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아무리 차가운 심장이라도 따뜻한 온기로 녹여주면 언젠가는 변할 줄 알았다, 그래서 민여진은 박진성의 꼭두각시 아내로 2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그 끝은 차디찬 이혼서류 한 장이었다.
“걔가 일어났어. 그 아이 대용이었던 넌 이제 필요 없어졌어.”
민여진에게는 마음을 전혀 내어주지 않던 그가 돌아온 건 오로지 민여진을 제 첫사랑 대신 감옥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감옥에서 갖은 고초를 당한 민여진은 배 속의 아이도 잃고 얼굴도 알아볼 수 없게 변한 채 실명까지 당해버렸다.
그녀는 악몽 같았던 짧디짧은 두 달을 버텨내며 박진성에 대한 마음을 모조리 지워버렸다.
2년 뒤, 민여진은 박진성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길을 걷다가 우연히 그를 보게 되었다.
첫사랑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할 그가 웬일인지 민여진을 보자마자 화를 내며 달려들었다.
박진성은 자신이 이러면 민여진이 전처럼 다시 저를 봐줄 줄 알았는데 그녀의 눈에서는 더 이상 사랑이 느껴지지 않았다.
“민여진, 어떻게 해야 다시 나한테 돌아올 거야? 말만 하면 내가 뭐든 다 들어줄게!”
“2년 전엔 당신이 준 구리반지도 아까워서 잘 못 꼈는데, 이젠 아니에요. 당신이 뭘 준대도 난 안 돌아가요.”
합의이혼 후 곧 재혼한 아내
김하린은 전생에 김씨 일가 공주님의 존엄을 다 버리고 박시언과 결혼해 그에게 잘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며 꼬리를 흔들었다.
박시언이 사랑하는 여자가 소은영이란 걸 해성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김하린은 단지 그에게 들러붙어 모든 걸 아낌없이 줄 뿐이다...
박시언은 그녀를 죽도록 증오했다. 그녀에게 남은 일말의 가치마저 쥐어 짜낸 후 수술대에서 처참하게 죽도록 내버려 뒀다.
새롭게 환생한 김하린은 박시언을 떠날 생각뿐이다. 합의이혼을 마치자 그녀를 뼛속까지 혐오하던 남편이 갑자기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무릎 꿇고 절절하게 재혼을 요구하는 전남편 앞에서 김하린은 오히려 그의 라이벌 품 안에 쏙 안겼다.
김하린이 말했다.
“새 남친, 안녕!”
서도겸이 답했다.
“선배, 안녕.”
대표님과의 위험한 결혼
강사랑과 심태경은 단지 거래를 위해 결혼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은 점점 태경에게 마음이 기울었다.
그러나 태경의 마음은 처음부터 사랑에게 향한 적이 없었다. 그녀의 오랜 짝사랑은, 태경이 사랑을 차갑게 병원에 데려가 수술을 받게 한 그날로 완전히 끝이 났다.
사랑은 자존심을 버리고 뱃속의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태경은 냉정하게 말했다.
“순진한 척 하지 말고, 수술실에 들어가.”
몇 년 후, 사랑은 다시 C시로 돌아왔다. 그런데 태경은 그녀를 어두운 구석으로 거칠게 끌고 가, 낮고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랑아, 제발 날 떠나지 마.”
이별은 나의 시작
계약 결혼 5년째, 심지우는 변승현이 밖에서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애인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묵묵히 참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이 친자식처럼 아끼던 아들이 변승현과 그 애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제야 그녀는 이 결혼이 처음부터 사기극이었음을 깨달았다.
애인은 조강지처 행세를 하며 변승현이 작성한 이혼 합의서를 들고 심지우를 찾아왔다.
그날 심지우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바람났다면 버리면 될 일이고 아들이 불륜녀의 자식이라면 다시 돌려주면 될 일.
미련 없이 사랑을 버린 심지우는 당당한 본모습으로 홀로서기 시작한다.
예전에 그녀를 업신여기던 친척들은 뒤늦게 후회하며 앞다투어 그녀에게 아첨하고 한때 그녀를 비웃던 재벌가 자제들도 뒤늦게 그녀에게 거액을 들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구애하기 시작하며 다른 여자 아래에 있으며 그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아이조차도 뒤늦게 눈물을 흘리며 그녀에게 애원했다.
...
그날 밤, 심지우는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술에 취한 변승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우야, 그 사람 프러포즈 받아들이면 안 돼. 난 아직 이혼 서류에 사인 안 했어.”
열여덟, 스물 다섯
전생에 정민규를 향한 내 마음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고, 나는 오로지 한 남자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였다.
그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결국 은혜를 원수로 갚는 꼴이 되고 말았다.
