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강윤은 눈물이 고인 설아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단단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부모님 집 문제와 병원비는 제가 지원할게요.“"네……? 대표님, 그게 무슨…….“갑작스러운 제안에 설아가 놀라 눈을 크게 뜨자, 강윤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급이라고 생각해 줘요. 설아 씨는 그 정도 지원을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에요. 절대로 동정이나 호의로 드리는 게 아니에요.“강윤은 거절하려는 듯 입술을 옴짝달싹하는 설아의 손을 조금 더 힘주어 잡았다."이건 제가 '이설아'라는 사람의 가치를 보고 하는 투자입니다. 설아 씨가 일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이 '이음'이라는 회사에 남아 근무해 주길 바라는, 일종의 제 뇌물이에요. 설아 씨처럼 유능하고 능력 있는 직원을 모시려면…… 기업 대표로서 이 정도 투자는 당연히 해야죠.“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해 주며, 행여나 작은 동정으로 그녀의 자존심이 상할까 배려를 아끼지 않는 강윤의 말. 그 다정하고도 묵직한 진심에, 바스라질 듯 무너져 내렸던 설아의 마음이 서서히 단단해짐을 느꼈다.늘 벼랑 끝에 혼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제 앞에는, 기꺼이 그 벼랑 끝으로 다가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는 남자가 있었다. 바닥까지 짓밟혔던 자존감을 따스하게 끌어올려 주는 그의 온기에, 결국 꾹꾹 눌러 참았던 설아의 눈시울이 붉게 달아오르고 말았다."하지만..........“설아의 작은 손을 놓지 않고 꼭 잡은 강윤이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그 대신, 한 가지만 약속해 줘요. 이제부터 설아 씨 힘든 일이 있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이번 일처럼 마음에 혼자 담아두고 힘들어하지 말고 나한테 이야기해 줘요. 나는 설아 씨한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설아 씨는 어때요?“훅 들어오는 강윤의 직진 고백에 설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자신에게 과분하기만 한 이 사람을, 온통 흙탕물로 얼룩진 내가 감히 받아들여도 되는 건지. 제 안에서 밀려드는 자격지심에 설아가
어젯밤 자신이 찍어놓은 낙인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서진은 붉게 멍든 살결을 굵은 손가락으로 거칠게 압박하며 설아의 몸과 마음을 사정없이 짓밟았다."잘 생각해. 네 부모, 니가 다니고 있는 회사…… 난 다 짓밟을 수 있어.“귀를 파고드는 낮고 잔인한 속삭임에 설아의 숨이 턱 막혀왔다.서진은 설아의 귀밑을 툭툭 치고는, 비열한 미소를 남긴 채 잡고 있던 목덜미를 툭 놓고 오만하게 발걸음을 옮겼다.중심을 잃고 순간 휘청거리는 설아의 모습을 본 강윤의 눈빛이 오한이 들 정도로 깊고 차갑게 가라앉았다. 자신의 눈앞에서 설아에게 서슴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협박까지 서슴지 않은 유서진의 행동을,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었다.강윤의 커다란 몸이 번뜩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장이라도 유서진을 막아서려는 순간, 설아가 다급하게 강윤의 손목을 잡았다. 손끝에 느껴지는 강윤의 서늘하고 팽팽한 분노에 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대표님, 제발요…… 전 괜찮아요.“제발 참아달라는 듯 떠는 설아의 간절한 목소리와 떨리는 손길에, 강윤은 차갑게 가라앉은 숨을 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설아 씨, 정말 괜찮아요?“강윤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정하게 물었지만, 설아는 차마 그 선한 눈을 마주할 수 없었다."전…… 괜찮아요. 저 때문에 대표님까지 이런 말도 안 되는 말들을 듣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설아는 손톱이 살점을 파고들 만큼 주먹을 꽉 쥐었다. 강윤 앞에서 제 참담하고 밑바닥 같은 처지를 전부 들켜버린 수치심, 그리고 당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자신의 상황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차오르는 눈물을 참아내느라 설아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강윤은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자책하는 설아를 가만히 바라보다 꽉 쥐어 피가 통하지 않는 설아의 흰 손 위에 자신의 따뜻한 손을 조심스럽게 얹었다."설아 씨가 미안해할 일 아니에요. 그러니까 손 풀어요. 상처 나겠어요.“강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덤덤하면서도 깊은 온기를 담아
