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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영수증은 달러로 끊어주십쇼 2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9 00:18:36

삐빅- 삐비빅.

​그때, 통신 채널에 불이 들어오며 상파울루 상공에 떠 있던 유엔 연합군 공중항모 상황실이 연결되었다.

​-[여... 여기는 연합군 브라질 지부 통제실! 하, 하태수 준위! 지금 그쪽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된...]

​브라질 장교의 넋이 나간 듯한 더듬거리는 목소리.

나는 뒷목을 긁적이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되긴요. 브리핑받은 대로 벌레들 둥지 명치에 바람 구멍 시원하게 뚫어놨습니다. 기둥 소멸 확인됐을 테니까 알아서들 잔해 수거하시고 방역하시쇼."

​-[그,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아, 아마존 밀림 반경 100킬로미터가 몽땅 빙하기로 변해버렸는데, 이 얼음들은 언제 녹는 겁니까?! 야생 동물들 생태계가 완전히...]

​"아따, 사람 목숨 촌각을 다투는데 생태계 타령은. 기온이 40도인데 며칠 냅두면 알아서 녹겠죠."

​나는 툴툴거리며 계기판의 송금 확인 버튼을 꾹꾹 눌렀다.

​"그보다 중요한 건 돈입니다. 내 특수 출장비, 환경 패널티 극복 수당,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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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19화: 영수증은 달러로 끊어주십쇼 2

    삐빅- 삐비빅.​그때, 통신 채널에 불이 들어오며 상파울루 상공에 떠 있던 유엔 연합군 공중항모 상황실이 연결되었다.​-[여... 여기는 연합군 브라질 지부 통제실! 하, 하태수 준위! 지금 그쪽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된...]​브라질 장교의 넋이 나간 듯한 더듬거리는 목소리.나는 뒷목을 긁적이며 무심하게 대답했다.​"어떻게 되긴요. 브리핑받은 대로 벌레들 둥지 명치에 바람 구멍 시원하게 뚫어놨습니다. 기둥 소멸 확인됐을 테니까 알아서들 잔해 수거하시고 방역하시쇼."​-[그,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아, 아마존 밀림 반경 100킬로미터가 몽땅 빙하기로 변해버렸는데, 이 얼음들은 언제 녹는 겁니까?! 야생 동물들 생태계가 완전히...]​"아따, 사람 목숨 촌각을 다투는데 생태계 타령은. 기온이 40도인데 며칠 냅두면 알아서 녹겠죠."​나는 툴툴거리며 계기판의 송금 확인 버튼을 꾹꾹 눌렀다.​"그보다 중요한 건 돈입니다. 내 특수 출장비, 환경 패널티 극복 수당, 그리고 기둥 파괴 기본급 세 배. 전부 달러 결제 맞죠? 방금 아크 부대 국방부 전용 계좌로 인보이스 보냈으니까 일처리 깔끔하게 부탁합시다."​-[아... 아, 알겠습니다! 즉시... 즉시 연합군 예산처를 통해 입금 처리하겠습니다...!]​"수고하쇼. 저는 바빠서 이만 퇴근합니다."​나는 통신을 일방적으로 뚝 끊어버렸다.시계를 보니, 여기서 부산까지 최고 속도로 날아가면 얼추 저녁 식사 시간에 딱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가자, 레비. 이모님이 오늘 푹 고은 갈비찜 해놓으신댔다. 늦으면 국물 식어."​[예스, 형님! 출장비도 든든하게 뜯어냈으니 밥맛 꿀맛이겠네!]​쿠아아아앙-!!레비아탄의 스러스터가 다시 한번 창백한 불꽃을 뿜어냈고, 흑기사의 거체가 지구 반대편의 고향을 향해 쏜살같이 솟구쳐 올랐다.-​[2026년 5월 초, 부산 남포동 하숙집]​아마존의 불지옥을 얼려버리고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났다.달력은 어느새 대망의 5월을 가리키고 있었고, 활짝 열어둔 마당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18화: 영수증은 달러로 끊어주십쇼 1

