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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작가: Doong_E

황후의 마지막 선택

작가: Doong_E
last update 게시일: 2026-07-15 16:25:41

흰 처형복의 옷깃이 목에 닿자 엘로이즈는 숨을 멈췄다.

“반지도 내놓으십시오.”

간수가 손을 내밀었다.

엘로이즈는 왼손을 감쌌다. 여덟 해를 끼고 살았던 결혼반지였다. 안쪽에는 작은 밀봉지가 숨겨져 있었다.

“폐하께 전해 주세요.”

“죄인의 물건은 모두 압수됩니다.”

“살려 달라는 내용이 아니에요. 폐하께서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그녀는 반지를 그의 손바닥에 올렸다.

간수의 눈에는 탐욕도 망설임도 없었다. 정해진 명령을 수행할 뿐인 사람처럼 싸늘했다.

그가 반지를 안주머니에 넣는 순간, 옷깃 안으로 은실로 수놓은 태양 문양이 스쳤다.

신전의 성표였다.

엘로이즈의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누군가 처음부터 이 반지가 카시안에게 닿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철문이 열렸다.

광장을 메운 군중이 고함쳤다.

“성녀를 죽인 마녀다!”

“배신자 황후를 처형하라!”

날아든 돌이 이마를 스쳤다. 피가 눈썹을 타고 흘렀다.

엘로이즈는 처형대 맞은편 단상을 바라보았다.

검은 예복과 황금 왕관. 얼음처럼 굳은 얼굴.

카시안이었다.

한때는 저 눈이 자신을 향해 따뜻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오늘 그 눈에는 유죄를 확신한 황제의 냉정함뿐이었다.

재판관이 죄목을 낭독했다.

성녀 세라피나 독살.

신전 성물 탈취.

황실 전복 모의.

이어 카시안의 친필 서명이 박힌 사형 명령서가 펼쳐졌다.

엘로이즈는 종이가 아니라 그의 오른손을 보았다.

자신의 죽음을 허락한 손.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는가.”

재판 내내 자신의 말은 듣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 마지막이라니.

엘로이즈는 결백을 주장하지도,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다.

“한 번이라도 제 말보다 폐하의 두려움을 먼저 의심해 본 적이 있습니까?”

카시안의 손가락이 옥좌 끝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그 침묵이면 충분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번이 제가 폐하를 사랑한 마지막 순간입니다.”

카시안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처형을 멈추지는 않았다.

카시안이 오른손을 들었다가 내렸다.

북소리가 세 번 울렸다.

차가운 나무 홈이 목을 짓눌렀다. 칼날이 머리 위에서 번뜩였다.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는 저 남자를 사랑하지 않게 해 주세요.

서걱—!

차가운 것이 목을 가르고 지나갔다. 시야가 기울더니 세상이 검붉게 뒤집혔다.

“허억!”

엘로이즈는 숨을 들이켜며 몸을 일으켰다.

두 손이 목으로 향했다. 잘려 나간 자리가 불에 덴 듯 뜨거웠다. 존재하지 않는 칼날이 목 안쪽을 헤집는 듯 숨을 쉴 때마다 통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피부는 매끄러웠다.

피도, 상처도 없었다.

단두대 대신 부드러운 이불이 손끝에 구겨졌다. 창문으로 아침 햇빛이 쏟아졌다.

엘로이즈는 비틀거리며 거울 앞으로 갔다.

상처 하나 없는 목.

거울 속에는 스물한 살의 자신이 서 있었다.

그때 침실 문이 열렸다.

“아가씨, 황실에서 약혼 예물과 최종 예복 견본을 보내왔—”

상아색 보석함과 은빛 드레스를 안고 들어오던 루체가 말을 멈췄다.

“아가씨? 안색이 왜 이러세요? 식은땀까지…… 악몽이라도 꾸셨어요?”

살아 있는 루체였다.

왈칵 치솟은 눈물에 엘로이즈는 입술 안쪽을 깨물었다.

그러나 보석함 위 황실 의전서가 눈에 들어왔다.

약혼 발표일.

오늘로부터 일주일 뒤.

자신을 죽인 남자와 약혼하기까지 남은 시간이었다.

엘로이즈는 목에서 손을 내리고 황실 문장이 새겨진 보석함을 닫았다.

이번 생에는, 황후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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