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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작가: 희나리K
last update 게시일: 2026-07-28 08:43:23

석현은 멍하니 앉아 영이와 준호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갑작스런 폭탄이 떨어진 것 같았다.

가슴속에 들어찬 불안함,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앞으로의 상황들을 모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석현아.”

“당당하게 만나겠다는 선전포고라도 하러 온 거야?”

실로 이상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였다.

도무지 사과와는 어울리지 않고, 감정의 결이라곤 하나도 정돈되지 못한 혼란만이 가득한 공간.

“영이가 너랑 있는 걸 보면 늘 질투가 났어. 오빠로서가 아니라 남자로서.”

“알아. 티를 적당히 냈어야지.”

“미안해. 이 말 말고는 할 말이 없어. 근데 석현아, 나는... 너도 잃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온 거야. 사과하려고.”

어처구니 없는 말이었다. 상처란 상처는 다 줘놓고는 누구 하나 잃고 싶지 않다는 이기적인 자식.

석현의 눈길이 영이를 향했다.

지금 중요한 건 신준호 이 자식의 개소리가 아니라, 오직 영이의 마음이었다.

“영아.”

“석현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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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공범이었다   제151화

    딱 퇴실 시간이 가까워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결국 밥도 먹지 못하고 차에 올랐다. 준호는 이제서야 뒤늦은 미안함이 몰려왔다.적어도 밥은 먹였어야 했는데, 이게 말이지... 도무지 정신이 차려지질 않아서 말이지.애액에 젖은 팬티를 마주한 순간 오빠는 그냥 확 돌아버렸어. 오빠는 아무래도 변태인가 봐.“배고프지.”“오빠 미워.”“미안해.”“진짜 마지막까지 섹스여행이었잖아.”영이는 입이 삐죽 나온채 투덜거렸지만, 준호는 오히려 고개를 갸웃거렸다.“근데.. 진짜 미워? 오빠가 잘못 본 건가?”“뭐를?”“오빠 눈에는 분명... 좋아하는 것처럼...”퍽! 부끄러움이 몰려왔던 영이는 준호의 팔뚝을 세차게 때려버렸다. “이제 막 때리고 던지고.. 난리네 난리야.”“오빠가 변하면 나도 변해.”“아주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휴게소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고, 영이는 차 안에서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이틀 내내 온갖 체력은 다 소진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어제는 안 마시던 술까지 진탕 마셨으니, 어찌 보면 이 정도면 꽤나 양호한 편이었고.속도를 최대한 줄여 달리던 준호는 신호에 걸려 멈춰 섰을 때, 뒷좌석에 있던 담요를 집어 영이의 어깨까지 덮어주었다. 살아온 평생 중 가장 행복했던 이틀이었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영이를 데리고 이곳저곳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물론 섹스가 가능한 곳으로, 하하하.' 평일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더 열심히 즐기고. 인생이 이렇게 즐거운 거였냐고.***다음날 사무실,똑똑.노크 소리와 함께 데스크 직원이 들어섰다. 손에 들린 작은 종이 상자 하나.그리고, “유 비서님. 택배요.”영이가 쏜살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를 받아들었다.“감사합니다.”준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영이 이름으로 택배가 왔다고? 사무실로? 게다가 미리 알고 기다린 눈치고.“유 비서, 택배 시켰어?”“네.”“뭔데?”“기다리세요.”“아... 응.”상자 안에는 또 다른 상자 두 개가 들어있었다.아씨, 궁금해 죽

  • 나는 공범이었다   제150화

    정리를 하던 중, 다시 욕실 문이 열리고 영이가 비틀비틀 걸어왔다. “옵빠. 나아 양치해써.”“잘했어. 술은 그만 먹자.”“나 양치 했따니까안.”“으응, 금방 치우고 자자.”“아니 아니!”응? 양치 잘 했다고.나.. 혹시 뭐 잘못했어? 이번엔 또 뭐야...?“침실에 먼저 데려다줄까?”“오빠 바부야. 양치 해쓰니까 뽑뽀해야지!”그 순간 모든 결정은 끝나버렸다.앞으로 술은 단둘이서만 먹는 걸로, 절대로 밖에선 입에도 못 대게 하는 걸로.“오빠는 아직이잖아!”“빨리, 빨리잉.”쪽!결국 짧은 입맞춤을 하고 나서야 영이의 표정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뒷정리? 몰라, 내일 하자. 내일.지금은 영이부터 재우는 게 우선이었다. 영이를 부축해 2층으로 향했다.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폭 덮어주자, 영이가 두 손을 뻗어 준호의 목을 끌어안았다.“뽑뽀. 한 번 더!”쪽. 쪽쪽쪽. 쪽쪽쪽쪽. 아주 그냥 눈코입 할 것 없이 구석구석 사정없이 뽀뽀를 해주었다. “히이. 대써.”“오빠 씻고 올게. 먼저 자고 있어.”“웅.”기분 좋게 씻고 나오니 영이는 이미 꿈나라였다. 한참 동안 잠이 든 얼굴을 바라보았다.십 년 만에 다시 만났을 땐 절대로 볼 수 없었던 표정. 너무도 편안한, 행복이 그득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깨우고 싶지도, 깨울 생각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내일이면 돌아가야 하지만, 비록 여행의 마지막 밤이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늘 함께 있을 테니까.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영이는 물부터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숙취 박사인 준호가 미리 물병을 준비해 둔 덕에 1층까진 내려갈 필요도 없었다. “속 괜찮아?”“응. 갈증만 나.”“와.. 젊음이 좋긴 좋네.”“오빠. 우리 다섯 살 차이밖에 안 나거든.”“그게 얼마나 큰 건 줄 알아? 아주 대대대대선배지!”영이가 어이없다는 듯 이불을 걷고,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내 허리가 붙잡혀 다시 푹, 매트리스에 등이 닿았다. 감히 어딜 도망가. 아침

