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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مؤلف: 낙화
정루아는 구태윤의 손을 뿌리쳤다.

투명한 눈동자는 싸늘하기 그지없었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추궁했다.

“우리 외할머니 오신 건 어떻게 알았어?”

설마 송문애까지 감시하고 있었던 건가?

텅 빈 손바닥을 내려다보는 구태윤의 미간이 살짝 찡그려졌다.

그는 잔뜩 가시를 세운 정루아를 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출장 가던 비서가 공항에서 나오시는 할머니를 봤어.”

말을 마치고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왜, 내가 일부러 할머니를 모셔 왔다고 의심하는 거야?”

정루아가 코웃음을 쳤다.

“당신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사람 아니야?”

구태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

정루아는 어이가 없었다. 더는 그를 상대할 가치조차 못 느꼈다.

하지만 정작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미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할머니에게 밝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어차피 언젠간 수면 위로 드러나겠지만.

정루아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할머니한테 이혼 얘기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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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44화

    정루아는 구태윤의 손을 뿌리쳤다.투명한 눈동자는 싸늘하기 그지없었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추궁했다.“우리 외할머니 오신 건 어떻게 알았어?”설마 송문애까지 감시하고 있었던 건가?텅 빈 손바닥을 내려다보는 구태윤의 미간이 살짝 찡그려졌다.그는 잔뜩 가시를 세운 정루아를 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출장 가던 비서가 공항에서 나오시는 할머니를 봤어.”말을 마치고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왜, 내가 일부러 할머니를 모셔 왔다고 의심하는 거야?”정루아가 코웃음을 쳤다.“당신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사람 아니야?”구태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정루아는 어이가 없었다. 더는 그를 상대할 가치조차 못 느꼈다.하지만 정작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이미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할머니에게 밝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어차피 언젠간 수면 위로 드러나겠지만.정루아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할머니한테 이혼 얘기는 내가 직접 할 거야.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쓸데없이 입을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이혼 소식 정도야 그저 둘의 성격이 안 맞아 갈라섰거니 생각하시겠지만, 자신이 겪어 온 일들을 모조리 알게 된다면 가슴이 찢어질 게 뻔했다.혹여 외할머니의 건강에 영향이라도 끼칠까 봐 걱정이었다.구태윤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우리가 이혼한다는 걸 알면 할머니가 감당하실 수 있겠어?”“하!”정루아가 코웃음을 쳤다.“요즘 세상에 이혼이 뭐 대수라고. 우리 할머니 깨어 있는 분이라 얼마든지 받아들일 거야.”말을 마치고는 구태윤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단을 올라갔다.“내가 싫다면?”뒤에서 남자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정루아가 고개를 홱 돌렸다.“뭐?”“소송 취하해. 할머니가 사파이어 귀걸이를 받으시면 내가 무사히 모셔다드릴게.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평생 모르실 테니까.”구태윤이 그녀의 앞으로 걸어와 말을 이었다.“하지만 정녕 끝장을 보겠다면, 할머니는 모든 진실을 알게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43화

    “금방 집에 도착해요.”정루아는 황급히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차를 몰아 정수원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복잡하게 엉켜 들었다.하지만 정수원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송문애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서둘러 감정을 추슬렀다.안 그래도 연세가 많은 데다 건강까지 악화하여 최근에 벌어진 일들로 충격을 받으신다면 몸에 무리가 갈 게 분명했다.거실로 들어서니 희끗희끗한 머리의 외할머니가 소파에 앉아 있었고, 구태윤이 곁에서 무언가 이야기하는 중이었다.“할머니.”정루아는 곧장 뛰어가 송문애의 품에 안겼다.송문애는 정루아를 꼭 안아주었다.이내 웃으며 손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 넘겼다.“다 큰 처자가 어쩜 아직도 애 같이 굴어? 남편한테 놀림당하면 어쩌려고.”정루아는 의연하게 대처하며, 완벽히 숨길 수 있을 거라 믿었다.그러나 외할머니 품에 안겨 따스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억누르던 감정이 왈칵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코끝이 시큰해진 그녀는 급히 눈을 감고 송문애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설령 울컥하는 말투일지언정 송문애가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을 터였다.“할머니가 보고 싶어서요.”송문애가 웃음을 터뜨렸다.“늘 말로만 그러지 코빼기도 안 내밀면서. 야속한 녀석 같으니라고.”정루아는 송문애의 옷깃을 움켜쥐며 감정을 겨우 눌러 담았다.“할머니, 갑자기 어쩐 일로 오셨어요? 미리 말씀이라도 해주시지. 그랬으면 제가 모시러 갔을 텐데.”칠순이 넘은 연세에 이 멀리까지 오게 만든 게 너무도 안쓰러웠다.송문애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난번에 네가 사파이어 귀걸이 이야기를 꺼낸 뒤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직접 와 봤지. 루아야, 혹시 무슨 단서라도 찾은 게냐?”정루아는 흠칫했으나, 곧바로 마음을 가라앉혔다.이내 눈가를 훔치고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네, 제가 귀걸이 찾았어요. 회사 일이 마무리되면 갖다 드리려고 했는데, 직접 올라오실 줄은 몰랐네요.”송문애가 반색하며 물었다.“정말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42화