박수현은 그 하얗게 질린 손끝과 떨림을 놓치지 않고 비웃음을 흘렸다. 그러고는 곁에 선 서진의 팔에 더욱 밀착하며 교태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요즘 이 행사는 초대권을 너무 남발하는 거 아니야? 이런 근본도 없는 수준 낮은 회사까지 끼워주면 전체적인 격이 너무 떨어지잖아. 안 그래? 서진아“박수현의 오만한 태도에, 유서진 역시 제법 우월감에 차오른 눈빛으로 강윤과 설아를 스쳐 지나듯 내려다보았다."하…… 그만하시죠. 그런 얘기는 두 분이서 식사하시면서 하세요.“박수현과 유서진의 뻔뻔하고 저급한 행동에, 참다못한 설아의 목소리가 잘게 떨려 나왔다. 자신을 향한 무시는 참을 수 있었지만, 아무 죄 없는 강윤까지 깎아내리는 꼴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그 순간, 포크를 쥔 강윤의 손길이 딱 멈추었다. 자신과 설아를 싸잡아 무시하며 선을 넘는 오만한 언행에, 강윤은 천천히 식사를 멈추고 들고 있던 포크를 접시 옆에 정갈하게 내려놓았다.그리고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박수현과 유서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온화하던 강윤의 얼굴에서 다정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수준과 격이라…….“강윤이 냅킨으로 입가를 가볍게 다듬으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낮게 깔린 그의 음성 하나에, 조금 전까지 기세등등하던 레스토랑 창가 쪽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남의 식사 자리에 불쑥 찾아와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들을 내뱉는게 당신들이 말하는 '수준'과 '격'입니까?“강윤의 음성은 높지 않았지만, 레스토랑의 공기를 단번에 가를 만큼 서늘하고 날카로웠다.느릿하게 냅킨을 내려놓은 강윤은 등받이에 깊숙이 기댄 채, 눈길 하나 흔들리지 않고 두 사람을 차갑게 올려다보았다. 감정조차 섞이지 않은 그 무심한 눈빛은,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격이 떨어지는 건 행사의 초대권이 아니라, 남의 정당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저급한 입방아로 깎아내리는 당신들의 그 가벼운 언행 같은데요.“"뭐, 뭐라고요?“박수현이 당황한 듯 입을 벙긋거렸지만, 강윤은
강윤이 나지막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설아의 말을 가로막았다. 황급히 물러서려는 설아의 손목을 다정하지만 놓치지 않겠다는 듯 살포시 잡으며, 강윤은 그녀와 시선을 맞추려 고개를 살짝 낮췄다."난 설아씨가 울고 싶을 때 울고, 기대고 싶을 때 나한테 기댔으면 좋겠어요."온전히 설아만을 향해 곧게 뻗어오는 강윤의 직진하는 다정함에, 설아는 입술을 꼭 문 채 차마 그 똑바로 마주한 눈빛을 감당하지 못했다.강윤과 함께 일하며, 자신의 처지와 아픈 과거를 알면서도 변함없이 묵묵하게 곁을 지켜주는 그의 모습에 설아 역시 마음이 끌리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유서진과의 지옥같던 결혼 생활 끝에 이혼하고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후,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강윤에게 설아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그래서 더욱 지금 이 상황이 설아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자신의 처지와 부모님을 약점 삼아 다시 자신의 발목을 잡는 유서진의 덫에 걸려 있는 자신이, 과연 강윤의 이 과분한 마음을 받아도 되는 걸까. 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현실이 설아의 가슴을 갈갈이 찢어 놓았다."대표님…… 저는…….“겨우 입을 떼며 거리를 두려는 설아의 떨리는 목소리를, 강윤이 다정한 손길로 가만히 가로막았다."아무 말 안 해도 돼요. 오늘은 내일을 위해서 이만 쉬는 게 좋겠어요.“강윤은 설아의 머뭇거림 속에 담긴 수많은 복잡한 감정을 읽어낸 듯, 더 이상 그녀를 궁지에 몰아넣지 않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렇게 방 안으로 들어온 설아는 곧장 욕실로 향했다. 샤워기 아래 서서 유서진의 손길이 닿았던 제 살결을 거칠게 문질러 씻어냈다.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를 때까지 몇 번이고 씻어내도 제 목덜미에 깊게 새겨진 붉은 낙인만큼은 지워지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설아가 샤워를 마치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였다. 밖에서 똑똑, 하고 다정한 기척과 함께 강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설아 씨, 일어났어요?“"네, 대표님.