  • 나는 공범이었다   제149화

    해가 지고, 고기 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풍기는데도 영이의 표정이 영 시무룩했다. “영아. 왜.”“벌써.. 해가 다 져버렸잖아.”머쓱.그 부분은 오빠도 좀 놀라긴 했어.근데 어떡해. 섹스는 길었고, 싸기도 많이 쌌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저녁이라도 맛있게 먹어야지. “소맥 먹을까? 소맥?”“휴.... 내일이면 벌써 돌아가야 해.”“또 오면 되지.”“정말?”“응.”이제야 시무룩한 표정이 풀리고, 테이블 위에 잘 익은 고기와 소주, 맥주가 놓였다. “영아. 소맥은 다른 술보다 특히 무서운 거야.”“왜?”“꿀떡꿀떡 잘 넘어가는데 곱절로 맛탱이가 가.”“맛.. 맛탱이? 저번에 오빠처럼? 그건 절대 안 돼.”준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렇게 꼴 보기 싫었어?”“응, 아예 다른 인격이었어.”“아...?”“고마워 오빠. 확실한 경고가 됐어.”영이의 필터 없는 말은 때론 화살과 같다. 한껏 민망해진 준호가 술잔을 들어 올렸다.“짠.”“응. 짠.”캬아! 이건 준호가 낸 소리가 아니었다. 소맥을 처음 맛본 영이의 입에서 난 소리였다. “천천히.”“진짜 꿀떡꿀떡 잘 넘어간다.”“그러니까 천천히 마셔. 기억해. 다른 인격.”“응. 완전 조심.”하루 종일 한 거라곤 섹스밖에 없는데, 고기는 또 왜 이렇게 맛있는 건지.아? 그래서 더 맛있는 건가.영이의 입이 오물오물, 한 시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 “오빠, 혹시.. 보람 언니.. 좋은 소식 없어?”“그 기지배 얘기는 하지도 마.”“좋은 일이 있을 텐데....”뭐, 연락은 받았다. 원하던 대기업에 떡하니 합격했다고. 듣자마자 걱정이 앞섰다. 그 개같은 성격에 사회생활이나 제대로 할지, 괜히 엄한 사람한테 피해나 주진 않을지.“넌 신보람이 용서가 돼?”“용서를... 해야 해?”아니구나.하긴, 당연히 쉽게 용서될 리 없는 사건이었지. 다리에 남은 흉터는 아직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릿한데. “근데 오빠, 좋은 일은 말 그대로 좋은 일이잖아.”“영아.”“용서는 잘 모