    전화를 끊고 나서 정루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이내 허도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수화기 너머로 의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왜? 무슨 일이야?”정루아는 유전자 검사 기관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한 뒤 물었다.“이런 상황이 생기기도 해?”허도준이 깜짝 놀랐다.“그런 일이 있다고? 내가 알아보고 다시 연락할게.”“응.”검사 기관 직원은 허도준이 소개해 준 사람이었기에 그가 직접 물어보는 편이 이야기를 나누기 쉽고,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도 좋을 터였다.정루아는 대본을 살피며 차분히 기다렸다.30분쯤 지났을까, 허도준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하아... 알아보니까 데이터 담당자가 실수로 모든 데이터를 포맷해 버렸다는군. 그 직원은 이미 해고당했대. 너뿐만 아니라 전체 검사 결과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대.”허도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루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좀 더 기다려 보지 뭐.”“그래, 며칠 차인데 뭐.”정루아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러다 문득 구태윤을 떠올리며 물었다.“혹시... 그 사람이 손을 쓴 건 아닐까?”“응?”허도준은 어리둥절했다.“누구? 구태윤?”“응. 그 사람도 내가 감정받은 걸 알거든.”정루아가 대답했다.허도준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말을 이었다.“굳이 그럴 이유가 없을 텐데. 구태윤은 아닐 거야.”정루아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내가 괜히 예민하게 군 거면 좋겠네.”구태윤 때문에 이젠 아주 조그만 일에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됐어, 마음 편히 가져. 이제 별 탈 없을 테니까.”허도준이 다정하게 달래 주었다.“응.”전화를 끊은 정루아는 물을 한 컵 받아 마신 뒤 빠르게 업무 모드로 전환했다.회의, 대본 분석, 녹음 작업까지.다만 막 감정을 끌어올려 역할에 몰입하려던 찰나, 고개를 돌리자 언제 왔는지 모를 구태윤이 의자에 앉아 자신을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어렵사리 잡아가던 감정이 순식간에 흐트러졌다.정호가 미간을 팍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41화

    정루아는 깊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어젯밤에 진짜 몸이 안 좋았어.”“나 보기 싫어서가 아니고?”구태윤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그녀를 빤히 응시했다.알면서 왜 묻는 거지?몸이 상할 대로 상한 허도준에게 절대 안정이 필요했기에 정루아는 화를 꾹 참아 내며 물었다.“볼 일 더 남았어?”“저 자식 병문안 온 거야.”구태윤은 턱짓으로 그녀의 뒤에 숨겨진 남자를 가리켰다.정루아의 입가에 조소가 번졌다.절대 좋은 뜻으로 허도준을 찾아올 위인이 아니었다. 생사나 확인하러 온 것이면 몰라도.마침 죽 한 그릇을 다 비운 허도준이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그 일 때문이라면 이만 포기하는 게 나아. 내 뜻은 안 바뀌니까.”구태윤의 눈빛이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거지?”허도준이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날 진짜로 죽이면, 너랑 루아 사이는 끝일 텐데.”사람 목숨이 걸린 결혼 생활을 대체 누가 계속 이어 나갈 수 있겠는가?그때가 되면 정루아 역시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구태윤이 바란 건 결코 이런 그림이 아니었다.그는 정루아와 예전처럼 다정했던 때로 돌아가길 바랐을 뿐, 파국만큼은 원하지 않았다.두 남자 사이에서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에 주변 공기마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허도준의 요양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정루아는 즉시 구태윤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출근 시간 다 됐어. 가자, 나 데려다줘.”구태윤의 표정이 굳어지며 시선이 그녀의 손으로 향했다.정루아가 먼저 스킨십하다니.그에게 다가와 준 게 얼마 만이던가.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결국 허도준에게 하려던 말도 잊은 채 그녀와 함께 병실을 나섰다.차에 오른 뒤 싸늘하게 식은 예쁜 얼굴을 바라보며, 구태윤은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쥐고는 자신을 바라보도록 강제로 고개를 돌렸다.정루아는 짜증스럽게 그의 손을 쳐내며 말했다.“뭐 하는 짓이야?”구태윤이 말했다.“허도준 보겠다고 일부러 화장까지 한 거야?”제정신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40화

