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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Author: YOON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3-03 14:29:55

숨이 막히던 감각이 아직도 폐 안에 남아 있었다.

차가운 물이 목구멍을 파고들던 그 순간,

심장이 터질 듯 수축하던 고통,

그리고 완전한 정적.

분명히, 끝이었다.

“한간호사 주회장님쪽 콜이야. 한간호사!”

낯선 듯 익숙한 목소리.

서나는 눈을 떴다.

천장이 보였다.

물빛이 아니라, 익숙한 병원 천장.

숨을 들이켰다.

공기가 들어왔다.

젖은 느낌이 없었다.

몸은 마른 상태였고, 심장은 정상적으로 뛰고 있었다.

“…여기…?”

그녀는 벌떡 일어났다.

서광병원 데스크였다. 벌벌 손이 떨려왔다.

홍민의 손, 뺨을 때리던 감각,

'네가 살아남은 게 실수야.'

그 말이 아직도 귓가에 선명했다.

뛰쳐나가 몸을 던졌던 그 강물의 차가움도 선명했다

그런데—

“한간호사 왜이래 졸았어?? 콜이라니까?”

나를 이상하게 보는 동료 간호사는 눈짓과 손짓에

서나는 천천히 병원 달력을 보았다.

"지금이 몇년도 몇월 몇일이예요?!"

심각한 서나의 표정에 동료 간호사는 진짜 이상하다는 듯 재촉했다

"2020년도 12월 20일이잖아! 왜이래 진짜??빨리 회장님께 가보라니까"

회장님.

심장이 크게 뛰었다.

2020년도. 정확히 4년전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ㅡ

주광렬 회장님이 입원하고 있던 서광병원.

주홍민을 만나보라는 회장님의 제의를 받았던 다음날이다.

기억하는 이유 달력에 표시된 주홍민과의 만남 날짜가 적혀있는걸 보고 떠올렸다.

서나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네 가볼게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엘리베이터를 타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살아 있다.

아직 그를 만나지 않았다.

아직 사랑하지 않았다.

아직 속지 않았다.

아직 아이도 없다.

하지만 이번엔 절망이 아니었다.

공포와, 깨달음과,

동시에 온

기회.

엘리베이터 거울을보았다 

거기에 비친 내 얼굴엔 

홍민에게 맞아서 든 멍도, 찢어진 입술도 창백함도 없었다.

배를 더듬었다.

아무 흉터도 없었다.

아무것도 잃지 않은 몸.

나에게 왜 이런 기회가 생겼는지 의문을 갖고싶지않았다

이렇게 살아 돌아왔다는 것, 기회가 생겼고 이 기회를 어떻게 써야할지만

생각하기로 하면서 

홍민의 얼굴이 떠올랐다.

처음 만났던 날의 미소.

다정한 말투.

차분한 배려.

모두 가짜였다.

그는 처음부터 계산하고 있었고,

처음부터 필요에 의해 접근했고,

내가 품었던 의심에서 한치의 오차도 벗어남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필요가 끝나면 제거하려 했던 악행까지도.

자신을.

아이를.

서나는 터져나올 것 같은 눈물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눈빛은 달랐다.

물속에서 한 번 죽다 살아난 사람의 의지와

모든것을 바로 잡겠다는 투기가 담긴 눈이었다.

“이번엔…”

작게 중얼거렸다.

이번엔 당하지 않는다.

이번엔 사랑에 속지 않는다.

이번엔 아이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엔,

그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으며 살아가게 두지 않는다.

띵-

“11층입니다”

차분하게 숨을 고르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회장님 병실앞에 섰다.

아직 모든 것이 시작 전이다.

내일, 그는 자신을 처음 보는 척 앉아 있을 것이다.

부드러운 미소로, 완벽한 신사처럼.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의 미소 아래 무엇이 있는지.

서나는 문을 열며 생각했다

이번 생은 다르다.

죽어본 사람은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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