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012화. 쫓아가지 않을게
“어떤 신호.” “폐하께 버림받았다는.” 정확했다. “혹은 폐하에게 적대한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보내시겠다고요?” “내가 쫓아내는 게 아니니까.” “밖의 사람들은 그렇게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건 벨리사가 감당해야죠.” 오델린의 입술이 굳었다. “너무 가혹하십니다.” 나는 펜을 내려놨다. “뭐가요.” “그 아이는 황궁 밖에서 혼자 살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도 그랬는데.” 오델린이 멈췄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말을 이었다. “열아홉에 전쟁터 나갈 때.” “그건 명령이었습니다.” “맞아요.” “벨리사는 다릅니다.” “그래서 선택하게 두는 거예요.” 오델린은 아주 오래 나를 바라봤다. “복수입니까.” “모르겠어요.” “폐하께서는 너무 쉽게 모른다고 말씀하시는군요.” “정말 모르니까.” 나는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 “내가 벨리사를 가두면 당신은 나를 원망하겠죠.” 오델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풀어두면 걱정하고.” “당연합니다.” “그럼 난 뭘 해야 해요?” “조사가 끝날 때까지 보호하십시오.” “보호.” 나는 그 말을 천천히 되짚었다. “벨리사가 싫다고 해도?” “필요하다면.” “그 애 선택은?” “지금은 판단력이 흐려져 있습니다.” 오델린은 망설이지 않았다. “딸을 위험하게 만드는 자유라면 주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잠깐 웃었다. “역시 오델린답네.” “무슨 뜻입니까.” “당신은 항상 그랬잖아요.” 오델린의 얼굴에서 아주 작은 변화가 사라졌다. 나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옷도. 친구도. 식사도. 외출도. 늘 같은 말이었다. 널 위해서. 황족에게 필요한 일이니까. 너는 아직 판단을 잘못할 나이니까. 좋은 의도로 포장된 통제는 오델린의 가장 오래된 습관이었다. “벨리사에게는 말하지 마세요.” 내가 말했다. “무엇을 말입니까.” “나가지 말라고.” “폐하.” “부탁할게요.” 오델린의 눈이 내게 고정됐다. 명령이 아니었다. 그게 오히려 더 어려운 모양이었다. “제가 거절하면?” “그럼 말하겠죠.” “막지 않으시겠습니까.” “네.” “왜 그런 선택까지 제게 주십니까.” 나는 다시 펜을 들었다. “당신도 보고 싶어서.” “무엇을.” “딸이 나가는 걸 정말 막는지.” 오델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뒤, 허리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그날 오후. 오델린은 약속을 지켰다. 적어도 직접적으로는. 장례 마지막 의식이 끝난 뒤 황궁 정문 앞으로 갔을 때, 벨리사는 이미 마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개인 마차는 회수했으니 황실 공용 마차였다. 짐은 많지 않았다. 큰 여행가방 하나. 작은 보석함. 겉옷 몇 벌. 그 애답지 않게 단출했다. 나는 계단 위에서 그 모습을 봤다. 오델린은 조금 아래에 서 있었다. 벨리사가 마차에 짐을 싣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손이 옷자락을 너무 세게 누르고 있었다. “엄마.” 벨리사가 먼저 불렀다. 오델린의 손이 멈췄다. “왜.” “진짜 아무 말도 안 해?” “무슨 말을 원하니.” “가지 말라든가.” 오델린의 턱이 아주 조금 굳었다. 내가 부탁한 걸 기억하는 얼굴이었다. “네 선택이겠지.” 벨리사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둘이 짰어?” “아니야.” “그럼 왜 똑같이 말해.” 오델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벨리사가 나를 올려다봤다. “정말 쫓아오지 않을 거야?” “응.” “사람도 안 붙이고?” “원하면 경호는 줄 수 있어.” “감시 말고.” “필요 없어.” 벨리사의 표정이 굳었다. “내가 어디 가는지도 안 궁금해?” “궁금하긴 하지.” “그런데?” “나중에 알 수도 있고.” “진짜 안 따라붙여?” 나는 로웬을 불렀다. “예, 폐하.” “벨리사가 정문 밖으로 나가면 추적하지 마.” 로웬의 눈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폐하.” “위치 확인도 하지 말고.”