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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ผู้เขียน: 윤채경
용지안은 큰 마님의 날 선 눈빛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내며 입을 열었다.

“할머니께서는 수년간 불공을 드리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부처님께 배운 것은 무엇입니까? 인색함입니까? 아니면 무정함입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손녀를 죽음으로 몰아내고 그 대가로 가문의 영화나 청하라는 교훈이었습니까?”

큰 마님의 얼굴에는 여전히 희미한 웃음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말해보거라.”

‘이런 태도를 보이는데도 웃는 얼굴로 화를 누를 수 있다니, 불공을 허투루 한 건 아닌가 보군요, 할머니.’

용지안도 알고 있었다. 불공의 세월이 그녀를 너그럽게 만든 것이 아니라 타인의 절망조차 흥미로 소비할 줄 아는 냉정한 노파로 만들었다는 것을.

용씨 부인은 당황해하며 급히 앞으로 나섰다.

“지안아, 그만하거라. 할머니께 무례를 범해서야 쓰겠느냐? 어서 사죄드려라!”

하지만 용지안은 그녀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오직 큰 마님만 뚫어져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입궁하는 건 동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도 조건을 하나 내걸겠습니다.”

그러자 큰 마님의 희끗한 긴 눈썹이 들썩였다. 그 아래로는 짐짓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었으나 눈동자 안에는 미세한 분노가 일렁이고 있었다.

“네가 나와 조건을 논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용지안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그러시다면 부디 부처님께 기도나 드리십시오. 제가 궁에 들어가자마자 전하께서 붕어(驾崩)하시기를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중전이 된 후부터 장군댁은 평생 편할 날이 없을 겁니다.”

그 순간 큰 마님의 미소는 깨끗이 사라졌다. 축 늘어진 눈꺼풀이 음침하게 내려앉고 탁해진 눈동자에서는 노련하고 날카로운 악의가 번뜩였다. 그러나 용지안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맑고 고요한 눈동자에는 일말의 두려움조차 없었다. 삼계의 법도를 쥐고 삼백해를 살아온 용지안을 어설픈 인간의 위세 따위로 휘어잡을 수 있으리라 여긴다면 그것은 큰 오산일 것이다. 천 년 동안 수행을 거친 요괴들도 그녀 앞에서는 벌벌 떠는데 인간의 위압감 따위... 그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큰 마님은 한참을 바라보더니 다시 미소 지었다.

“재미있구나… 정말 재미있어. 내가 이제야 늙었음을 실감하는구나. 너의 깊은 내면에 숨겨둔 본모습도 몰라봤으니 말이다. 좋다, 조건을 말해보아라.”

“간단합니다.”

용지안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제 생모를 정실부인으로 사당에 들이고 용씨 가문의 제사를 받게 하십시오.”

“안 돼! 절대로 안 돼!”

용씨 부인은 큰 마님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녀의 눈빛은 이미 독에 절어 있었고 얌전하고 온화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 큰 마님은 그녀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죽은 사람을 두고 이리 흥분할 필요가 있느냐?”

용씨 부인은 그 말에 기겁하듯 부인했다.

“그 여자는 고작 통방 하녀였을 뿐입니다. 그런 자를 정실로 올려 신위에 두다니요.

그러면 제가 무슨 얼굴로 조상 앞에 설 수 있겠습니까?”

큰 마님은 피곤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 말은 네가 죽은 후에 다시 하거라. 결국 그 여자가 낳은 딸이 중전이 된 것 아니냐? 용씨 가문을 위해 딸을 내어주는 어미라면 제사에 들지 못할 이유는 없어. 만약 그게 못마땅하다면 네 딸을 입궁시키던지.”

용씨 부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신의 딸을 보내라고? 그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 하찮은 여자를 정실로 받아들이는 것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용우천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도 그저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

“모든 건 어머니 뜻대로 하십시오.”

큰 마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지.”

말을 마친 큰 마님은 다시금 용지안을 바라보았다.

“네가 바라는 대로 해주겠다. 그다음 일은 네 몫이다. 나는 더는 집안일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니 출가하는 날에도 나를 찾아오지 말거라. 고개 숙이고 인사받을 생각은 없으니까.”

용지안은 가볍게 웃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날이 된다면 용지안은 중전의 자리에 오를 것이고 큰 마님은 고작 2품 고명부인일 뿐이다. 그러니 예법대로라면 큰 마님이 무릎을 꿇고 용지안을 배웅해야 하는 것이 옳았다. 자존심이 높은 그녀가 과연 그런 굴욕을 감내할 수 있을까?

큰 마님은 하녀의 부축을 받으며 복도를 걸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유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큰 마님, 정말로 그 여자를 사당에 올리실 겁니까? 통방 하녀가 정실의 자리를 얻다니요. 이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만약 소문이라도 난다면 웃음거리가 될 텐데...”

큰 마님은 고개도 돌리지도 않고 냉랭하게 답했다.

“죽은 자와 한 약속은 언제든 깨도 무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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