몇 년 뒤, 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침내 소원대로 그와 결혼했다.
이제 행복한 날만 남았을 거라 믿으며 3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갔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의 심장을 녹이려고 갖은 애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첫사랑이 돌아오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인생을 돌이켜보니, 남은 거라고는 후회와 좌절뿐이었다.
수능 전으로 환생한 나는 전생에 열광했던 소년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 더는 그에게 목매지 않고 내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일방적인 사랑은 포기하는 것이 답이었다.
그러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그가 어느 날, 인기척이 드문 구석에서 나를 벽에 밀치더니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고은성, 남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도망가려고? 꿈 깨!”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안다혜는 어머니와 내기를 했다. 서진우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 두 사람의 사랑을 허락한다는 조건이었다.
서진우가 온순하고 굳센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가난한 여대생으로 위장해 그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서진우는 첫사랑을 품에 안고 그녀를 비웃었다.
“너처럼 속물에 찌든 거지가 어떻게 서아랑 비교가 되겠어?”
그녀는 비참하게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다.
시간이 흘러 안다혜는 값비싼 명품 옷을 입고 엄청난 권력자인 금욕적인 불자의 손을 잡고 화려하게 서진우 앞에 나타났다.
그때서야 서진우는 후회했다. 곧 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예전에는 내가 씩씩하고 독특한 여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다혜야. 너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예외라는 것을 알았어.]
그날 밤,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윤씨 가문의 도련님이 오랫동안 간직해 온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소녀는 자유분방하고 생기발랄했다.
그는 안다혜의 손을 잡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윤 여사, 예외는 없어. 넌 내가 늘 그리워하고 오랫동안 꿈꿔온 사람이니까.”
미련, 그리고 사랑
몬스터미트
아들 생일날 남편은 아들을 픽업하러 자기 첫사랑을 집에 보냈다.
나는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내연녀와 대치하던 중 복도에 갑자기 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천장에서 떨어진 파편에 부딪혀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아들이 다칠까 봐 품에 꼭 끌어안았다.
하지만 소방관 남편이 구조하러 왔을 때 하나뿐인 방독면을 챙기더니 자기 첫사랑에게 건네주었다.
“아빠, 몸이 안 좋은 연서 이모부터 구해줘요. 엄마는 다른 아저씨가 와서 구해줄 테니까 잠깐 기다려요.”
멀리 떠나가는 부자를 바라보자 쓴웃음이 저절로 떠올랐다.
아마도 새까맣게 잊은 것 같은데 난 천식이 워낙 심해서 방독면이 없으면 죽을지도 모른다.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임서율은 열여덟 살 때부터 차주헌을 좋아했다. 차주헌을 구하다 청력까지 잃었는데도 그를 향한 그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적으로 청력이 다시 돌아왔고 임서율은 제일 먼저 이 사실을 차주헌에게 알려주기 위해 단숨에 달려갔다. 그런데 그녀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남자가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제일 기쁜 날이 제일 비참한 날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차주헌의 바람을 알게 된 임서율은 울고불고 난리를 치며 화를 내는 대신 그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주기로 했다.
차주헌은 그녀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서율이한테는 나밖에 없어. 두고 봐. 일주일... 아니, 일주일도 안 돼서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올 테니까.”
하지만 3개월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차주헌은 그제야 미친 사람처럼 그녀의 행방을 뒤쫓기 시작했다.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그녀의 사진을 보며 애원하듯 외쳤다.
“율아, 어디 있어. 재미없으니까 이만 돌아와.”
1년 후.
“율아, 제발... 네가 원하는 거 다 해줄게. 그러니까... 빨리 내 곁으로 돌아와.”
2년 후.
“내가 죽으면 돌아올 거야? 그러면 나 보러 올 거야...?”
그리고 5년 후, 차주헌은 다시 만난 임서율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그녀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넸다.
“차 좀 드세요, 숙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우롱차
나의 의붓오빠가 날 엄청나게 미워했다.
오빠는 나와 엄마가 자신의 단란한 가정을 파괴했다고 생각해서, 나와 엄마가 온 것을 무척 싫어했다.
나를 만나면 오빠는 항상 차가운 얼굴로 나한테 언제 죽냐고 물었다.
그 뒤로, 내가 정말 죽게 되자, 오빠는 울면서 돌아오라고, 그때 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화내는 것이 아니었다고 후회했다.
그런데 나는 이미 죽었는데, 그런 모습을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지?
프리랜서 사진사
흑령
나는 프리랜서 사진사다. 어느 날, 대학 시절 단짝이었던 친구가 나에게 부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그 부탁은 이상한 요구로 이어졌다.
“형, 한 번만 내 아내와 잘 수 있어?”
