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삼킨 소녀

신을 삼킨 소녀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7
作者:  도수정剛剛更新
語言: Korean
goodnovel16goodnovel
評分不足
13章節
58閱讀量
閱讀
加入書架

分享:  

檢舉
作品概覽
目錄
掃碼在 APP 閱讀

故事簡介

성장물

사이다물

군신

인외존재

성장

초능력

신의 능력을 가진 소녀 마리타가 갑작스레 살해된 자신의 아버지와, 반신이되 학살자가 되었던 어머니 부루, 사건을 해결하느라 실종된 엘레오노라 베버의 사건을 해결하고 이능력자 폐기시설인 렘즈를 지키기 위해 연맹과 맞서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입니다.

查看更多

第 1 章

1화 방구경 시켜줄래 아가?

1 잃어버린 사람.

첫 기억은 감옥에서 시작했다. 눈을 뜨자 아빠가 손을 잡고 우리 보물, 이제 집에 가자고 했다. 다시 나를 품에 안으며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오두막으로 갔을 때도 펑펑 울고는 그날 일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저 아빠를 쫓아 일터에 가는 건 앞으로 자제해달라고만 해서, 작은 사고가 있었다고만 생각했다.

-마리타 마르샬라.

사무소에는 현장사진이 몇 장 붙어있었다. 시신들이나 폭발한 건물의 사진 따위. 그중에서 한 사진은 유난히 이질적이었다. 오래되어 사진의 모서리가 뭉툭하게 닳아버렸지만, 검은 연기 속에 다른 동료의 품에 안긴 창백한 어린 아이의 사진이었다. 마리타 마르샬라. 이제는 마리타 렘으로 불리는 게 더욱 친숙한 아이였다. 수사관은 그 아이의 거취를 주기적으로 신경써야 했다. 상관이 오늘 아침에 또 한 번 다녀오라고 임무를 줬다. 건네받은 파일에 함께 들어있는 쪽지는 모른 척 쓰레기통에 버렸다. 긴장한 상관의 표정으로 대충 사정은 이해했다. 자기야 어떻든 왔다갔다 그 시골짝에 가느라 하루를 통으로 쓰겠구나 싶어서 엘리는 뒷목을 벅벅 긁었다. 사건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채였다. 연맹이 자기들 입맛대로 그냥 덮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크게 죽어서, 부모도 없는 아이를 어딘가 보호시설에 보내지도 못하고 사건을 놓지도 못한 채로 시간을 지체했다. 일반시설에 보내면 진실과는 무관하게 살인자의 딸로 꼬리표가 달릴 것이 뻔하고 사건이라도 잘 해결되었으면 싶지만 증거라고는 없는 이 상황에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아니다, 증거는 있었다. 만들어졌을 뿐. 그래서 발견한 즉시 엘리가 묻어버렸을 뿐이다. 하늘은 파랗게 떠 있고, 빌어먹을 동생은 또 연락을 받지도 않았다. 테오도르 베버, 이를 갈며 차를 몰아 길을 떠났다. 어쨌든 그녀도 오랜만에 아이와 동생이 보고 싶기는 마찬가지였다.

병원 문을 열고, 안에서 아이를 본다. 차분하게 검은 원피스를 갖춰 입은 소녀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엘리가 평소처럼 티셔츠를 입지 않고 단정한 차림새인걸로 평소와 다르게 굴어야하는 걸 안다. 볼수록 영리한 아이였다. 둘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기억이 떠오른 건 없는지, 이곳의 생활은 어떤지, 개인적으로는 이미 동생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확인하며 보고서를 작성했다. 작은 발을 동동거리는 게 탁자의 진동으로 느껴졌다. 벌써 가만히 앉아있기에 진저리가 났는지 흘끔거리기도 한다. 언제 끝날지 시간을 재는 폼이 아주 본격적이었다. 뒤에서 카메라로 찍고 있지만 않았어도 마리가 진작에 그에게 장난을 쳤으리라.

“이정도면 됐다, 오늘은 그만하자.”

