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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표범

ผู้เขียน: 우주멍
세화는 남편의 자신에 찬 모습을 보면서도 머뭇거렸다. 하지만 결국 현재 집안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를 악문 채 일어서서 말했다.

“할아버님, 제가 빚을 받아오겠습니다. 약속드릴게요.”

“너! 이 계집애가 미쳤어! 만약 네가 표범에게 맞아 얼굴이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런 널 주태진이 계속 원할 것 같애?”

다급해진 류혜진이 안절부절못했다.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 진한영조차 세화가 하겠다고 대답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진태휘를 비롯해 모두 냉소를 금치 못했다.

진태휘가 주머니에서 만 원을 꺼내, 세화의 발 밑에 던졌다.

“네 용기가 참 가상해서 주는 거야. 이 돈으로 차비나 해.”

진화란도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네가 자원해서 가는 거야. 맞아서 불구가 되더라도 집안에서 너를 강요했다고는 하지 마.”

동혁의 차가운 눈빛이 몇몇 사람을 훑으며 지나갔다.

시끄럽게 떠들어대기나 하는 소인배들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곧장 세화의 손을 잡은 채 저택 밖으로 나갔다.

류혜진 부부는 뜨거운 솥 위에 올라탄 개미처럼 마음이 급해졌다.

“이제 주태진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어. 주태진은 계속 세화를 좋아해 왔으니까…….”

……

모터 월드.

세화는 방금 산 과일 두 봉지를 들고 옆에 있는 동혁에게 신신당부했다.

“되도록 말은 하지 말아요. 절대 표범을 화나게 하면 안돼요, 알았죠?”

동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되는 세화다.

두 사람이 표범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려 할 때였다.

뒤에서 갑자기 클락션 소리가 들리더니 분홍색 포르쉐 한 대가 달려와 두 사람 앞에 섰다.

그리고 창문이 열리며 진화란의 까칠한 얼굴이 나타났다.

“어머, 두 사람 용감하게도 빚을 받으러 왔네? 그냥 허풍을 떠는 줄만 알았는데 말이지.”

“진화란, 여긴 왜 온 거야?”

세화가 눈썹을 찌푸리며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당연히 차 한 대 뽑으러 왔지. 설마 너희 두 병신처럼 얻어 맞으려고 빚 갚으라는 소리 하러 왔겠어?”

화란이 선글라스를 낀 채 오만하게 말했다.

“너희들이 떠나자마자 할아버지가 모두에게 배당금을 나눠 주셨어. 우린 올해 또 4억을 받았지. 내 생일선물로 고급 승용차 한 대 뽑을 생각이야. 매년 생일상도 제대로 못 받는 너 같은 줄 알아?”

이 말을 듣던 세화는 손으로 주먹을 쥐고 온몸을 떨었다.

동혁이 입꼬리를 올린 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진화란, 겨우 4억으로 뭘 그렇게 우쭐대는 거야? 천룡투자그룹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가 바로 너 같이 푼돈 가지고 뽐내는 것들이란 걸 몰라? 투자는 생각도 하지 마.”

“너!”

화란은 순간 화를 내다가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이 바보가 갑자기 말주변이 좋아졌네. 이따가 빚을 받을 때도 이런 기개로 하면 되겠어.”

말을 마친 화란이 화를 내며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허리를 실룩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세화와 동혁도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금 체인을 건 남자가 여자를 껴안고 있었다. 얼굴의 칼자국이 꽤나 잔인해 보였다.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본 표범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고함을 쳤다.

“웬 것들이야, 빨리 안 꺼져? 분위기 깨지 말고 나가!”

모름지기 이름에 그 사람의 본성이 담겨 있는 법.

진짜 이름은 심학표이지만, 그의 잔인한 명성에 걸맞게 ‘표범’이라 불리는 인물이었다.

표범의 말에 화란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더듬었다.

“표…… 표범 씨, 진화란이라고 합니다. 차를 구입하겠다고 하니 방세한 씨가 추천해 줬어요.”

그 말을 들은 표범이 찌푸렸던 미간을 펴며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아, 진화란 씨였군요. 앉으세요.”

앞서 방세한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H시 최고 명문가인 방씨 집안을 봐서 당연히 체면을 좀 세워줘야 했다.

고급 승용차 구매 고객은 모두 그가 직접 응대하는데, 이것도 명문 세력 가문들을 회유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그럼 이 두 분은?”

표범이 문 앞에 서있는 두 사람을 유심히 살피며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표범의 태도가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본 화란은 속으로 통쾌함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자신이 가로채 대답했다.

“표범 씨, 진씨 집안에서 빌렸던 그 빚, 기억하시죠? 이 둘은 지금 그 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예요!”