"먼저 들어가서 쉬겠습니다. 대표님도 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얼른 쉬세요."설아는 도망치듯 빠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서둘러 제 방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하지만 강윤을 스쳐 지나 방으로 들어가려던 그 짧은 찰나, 은은한 조명 사이로 강윤의 날카로운 시선에 무언가가 포착되었다. 살짝 터져 붉은 피가 맺혀 있는 설아의 입술이었다.강윤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 앉았다. 강윤은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가려던 설아의 팔목을 놓칠세라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붙잡았다."설아 씨."등을 돌린 채 멈춰 선 설아는 자신의 얼굴을 강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차마 뒤돌아보지 못했다. 그저 떨리는 숨을 내쉬며 나지막이 대답할 뿐이었다."네……?“평소와 다른 설아의 그 불안정한 모습을 놓칠 강윤이 아니었다. 강윤은 잡은 팔목을 천천히 놓아주는 동시에, 직접 설아의 앞으로 걸음을 옮겨 섰다. 시선을 피하려 고개를 푹 숙이는 설아의 모습에 강윤의 미간이 더욱 깊게 패였다.강윤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거절할 수 없는 힘으로 커다란 손을 뻗어, 고개 숙인 설아의 턱 끝을 들어 올렸다."얼굴이…… 왜 이런 겁니까.“가까이서 마주한 설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붉게 부어오른 뺨과 터진 입술이 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드러났다.시선이 닿자 당황한 설아가 황급히 손을 올려 부어오른 볼을 감싸 쥐며 시선을 피했다."아…… 올라오다가, 다른 사람이랑 살짝 부딪쳤어요. 정말 괜찮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설아가 어색하게 변명을 늘어놓으며 다시 방으로 도망치듯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움직이는 머리칼 사이로 붉고 선명한 낙인이 강윤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강윤의 굳은 표정으로 설아의 어깨를 잡아 멈춰 세운 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목 뒤로 넘겼다. 그리고는 붉게 달아오른 목덜미 위로 살포시 손을 가져다 대었다.차갑게 식어 있는 강윤의 손끝이 피부에 닿자 설아가 흠칫하며 몸을 떨었다.