뒤에서 테오가 녹화를 멈추고, 신호를 주면 그도 천장으로 손을 뻗어 길게 기지개를 폈다. 움직여도 된다는 엘리와 마리타만의 수신호였다. 음식 앞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들은 강아지처럼 있던 아이가 마침내 환한 표정을 지었다. 입꼬리가 시원하게 올라간 아이가 의자에서 펄쩍 뛰어내려와 그의 옷자락을 잡고 종알거렸다.

“자고 갈거죠? 저녁이 고기래요. 엘리는 특별히 소고기인데 다 먹으면 디저트도 있어요!”

테오가 어깨를 으쓱이건 말건 엘레오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는 뜻이다. 마리가 즐거운 기색을 감추지 않고 웃으며 공간을 나갔다. 어른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순간임을 알고 먼저 비켜준것이다. 여러 차례 이 일을 반복하면서 아이도 능숙해졌다. 수용소의 바로 앞에서 발견된 소녀라고는 믿을 수 없게 말끔하고 천진했다.

사진 속에서는 혼자 정신을 잃은 채로 방치됐었다. 마리를 볼 때마다 속으로 당시의 기록을 정리하고는 했다. 쇤베르그 령 포르베 지방 원주민 전원 사망, 양친 사망, 용의자 추정 신원 불명 인물과 부녀관계. 공범 혐의 의심 중 입증과정 미정.

마지막 결론 때문에 그녀가 이곳에 와 있는 것이기도 했다. 아이의 거취는 사무실 안에서도 담당자인 그와 직속상사, 또 그 위에 높은 사람들을 빼면 기밀이었다. 보호차원에서도 격리차원에서도 가장 원만한 합의였다. 그에 관해 언론의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잠잠해진 편이다. 일 년에 한 편정도 기사가 올라오고는 했다. 엘리는 이대로 마리가 완전히 잊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은 지폐 수를 헤아리는 척 손가락을 비볐다. 돈 빌려달라는 소리다. 저런 놈에게 아이를 맡겨도 되나싶어 순간 고민이 깊어졌다.

“여기서 지낼만해?”

그 애, 생략된 말도 알아들었다. 묻는 게 그의 안부가 아니란 것쯤은 안다. 테오가 보기에 누나는 마리를 지나치게 신경 썼다. 사건을 담당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도 꼭 어미새처럼 굴곤 했다. 자기 약혼자나 잘 챙겨줄 일이지 이 병원의 누구랑 비슷해서 낯익었다. 답답한 마음에 넥타이를 한손으로 풀어낸 테오가 떠보듯 질문을 던졌다.

“그쪽에선 잘 숨길만한거고?”

그녀가 누구를 따라하듯 어깨를 으쓱였다. 테오의 미간이 슬쩍 찌푸려졌다.

“물을 걸 물어라. 테오도르.”

검은 머리카락에 잔뜩 재가 묻어 이 곳에 들어오던 날을 기억한다. 엘레오노라 베버와 테오도르 베버는 겉으로 여상한 척 굴고 있으나 그들 중 누구도 그날의 풍경을 잊지 못했다는 건 서로 확인해볼 가치도 없었다.

“밤에 악몽을 꾸나봐, 약을 쓰고는 있는데 잠을 잘 못 자.”

아무렴 누가 잘 수 있을까. 제 아버지와 섬 사람들이 전부 죽어나간 사건에 어느 날 이런 답답한 시설에 갇혀 지내는 신세라면. 엘리는 종이컵을 대충 입에 물고 겉옷에 팔을 뀄다. 아이가 오래 기다렸을 것 같았고, 예감은 대체로 틀리지 않았다. 문가에 쭈그려 앉은 마리가 그녀를 올려다본다. 까만 눈동자가 기대로 반짝였지만 직감적으로 제 처지를 아는지 먼저 손을 내밀어줄 때까지 아이는 망설이곤 했다.

“방 구경 시켜줄래, 아가?”

반가운 미소에 마리가 방긋 웃었다.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는 작은 손을 마주 잡았다. 따뜻한 손이 주는 감촉에 그제야 제 손이 놀랄만큼 서늘했다는 걸 안다.

