 편해지길 바랐어요.”“네가 내 마음을 왜 대신 정해?”유건이 되물었다.“내 이름 쓸 거면 나한테 먼저 물었어야지.”“허락받았으면 반대했을 거잖아요!”대답이 너무 빨리 나왔다. 이도가 웃지도 않고 그녀를 바라봤다.세령은 다음 장을 정혁 앞으로 밀었다.“판매처의 출고 회신입니다. 배송 의뢰인 이름은 차서윤. 카드에 인쇄된 이름은 문유건. 다른 항목이에요. 결제수단은 확인되지 않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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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울면 네가 이겨?

“세령 씨가 저한테…… 사람들 앞에서 죽을 만큼 창피를 줬어요.”서윤이 혜란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발송 의뢰인 ‘차서윤’이 찍힌 서류를 앞에 두고 변명하던 여자가, 이제는 숨이 넘어갈 듯 어깨를 들썩였다. 혜란은 본능적으로 등을 쓸어주었고 정혁의 시선은 세령에게로 향했다. 눈물 몇 방울에 방금 확인한 사실들이 식탁보 아래로 쓸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구체적으로 뭘 당했어요?”세령은 가방을 다시 내려놓았다. 외투를 건네던 태겸이 멈췄지만 그녀의 앞을 막지 않았다.“전시장에 사람도 많은데 저를 따라 하는 여자라고 몰아갔잖아요. 직원들한테까지 제 행동을 적으라고 시키고, 이제는 집안 어른들 다 모아놓고 망신을 줘요.”“기록한 건 통로를 막은 촬영과 배송 사건이에요. 직원들 업무에 방해가 됐으니까요. 거짓으로 적힌 내용 있으면 지금 말해요.”서윤이 손수건으로 눈을 꾹 눌렀다.“저는 그저 유건 씨에게 사랑받고 싶었어요. 세령 씨는 태겸 씨도 있으면서 왜 우리까지 못살게 굴어요?”이도가 잔을 내려놓았다.“잠깐. 지금 둘째 형이 누구 좋아하는지까지 세령 씨가 책임지라는 겁니까? 우리 집 연애 상담사가 따로 없네.”혜란이 이도를 돌아보았다.“애가 이렇게 울잖니. 말 좀 부드럽게 해.”“어머니, 울기 전이랑 울고 난 뒤에 주문자는 똑같아요.”세령은 이도의 농담에 웃지 않았다. 응접실 모서리의 시계가 움직이는 동안, 서윤의 호소는 벌써 다른 이야기가 돼 있었다. 고가 조명을 주문하고 전남편 이름을 넣은 일은 사라지고, 누가 더 불쌍한 여자냐는 경쟁만 남았다.세령이 결혼생활에서 가장 자주 들었던 말도 그랬다. 속상한 사람을 먼저 달래고, 잘못은 나중에 따지자고. 그 ‘나중’은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세령은 손바닥에 남은 서류철 모서리 자국을 문질렀다. 작업실에서 자신을 믿고 기다리는 동료들, 오지 않은 물건을 받았느냐고 묻던 거래처, 그 모든 일은 서윤의 눈물이 마르기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번에는 죄 없는 사람에게 참으라는 말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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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네 눈물은 증거냐

“제가 왜 사과해야 하죠? 잘못한 사람이 따로 있는데.”세령이 묻자 혜란은 서윤의 젖은 손수건을 한 번 내려다봤다. 조금 전까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출고 확인서에는 발송 의뢰인 ‘차서윤’, 선물 카드에는 ‘문유건’이라고 적혀 있었다. 종이는 마르지도 젖지도 않았는데, 응접실의 시선은 벌써 눈물 쪽으로 기울었다.정혁은 조금 전 서류를 읽고도 더는 말을 보태지 않았고, 유건은 서윤에게서 떨어져 앉아 있었다. 세령은 소파의 빈자리부터 살폈다. 오늘도 누군가를 달래는 역할이 자기 몫으로 돌아오는 집이었다.“세령아, 잘잘못은 알겠어. 그래도 저렇게 무서워하는 애 앞에서 말 한마디 부드럽게 못 해주니?”“어머님이 요구하시는 게 위로예요, 사과예요?”“그게 그렇게 다르니?”“다르죠. 울지 말라고 달랠 수는 있어도, 제가 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할 순 없어요.”서윤이 혜란의 팔을 끌어안았다. 손수건 아래로 드러난 눈은 세령을 놓치지 않고 따라왔다. 그녀가 침실에서 액자를 들고 울던 날에도 그랬다. 사과를 받아내기 전까지는 누구도 일어서지 못하도록 만드는 눈물이었다.세령은 울고 있는 사람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눈물을 흘릴 때마다 자신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면, 그건 사실을 따질 기회마저 빼앗기는 일이었다.