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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길목을 바꿔라

ผู้เขียน: moominkiller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6-22 19:51:03
"그대로 올립니까?"

"아니. 문은 닫지 말고, 길목을 바꿔라."

위지헌은 그녀가 알아듣기 쉬운 말을 고르듯 잠시 침묵했다.

"바둑에서 상대가 네 돌을 보고 들어오면, 그 돌을 치우는 것이 늘 답은 아니다. 치우면 상대는 다른 곳을 본다. 두면 그 돌만 본다. 대신 그 돌 뒤에 네 집을 지으면 된다."

월령은 천천히 이해했다.

"초고를 완전히 숨기지 말고, 자녕궁이 보고 싶어 할 만큼만 남기면 되겠군요."

위지헌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정말?"

낮은 물음이었다.

월령의 심장이 한 박자 엇나갔다.

"제가… 잘못 알아들었습니까?"

"아니."

그가 손끝의 마지막 금빛을 눌러 걷었다.

"너는 너무 빨리 알아듣는다."

꾸지람인지 칭찬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럴 때마다 그는 차게 말하는데, 월령은 이상하게 숨이 가빴다.

위지헌은 손수건을 접었다.

금빛이 묻은 면이 안으로 들어갔다.

"네 숨이 흔들렸다는 말은 남기지 마라. 왕부라는 두 글자도. 숙비가 보아야 할 것은 네 마음이 아니라,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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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구꽃 향이 났다.빗물에 젖은 진흙 냄새도, 목 안쪽을 태우던 비린 독향도 아니었다. 부드럽고 희미했다. 오래 닫혀 있던 창문 틈으로 먼 봄이 숨을 죽이고 들어오는 듯했다.심월령은 숨을 들이켰다.그리고 곧바로 기침을 토했다."아가씨!"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월령은 손으로 목을 움켜쥐었다. 칼날이 닿기도 전부터 속을 태우던 열기가 아직 목 안쪽에 남은 것 같았다. 피와 비가 뒤섞이던 형장의 냄새가 혀끝에 되살아났다.아니.칼이 아니었다.그녀를 끝까지 붙들고 놓지 않던 것은 칼날보다 조용한 것이었다. 탕약의 밑바닥에 가라앉

  • 나를 죽인 황제에게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1. 흰

    비가 내렸다.그러나 비는 피 냄새를 씻어 내리지 못했다.젖은 흙은 피를 먹은 뒤 오래된 쇠처럼 비렸다. 낮은 돌계단 틈마다 붉은 물이 고였고, 빗방울은 그 위에 닿을 때마다 잘게 부서져 흩어졌다. 형장 둘레에 몰린 백성들은 숨조차 함부로 쉬지 못했다. 누군가의 젖은 소매에서 눅눅한 마 냄새가 났고, 멀리 황궁 쪽 붉은 담은 비안개에 잠겨 마치 아직 마르지 않은 상처처럼 서 있었다.심월령은 그 붉은 담을 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무릎이 진흙 속에 반쯤 잠겨 있었다.한때 대연에서 가장 고운 비단만 몸에 두르던 황후의 무릎

  • 나를 죽인 황제에게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21.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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