展開
下一章
下載

最新章節

更多章節

致讀者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暫無評論。
13 章節
1화 방구경 시켜줄래 아가?
1화 잃어버린 사람.첫 기억은 감옥에서 시작했다. 눈을 뜨자 아빠가 손을 잡고 우리 보물, 이제 집에 가자고 했다. 다시 나를 품에 안으며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오두막으로 갔을 때도 펑펑 울고는 그날 일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저 아빠를 쫓아 일터에 가는 건 앞으로 자제해달라고만 해서, 작은 사고가 있었다고만 생각했다. -마리타 마르샬라. 사무소에는 현장사진이 몇 장 붙어있었다. 시신들이나 폭발한 건물의 사진 따위. 그중에서 한 사진은 유난히 이질적이었다. 오래되어 사진의 모서리가 뭉툭하게 닳아버렸지만, 검은 연기 속에 다른 동료의 품에 안긴 창백한 어린 아이의 사진이었다. 마리타 마르샬라. 이제는 마리타 렘으로 불리는 게 더욱 친숙한 아이였다. 수사관은 그 아이의 거취를 주기적으로 신경써야 했다. 상관이 오늘 아침에 또 한 번 다녀오라고 임무를 줬다. 건네받은 파일에 함께 들어있는 쪽지는 모른 척 쓰레기통에 버렸다. 긴장한 상관의 표정으로 대충 사정은 이해했다. 자기야 어떻든 왔다갔다 그 시골짝에 가느라 하루를 통으로 쓰겠구나 싶어서 엘리는 뒷목을 벅벅 긁었다. 사건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채였다. 연맹이 자기들 입맛대로 그냥 덮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크게 죽어서, 부모도 없는 아이를 어딘가 보호시설에 보내지도 못하고 사건을 놓지도 못한 채로 시간을 지체했다. 일반시설에 보내면 진실과는 무관하게 살인자의 딸로 꼬리표가 달릴 것이 뻔하고 사건이라도 잘 해결되었으면 싶지만 증거라고는 없는 이 상황에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아니다, 증거는 있었다. 만들어졌을 뿐. 그래서 발견한 즉시 엘리가 묻어버렸을 뿐이다. 하늘은 파랗게 떠 있고, 빌어먹을 동생은 또 연락을 받지도 않았다. 테오도르 베버, 이를 갈며 차를 몰아 길을 떠났다. 어쨌든 그녀도 오랜만에 아이와 동생이 보고 싶기는 마찬가지였다.병원 문을 열고, 안에서 아이를 본다. 차분하게 검은 원피스를 갖춰 입은 소녀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엘리가 평소처럼 티셔츠를 입지 않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1
閱讀更多
2화 엘레오노라 베버
둘의 뒷모습을 보는 동안 테오의 기억은 예전으로 돌아갔다. 그날은 그녀의 퇴근이 늦어졌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왔는데 품에는 어린 아이를 안고서 왔다. 출혈이 심해 살아날지 죽을지 모르겠다고 답하자 누나가 꼭 살려야한다고 했고, 테오도 그렇게 했다. 참 안됐다 생각했는데 혐의가 있다고해서 놀랐고, 아이가 ‘그’ 사건의 생존자라 더 놀랐었다. 놀랄 일이 참 많기도 했다. 하얀 환자복을 입기에도 턱없이 마른 아이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누나는 다음날 제출할 서류를 읽다가 아이 얼굴을 몇 번이나 들여다봤다. 처음에는 저 아이가 숨겨진 조카인가 경박한 생각도 해봤지만, 닮은 구석이 없었다. 갈색 머리에 파란 눈인 그들과 달리 검은 머리에 검은 눈, 그나마 색이 다르다고 해봐야 제레미였는데 그도 하물며 금발이었다. 출신지가 궁금해지려는 찰나, 누나는 그를 병실에서 내쫓았었다.“테오도르 베버.”이름을 다 부르면 자기랑 비슷하니 싫다고 늘 애칭으로만 부르는 엘리였다. 그날따라 이름을 불렀고, 무슨 일이 있다는 걸 눈치 챘다. 그리고 그녀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엘리는 오늘도그를 테오도르라고 불렀다. 뒷목을 잡아당기는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다.“너 이제 나보다 병원을 잘 아는구나?”그녀는 그곳이 병원을 가장한 이능력자 폐기시설이라는 걸 빤히 알면서도 굳이 마리의 앞에서는 병원이라고 불렀다. 