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진도 뻘쭘하게 손을 내리고 자리도 돌아갔다.
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검색창에 “한열” 두 글자를 입력했다.
그러더니 그녀는 왜 그에게서 익숙함을 느꼈는지 알아차렸다.
‘비밀의 연인의 남자 주인공이잖아?’
“비밀의 연인”에서 송민영의 목소리는 유현진이 더빙해 준 것이었고 한열은 성우를 쓰지 않았다.
작업실 도어록 앞에 선 혜연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상수가 알려준 새 비밀번호.
0-3-2-0.
자신의 생일 네 자리를 누르는 순간, 혜연은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격리된 듯한 기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이 문 안쪽은 소영의 추궁도, 민지의 걱정도 닿지 않는 유일한 성역이었다.
서하의 은밀한 곳에서는 더 오래 머물렀다.
서하가 침대 시트를 그러잡았다. 재혁이 가슴을 빨고 다시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그 순간 다시 향이 피어올랐다.
L’Heure Secrète.
비밀의 시간. 라스베이거스의 밤은 길었다. 그리고 그날만큼은 그 이름이 두 사람에게 꽤 잘 어울렸다.
그건 말이야, 우리가 어젯밤 술집에서 너무 뜨겁게 놀다가 다쳐서 그런 거야.
[참고로, 나 다음 달 1일에 결혼해. 신랑이 누구인지 알겠지? 바로 네 예비 신랑, 신유겸이야. 내가 유겸이 첫사랑이거든. 유겸이 마음속 진짜 사랑은 늘 나였어. 넌 그저 지난 5년 동안 나 대신 유겸이의 외로움을 채워준 대체품일 뿐이야.]
하나하나가 채이의 마음을 후벼파는 도발적인 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