"그래, 이설아. 가 봐.“갑자기 자비를 베풀듯 자신을 순순히 보내주는 서진에게 설아는 의아함을 느꼈다. 하지만 당장 이 지옥 같은 공간을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이 앞서 몸을 돌리려던 찰나, 서진이 설아의 길목을 막고 한걸음 더 다가왔다.순간 설아가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쳤지만, 도망치려는 움직임보다 서진의 손이 더 빨랐다.서진의 커다란 손이 설아의 가녀린 손목을 으스러질 듯 강하게 잡아챘다."아……!“"보내준다고 했지, 그냥 보내준다고는 안 했잖아.“서진은 설아의 허리를 거칠게 끌어당기며 그대로 붉게 터진 입술 위로 제 입술을 겹쳐 오려 했다.짓밟힌 자존심과 거부감에 설아가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돌려 피하자, 가로등 불빛 아래로 설아의 새하얗고 매끄러운 목선이 매혹적이게 드러났다.서진은 망설임 없이 설아의 가녀린 목덜미에 입술을 묻고, 자신의 낙인을 찍듯 깊고 잔인하게 흔적을 새기기 시작했다."하앗……! 놔요, 이거 놓으라고요……!“설아가 온 힘을 다해 서진의 단단한 가슴을 밀어냈지만, 서진의 압도적인 힘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반항하면 할수록 서진은 더욱 집요하게 설아의 목덜미를 깊에 빨아들였고, 설아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읏......하....“한참을 설아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서진이 설아의 몸에서 천천히 떨어져 나갔다.설아의 새하얀 목덜미에는 붉고 선명한 울긋불긋한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서진은 유라의 목덜이메 새겨져 있는 자신의 흔적이 마음에 드는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이게…… 대체 무슨 짓이에요? 미쳤어요?!“설아는 수치심과 분노로 덜덜 떨리는 손으로 겨우 쓰라린 목덜미를 감싸 쥐었다.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핑 돌았지만, 서진의 앞이기에 이 악물고 눈물을 삼켰다.서진은 그런 설아의 모습을 즐기기라도 하듯, 손등으로 자신의 입술을 느릿하게 매만졌다. 그의 눈빛에는 오만함과 광기가 기묘하게 뒤섞여 있었다."잊었어? 시키는 건 뭐든 하겠다고 네 입으로 말한 거.“서
차갑고 하얀 침대 위, 설아는 떨리는 손을 억지로 뻗어 머리맡 테이블 위에 올려둔 휴대폰을 간신히 집어 들었다.언제부터 흘렸는지도 모를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며 시트를 적셨고, 열기로 달아오른 얼굴은 숨을 쉴 때마다 타는 듯이 뜨거웠다. 눈앞이 흐릿하게 흔들렸다. 손끝에 감각이 없었다. 휴대폰 화면에 뜬 이름 석 자조차 초점을 맞추기 힘들었지만, 손가락은 습관처럼 아니, 어쩌면 마지막 본능처럼 그 이름을 눌렀다.서진 오빠.통화 버튼을 누르자 텅 빈 신호음만 허공에 울려 퍼졌다. 한 번, 두 번. 설아는 바짝 마른 입
불도 켜지 않은 채였다. 소파에 팔짱을 낀 자세로, 굳은 얼굴로 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어디 다녀와?"낮고 날이 선 목소리였다.설아는 가방을 내려놓으며 짧게 대답했다."그냥 바람 좀 쐬고 왔어요.""병원에서 왜 퇴원했어?""아무 이상 없다길래요.“서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간호사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빈혈 수치, 면역력,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몸. 그런데 설아는 지금 아무 이상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아무 이상 없다고?""네. 걱정 안 하셔도 돼요."평소와 달랐다. 목소리에 온기가 없었다. 기대도,
기운을 차린 설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손등에 꽂힌 링거 바늘을 내려다보다가조용히 뽑아냈다.작은 통증이 왔지만 설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침대 옆에 개어두었던 자신의 옷을 집어 들고 환자복을 벗었다.손이 떨려 단추를 잠그는 것조차 생각보다 힘들었다.겨우 옷을 갈아입고 일어서는 순간, 눈앞이 하얗게 번쩍였다. 어지러움이 물밀듯 밀려오며 몸이 휘청였다. 설아는 침대 모서리를 붙잡고 잠시 버텼다. 숨을 고르고, 다시 섰다.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이설아씨, 잠깐만요!"담당 간호사였다. 링거 알람이 울렸는지, 빠르게 들어온
설아는 매일 서진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렸다. 다림질한 셔츠를 옷장에 걸어두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간혹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날이면, 서진은 설아를 찾았다. 하지만 그건 설아를 보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다정함도, 온기도 없었다. 그저 거칠고 무심한 손길이 지나가고 나면, 서진은 돌아누워 잠들었다. 설아는 천장을 바라보았다.‘이게 결혼인가.’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울면 더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일도 밥을 차리고, 셔츠를 다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를 버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