마리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영민한 아이의 총기를 보건대 아무것도 모르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이도 침묵했다. 마치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이것보다 더 나은 선택지는 없으리라는 것처럼.마리가 앞서 걸으며 종알거렸다. 매일 율리아랑 숨바꼭질을 하는데 휠체어가 느려서 온종일 숨어있어도 못찾는다고 했다. 율리아가 할머니라는 사실만 그녀가 몰랐다면 듣고 그냥 넘겼을지도 모른다. 남동생에게 듣기로도 잘 지낸다고 했다. 당분간 못 온다고 해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마리타.”자켓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아이와 시선을 맞추면 천장이 낮은 병원인데도 공간이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1
閱讀更多
3화 마리타와 운석(1)
“멍청아! 나무보다 돌이 더 단단하지.”어린 소녀의 머리를 쥐어박는 흰 가운 위로 면접 때 보았던 명찰이 보였다. 테오도르 베버.“아니라니까! 나무가 더 단단하다고!”곱슬 머리를 아무렇게나 넘긴 남자는 면접 때 보았던 차분한 인상과 거리가 멀었고, 무엇보다 환자복을 입은 어린 아이에게 손을 대고 있었다. 저런 모습을 의사에게서 보게될 줄은 몰랐던 헤게는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손을 소녀의 머리에서 치웠다.“뭐하시는 겁니까! 환자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다니!”나름의 정색이 먹혀들었을까. 테오도르는 한마디를 더하려는 듯 입을 벌렸다가 다물고는 금세 기세가 사그라들어 사과했다.“네, 죄송합니다. 때린 건 미안하다.”소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판단이 되지 않는 듯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다가 헤게에게 방긋 웃고는 베버의 발을 밟았다. 베버는 미처 대처할 새도 없이 당하고 잽싸게 도망가는 소녀의 뒷모습만 바라봐야했다.“내일부터 출근하는 던 헤게 선생 맞습니까.”“네. 테오 선생님이신가요? 저번과 영 딴판이라 못 알아볼 뻔했습니다.”말 속의 가시를 의식한 듯 베버의 미간이 찡그려졌다.“예, 제가 테오도르 베버입니다. 호칭은 선생님 정도로 족합니다. 차트는 받으셨을 테니 그대로 따라주시면 되고 굳이 환자들과 추가적인 접촉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테오가 웃으면서 선을 긋자 헤게는 첫 직장의 설렘이 모조리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분노만 들어차는 것을 느꼈다. 순식간에 제 마음을 비단결에서 걸레짝으로 만드는 사람이 하필 유일한 상사였다. 앞날이 벌써 징그럽다.기록은 정확하지만 기억은 편협하다.헤게의 오랜 주관이었다. 수치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 보아야 할 것은 오로지 여러 사람의 분석과 해석이다.이번에 새로 부임한 병원은, 주위에서도 그런 그이기에 잘 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렘즈. 소위 더 이상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능력자들을 위한 이능력자 폐기 시설이었다.캐리어를 이끌고 쭉 꺾어 들어간 길은 울퉁불퉁하고 차가 다니기에도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1
閱讀更多
4화 마리타와 운석(2)