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벨리사가 먼저 요청하기 전에는 개입하지 마.” “……명 받들겠습니다.” 그제야 벨리사의 얼굴에서 뭔가가 사라졌다. 의심이었다. 아주 조금. 대신 다른 게 들어왔다. 두려움. 진짜로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다는 두려움. “지금이라도 취소해도 돼.” 내가 말했다. 벨리사가 즉시 나를 봤다. “왜.” “가기 싫으면.” “또 선택하라고?” “그래.” “내가 남으면 네가 이긴 거야?” “무슨 게임 하는 줄 알아?” “그럼 내가 나가면?” “네가 나가는 거지.” 벨리사는 이를 악물 듯 입술을 다물었다. 그러더니 마차에 올라탔다. 오델린이 한 걸음 움직였다. 붙잡지는 않았다. 나는 그 움직임만 봤다. 벨리사는 마차 문을 닫기 전에 어머니를 한 번 봤다. 그리고 나를 봤다. “후회하지 마.” “뭘.” “날 보내준 거.” “후회하면 그때 하지.” 벨리사의 눈이 가늘어졌다. 마차 문이 닫혔다. 마부가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나는 손을 들었다. “열어.” 황궁 정문이 움직였다. 벨리사가 감시당하며 돌아다녔던 궁 안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문 너머로 열렸다. 수도. 거리. 사람들. 황실 문장이 없는 집들. 내 손이 닿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곳. 마차가 천천히 움직였다. 오델린은 끝까지 그걸 봤다. “폐하.” “네.” “정말 보내시는군요.” “당신도 안 막았잖아요.” “폐하께서 부탁하셨으니까요.” “명령은 아니었는데.” 오델린의 시선이 내게 왔다. “그 차이가 지금 중요합니까.” 나는 열린 문을 봤다. 마차는 이미 바깥으로 절반쯤 나가 있었다. “나중에는 중요해질 거예요.” 벨리사가 마지막 순간 창문을 열었다. 금갈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어졌다. “칼리아!” 정문 앞 사람들이 모두 들을 만큼 큰 목소리였다. 나는 계단 위에서 그 애를 봤다. 벨리사가 소리쳤다. “진짜 안 잡을 거지?” 나는 손도 들지 않았다. 쫓아갈 사람도 부르지 않았다. 그저 대답했다. “가도 돼.”042화. 엄마가 알면 좋겠어천천히 무게를 올리고, 엄지로 젖꼭지를 스쳤다.단단해지는 게 그 손바닥에 그대로 전해졌다."하...""여기, 예뻐."말을 하면서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젖꼭지를 살짝 비비고, 눌렀다가, 다시 문질렀다.숨이 조금씩 흩어졌다.벨리사가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혀가 감싸고, 천천히 빨았다."으...""소리 내도 돼. 아무도 안 들으니까."그 말, 내가 전에 했던 말이었다.오델린에게.그대로 돌려받는 기분이었다.벨리사가 입술을 타고 내려가, 배꼽에 입을 맞췄다.혀끝이 살짝.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내려갔다.내 바지 위로 손이 올라갔다.천을 따라 내려가, 팬티 안으로.벨리사의 손가락이 내 보지 입구에 닿았다.애액이 미끈하게 감겼다."벌써?""...닥쳐.""젖었네."벨리사의 손가락이 애액을 떠서 올라갔다.음핵 위에.천천히 동그랗게."하, 윽..."껍질이 살짝 밀려 올라갔다.드러난 알갱이에 손가락 끝이 직접 닿았다.몸이 튀었다.숨이 끊겼다."...!""여기였네."벨리사가 알았다는 듯 웃었다.손가락이 그 자리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문질렀다.절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내 허벅지가 떨렸다.이를 악물었는데 소리가 새어 나왔다."아... 그, 거기...""기다려.""뭐...""천천히 할 거야."그 순간 손가락이 떠났다.절정 직전에서."...!"벨리사가 내 바지를 벗겼다.엉덩이를 조금 들자 천이 미끄러져 내려갔다.팬티는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천이 살에 붙어, 벗길 때 끈적한 소리가 났다."왜 멈췄어.""네가 가르쳐줬잖아."벨리사가 내 무릎을 밀어 침대 위로 눕혔다.두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었다.내 벌어진 보지가 그대로 드러났다.젖어서 번들거렸다.벨리사는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다.혀가 닿았다."아...!"음핵 위를 천천히 핥았다.아래에서 위로.동그랗게.숨이 가빠졌다.손가락이 보지 입구를 벌렸다.혀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으, 윽.
