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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화

Author: 윤아
한별의 얼굴빛은 완전히 사색이 되었다.

그 순간, 재준의 시선이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스쳤고, 눈가에 뚜렷한 불쾌감이 번졌다.

“한별 씨.”

재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나 씨 가방을 확인하려 했다고 쳐도, 물건들을 이렇게 막 던져 놓을 필요는 없었잖아요.”

그 말에 한별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재준은 고개를 돌려 제나를 바라봤다.

“제나, 넌 어떻게 하고 싶어?”

제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한별 씨가 약속한 대로요. 그 조건대로 해야죠.”

주변에서 작은 술렁임이 일었다.

사람들은 잠깐 의외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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