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크지 않았지만 생김새가 몹시 사나웠다. 꼿꼿이 치켜든 머리는 삼각형이었고, 새까만 눈에서는 서늘한 빛이 번뜩였으며, 둥글게 말린 꼬리 끝에는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붉은꼬리 죽엽청이다!임하연은 숨을 삼켰다. 맹독을 품은 뱀이지만 약재로는 버릴 것 하나 없는 귀한 것이기도 했다. 의학을 전공한 임하연에게는 더없이 익숙했다. 직접 죽엽청을 해부해 담낭을 꺼낸 적도 있었으니까.하지만 살아 있는 놈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해독 혈청도 없는 시대에 저 뱀에게 한 번 물렸다가는 그대로 저승행이었다.임하연은 몸을 지킬 만한 막대기를 찾으며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그러다 그만 채의를 깨우고 말았다. 문가에서 고개를 치켜든 뱀을 발견한 채의는 목청껏 비명을 질렀다.그 소리에 놀란 독사가 순식간에 몸을 튕겨 임하연을 향해 덮쳐 들었다.임하연의 눈앞이 아득해졌다.잘 있어라, 임씨 집안. 이 몸은 오늘 밤 저세상으로 떠난다!절체절명의 순간, 헛간 밖에서 비수 하나가 날아들었다. 탁, 짧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뱀이 벽에 박혔다.어느새 나무문 밖에 임태겸이 서 있었다.검은 머리카락은 풀어 헤친 채였고, 웃옷이라고는 급히 걸친 겉옷 한 벌뿐이었다. 미처 여미지도 못한 옷자락이 밤바람에 벌어지자, 군살 없이 탄탄한 허리가 드러났다. 단단하게 잡힌 근육마다 힘이 배어 있었다.임하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는 얼른 문살을 움켜쥐고 울먹였다.“오라버니, 조금만 늦게 오셨으면 저 죽을 뻔했어요!”창백하게 질린 얼굴에 놀라고 겁먹은 표정까지. 어느 하나 과하지 않게, 딱 알맞았다.임태겸은 빛을 등지고 서 있어 표정을 읽기 어려웠지만, 목소리에는 조금 전보다 다급한 기색이 묻어났다.“왕길, 어서 문을 열어라.”왕길이 다가와 자물쇠를 풀자마자 임하연은 밖으로 달려 나가 임태겸의 품에 와락 안겼다.“오라버니, 저 뱀 너무 무서워요. 저 정말 무서웠어요…….”너무 기세 좋게 달려든 탓에 손이 벌어진 옷자락 안으로 들어가 그의 맨허리에 닿았다.임하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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