저녁 고해는 해가 지나고 나서다.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을 때였다.오델린이 오늘은 무엇을 물어볼까.그것도, 그녀가 철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익숙해지고 있었다.익숙해지는 게 더 위험한 일인데.문이 열렸다.노크도 없이.벨리사였다."저녁 먹기 전이야.""알아."그녀는 서류도 들고 오지 않았다.대충 묶은 머리, 옅은 화장.아침의 그 얼굴 그대로였다.뺨에 잔머리 몇 가닥.일 끝내고 바로 온 얼굴."케르빈 쪽은.""끝냈어. 내일 보여줄게.""그럼 왜."벨리사가 문을 등지고 닫았다."보상 받으러.""보상은 내가 정하기로 했잖아.""네가 안 정하니까."침대 앞까지 와서 멈췄다.드레스 끈을 잡았다.어깨끈이 흘러내리고, 천이 몸을 타고 내려갔다.벨리사는 바닥에 흘러내린 천을 밟고 나와서, 내 위로 올라탔다.한쪽 허벅지 위.속옷 차림의 고간이 내 허벅지에 얹혔다.팬티 한 겹 너머로 체온이 전해졌다."뭐 하는 거야.""보상."벨리사가 허리를 움직였다.천이 스쳤다.한 번.두 번.팬티와 그 안의 보지가 내 허벅지 살 위를 미끄러졌다.처음에는 마른 촉감이었다.움직일수록 축축해졌다.벨리사의 애액이 천을 적셔 내 살에 붙었다.스치는 소리가 질척하게 변해 갔다.벨리사의 숨이 얕아졌다.그런데 멈추지 않았다.허리를 더 크게 움직였다.젖은 천이 허벅지 위에서 미끄러졌다가 다시 붙었다.축축한 자국이 넓어졌다.목에 입술이 닿았다.가벼운 키스.맥박 위에.혀끝이 살짝 스치고, 이빨이 아주 작게 닿았다.허리는 그 사이에도 계속 움직였다.벨리사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호흡이 끊겼다 이어졌다.절정 직전.그 순간, 벨리사가 멈췄다.스스로.숨이 거칠었다.이마가 내 어깨에 닿았다.목에 붙어 있던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왜 멈췄어."벨리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눈이 젖어 있었다."네가 가르쳐줬잖아. 좋아하는 순간에 멈추는 거.""...""이번엔 내가."내 무릎에서 내려와 바닥에 앉았다.