    정루아의 고운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죽기라도 했대요?”장유성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루아 씨, 농담도 참.”“농담 아니에요.”정루아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전에는 그래도 8년이나 같이 지냈으니까 좋게 헤어지려고 했어요. 근데 이젠 그 사람이 미워지기 시작하네요. 지금은 그냥 죽어버렸으면 해요.”장유성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정루아가 그를 돌아보며 한층 서늘해진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전해요. 난 몸이 안 좋아서 집에서 쉴 거라고.”장유성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요.”정루아는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풍림재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시각이었다.그녀는 샤워하며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 뒤 침대에 누웠다.이때, 휴대폰이 울렸다.확인해 보니 배진욱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이제 들어온 거야?][응, 아직도 안 잤어?][방금 회의 하나 끝내고 테라스에서 바람 좀 쐬고 있었는데, 루아 씨 집에 불이 켜지는 게 보이길래.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나한테 연락해.]정루아는 그가 보낸 메시지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마음이 살짝 흔들렸지만, 꾹 눌러 담았다.밤에는 감정이 앞서 섣부른 결정을 내리기 쉬운지라 자고 일어나서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다만 그날 밤 편히 잠들지는 못했다.끊임없이 악몽에 시달린 탓에,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어제보다 더 피곤했다.그녀는 거울 속에 비친 초췌한 얼굴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이렇게 생기 없이 찌든 모습은 딱 질색이었다.이내 화장품 파우치를 꺼내 화장을 시작했다.메이크업이 더해지자 혈색이 한결 살아났고,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시계를 보니 아침 7시였다.허도준에게 밥을 사 가겠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곧바로 답장이 왔다.정루아가 도착했을 때 허도준은 문짝만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를 발견하는 순간, 반색하며 입을 열었다.“드디어 왔네! 나 배고파 죽는 줄 알았어.”“미안, 차가 좀 막혀서.”정루아는 서둘러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39화

    허도준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목소리는 거칠었고, 숨을 쉴 때마다 폐부를 찌르는 통증을 동반했다.혼란스러워하는 정루아의 모습에 그의 마음 역시 너무나 괴로웠다.이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나 생각보다 집요한 사람이야. 한번 시작한 일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아. 그러니까 너도 쉽게 포기하지 마. 네가 원하는 거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부 이루어 줄 테니까.”하지만 정루아는 이미 모든 의욕을 잃은 뒤였다.오늘 벌어진 잔혹한 일들은 결코 구태윤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각인시켰다.그를 더 자극했다간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터였다.나중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이 지옥에 끌어들일 뿐이었다.허도준에 대한 걱정이 앞서면서도 상대방의 단호한 태도에 결국 갈피를 못 잡고 방황했다.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짙은 무력감과 좌절감이 온몸을 짓눌렀다.“휴...”허도준이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루아야, 소송 취하하고 그 인간한테 굴복하면 예전처럼 상처받고 비참하게 사는 것 말고 더 있겠어?”그는 느릿한 어조로 정루아의 잔인한 미래를 읊어 내렸다.“구태윤은 앞으로도 너랑 정시연 사이를 오갈 테고, 언제나 구하준이 먼저겠지. 넌 평생 뒷전이자 차선책일 뿐일 텐데, 진짜 그렇게 살고 싶어?”정루아는 숨을 깊게 내쉬고는 가만히 손을 내렸다.붉게 물든 맑은 눈동자에 다시금 단단한 의지가 차올랐다.“그래. 네 말대로 할게.”절대 소송을 취하하지 않을 것이다.허도준이 안도하며 미소를 지었다.“내 말을 들으라는 게 아니야.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 루아야,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가장 먼저 아껴 주고 사랑해줘.”정루아는 감동을 금치 못했다. 이내 참았던 말을 힘겹게 꺼냈다.“그래도... 너한테 미안하다는 말은 꼭 전하고 싶어.”“알았어. 네 사과,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하지.”허도준이 피식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나 지금 너무 피곤해서 졸리거든?”“응. 방해 안 하고 조용히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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