“나뭇가지로는 안될텐데에?”마리가 테오가 주는 돈을 주머니에 꽂아넣으며 빙그레 웃고는 그가 낮에 한말을 따라했다. “따라하지 마라. 연습한 거지 너?”“아닌데, 아닌데.”얄미운 인물에게 방금 당직으로 번 야근 수당을 전부 내주고 베버는 신입과 함께 당직실로 향했다. 현금을 양손으로 주물거리는 소녀에게서 눈을 못떼고 그가 어떻게든 떨어뜨려놓으려는 신입, 헤게는 대체 저게 뭐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어깨를 으쓱한 베버가 입을 다물 것처럼 굴자 금세 불만을 토해냈다.“방어 시스템이 마비됐나요? 어떻게 운석이 병원 상공에 들어올 수 있죠?이건 엄연한 정의규정의 위반 아닙니까! 어서 연맹에 항의해야 합니다.”“아, 그쪽이 먼저? 거참, 어...그렇지 위반이지, 근데 그럴 수도 있죠. 뭐...”“선생님! 이렇게 가볍게 넘기실 일이 아닙니다. 방금은 요행입니다. 운석이 그냥 없어진 것이지 자칫하면 병원이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던 상황이에요.”베버는 그것보다야 똑같은 반응에 매번 똑같은 사실을 설명하는 그의 일이야말로 가볍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보안서 조항 1번부터 3번 기억합니까, 헤게 선생.”“하나, 환자를 우선하여 지킬 것. 하나, 병원 내 일어나는 모든 일은 외부에 유출될 수 없는 기밀로 간주한다. 하나, 이를 유출할 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함에 성실하게 임해야 합니다.””총명하군요. 오늘 다들 저녁을 먹고 일찍이 잠들었어요. 헤게 선생이랑 나는 같이 카드 게임을 하느라 바깥일은 몰랐어요.”“저에게도 설명을 해주셔야 합니다.”“차트, 받지 않았습니까. 여기는 능력자 폐기 병원, 최장수 환자는 제레미 렘. 최연소 환자는 마리타 렘. 끝. 여기서 뭐가 더 필요하죠?”기록은 편협하고 기억은 광활하다. 수치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 믿어야 할 것은 오로지 제 직감일 것이다. 능력 상실과 잦은 사고라는 두 변명 안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이 함축되어 있나. 그제야 헤게는 이 곳이 바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1
閱讀更多
5화 코드제로
헤게는 서류라는 말에 이번에도 무어라 대꾸할 말이 없었다.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그놈의 원칙을 벌써 어제 오늘 두 번째로 내세우게 되는 베버로서도 이 순간이 극도로 혐오스러웠지만 다시 입 밖으로 낼 수밖에 없었다.“코드 0 특별 제한대상 분류. 후천 발현, 포르베 수용소 수감자 및 거주자 내 사망실종자비율 ...99%.”입술을 꽉 깨물고 무언가를 참는 듯한 헤게의 모습에 테오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이능력자 관련 분야에 종사한다면 누구라도 알고 있을 사건이다.“마저 읊을까요? 아버지인 이아고 마르살라가 딸의 능력을 이용해 범죄자 부루를 탈옥시키고 수용소 내 민간인 및 수감자를 전원 학살한 후 본인도 자살한 사건입니다. 능력의 소유자는 어린 소녀임에도 피해규모, 유전관계에 의한 인격 장애 및 장래 위험초래 가능성 등 능력의 위험도를 고려해 코드 제로를 부여하고 렘즈 내 24시간 보호 및 통제할 것을 결정한다고, 이것도 겨우 구걸하다시피 받아냈죠. 격리되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저 네 줄 안에 들어있는 것들을 헤게의 시각에서 해석하자면 이랬다.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났는데 가해자 때문에 엄청난 재능을 역 이용당했고 하필 그 가해자와 혈육이라 유전에 의한 위험성 요인도 포함됐다.코드의 계산에는 본래 이렇듯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어린 아이의 미래가 이렇게 절단되는 경우도 없었고, 렘즈에 수용되는 경우도 없다. 코드 제로는 일상생활이 불가하며 특정 시설 이외 출입이 불가하고 당연히 연맹의 주기적인 연구와 관리의 대상이 되어 평생을 지내게 될 것이다.꿈이나 결혼, 보통의 사람이 이 도시에서 그리는 대부분의 것들은 아이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배제될 것이다. 시작부터 도려내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게 이번 사건을 은폐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헤게는 초조하게 책상을 두드렸다. 베버도 그 모습을 그저 지켜만 보았다.“연맹은 렘즈의 폐기예정자들이 죽기를 바라죠. 특히 제레미와 마리타.”이미 능력이 지나치게 폭주해 그들 개인이나 연맹의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3
