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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화

Author: 연무
그녀가 잠에서 깼을 땐 이미 날이 밝은 뒤였다.

그녀의 옆자리는 텅 비어 있었고, 그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분명 조회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몰래 나간 것일까?’

그녀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옷을 걸쳤다.

옆방의 문을 열자, 기양이 예닐곱의 관복을 입은 사람들과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신하들의 눈은 자연스레 문을 열고 멍하니 서 있는 그녀에게 향했다.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진 그녀와, 신하들이었다.

기양은 머리를 풀어 헤치고 옷차림이 단정치 못한 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강만여를 발견하고 서둘러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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