    ​쿠아아아앙-!!​은빛 거울처럼 얼어붙은 아마존의 정글 위로, 레비아탄의 거체가 시퍼런 스러스터 불꽃을 뿜어내며 쏘아져 나갔다.​목표는 정글 한가운데 흉측하게 솟아오른 거대한 붉은색 유기체 기둥.내 기운을 감지한 기둥의 표면이 맥박 치듯 꿈틀거리더니, 수만 가닥의 굵직한 가시 촉수들을 하늘로 쏘아 올렸다. 마치 피에 굶주린 거대한 아귀의 촉수들이 벼락처럼 나를 향해 쏟아져 내리는 형국.​하지만 빙정의 냉기가 지배하는 나의 무대 위에서, 저런 시시한 채찍질 따위가 통할 리 없었다.​"다 얼어터진 고깃덩어리 주제에 어딜 비벼."​나는 조종간을 틀어쥐고 가볍게 콧방귀를 꼈다.레비아탄이 둔탁한 쇳소리를 내며 빙판 위를 지그재그로 미끄러졌다. 놈의 촉수들이 내 잔상을 찢으며 바닥에 내리꽂혔지만, 타격음은 '쾅'이 아니라 '챙!' 하는 유리 깨지는 소리에 가까웠다.​절대영도의 공간.수분을 듬뿍 머금고 있던 유기체 촉수들은 이미 허공을 가르는 순간부터 꽝꽝 얼어붙어 극한의 취성을 띠고 있었다. 레비아탄이 두꺼운 장갑으로 툭 치고 지나가기만 해도, 수백 가닥의 촉수들이 산산조각 나며 붉은 얼음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형님! 경로 확보 끝! 저 새끼 명치가 휑하게 뚫렸어!]​스마트워치 너머로 레비아탄의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내 시야에 거대한 기둥의 본체가 화면 가득 들어찼다. 기둥 표면의 기괴한 혈관들이 살기 위해 요동치는 것이 보였다.​"레비. 오른팔 챔버 개방해라. 이자 쳐서 두둑하게 먹여주자고."​카가가각- 철컹!!​내 명령과 동시에, 레비아탄의 오른팔에 전개된 [절대영도 파일벙커]의 장갑판이 뒤로 젖혀졌다. 지름 수 미터짜리 검붉은 텅스텐 합금 챔버 내부에서 거대한 톱니바퀴들이 무자비하게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위이이잉-!!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내 단전의 빙정 코어를 한계점까지 오버클럭시켰다.창백한 절대영도의 냉기가 내 혈관을 타고 기체의 오른팔로 미친 듯이 쏟아져 들어갔다. 동시에, 베링해협에서 캐온 극소용돌이 마석의 진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17화: 아마존에 에어컨 좀 틀겠습니다 2

    철컹-!레비아탄의 콕핏에 다시 올라타자, 묵직하고 익숙한 시트의 감촉이 온몸을 감쌌다. 내 단전의 빙정이 바깥의 살인적인 열기를 감지하고 불쾌한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형님. 저 밑에 꼬라지 좀 봐. 진짜 토악질 나오네.]​레비아탄의 모노아이가 아마존 밀림을 비췄다.원래라면 끝없는 녹색의 바다여야 할 정글이, 마치 곰팡이가 핀 거대한 고깃덩어리처럼 시뻘건 색으로 변질되어 있었다.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독 포자가 끈적한 구름층을 형성하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풍경.​확실히 상성 최악의 불지옥.하지만 빙정의 냉기를 쓸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 환경 자체를 내 입맛대로 통째로 갈아엎어 버리면 그만이다.​"레비. 출격한다. 공중 강하 준비."​쿠아아아앙-!!​연합군 공중항모의 활주로 끝단에서, 레비아탄이 허공을 향해 몸을 던졌다.기체가 중력에 이끌려 시뻘건 포자 구름을 향해 수직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콕핏 유리에 부딪힌 독 포자들이 치이익 소리를 내며 장갑판을 부식시키려 들었다.​[경고. 외부 장갑 부식률 상승. 기체 온도 한계치 임박.]​"시끄러. 에어컨 온도 최저로 낮춘다."​나는 조종간을 양손으로 꽉 틀어쥐고, 눈을 번쩍 떴다.내 단전 깊숙한 곳, 칼라드볼그의 핵조차 얼려버렸던 그 창백한 절대영도의 코어가 미친 듯이 박동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냉기가 아닌,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분자의 운동을 강제로 정지시키는, 멸망의 혹한.​우우우우웅-!!​레비아탄의 가슴팍 동력로에서부터 시퍼런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기체의 흑색 장갑판 위로 두꺼운 성에가 맺히더니, 이내 레비아탄의 전신을 중심으로 반경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창백한 돔'이 펼쳐져 나갔다.​"얼어붙어라."​파스아아아앗-!!!!​내 입에서 떨어진 나직한 한마디와 함께, 거대한 냉기의 돔이 수직 강하하며 아마존의 붉은 밀림 위로 쾅, 하고 충돌했다.​쩌저저저적-!!!! 콰드드득!!!​그것은 폭발이 아니라, 차라리 세계의 시간이 멈추는 소리였다.​온도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16화: 아마존에 에어컨 좀 틀겠습니다 1