040화. 누군가가 더 있었다“네가 먼저 봤으면 해서.”나는 말하지 않았다.“내가 찾은 거니까.”그녀가 조금 더 작게 덧붙였다.“다른 사람이 설명하기 전에.”그제야 이해했다.칭찬을 기다리던 얼굴.그때 나는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결과물은 쓸 수 있다고 했다.맞다고 했다.하지만 벨리사 개인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오늘은 달랐다.이건 단순한 분류가 아니었다.벨리사가 아니면 찾기 어려운 연결이었다.공식 문서에는 없는 친척 관계.초대 순서.반복되는 사교 일정.누가 누구의 두 번째 초대까지 받아들이는지.법이나 수사 기록으로는 잡히지 않는 선.벨리사는 그걸 알고 있었다.나는 서류를 정리해 한쪽으로 밀었다.벨리사의 눈이 그 손을 따라갔다.“쓸 수 있어.”그녀가 아주 조금 웃었다.그런데 아직 기다렸다.나는 그 얼굴을 보다가 이름을 불렀다.“벨리사.”미소가 멈췄다.“잘했어.”아주 짧은 말이었다.그런데 벨리사는 대답하지 않았다.처음에는 못 들은 줄 알았다.그러다 그녀의 손이 서류 위에서 멈춰 있는 걸 봤다.손톱 끝이 종이에 닿아 있었다.눌리지도 않았다.“왜.”내가 묻자 벨리사는 눈을 한 번 깜빡였다.“아니.”짧은 대답 뒤에 그녀가 시선을 내렸다.그리고 괜히 서류 모서리를 맞췄다.이미 맞아 있던 걸.“다시 말해봐.”나는 눈썹을 올렸다.“뭘.”“방금.”“잘했다고?”벨리사의 입술 끝이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왔다.그 표정을 나는 처음 봤다.예뻐 보이려고 만든 표정이 아니었다.사교계에서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한 웃음도 아니었다.그냥 나온 얼굴.“응.”이번에는 한 단어가 나왔지만, 그녀는 곧바로 손으로 입가를 조금 가렸다.“이상하게 기분 좋네.”나는 의자에 기대며 벨리사를 봤다.“예쁘다고 할 때보다?”“그건 너무 많이 들었어.”“잘했다는 말은.”벨리사의 손이 천천히 내려왔다.“별로.”그 말이 의외였다.벨리사는 늘 칭찬받고 살았을 것 같았다.옷.얼굴.웃는 법.춤.사교.그
039화. 잘했어, 벨리사벨리사는 내가 부르기 전에 왔다.정확히는, 집무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인 건 금빛이 도는 갈색 머리였다. 평소라면 얼굴선을 가장 예쁘게 살리는 방향으로 한쪽만 귀 뒤에 넘겼을 텐데, 오늘은 대충 묶여 있었다. 잔머리 몇 가닥이 뺨 옆으로 내려와 있었고, 손에는 서류철 세 개가 들려 있었다.화장도 평소보다 옅었다.그게 오히려 이상했다.벨리사는 자기가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다.“언제 왔어?”“조금 전.”대답은 짧았지만, 그녀는 바로 서류철을 들어 보였다.“이거 찾았어.”나는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들어와.”벨리사가 따라왔다.문을 닫고 책상 맞은편에 앉히자 그녀는 평소처럼 다리를 예쁘게 꼬지도 않았다. 치맛자락을 한 번 정리한 뒤 서류철을 책상 위에 펼쳤다.첫 번째는 귀족가 사교 일정.두 번째는 황궁 출입 명단.세 번째는 지난 반년 동안 왕도에서 열린 사적인 차 모임과 저녁 연회의 초대 명단이었다.나는 벨리사를 봤다.“이걸 다 봤어?”“응.”그 한마디 뒤에 바로 손가락이 움직였다.“근데 중요한 건 명단 자체가 아니야.”벨리사는 첫 번째 서류철 가운데를 펼쳤다.종이마다 이름 옆에 작은 표시가 붙어 있었다.동그라미.세모.짧은 선.색도 달랐다.“이건 뭐야.”“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나는 다시 그녀를 봤다.벨리사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장을 넘겼다.“정확히는, 누구 초대는 거절하기 어렵고 누구 초대는 이유 없이도 거절할 수 있는지.”“그걸 어떻게 알아.”“사람들이 말하잖아.”“뭐라고.”벨리사는 잠깐 나를 쳐다보다가 입꼬리를 아주 조금 올렸다.그 표정은 익숙했다.누군가 자기 장기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 나오는 얼굴.“말로는 안 해.”그녀가 말했다.“대신 두 번째 초대에 가.”나는 종이를 내려다봤다.“첫 번째가 아니라?”“첫 번째는 체면 때문에 갈 수 있어. 두 번째도 가면 관계가 있는 거고, 세 번째까지 가면 이유가 있어.”