閱讀更多
6화 바람이 부는 곳
감옥의 풍경은 썩 아이에게 좋은 모습은 아니다. 뒤에서는 죽은 시신을 불태우느라 검은 연기가 타오르고 또 한 켠에서는 곧 태울 시신을 땅에 묻어두었다. 뒤로는 커다란 사원이자 오래된 유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남은 학자 몇몇이 그곳을 조사하고는 했다. 그렇다고 감옥의 소장이나 간부들이 작은 아이의 출입을 막을 만큼 깐깐한 것은 아니라 우고는 자유롭게 아이를 데리고 다녔다. 오히려 작은 발로 이리저리 삭막한 풍경을 돌아다니는 모습에 간수들은 도리어 고향에 두고온 아이들을 떠올리고 지레 위로받으며 사기를 충전하고는 했던 것이다. 이마저도 그들 자신만을 위한 결정이었으나 이아고나 다른 이들이 알리는 없었다.아이의 눈에 감옥은 그저 둥근 창살로 방을 나눈 희한한 곳에 불과했다. 다만 저 너머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자꾸만 궁금했다. 이아고가 가지 못하게 막는 곳이라, 아이는 종종 그의 등에 업혀 바람이 불어온다며 자꾸만 이아고의 어깨를 두드리곤 했다.“저기서 바람이 불어요.”“내 보물, 여기는 바람이 불지 않아. 밖에 나가고 싶단 뜻이니?”이아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를 내려주었다.“아닌걸요, 바람이 불어요. 노랫소리도 들리고요.”고사리 손으로 가리키는 뒤쪽은 간수들이 총을 들고 서 있는 문 너머다. 문 너머. 신화와 맞닿은 ‘그녀’가 있는 방임을 우고는 늦지 않게 알았다. 일전에 이야기를 나눈, ‘그때’가 온 것인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가장 좋을 결말이었다. 그러니 이아고는 잠시 딸을 데리고 안에 들어가 보기로 결정한다.“아가, 노래 소리가 들리지? 계속 따라가 보는 거야.”노래 소리, 계획. 부루. 우고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부루는 갇혀있고 이제 그 신 같은 무엇과는 같을 수가 없으리란 생각에 그대로 보냈다. 오직 그가 기다리는 사람이 남아있기를 희망하며 아이의 등을 떠밀었던 것이다. 그는 다시 아무렇지 않게 일에 전념하기 시작했고 아이는 느리게 문 너머로 걸음을 옮겼다.공간은 대개 작달막하게 나뉘어 있어 지금의 크고 벽이 두꺼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3
閱讀更多
7화 크로와상, 전나무, 편지
소녀는 자리에 오래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 이 병원 안에서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몇 안될 이라는 사실이 언제나 아이를 일어나게 만들었다.제레미의 금발을 닮은 햇살이 창을 비추었다. 따스한 풍광에 마리타는 슬쩍 작은 발을 내밀었다안으로 당기며 햇빛과 술래잡기를 했다. 온종일 이어질 치료가 끝나면 밤일 것이고 또 달이 기울 새벽에나 그는 마리타를 알아볼 것이다. 요즈음이 줄곧 그랬다.어제와 그제와 저녁으로 카레가 나온 일주일 전에도 마찬가지였다.소녀는 고르게 난 눈썹을 찡그리고 햇살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갑작스러운 결심은 아니지만 오늘 숨겨둔 계획을 단행할 날임이 분명해보였다. 조용히 풀이 죽은 척 제 병실로 돌아가는 동안 작은 머리는 분주하게 방법을 생각했다.생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말이 짤막하고 빠르게 입 밖으로 앞 다투어 나온다.“크로와상, 전나무, 동전, 모자, 편지,..크로와상, 전나무 편지”작은 노래를 부르듯 흥얼대는 뺨에 흥분이 발그스레하게 번졌다.제레미를 위해 할 일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이렇게 기분이 좋아졌다는 게 스스로 뿌듯해 그녀는 가방에 이것저것 물건을 넣었다. 직접 붉은 색 펜으로 만든 지도에는 옆에 작게 할 일과 작전의 필수사항이 적혀있다.제레미를 위한 크로와상과 마리타의 슈크림, 편지 우체국 따위의 글자였다.강아지풀만큼 남긴 꽁지 머리 위로 둥그막한 챙이 있는 모자를 썼다.