    ​"미친, 이게 숨쉬라고 있는 공기냐."​비행 고도를 낮춰 브라질 상파울루 상공의 짙은 구름 층을 뚫고 내려오자마자, 콕핏의 환기 시스템을 타고 외부 공기가 훅 밀려 들어왔다.​숨을 들이켜는 순간, 폐부 깊숙한 곳까지 끈적하고 뜨거운 한증막의 열기가 훅 끼쳤다. 온도계는 가볍게 42도를 돌파하고 있었고, 습도는 무려 98퍼센트. 마치 끓는 물을 가득 받아놓은 거대한 목욕탕 한가운데서 숨을 참는 듯한 불쾌감이었다.​여기에 아마존 정중앙에서 솟아오른 그 빌어먹을 고기 기둥이 뿜어내는 '붉은 독 포자'까지 섞여 있어, 혀끝에서는 녹슨 쇠를 핥는 듯한 비릿한 핏물 맛이 느껴졌다.​[형님. 외부 센서 온도 경고 알람이 울리는데? 기체 관절부 냉각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이런 습도면 플라즈마 뇌전 쓸 때 대기 중에 에너지가 절반은 흩어져 버린다고.]​"알아, 인마. 나도 지금 겨드랑이에 땀 차서 찝찝해 죽겠으니까."​확실히 최악의 전장이다. 사령관이 왜 수당을 세 배나 쳐줬는지 뼈저리게 이해가 가는 기후. 절대영도의 빙정을 다루는 나와는 극도로 상극인, 불지옥이나 다름없는 동네였다.​쿠구구궁-.​상파울루 상공에 띄워진 거대한 비행 접시 모양의 유엔(UN) 연합군 공중항모.그 거대한 철갑의 활주로 위로, 레비아탄이 묵직한 마찰음을 내며 착지했다. 주변에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지원을 온 다양한 형태의 최신식 기동 병기들이 수십 대나 도열해 있었다.​치이익-!콕핏 해치를 열고 항모의 대기실로 걸어 내려가자, 퀴퀴한 땀 냄새와 패배주의가 찌든 공기가 확 풍겨왔다.​"헉... 헉... 빌어먹을. 저건 식물군이 아니야. 불태우려고 하면 포자가 기류를 타고 오히려 더 번진다고...""힐러! 여기 마력 고갈 환자 발생! 빨리 수액 꽂아!"​대기실 바닥에는 각국의 국기를 어깨에 단 S급과 A급 랭커들이 좀비처럼 널브러져 있었다.대부분이 화염이나 바람 속성의 능력자들. 고온 다습한 정글에서 변이 식물들을 태워버리려고 들어갔다가, 기둥이 뿜어내는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15화: 가정의 달과 아마존 출장 2

