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았으면 수아가 잠들 때까지 곁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아이의 숨소리가 고르게 깊이 잠든 걸 확인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엉망이 되어버린 감정으로 우석이 보는 앞에서 참다못해 울음을 터뜨리고, 볼썽사납게 흔들려 버린 마음을 수습하지 못한 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수아를 보러 갈 수가 없었다. 감정의 잔해가 온몸에 널브러져 있는 것 같았다. 단영은, 결국 우석의 만류를 뿌리치고 기어이 그 자리에서 택시를 잡아타 버렸다. 단영아, 오단영! 아직도 자신을 부르는 우석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했다. 느낌 탓일까. 이혼을 결정한 뒤로, 우석은 유난히 단영의 이름을 자주 불렀다. 잠깐의 만남과 헤어짐 사이의 순간마다, 그저 스쳐가는 인사에도, 그 목소리는 거의 매일 밤 단영의 귓가에 맴돌았다. 비단, 오늘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또렷했다. ‘단영아, 오단영!’ 벚꽃이 흩날리던 골목. 그 떨림이 아직 손 끝에 남아 있는 듯 가슴은 벌벌 떨렸고 머릿속은 어지럽게 휘몰아쳤다. ‘나 때문에 인생 망쳤다 두려움에 짓눌려 있던 건 내가 아니라 너였어! 왜 한 번도 안지 않았냐고? 네가 원하지 않았으니까!’ ‘아냐,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널 원하지 않았던 게 아니야. 그땐 너무 어렸으니까. 모든 게 두렵고 갑작스러웠으니까. 그래서 그랬어. 두렵고, 바보 같이 겁이 나서 피하고만 싶었나 봐. 바보 같이…… 진짜 바보 같이…….’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수아, 아이스크림 먹고 자. 걱정하지 말라고.」 우석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단영은 핸드폰을 움켜쥐곤 다시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하던대로 해! 그냥 너 하던대로 하란 말이야!” 혼잣말처럼 쏟아낸 외침이 방 안에 메아리쳤다. 며칠을 집에 들어오지 않아도 미안해하는 기색 하나 없던 그때처럼,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무색하게 서로를 투명인간 취급하던 그때처럼! 왜 이제 와
Last Updated : 2026-10-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