모든 준비를 마치고는 이불 안에 베개를 넣어 잠시 저를 대신할 가짜 인형도 만들었다. 마리타는 제법 꼼꼼한 계획이 자랑스러웠다. 그를 위해 제대로 된 무언가를 해주리란 의지가 샘솟아 이제껏 높던 병원의 담과 발찌도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였다.언제나 날카로운 이가 달린 물고기가 되어 제 다리를 물고는 짜릿하게 전기도 흘리던 그것이 작게만 보였다. 매번 자신을 달래던 제레미의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이름 모를 바다에 산다는 전기 물고기 따위가 그녀를 이길 수는 없는 것이라며. 소녀가 두꺼운 철문을 민다. 양손으로는 밀리지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4
閱讀更多
8화 초승달 빵
어릴 적에 탑에서 긴 머리카락을 내려 탈출했다는 공주의 이야기를 듣고 마리타는 머리를 길렀다. 때로는 여러 작은 동물을 길러 금세 호박 마차를 기다렸다. 또 어떤 시절에는 지느러미는 없으나 힘을 못 쓰는 평범한 사람이 되면 왕자가 저를 데리러 와줄 줄 알았다.그런데 정작 그녀의 왕자는 저 침대에 앓아누워 매일 밀랍 인형같은 얼굴로 겨우 미소나 짓는 사람이었다.그 무렵에 이미 마리는 알았다. 드레스를 입은 공주로서는 이 곳의 담장을 넘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크게 벌린 입안으로 서늘한 가을 공기가 드나들었다. 잔디밭을 밟고 맡던 공기의 냄새와 하나도 다를 게 없었고 다만 조금 더 차갑고 시원했다. 담장을 충분히 넘고도 그녀는 더 멀리 날았다.처음 해보는 시도인 탓에 계산을 잘못한 건지 전에 생각한 지도하고는 영 딴판인 세상에 도착했다.차가 지나다니는 도로 한복판이었던 것이다. 당황한 마리타는 보자기를 가방에 서둘러 집어넣고 불안한 표정으로 가로수만 잡고 서 있었다.공중에 뜬 네모난 판은 처음 보는 화살표로 가득하고 도로에는 노랗고 하얀 선들로 낙서를 해놓았다.사람은 코빼기도 없어 그녀는 넋을 놓고 높다란 하늘만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니 소녀는 빵집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던 것이다.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마리타의 뺨을 스치고 빵 내음이 거리에 가득했다.도로에 정차한 트럭의 짐칸에는 작은 여자 아이 하나가 들어가도 모를 만큼의 공간이 넘쳤고 마침 마리타가 그 작은 여자 아이였다.부드럽게 달리던 차가 덜덜거리며 돌길을 건널 적에 마리타가 슬그머니 천막을 열고 도로 내린 것이 방금의 전말이었다.이름도 알 수 없는 도시는 온갖 쇠로 된 벽과 사람의 몇 배나 되는 거대한 빌딩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 몇 가지 기둥으로 받치고 가게가 줄지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은 어느 모로 봐도 예쁘다고 볼 수 없었다.그러나 새하얀 구름이 투명한 유리창에 비치자 하늘이 고스란히 반사되어 비춰졌는데 마리타는 오직 그 모습만은 참으로 자유로워 보였다. 그것이 겉으로 보이기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5
閱讀更多
9화 연무
어릴 적에는 잘 숨겼지만 점점 기포처럼 올라오는 의문들을 풀 방법이 없었으므로.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으므로 커지는 방울을 차마 터뜨리지도 못한 채 제 영역을 넓히는 꼴만 지켜볼 까닭이었다.해가 지기 전에 빵집에 간 것은 희대의 성취였다. 초승달을 닮은 빵을 달라고 아까 그 소년을 닮은 여인에게 동전 몇 닢을 건넸다. 여인의 손목에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파리한 안색을 제외하고는 소년을 닮은 그녀는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울 듯 말 듯한 얼굴에 미소라 마리타는 이 사람도 퍽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제레미가 짓는 얼굴과 닮았던 것이다.“딱 우리 아들 또래네. 엄마가 만들었다 그러면 이 빵을 제일 좋아하거든.”