“전 세령 씨랑 잘 지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전시장에서도 쫓겨날 뻔했고, 선물도 돌려보냈잖아요. 저보고 어떡하라고요?”“선물은 제가 부탁한 적 없어요. 전시장은 촬영 규칙을 지키라고 한 거고요.”“그때는 저한테 옷부터 벗으라는 눈빛이었잖아요!”세령이 잠깐 말을 멈췄다. 서윤은 그 침묵을 인정으로 받아들였는지 혜란의 손을 더 세게 쥐었다. 그러나 세령이 기다린 건 그 말 뒤에 붙을 사실 하나였다.“직접 들은 말이에요, 혼자 해석한 거예요?”“느꼈다는데 그것까지 따져요?”“느낀 건 부정 안 해요. 다만 내가 하지 않은 말을 내가 한 것처럼 전하지 마세요.”유건이 두 사람 사이를 바라봤다. 서윤은 전날 자신에게는 ‘세령 씨가 옷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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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날짜가 널 잡았다

“내 앞에서 다시 말해봐요. 세령 씨가 언제부터 서윤 씨를 괴롭혔다고요?”이도가 휴대전화의 달력을 켰다. 서윤은 혜란의 손을 잡은 채 흐느끼다가 그 화면을 보고 울음을 멈췄다. 어젯밤까지는 눈물만 흘리면 누구도 더 묻지 않았다. 오늘은 막내가 날짜를 적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전시장에서요. 사람들 앞에서 쫓아내려고 했잖아요.”“좋아요. 그날부터.” 이도가 화면을 두드렸다. “그럼 선물은 언제 주문했어요?”“그 뒤에요. 세령 씨가 자꾸 저를 오해하니까 화해하려고…….”세령은 가방을 다시 의자에 놓았다. 태겸이 먼저 일어서지 않았다. 정혁도 서류철 옆으로 밀어둔 찻잔에 손을 대지 못했다. 서윤이 말한 ‘화해’가 성립하려면, 누가 먼저 어떤 행동을 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응접실의 벽시계가 초침을 밀어냈다. 얼마 전 세령은 저 집 식탁에서 이름표가 옮겨진 걸 보고 의자를 치웠다. 지금도 이름이 문제였다. 누구에게 묻지도 않고 카드에 적어 넣은 이름, 그 이름으로 퍼뜨린 이야기. 세령은 다시 설명할 각오로 서 있었다.이도는 서류철에서 판매처 회신을 꺼냈다. 세령이 가져온 종이에 찍힌 주문 접수일은 서윤이 옛 사진과 같은 옷으로 전시장에 나타났던 날이었다. 같은 날 밤, 그녀는 유건의 이름이 인쇄될 카드 문구를 주문서에 입력했다.“전시장에서 있었던 일 직후에 주문했네요. 그날 세령 씨가 뭐라고 했죠?”“옷을 따라 입었다고 망신 줬어요.”“제가 바로 옆에 있었거든요. 세령 씨가 옷 벗으라 했습니까, 촬영 통로 비켜달라 했습니까?”서윤이 입술을 깨물었다. 이도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그날 하진과 촬영 직원이 원본 사진을 직접 봤고, 직원이 자세를 똑같이 찍어달라는 부탁을 들었다. 서윤은 그 자리에서 비슷한 옷을 우연히 샀다고 말했다가 수선한 옷이라고 설명을 바꿨다.“그건 저만 들은 얘기가 아니에요. 하진 씨도 들었고 촬영 직원도 확인했어요. 세령 씨는 행사 규칙을 지켜달라고 했고요.”“그럼 내가 거기서 창피했던 건 거짓말이에요?”“창피했겠죠.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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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형수를 탐낸 막내

“그걸 네 마음대로 결정해?”서윤의 휴대전화에는 이도가 세령의 뒤에 서 있는 오래된 가족사진이 떠 있었다. 이도는 그 화면을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을 쥔 여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세령이 먼저 서윤에게 다가섰다.“남의 과거를 꺼내겠다는 협박까지 해야겠어요? 선물 주문한 사람 누군지 묻는 자린데.”“협박이요? 전 사실을 말하려는 건데요.”서윤은 화면을 가족 쪽으로 돌렸다.“막내 도련님, 예전에 세령 씨 좋아했잖아요. 형수였던 사람을요. 그런 분이 지금은 정의로운 척 남의 연애까지 심판하세요?”응접실에 남은 찻잔에서는 김조차 올라오지 않았다. 혜란은 사진을 보았고, 유건은 이도의 얼굴부터 확인했다. 정혁은 손가락으로 소파 팔걸이를 두드렸다. 