“하지만 저와는 아무런 상관없어요. 저는 순전히 차를 보러 온 거랍니다.”

“그렇군요.”

그 말을 들은 표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온몸을 뒤로 젖혔다. 음험한 세모꼴 눈이 세화와 동혁을 쳐다보았다.

“두 눈 멀쩡히 뜨고 겁도 없이 이 모터 월드에 빚을 받으러 왔단 말이지? 목숨이 두 개라도 되는 모양이지?”

표범의 차가운 눈빛이 쏟아지자, 세화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움츠렸다.

“표범 씨, 아량을 좀 넓게 베풀어 주세요. 저희는 그 돈이 정말 필요해요…….”

“안 그러면 저희 가족은 더 이상 살 수가 없습니다.”

“흥, 너희가 못 사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표범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비꼬았다.

“모터 월드, 이 공간에서는 어떤 대단한 인물이 온다 해도 내가 갚기 싫으면 그만이야. 네가 뭘 어쩔 건데?”

세화가 처량한 웃음을 지었지만, 온통 절망적인 눈빛이었다.

이때 동혁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울렸다.

“언제부터 모터 월드가 별볼일 없는 네 마음대로 하게 된 거지?”

동혁의 말에 순간 멍했던 표범이 곧바로 입가를 비틀며 고함을 쳤다.

“이 새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

옆에 있던 화란도 동혁을 향해 소리를 쳤다.

“이 바보, 모터 월드는 당연히 표범 씨가 알아서 하는 거지. 당장 무릎을 꿇고 표범 씨에게 사과하지 않고 뭐 해!”

세화의 얼굴 또한 하얗게 질렸다. 긴장한 표정으로 동혁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눈짓을 했다.

그러나 동혁은 조금도 두려운 기색 없이 말했다.

“내 말이 틀렸어? 이 모터 월드는 당연히 심용삼의 것이지. 너는 집을 지키는 개일 뿐이고.”

오는 길에 표범의 자료가 이미 동혁의 휴대폰으로 전송되었다. 표범은 심용삼의 수하에 불과했고, 또 심용삼은 예전에 설전룡 수하의 병사였다.

이마에 핏줄이 드러난 표범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지로 누르며 눈살을 찌푸린 채 물었다.

“당신, 우리 보스를 알아?”

“몰라.”

동혁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심용삼은 아직 그를 알만한 위치가 못 되었다.

“몰라?”

표범의 얼굴에 독기가 퍼지며 낮은 소리로 뇌까렸다.

“이 새끼가 지금 장난 쳐?”

이때 악의를 품은 화란이 표범에게 일러바치듯이 말했다.

“표범 씨, 저 바보가 어떻게 당신 보스를 알겠어요? 이름이 이동혁인데, 우리 진씨 집안의 하등 쓸모없는 데릴사위에 불과해요.”

‘데릴사위?!’

표범이 두 눈을 부릅뜬 채 잠시 멍했다.

그리고 곧장 마치 엄청난 굴욕을 당한 것처럼 격노했다.

주먹을 쥐고 ‘뚝뚝’ 소리를 내며 두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동혁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좋아! 좋아! 좋아!”

표범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또박또박 말했다.

“최근 날 감히 이렇게 건드리는 놈은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지!”

표범이 분노하는 모습을 본 화란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죽기만 기다려. 너 이 병X 같은 새끼야.’

“표범 씨, 표범 씨, 노여움을 푸세요…….”

놀라 초조해진 세화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달래기 시작했다.

“남편이 실수로 말을 잘못한 것에 불과하니 절대 마음에 담아두실 필요 없어요…….”

애석하게도 표범은 세화의 말을 전혀 듣지 않은 채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잠시 뒤, 십여 명의 수하들이 순식간에 사무실 안으로 몰려들었다.

얼굴이 온통 험상궂고 흉악했다.

깜짝 놀란 세화가 비틀거리자 다행히 동혁이 제때 부축했다.

“표범, 감히 내 아내를 놀라게 해?”

동혁의 미간에 살기가 일었다.

그러나 전혀 눈치채지 못한 표범이 사납게 말했다.

“놀라는 게 뭐? 감히 이 표범을 건드렸으니, 오늘 너희 둘은 여기서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도 마!”

표범이 음흉한 표정으로 동혁을 주시하고 있고, 10여명의 수하들도 표범의 명령이 떨어지기만 기다렸다.

바로 그때, 표범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휴대폰을 힐끗 쳐다보던 표범의 얼굴색이 일변하더니 저 멀리 구석진 곳으로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마치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보스,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혹시 너에게 빚을 받으러 간 남녀 두 사람 중, 한 사람 성이 이 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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