  • 나는 공범이었다   제148화

    잠에서 먼저 깨어난 준호는 영이부터 꼭 끌어안았다. 고스란히 느껴지는 체온마저 사랑이었다. “으응..”“일어났어?”“아니... 눈이 안 떠져. 온몸이 무거워.”영이의 칭얼거림에 준호가 민망한 듯 웃었다.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지만 굳이 일어날 이유도 없었다. 딱히 정해 놓은 일정이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토요일의 여행지니까.“나.. 옷....”“아.. 어.. 응.”주섬주섬 바닥에 떨어진 옷을 건네주자, 영이는 새벽의 모습과는 달리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 꼼지락거렸다.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주방으로 향했다. 준호는 가장 먼저 커피부터 내렸다.에스프레소가 잔 속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는 거냐고. 뒤이어 1층으로 내려온 영이가 뒤에서 준호의 허리를 끌어안더니, 널찍한 등에 볼을 비볐다. “좋다, 여행오길 잘한 것 같아.”"섹스 여행 좋지?""오빠!"사랑은 뜨겁고, 정신없고, 유치하고, 바보가 된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깊은 곳에서 허우적허우적.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라는 걸 그들은 안다. 늦은 점심은 간단하게 빵과 계란으로 때웠다. 저녁의 바비큐 파티를 위한 나름의 준비랄까. 잠시 후 욕조 안, 따뜻한 물 속에서 영이는 무릎을 끌어안았다. 자꾸만 떠오르는 감각에 아랫배가 간질거렸다.어제는 정말 눈빛, 숨결, 온도까지. 세상에나 마상에나라는 말이 찰떡이었다.심지어 완전히 다른 사람같았다. "섹스는 오빠랑만 한다는 약속, 앞으로는 똑바로 지키는 게 좋을 거야."그 말이 떨어진 이후부터는 완전히 난폭한 짐승같았단 말이다.잽싸게 욕조에서 몸을 일으켜 후다닥 샤워를 마쳤다. 벽에 걸린 샤워가운을 걸쳐 입고, 머리는 수건으로 돌돌 싸맸다.먼저 샤워를 끝낸 준호는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오빠! 솔직히 말해. 다 뻥이지?”“어..? 뭐가?”“생각해보니까 이상하잖아. 석현오빠랑 호텔 다녀온 거, 아무렇지 않은 거 아니지?”씨, 아무렇지 않은 일이 애초

  • 나는 공범이었다   제147화

    영이의 다리를 움켜쥐고 벌리는 손길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혀가 음부에 닿는 순간, 영이는 몸 전체가 녹아내리는 기분에 긴 숨을 내쉬었다."하아.... 오빠...."준호는 입술 전체로 음부를 덮은 뒤, 혀를 아래에서 위로 통통 튕기며 음핵을 자극했다.곧장 몸이 떨리고, 아랫배가 조여들었다.위로 뻗은 손가락은 단단해진 젖꼭지를 살살 굴렸고, 미끄러워진 질구 안으로는 금세 그의 혀가 파고 들었다."흐, 흐읏, 아아..!"벌써부터 정신이 차려지지 않았다. 분위기 탓인지, 미칠듯한 절정이 빠르게 몰려와 그가 멈춰주기를 바랐다."오, 오빠, 잠깐만, 제발, 제발...!"평소와는 다른 영이의 반응에 준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술을 떼었다."응? 영아, 왜.""나... 나 오늘 왜이러지...?""어...?""벌써.. 하... 벌써 쌀 것 같아서...."깜짝 놀랐던 준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고개를 내렸다.춥, 츄웁─"하아앙...!"질척이는 소리와 흐느끼는 신음소리가 겹쳐 침실 안을 가득 메웠다.꼿꼿하게 세운 혀가 자꾸만 질구 안을 파고드는데, 깊숙이 삽입될 때마다 코끝은 자꾸만 음핵을 건드렸다."읏, 안, 안돼... 아응, 아아아..!"영이는 두 팔을 뻗어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고는, 허리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몸은 잘게 떨리고, 어느새 풀어진 눈동자는 어떤 곳도 응시하지 못했다.그제야 준호는 상체를 일으켜, 발딱 선 성기를 골짜기에 문질렀다. 하얀 허벅지 사이, 민망하게 젖은 꽃잎이 옴찔거렸다."오늘은 진짜 많이 흥분했네.""오빠.... 흐아.."좁은 질벽을 벌리며 들이닥치는 압도적인 부피감에 영이는 입을 크게 벌리며 허리를 뒤틀었다. 그 야릇하고도 아찔한 광경과, 기둥에 전해져오는 뜨겁고도 쫀득한 감각에 준호의 눈빛이 뒤바뀌었다."섹스는 오빠랑만 한다는 약속, 앞으로는 똑바로 지키는 게 좋을 거야.""아으읏.... 미안.. 미안해 오빠...."배려 없는 피스톤이 곧바로 시작됐다. 퍽, 퍽, 퍽─!"아흣, 읏