세령은 한때 저 집에서 자신의 이름보다 ‘누구의 아내’라는 호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런 호칭 안에 묶였던 감정까지 이제 서윤이 꺼내 마음대로 진열하고 있었다.혜란은 서윤의 손목을 잡으려다 멈췄다. 조금 전까지 울던 사람이 사진을 꺼내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본 듯했다. 서윤은 아무렇지도 않게 화면을 확대했다. 이도의 얼굴을 크게 만드는 동안 사진 끝에 있던 세령의 웃는 입술은 잘려 나갔다.“그래서요?”이도가 물었다.“제가 좋아했던 일이 서윤 씨가 둘째 형 이름으로 선물 보낸 기록을 지워줘요?”“와, 인정하네요? 그러고도 세령 씨 편만 들겠다고요?”“편들어서 날짜가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저 사진 찍힌 날이랑 주문 접수일은 전혀 다른 일이고요.”서윤이 비웃었다.“말은 잘하시네. 형의 여자 탐내던 사람이 입만 열면 도덕 선생이에요.”이도의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가 겪었던 서툰 감정이 세령을 얼마나 곤란하게 했는지,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었다. 사진 한 장만으로 그 시간을 다 설명할 수도 없었다. 그는 소파에 똑바로 앉았다.이도가 한때 느꼈던 감정이 누구에게 어떤 불편을 남겼는지는 이 집에서 먼저 돌아봐야 할 일이었다. 그는 그걸 웃기는 집안 비밀처럼 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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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형수를 사랑한 죄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이도는 하진에게 답장을 보내려다 통화 버튼을 눌렀다. 낯선 번호에서 도착한 가족사진에는 세령의 어깨 뒤에 서 있는 자신이 찍혀 있었다. 사진 한 장으로는 알 수 없는 사정을 누군가 먼저 설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하진 씨, 그 사진 보낸 사람과 연락하지 마세요. 제가 직접 이야기할게요.”“무슨 이야기인데요? 사진만 보면 평범한 가족 모임 같아요.”“평범하지 않았어요. 적어도 저는.”하진은 잠시 침묵하다 조금 전 함께 갔던 전시장 근처 찻집을 제안했다. 이도는 집을 나서며 서윤에게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형의 여자를 탐냈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남을 심판하느냐고. 그 질문에 당장 변명할 생각은 없었다. 사진을 보낸 사람이 누구든 자신의 지난 행동까지 대신 해명하게 둘 수는 없었다.찻집에는 마감 준비를 하는 직원이 잔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진은 창가에 앉아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뒤집어두었다. 이도가 맞은편에 앉자 그녀는 차부터 주문했다. 호기심 때문에 불러낸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태도였다.“말해보세요. 누군가 제게 먼저 알려주려고 했던 일이 뭔지.”이도는 물잔을 한 번 만지작거리다 손을 뗐다.“세령 씨는 둘째 형의 아내였어요. 그때 제가 세령 씨를 좋아했습니다.”하진의 손이 찻잔 손잡이에 멈췄다. 찻집 유리창에 비친 두 사람 사이로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이 끊겼다 이어졌다. 이도는 세령에게 형수님이라고 부르던 자신이 그 호칭 뒤에 얼마나 무례한 욕심을 숨겼는지 기억했다. 하진이 놀라는 시간을 빼앗지 않았다.“형수였던 사람을요?”“네. 남의 결혼생활 안에 있던 사람을 제 감정으로 곤란하게 했어요. 가족 앞에서도 선을 넘는 농담을 했고요. 세령 씨가 싫다고 한 뒤에야 제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알았습니다.”“그런데 지금 세령 씨는 큰형과 만나고 있죠?”“맞아요. 본인이 고른 관계예요. 거기까지 제가 입을 보탤 자격은 없죠.”하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사진을 보낸 사람은 아무 설명 없이 ‘막내 도련님의 숨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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