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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ผู้เขียน: 유진
“그딴 영광 필요 없어.”

임유진의 말에 하 감독은 술기운을 빌려 그녀에게 달려들어 뺨을 갈겼다.

“내가 마시라면 마실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비싼 척은!”

이윽고 욕설을 퍼붓더니 옆에 놓인 와인병을 들어 유진의 입에 마구 부어 넣었다.

유진은 상대방을 밀쳐내려고 애썼지만, 여자 혼자서 건장한 남자를 힘으로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임유라까지 옆에서 그를 돕고 있었으니.

하 감독은 유라의 눈치 있는 행동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라 씨, 가만 보면 참 기특하다니까. 내가 유라 씨 분량 꼭 늘려준다. 총감독님한테는 내가 말 잘해볼게.”

그 말에 임유라는 더 신이 나서 열심히 옆에서 도왔다.

“하 감독님, 감사합니다. 저희 언니가 이런 데 좀 서툴러서 그러니 감독님이 이해해주세요.”

한편, 유진은 자기가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도 몰랐다. 주량이 약하다 못해 거의 알코올 쓰레기라고도 불리었기에 벌써 술에 취해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 하지만 의식이 꺼지지 않도록 본인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다.

“나…… 나 집에 갈래…….”

“그래, 이따가 데려다줄게.”

하 감독은 술에 취해 나른해진 그녀를 얼른 끌어안았다.

유진은 화려한 미녀는 아니지만 일전에 소민준의 여자친구였다는 것만 생각하면 하 감독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 하 감독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전화를 무시하려고도 했지만, 액정에 뜬 총감독의 이름을 보는 순간 그는 본능적으로 수신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총감독은 그의 큰 형인 데다 그가 감독의 자리를 꿰찬 것도 총감독인 형이 힘을 실어준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전화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급기야 호흡마저 가빠졌다.

“그…… 그럴 리가 없어. 이, 이 여자…… 이 여자는 환경미화원인 데다 백도 없다고. 전 남자친구인 소민준과도 헤어진 지가 언젠데, 게다가 지금 소민준은 약혼녀까지 있잖아.”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자기 여자친구가 환경미화원으로 길바닥 청소나 하는 걸 두고 볼까?

“아무튼, 그 여자한테 손도 대지 마. 무조건 무사히 돌려보내야 해. 알겠어? 회사 대표님이 직접 내린 지시니까. 게다가 오늘 그 여자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우리 촬영팀 해산해야 해. 너도 앞으로 S 시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할 거라고.”

총감독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말투로 경고했다. 대표님의 경고 전화를 받은 게 벌써 몇 분이 지났지만, 심장이 아직도 벌렁거렸다.

“이럴 수가. 그거 투자 금액만 해도 몇 백억 아니었어? 그런데 말 한마디로 해산할 수 있다고? 이 여자가 대체 누군데 그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무튼 이 일은 네가 벌인 거니까 잘 수습해. 만약 그 여자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가 먼저 너 가만 안 둘 테니까 그렇게 알고!”

으르렁거리며 경고하던 총감독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이내 물었다.

“그 여자는 지금 어때? 괜찮지?”

그 시각 하 감독은 울고 싶었다. 그가 유진의 뺨을 때리고 와인 반 병을 억지로 마시게 했다는 건 절대 말할 수 없었다.

그러던 그때, 유진이 몸을 비틀거리며 문 쪽으로 걸어갔고 그걸 본 유라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 유진을 막아섰다.

유라에게 있어 이복 언니 하나 희생시키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었다. 그저 본인이 유명해지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순간 유라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글쎄 하 감독이 갑자기 달려와 그녀의 뺨을 때린 것이다. 유라는 몸을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을 뻔한 몸을 겨우 버텼다.

“막긴 뭘 막아!”

하 감독은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 그는 유라를 죽이고 싶을 만큼 원망스러웠다. 유라만 아니었으면 하 감독도 이런 일에 말려들지 않았을 테니까.

유라는 갑자기 돌변한 하 감독이 너무나도 이해되지 않았지만 할 수 없이 고분고분 몸을 틀어 유진이 룸을 나서도록 길을 비켰다.

“하 감독님, 지금 이건…….”

“유라 씨 지금 나 엿 먹이려고 작정했어? 언니가 대체 무슨 사람이길래 그렇게 대단한 분이 뒤를 봐주고 있는 건데?”

하 감독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유라는 오히려 멍한 얼굴이었다.

‘대단한 분? 임유진 뒤에 대단한 사람이 있다고? 그걸 내가 왜 몰랐지?’

그 시각, 유진은 몸을 비틀거리며 룸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알코올에 마비된 신경 때문에 발은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힘이 없었고 시야는 점차 흐려졌다.

‘돌아가야 해…… 얼른 돌아가야 해.’

이렇게 만취한 상태로 여자 혼자 걸어 다니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유진은 알고 있었다.

애써 잡고 있는 이성은 그녀에게 집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지만, 몸은 뇌의 지배를 받지 않았다.

‘어디 가야 하지…… 어디…….’

그러던 그때, 사람 그림자 하나가 유진의 시선 안에 들어왔다. 익숙하고도 안도감을 주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유진에게 이젠 안전하니 안심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유진은 그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어렵사리 흐릿하게 보이는 실루엣 앞에 다다른 그녀는 고개를 들어 초점 없는 눈으로 상대를 보는가 싶더니 이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안도했다.

“혁아…….”

그리고 그 순간 유진은 눈을 감으며 축 늘어졌다.

손을 뻗어 바닥으로 쓰러지는 유진을 끌어안은 강지혁은 벌겋게 부어오른 유진의 뺨을 어루만지며 눈을 차갑게 떴다.

“대표님.”

때마침 통화를 끝낸 고이준이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상황을 보고했다.

“임유진 씨는 아마도 와인을 억지로 마시고 뺨을 맞은 것 같습니다.”

“그래? 누가 했는지 알아내서 손모가지 부러트려.”

지혁은 짤막한 명령을 내리고는 곧바로 유진을 들어 안은 채 차로 돌아갔다.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된 이준은 멍한 자세로 떠나가는 그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대표님 이거 설마 임유진 씨를 위해 나서려는 건가? 애초에 약혼녀가 죽었을 때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 분이 그 교통사고를 냈던 장본인한테는 왜 이렇게…….’

그 시각, 차에 탄 지혁은 유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유진의 얼굴에 난 상처는 보면 볼수록 거슬렸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러지? 게임 상대가 다쳐서 기분이 나쁜 건가? 아니면 동정심인가? 내가 언제 누굴 동정한 적이 있다고 이러지?’

……

유진이 일어났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월세방 천장과…… 익숙한 얼굴이었다.

“혁아!”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난 유진은 갑자기 머리에서 전해지는 고통에 숨을 들이켜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어떻게 돌아온 거야? 나 아까까지만 해도 클럽에 있었는데…….”

룸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다시 뇌리에서 필름처럼 재생되는 순간 유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내가 마침 그 클럽 앞에서 누나가 나오는 걸 보고 집에 데려왔어.”

“내가 어디 간다고 말한 적 없는데 어떻게 알았어?”

위험한 상황에 마침 짠 하고 나타난 게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통화할 때 옆에 있다가 주소를 엿들었거든. 물 좀 마실래? 물이라도 마시면 좀 편해질 거야.”

지혁이 건네는 따뜻한 물을 마시고 나서야 유진은 속이 조금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뭔가가 생각난 듯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취해서 혹시 술주정 안 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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