여운이 남는다고 제레미는 이 집의 빵을 그렇게 말했다. 정말로 그 빵의 주인조차 여운이 남는 사람인지 그 미소가 유달리 인상에 남아 마리타도 감사하다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초콜릿이 잔뜩 덮인 떡갈나무 색 초승달과 노오란 초승달을 가방에 조심스레 밀어 넣었다.딱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정도였다. 마리타는 이제 좀 더 빨리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거리를 지나 맑은 호수로 나아갈 적에 이미 느리게 걷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희멀건 뺨에 저마다의 묘한 미소를 지은채로 걷는 그들과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마리타는 고개를 숙였다.머리로 빠르게 ‘하필’ 저지른 작은 실수들이 떠올랐다. 병원에 오래있던 탓에 현실감각이 떨어져 하필 해가 떨어질 때까지 밖에 나와 있었다. 또는 고양이를 봐버린 어릴 적의 어떤 날도 실수라면 실수일 것이다. 소녀는 또다시 익숙한 자세로 허리를 굽힌 채 걸었다. 이미 머리속은 어린 날의 하루로 돌아가 있었다.가장 오랫동안 궁금했다. 어느 순간부터 잘못됐을 지. 다리를 절던 병원의 고양이가 다음날 네 다리로 복도를 거닐던 날에 기쁜 마음에 먼저 손을 댔다. 자기가 죽은 줄도 모르던 생명은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게 그녀에게 다가왔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듯 베버의 언성이 높아지고 제레미가 그녀를 떨리는 손으로 자꾸만 다독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5
閱讀更多
10화 눈 감고 있어
저녁에는 병원 건물의 밖조차도 나서지 말며, 가장 안전한 구석과 자리만을 골라 지낼 것. 마리타와 그의 약속이었다. 마리타는 힘을 쓰고 싶어 했다. 소녀의 생각에 병원 밖에는 아픈 사람이 넘치고 자신의 힘으로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많으리라는 것이다. 자꾸 숨기라는데도 어릴 적 그의 모습을 닮아가는 마리타의 모습이 제레미의 불안을 부추겼다. 그의 계절은 줄어들지만 마리타가 홀로 남을 계절은 늘어만 가 언제라도 시작될 것만 같아서.치료하는 동안 오래된 꿈을 꿨다. 어린 마리타가 병원으로 오고 몇 년이 지난 후의 일이다. 길고양이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미 그것이 죽은 줄을 알았기에 보면서도 감흥이 없었지만 마리타가 멀쩡하게 쓰다듬는 장면은 모두에게 숨겨야할 일이었다. 어디서 시작되는 줄도 모르고 어디서 끝나는 줄도 모르는 기원도 없는 능력이 하필 마리타에게 옮은 것이었다. 그는 아직도 그렇게 믿었다. 가장 많이 마음을 둔 덕에 그를 삼킨 ‘그것’이 새 먹이로 소녀를 고른 것이라고.“마리타, 어딨어.”그런 그가 깨어났을 때 하필 마리타가 없다는 것은 베버를 충분히 긴장하게 만들고 병원 내 모든 경비의 총구가 그를 겨눌 만한 정도의 일이다. 병원의 명분을 가진 감옥이 다른 작은 아이 하나 간수못했다는 점에서 이미 제레미는 그들에게 신뢰를 잃은 지 오래였다. 베버는 그의 생각을 눈치채고 그를 어떻게든 말려보려 했다.“지금 찾는 중이야. 멀리는 못 갔을 거야.”그가 깨어나기 전까지 마리타의 소재를 알아야한다고 보안팀을 재촉했으나 결국 내놓게 된 이 대답을 두고 베버는 참담한 심정이었다. 이마저도 제레미의 귓바퀴 근처에도 닿지 못한 듯싶었다.“내가 순순히 죽어주니까, 그 애도 그럴 줄 알았어, 베버?”“실수야. 미안해 그래도 일단 멈춰. 네가 움직이면 어떤 일이든 마리타한테 안 좋은 결과로 돌아와.”“매번 안 된다고만 하는 너희보다는 낫겠지.”이미 그를 지나쳐 가운을 걸치고 있는 제레미는 곧 창을 넘어 탈출할 기세였다. 매번 안된다고만 한다는 말이 베버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6
閱讀更多
探索並免費閱讀 優質小說
GoodNovel APP 免費暢讀海量優秀小說,下載喜歡的書籍,隨時隨地閱讀。
在 APP 免費閱讀書籍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