  • 나는 공범이었다   제146화

    첨벙!영이는 냄비 안에 면을 던져 놓고, 준호를 흘겨보았다. 최대한 무섭게. 최대한 경고처럼. “오빠. 오빠를 사랑하긴 하지만, 자꾸 이러면 곤란해.”“곤란하다니?”“오빠 머릿속에는 섹스밖에 없는 것 같아.”“그래서 뭐, 조심하겠다, 노력하겠다. 그런 대답을 원하는 거야?”영이의 입이 다물렸다. 솔직히 그건 아니었으니까. 오빠랑 하는 섹스는 늘 황홀하고 짜릿하니까. 다만, 시도 때도 없이 이러는 건 정말로 곤란했다. 하루에 팬티를 몇 번이나 갈아입어야 되는 거냐고. 준호의 말이 이어졌다. “말했잖아. 하루하루, 매시간, 마음껏 사랑할 거라고.”“알겠어.”“응..?”“알겠다고. 그럼 나도 안 해. 노력.”준호의 커다란 몸이 또다시 스멀스멀 다가오자, 영이는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다가오지 말라는 뜻을 내비쳤다.“왜. 지금 아니야?”“나 라면 먹을 거야. 배고파.”입이 부리새처럼 튀어나온 준호가 젓가락을 들고 면발을 휘저었다. 배가 고픈 건 사실이니까. 밥을 먹어야 또 힘이 나고, 힘이 나야 오늘 밤에도 화이팅을 하고, 그런 거 아니겠어?영이는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며 유독 문을 오래도록 열여 두었다.얼굴이 터질 것 같아서. 찬 공기가 너무 반가워서. 식탁 위, 마주 앉은 두 사람 사이로 라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준호가 영이의 그릇에 면발을 담아주자, 영이가 젓가락과 그릇을 동시에 들어 올렸다.“오빠, 이거 봐봐.”“응?”호로록, 호로록! 촵촵촵!난데없이 펼쳐진 면치기 자랑에 준호의 입이 떡 벌어졌다.“영아, 뭐해...?”“라면은 이렇게 먹어야 맛있게 먹는 거랬어.”설마 이게 장기자랑이라도 되는 건 줄 아는 거야? 미치겠다 진짜, 유영때문에.“너 너튜브 그만 봐야겠다.”“왜?”“밖에선 그렇게 먹으면 안 돼.”“왜?”“식사 예절에 어긋나잖아. 음식은 조용히, 최대한 소리 안 나게 먹어야지.”한참을 생각하던 영이가 이제야 완벽한 이해를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다른 사람 눈살 찌푸리게 하면

  • 나는 공범이었다   제9화

    몇 시간 전, 하늘이 유독 흐렸다. 금방이라도 무언가가 쏟아질 것처럼 공기가 낮게 가라앉은 아침이었다.번듯한 제복을 차려입은 ‘신태호’의 어깨엔 오늘도 반짝이는 은색 별 하나가 박혀 있었다. 1성 장군(將軍), 준장을 의미하는 별.그의 아내 ‘이숙경’이 견장 위를 다정스레 어루만졌다. 손길엔 오래된 습관 같은 온도가 섞여 있었다.“여보, 오늘은 퇴근하고 바로 오실 거죠?”“응.”숙경은 더 묻지 않겠다는 듯 익숙한 미소를 지으며 남편을 배웅했다. 그건, 하루도 빼놓지 않는 익숙한 루틴이었다. 태호가 익숙한 듯 현관문을 열

  • 나는 공범이었다   제8화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던 중, 침대 옆에 높인 협탁. 그 서랍을 무심코 열어보았다. 안에는 투명한 아크릴 케이스에 담긴 핸드폰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충전기는 연결되어 있었고, 화면은 어두웠다. 문제는 상자에 보란 듯이 채워진 자물쇠였다. 외부와의 소통을 아예 선택지에서 지워버린 방식임이 분명했다.“아....”그래서 스마트워치를 채운 거였구나. 그저 수신되는 전화만 받게 하려고.전화가 오면 지시를 듣고, 그 외의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사람 하나를 세상에서 완벽하게 고립시킨 거였다.준호는 다시 한번 영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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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묶는 걸 좋아한다니? 말 같지도 않은 말에 준호의 눈빛이 돌변했다. 그는 이성을 잃어버린듯 방 안을 헤집기 시작했고, 붙박이장 문을 여는 순간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버렸다.안에는 수많은 성인 용품들이 즐비했고, 종류와 수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었다.영이는 입양된 게 아니었다. 누군가에 의해 이 곳에 가둬지고, 끔찍한 시간을 견뎌가며 죽지 못해 살아온 것이다.그리고, 준호는 그 누군가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오빠, 준호 오빠....!”욕설이 목구멍을 막아버렸다. 차마 내뱉지 못한 채 후들거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실었다.

  • 나는 공범이었다   제6화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중, 어둑한 숲길을 따라 석현이 다가왔다. 발걸음은 빨랐고, 목소리엔 걱정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벌써 만났어? 영이 씨는?”“석현아.”“뭔데 또!”준호가 고개를 들어 집 쪽을 바라봤다. “여기 있는 카메라, 전부 해킹 좀 해야겠다.”“지금?”“어. 일단 이 집이 먼저 눈을 잃어야 해. 그게 순서야.”석현은 목 끝까지 올라오는 욕설을 삼켰다.당연히 그건 준호를 향한 게 아니었다. 사람 하나를 산속에 가둬 둔, 이름 모를 누군가를 향한 것이었다.“딱 봐도 여섯 대는 될 것 같은데.”“사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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