신혼여행지에서 전 여친을 만나다
코코너
신혼여행지에서 남편은 기어코 한밤중에 호텔 매니저를 불러 직접 방을 청소하게 했다.
여자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와이프와 실컷 즐기고 난 흔적을 치우라니, 내 가슴이 미어지는 꼴을 봐야만 속이 후련해?”
남편은 호텔 매니저가 전 여친인 줄 몰랐다고 한사코 부인했다.
하지만 그녀가 감정이 북받친 나머지 펄펄 끓는 전기 포트를 나한테 던지고 뒤돌아서 도망치는 순간,
나를 힐긋 쳐다보던 남편은 미련 없이 어둠을 무서워하는 전 여친을 뒤쫓아갔다.
사랑의 끝에서
시환
결혼한 지 5년이 되었지만, 심택승이는 애인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나에게 뱃속의 아이를 지우라고 강요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사회와 손을 잡고 내가 맡고 있던 부사장직에서 나를 내쫓으려 했다.
택승이는 강청아를 품에 안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이연서, 네가 말 잘 듣지 않으니 앞으로는 청아가 네 자리를 대신할 거야.”
난 택승이의 손을 뿌리치고 청아를 세차게 끌어당겨 머리카락을 잡고 고개를 들게 했다.
청아가 몸부림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힘껏 잡아당기며 말했다.
“자, 네가 도대체 누구의 여자인지 말해봐.”
결혼의 끝, 다시 시작된 사랑
나는 무너진 관계를 앞에 두고 윤지후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복잡한 감정이 얽힌 가운데 꼭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지만 그의 차가운 태도에 눌려 끝내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내가 임신했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그 물음이 마음속에서 맴돌았다.
그때 윤지후는 한숨을 내쉬며 싸늘하게 말했다.
“지수야, 이제 그만하자.”
그의 무심한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에게 ‘집’이란 단순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과 신뢰, 그리고 함께 그려왔던 모든 미래였다. 하지만 윤지후는 그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 기대할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부서진 과거를 붙잡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이제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나만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때가 온 것 같다.
절친의 능멸을 당한 그 후
대망
결혼한 지 10년째 되어가던 어느 날, 한때 절친이었던 성수지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그녀의 딸과 내 아들이 각자 그녀와 내 남편 품에 안겨 단란하게 찍은 사진이었다.
오붓한 사진과 함께 달린 문구 한 줄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런 게 바로 아들, 딸 다 가진 행복 아니겠어요?]
나는 그 아래에 댓글을 남겼다.
[잘 어울리네.]
곧이어 피드가 삭제됐고 그다음 날...
남편이 다짜고짜 집에 돌아와 내게 질문을 쏘아붙였다.
“수지가 간만에 컨디션이 좋아졌는데 꼭 그렇게 자극해야겠어?”
아들도 나를 밀치면서 원망을 늘려놓았다.
“다 엄마 때문이에요. 엄마가 서아까지 울렸잖아요.”
나는 이혼합의서를 그들 얼굴에 내던졌다.
“그래, 다 내 탓이니까 이만 빠져줄게. 넷이 오붓하게 잘살아 봐!”
오해 뒤, 복수가 시작된다
레드감
나와 남편은 결혼 7년 만에 드디어 첫 아이를 가졌다.
그런데 남편은 내 배 속의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의심했다.
화가 난 나는 친자 확인 검사를 받기로 결심했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남편이 친정집 문 앞에 나타났다.
손에 한 장의 사진을 들고 말이다.
내 속옷이 그의 친구 집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빌어먹을 년, 감히 날 배신해? 나더러 네 아이를 키우라고? 당장 죽어버려!”
남편은 아홉 개로 나뉜 채찍으로 나를 감싸고 있던 엄마 때려 기절시키고 나를 폭행해 유산을 시켰다.
그리고 나서야 친자 확인 결과를 알게 된 남편은 진실을 깨닫고 잃어버린 아이를 돌려달라며 무릎을 꿇고 빌었다.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강만여는 가족을 대신해 죄를 갚기 위해 황제의 침전궁녀가 되었다.
황제는 그런 그녀가 황궁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만 볼 뿐, 한 번도 연민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질투 많은 숙비가 그녀에게 독을 먹여 벙어리로 만들었을 때조차 방관했다.
강만여는 모든 것을 묵묵히 참아냈다.