038화. 나를 막던 손이었다목젖이 한 번 움직였다가 가라앉았다."삼키면 안 돼요. 지금부터 입에 들어가는 건 전부, 내가 삼키라고 할 때까지 머금고 있어야 해요."다시 아래로 내려갔다.두 손가락으로 벌렸다 닫았다.입구가 헐떡이며 열리자, 나는 숟가락으로 애액을 다시 떴다.두 번.세 번.오델린의 볼이 조금씩 부풀었다.입안에 차오르는 액을 삼키지 못해 목젖이 간헐적으로 움직였다."하... 그만...""보글보글 거품이 일었어요. 당신 입에서. 자기 몸에서 나온 액인데도, 버티기 힘들죠.""오늘 산책 끝날 때까지, 그걸 천천히 음미해요. 삼키면 안 돼요. 흘려도 안 돼요."오델린이 눈을 감았다.입안의 액을 혀로 천천히 돌리며, 그 맛을 느끼는 얼굴이었다.참는 얼굴이 아니라 음미하는 얼굴.그것이 더 천박했다.그 사이에 나는 숟가락을 보지에 집어넣었다.오델린의 눈이 떠졌다.몸이 크게 굳었다."......!"차가웠다.손가락보다 길고, 단단하고, 움직이지 않았다.내 손가락은 살아 있어서 체온이 닿았지만, 은은 그렇지 않았다.질 안쪽이 낯선 감촉에 움찍거리며, 그걸 빨아들이듯 조였다."최근에는 내 손가락 말고는 아무것도 안 들어갔던 데잖아요. 이 숟가락이 처음이에요. 손가락보다 길고 차갑죠.""이걸 안에 넣고 걸을 거야.""......!""떨어뜨리면 안 돼요. 질을 조여서 붙잡고 있으세요. 그게 오늘 산책이에요."손을 뺐다.숟가락 자루 끝이 보지 입구 밖으로 조금 남아 있었다.오델린은 다리를 붙이지도 못한 채, 낯선 물건을 안에 품은 채 서 있었다.입은 액으로 차 있고, 보지는 은으로 차 있었다."그럼, 나가도 되겠습니까."그녀가 말했다.입에 머금은 액 때문에 발음이 뭉개졌다."나가도 되겠...습니다."입을 열 때마다 입가로 애액이 살짝 흘러내렸다.말을 잇다 보면 보글보글 거품이 걸리고, 입술 사이로 암컷 냄새와 질척한 실이 늘어졌다.오델린은 그것을 닦지도 못했다.손은 자락을 들고 있어야 하니
037화. 문 밖으로 나가도 돼요오델린은 식사를 끝내고도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았다.그릇은 비어 있었다.수프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먹어도 되겠습니까."그 말이 아직 입가에 남은 얼굴이었다.나는 묻지 않았다.커튼을 걷자 오후 햇빛이 바닥을 길게 갈랐다.그 빛 끝에 문이 있었다.침실로 이어지는 문.그 너머에 복도."다 먹었으면 나가죠.""어디로 말입니까.""걷게요."오델린이 숟가락을 내려놓았다.일어설 때도 치맛자락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고귀한 사람은 몸부터 기억한다."손."손목을 내밀었다.연결 고리를 하나 줄이자 손이 몸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았다.발목에도 짧은 보행 연결구.보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너무 짧군요.""달리기는 못 하겠네요.""제가 달아날 것 같습니까.""아니요."목의 형벌환에 이동용 연결선을 걸었다.허리 고정점에 느슨하게. 나는 문을 열었다.복도 공기가 들어왔다.오델린의 머리카락 끝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그녀는 문턱 앞에서 멈췄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몸이 먼저 멈춘 것이다."왜 멈춰요.""나가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했죠.""그럼 갑니다."오델린이 발을 들었다.나는 손을 올렸다.손바닥 하나.그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