    ​"출격할 때 공기 저항은 둘째치고 무게 중심이 쏠려서 비행 밸런스가 다 박살 날 텐데요."​내 말에 철수가 퀭한 눈으로 피식 웃으며, 들고 있던 태블릿의 버튼을 틱 눌렀다.​카가가각- 철컹!!​순간, 20미터에 달하던 그 무식한 파일벙커의 거대한 챔버와 쐐기가 여러 겹으로 겹쳐지며 안으로 접혀 들어가기 시작했다. 형상 기억 합금으로 이루어진 부품들이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리며 부피를 줄이더니, 이내 레비아탄의 오른쪽 팔뚝을 감싸는 두툼하고 매끄러운 흑색 건틀릿(Gauntlet) 형태로 완벽하게 압축 수납되었다.​"봤냐? 평소에는 저렇게 압축 폼으로 대기하다가, 니가 빙정 에너지를 때려 박으면 실전 폼으로 전개되는 기믹이야. 기체 밸런스 붕괴? 내 S급 두뇌를 무시하지 마라."​철수의 의기양양한 대답에 나는 그제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크하하하! 형님! 이거 장착감 개쩌는데? 폼 미쳤다, 진짜!]​스마트워치 속 레비아탄도 흉악한 새 무장과 기믹에 단단히 도파민이 돈 모양이었다. 마력의 효율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오직 '파괴력' 하나에 몰빵한 로망의 결정체.​"물건 하나 기가 막히게 뽑았네요. 5월 가정의 달 보너스 벌러 가기 딱 좋은 타이밍입니다."​내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때, 격납고 측면의 자동문이 열리며 굳은 표정의 사령관이 브리핑용 태블릿을 들고 성큼성큼 다가왔다.​"새 장비 구경은 잘 했나, 하 준위."​"예. 마침 손맛 좀 보려던 참이었습니다. 어디로 가면 됩니까?"​내 가벼운 물음에 사령관은 대답 대신, 들고 있던 태블릿 화면을 내 쪽으로 돌려 보여주었다.​"......?"​화면에 떠오른 위성 사진을 본 순간, 나는 미간을 팍 구길 수밖에 없었다.파란 바다가 굽이치는 태평양이나 베링해협의 익숙한 풍경이 아니었다. 끝없이 펼쳐진 짙은 녹색의 숲.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아마존 밀림' 한복판이었다.​문제는, 그 끝없는 녹색의 정글 중앙에 마치 종양 덩어리처럼 거대하고 시뻘건 구역이 퍼져나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14화: 가정의 달과 아마존 출장 1

    ​2026년 4월 하순.진해에서 그 흐드러지던 벚꽃비도 며칠 전 내린 봄비에 싹 다 쓸려 내려가고, 이제는 제법 푸릇푸릇한 새잎들이 나뭇가지마다 돋아나기 시작했다. 낮에는 반팔을 입고 돌아다녀도 될 만큼 기온이 훌쩍 올랐다.​평화롭다. 괴수 새끼들의 알짱거림도 없고, 하늘도 맑고.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이 완연한 봄기운과는 정반대로 쌩쌩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하아..."​마당 평상에 쭈그리고 앉은 나는, 스마트폰 뱅킹 앱 화면에 찍힌 잔고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내 맘대로 비상금 통장: 345,000원]​분명 지난달에 서울 깍쟁이 화이트 타이거 놈들한테서 뜯어낸 345억짜리 합의금 덕분에, 사령관님이 내 개인 계좌로도 수십억 단위의 두둑한 특별 수당을 꽂아주셨건만. 그 돈은 내 통장에 며칠 머물지도 못하고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렸다.​이유는 간단했다. 이모님이 평생 남의 집 셋방살이하며 설움 겪으신 걸 알기에, 내 몫으로 떨어진 그 거액의 수당을 탈탈 털어 남포동 교차로 노른자위에 있는 7층짜리 상가 건물을 이모님과 성배 아저씨 공동 명의로 시원하게 일시불로 긁어버렸기 때문이다. 거기다 남은 잔돈은 철수네 연구소에 레비아탄 새 무기 깎는 데 보태 쓰라고 법인 후원금 명목으로 때려 박았고.​덕분에 우리 식구들은 이제 남부럽지 않은 떵떵거리는 건물주가 되었지만, 정작 내 개인 용돈은 한 달 전이나 지금이나 쥐꼬리만 한 군인 월급이 전부였다.​"이러면 곤란한데."​내가 입술을 씹으며 달력을 째려보았다.달력의 다음 장, 대망의 5월. 대한민국 모든 가장과 어른들의 등골이 실시간으로 박살 난다는 잔인한 '가정의 달'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5월 5일 어린이날. 중2병에 단단히 걸린 희선이는 요새 툭하면 최신형 VR 게임기 팸플릿을 내 방 문틈으로 밀어 넣고 있었고, 얌전한 히나마저 검술 훈련에 쓸 [S급 티타늄 합금 특수 제작 전술용 장우산]을 검색하며 은근슬쩍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거기다 5월 8일 어버이날. 이모님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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