끝없는 조롱과 모욕, 그녀는 점차 무디어지고 무감각해졌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연차를 채워 출궁해 황제와 다시 마주치지 않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출궁 사흘 앞두고, 차갑고 무정하던 황제가 갑자기 돌변했다. 그녀를 놓아주려 하지도 않고, 자꾸만 집착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천하도 너도 모두 짐의 것이다. 어디를 가든 짐의 손바닥 안을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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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양은 아버지와 형을 죽인 냉혹하고도 잔인한 황제였다. 그는 비록 후궁이 많았지만, 진심으로 끌리는 여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강만여 또한 5년이라는 세월을 그의 침전궁녀로 있었지만, 그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랑비에 어깨가 젖듯, 그는 강만여에게 스며들었고 언젠가 자신을 떠날 거란 생각을 전혀 못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출궁 일이 정해지고, 그는 자신의 것으로 생각했던 강만여가 다른 곳에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황제는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다. 아무리 그가 온 천하를 쥐고 흔들 수 있는 황제라지만, 그녀의 마음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네가 모르는 일
문계
남자친구가 교통사고로 실명한 그해, 나는 소리 없이 사라져버렸다.
나중에 시력을 회복한 그는 갖은 수단으로 나를 찾아내더니 제 옆에 강제로 남겨두었다.
다들 그가 나를 너무 사랑한다고 한다. 내게 버림받았음에도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이 남자가 약혼녀를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났다.
“박지유, 배신당한 느낌이 어때? 아주 좋아?”
나는 머리를 흔들며 가볍게 웃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며칠밖에 안 남았으니까. 이제 곧 그를 잊을 테니까...
첫사랑,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넘버토끼
나는 모태 솔로 여대생이다.
하지만 재미 삼아 신청한 병영 캠프에서 훈련받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모유를 분비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보건실 남자 선생님에게 병가를 신청하러 갔다.
그러나 홀라당 잡아먹힐 계기가 될 줄이야!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결혼 3년 차, 부진성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같은 날, 서채은은 누구보다 사랑하던 남편에게서 이혼 서류를 받아들어야만 했다.
가정 법원 앞.
오랜만에 재회한 첫사랑에게 부진성은 진심을 담아 속삭였다.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그 여자를 건드린 적 없었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너였으니까.”
그 순간, 채은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3년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다니...’
그러나 채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잠시 미뤄 두었던 본업에 복귀해 자신의 인생을 최고점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깨닫게 되었다. 버려진 줄로만 알았던 ‘부진성 대표의 아내’가 사실은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감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완벽한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3개월 뒤, 어느 늦은 밤.
술에 취한 부진성은 떨리는 손끝으로 서채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채은아...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것은 나른한 여자의 목소리뿐.
[건하 씨, 누구예요?]
채은을 품에 안고 있던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
“글쎄... 그냥 다단계나 하는 녀석인 것 같아요.”
화종왕 그늘 아래 자비는 없다
나정은 대비를 대신해 칼을 맞고 중상을 입었다. 그 대가로 그녀의 가문은 높은 작위를 얻게 되었고 그녀는 남쪽으로 내려가 세 해를 요양하며 지냈다.
그런데 그녀가 다시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바뀌어 있었다.
나정의 안채는 사촌 여동생이 차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는 손끝 하나 까딱이지 않고 나정이 피 흘려 얻어낸 모든 것을 제 것인 양 안온히 누리고 있었다. 이 와중에 부모님과 오라버니는 그 아이만 아꼈고 할머니 또한 그녀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여워했다. 심지어 그녀의 소꿉친구마저 과거의 약속은 잊은 채 나정보다 그 아이가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며 은근한 동정을 담아 말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 나정이 크게 소란을 피우자 그들은 하나가 되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렇게 허무한 끝을 맞이한 나정은 무려 열여덟 해 동안 이승에 붙들린 채 유령처럼 떠돌아다녔다. 소리 없이 그들 주위를 맴돌며 끝을 지켜보던 어느 날, 그녀는 번쩍 눈을 떴다.
그렇다. 그녀는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이다.
하늘이 다시 나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생에는 결코 억눌려 살지 않을 것이고 내 뜻에 귀를 기울이고 내 감정에만 충실할 것이다.
그녀는 완벽한 복수를 위해 권세 높은 인물인 화종왕과 손을 잡았다.
“너는 다른 사람들에게 화종왕의 비로 불릴 것이나 실상은 짐의 노예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네가 거짓으로 죽음을 꾸밀 작정이라면 짐이 기꺼이 그 연극을 도와주겠다. 그 후에 너에게 이름과 신분도 새로 내어 줄 것이고 군왕처럼 군주의 칭호와 봉지를 내려주도록 할 것이다.”
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책략으로 빈을 짓밟고 야망 가득한 명문가세들과도 맞서며 대비의 신임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 화종왕은 드디어 이 나라의 새로운 왕이 되었다. 그 젊고 오만하며 잔혹했던 군왕이 어느 날 나정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짐이 군주의 인장을 중전의 금인으로 바꾸어주겠다. 원하느냐?”
언제나 충성스럽고 순종적이었던 나정은 그날 처음으로 그를 외면했다.
“원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