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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첫 번째 회수(回收)

ผู้เขียน: 릴리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5-10 17:01:42

도진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전날 밤, [The Origin] 쇼의 거대한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영상 속 ‘Z’의 손길이 망막에 낙인처럼 찍힌 탓이었다. 핀셋을 쥐던 절도 있는 각도, 원석을 털어내던 미세한 습관까지. 그 익숙한 실루엣은 지독하리만큼 지수를 닮아 있었다.

쇼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도진은 홀린 듯 지수의 손만을 쫓았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눈을 비비며 일어난 지수의 손등 어디에도 세공사의 고단함이나 미세한 상처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3년 내내 도진의 곁을 지키던, 결점 하나 없이 매끄럽고 정갈한 ‘사모님’의 손 그대로였다.

‘그래, 내 괜한 오해였어. 그 여자가 무슨 수로…….’

도진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지수가 그 손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정교하게 흔적을 지웠는지, 그 부드러운 손끝 너머로 얼마나 날카로운 칼날을 갈고 있는지는 꿈에도 모른 채였다.

반면 수진은 탐욕으로 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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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진은 패션계에서 가장 강력한 펜대를 쥔 저널 편집장들과 원로 평론가들을 최고급 호텔 프라이빗 룸으로 초청했다. 은은한 와인 향과 기품 있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고급스러운 실크 식보가 깔린 테이블 상석에 앉아 있던 원로 평론가가 허허 웃으며 도진을 향해 잔을 들어 올렸다."강 대표님, 이번 CB의 신규 컬렉션도 기대가 큽니다. 늘 하이엔드 명품이 가져야 할 엄격한 통일성과 타협 없는 권위를 완벽하게 보여주지 않습니까."도진은 특유의 절제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기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다만…… 이번 시즌은 준비하는 과정이 아주 만만치 않네요.""예? CB처럼 단단한 기틀을 가진 곳에서 만만치 않다니요?"편집장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묻자, 도진은 잔을 느긋하게 기울이며 슬쩍 아쉬움이 섞인 한숨을 섞어 화두를 던졌다."저희가 중심을 잡으려 해도, 요즘 시장이 워낙 어지럽지 않습니까. 소신이나 주관도 없이 온갖 스타일을 이것저것 섞어놓고는, 그걸 '다양성'이라는 포장지로 그럴듯하게 덮으려는 곳들이 눈에 띄더군요. 하이엔드의 근본을 끌고 가기엔 아마추어의 한계가 명확한 법인데, 시장 전체의 물을 흐리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도진이 툭 던진 한마디에, 평론가는 기다렸다는 듯 찻잔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 강 대표님. 혹시 얼마 전 지수 디자이너가 런칭한다는 '제이아우라'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까?"옆에 있던 저널 편집장 역시 나직하게 거들었다."맞습니다. 들리는 도안 소문만 봐도 정형화된 아우터에 유연한 드레이핑까지 줏대 없이 섞여 있더군요. Z라는 이름값만 믿고 디렉팅을 너무 안일하게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디자이너 하나 잘한다고 브랜드 전체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게 아니지요. 제이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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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잔인한 축복   15화 원하지 않는 아이

    "기쁘지... 않아?" ​수진의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에 도진은 굳어있던 안면 근육을 억지로 끌어올렸다. 껍데기뿐인 미소가 그의 얼굴에 기괴하게 자리 잡았다. ​"당연히 기쁘지. 내일 병원 갔다가 아기용품부터 보러 가자. 전에 네가 갖고 싶다던 한정판 가방도 사줄게." ​그의 다정한 음성에 수진은 안심한 듯 도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도진은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입안의 쓴 침을 삼켰다. 수진과 밀회를 즐기면서도 잠자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때마다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피임을 챙겼던 자신이었다. ​'임

  • 가장 잔인한 축복   14화 너도 그 곳에 있구나

    그토록 기다렸던 임신 소식이었지만, 지수와 도진에게 허락된 기쁨은 야속할 정도록 짧았다. 다음날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확신을 유보한 채 일주일 후에 다시 검사하자는 말만을 나겼다. 그 일주닝은 도진과 지수에게 평생보다 긴 지옥이었다. 손끝하나 대면 깨질 것 같은 불안 속에서 부부는 서로를 위로하며 버텼으나, 운명은 그들에게 자비롭지 않았다.일주일 후 다시 마주한 초음파 화면에는 생명의 고동 대신 기괴한 그림자만이 가득했다. " 포상기태 입니다." 의사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 임신유지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태아를 제

  • 가장 잔인한 축복   13화 희망은 실망으로

    슬비를 만나고 잠시 RV에서 현재까지 도진의 회사에 투자된 내역을 훝어보다가 깜박 잠이 들었던 지수는 아랫쪽의 축축한 감각에 번쩍 눈을 떳다. 생리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도 실패한 것이다. 임신이라는 희망이 이내 절망으로 뒤바뀌는 이 지독한 상실감은, 몇번을 겪어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았다.평소와 다르게 일찍 돌아온 도진은 지수를 찾으며 방문을 열었을때 무기력하게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들썩이는 지수의 모습을 보았다. 이번 시술은 유난히 지수를 갉아먹었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된 지수를 보며, 힘들었을 순간 곁을 지켜주

  • 가장 잔인한 축복   12화 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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