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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Penulis: 설다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4-16 08:58:56

아이아스는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만족감을 느꼈다.

미하엘은 제거되었다. 아버지는 무력해졌다.

아델은 오직 자신에게만 의존하게 될 것이다.

아이아스는 아델에게 다가가 레오노라를 차갑게 물리쳤다.

“레오노라, 나가. 아델은 나와 할 이야기가 있다.”

레오노라는 순순히 물러섰다.

아이아스는 아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의 손길은 강했고, 그의 눈빛은 소유를 넘어선 광기를 담았다.

“봐, 아델. 아무도 널 데려갈 수 없어. 오직 나만이 네 곁에 영원히 있을 수 있단다.”

아델은 오빠에게 기대며 행복하게 웃었다.

그녀의 미소는, 이 모든 비극의 중심에서 피어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잔혹한 꽃이었다.

아이아스는 그녀의 흑발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집착은 이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황궁은 완전히 그의 손아귀에 들어왔고 아델은 그의 영원한 감옥 속 가장 아름다운 죄수가 되었다.

아이아스가 주도한 숙청은 밀라이터 백작 가의 파멸 대신, 미하엘의 국경 지역 추방으로 마무리되었다.

밀라이터 백작가는 충성스러운 유력 귀족 가문이었기에 주요 대신들이 심한 처벌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아이아스는 양보할 수밖에 없었으나 미하엘을 아델의 곁에서 영원히 떼어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했다.

미하엘은 제국의 변방으로 쫓겨났다.

서재에서 이 결정을 통보받았을 때, 아이아스의 얼굴에는 어떤 동요도 없었다. 그는 냉철하게 승리를 받아들였다.

추방. 그것으로 충분하다.

미하엘 폰 밀라이터는 더 이상 아델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

그의 집착은 이제 완벽하게 절제된 승리로 포장되었다.

그는 황제가 이 절차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황제의 와병을 명분으로 모든 공식 문서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했다.

그날 오후, 아델은 몸이 좋지 않아 침실에 머물던 레위를 찾아갔다.

레위는 여전히 술과 진정제의 영향으로 피폐한 상태였으나 아델이 오자 필사적으로 흐트러진 모습을 감추려 애썼다.

“아바마마, 많이 편찮으세요? 제가 아바마마를 위해 연주를 해 드릴게요.”

아델은 피아노 앞에 앉아 우아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녀의 연주 실력은 훌륭했다. 길게 구불치는 새까만 흑발과 하얗고 가냘픈 몸매는 피아노 위에서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레위는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들었다. 그에게 아델은 모든 아름다움과 구원의 상징이었다.

연주가 끝난 후 아델은 해맑게 웃으며 레위의 무릎 위로 달려와 앉았다.

“아바마마, 어떠세요? 기분이 좀 나아지셨나요?” 

그녀는 아버지의 뺨에 자신의 부드러운 뺨을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레위는 아델의 가냘프고 우아한 몸을 품에 안았다.

그의 눈동자에 잠시나마 따뜻한 생기가 돌았다. 그는 자신의 남은 삶의 이유인 딸을 광적으로 사랑했다.

“나의 아델. 너는 이 세상의 그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단다. 너는... 너는 짐의 전부다.”

그는 딸의 동그란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때였다.

아델이 고개를 들어 레위를 올려다보는 순간, 레위의 눈 앞에 끔찍한 균열이 발생했다.

아델의 해맑은 얼굴 뒤로 유리디체의 차갑고 멸시하는 얼굴이 겹쳐 보였다.

똑같이 짙은 흑발, 똑같은 회색 눈, 똑같이 새하얀 피부.

그러나 유리디체의 눈빛은 그를 향한 증오로 불타올랐다.

“당신은 나에게 그랬듯이 결국 아델을 파멸시킬 거예요.”

환청이 귓가를 찢을 듯 울렸다.

레위는 아델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의 몸이 경련했다.

“유... 유리디체.”

그의 쉰 목소리가 고통스럽게 새어 나왔다.

아델은 레위의 갑작스러운 행동과 낯선 이름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바마마?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유리디체'는 누구예요?”

아델의 물음에 레위는 화들짝 놀라며 환영에서 깨어났다.

그가 지금 자신의 가장 소중한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그의 정신병이 아델에게까지 위협을 가했다.

“아... 아니다. 아델. 그냥... 몸이 좋지 않아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구나.”

레위는 황급히 아델을 무릎에서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동자는 공포로 떨렸다.

“미안하다, 아델. 나는 잠시 쉬어야겠다. 너는 아이아스에게 가보렴.”

레위는 아델의 이마에 입을 맞춘 후 서둘러 침실로 돌아갔다.

그는 침실 문을 닫고 기대어선 채 숨을 헐떡였다.

그의 몸은 알코올과 진정제, 그리고 죄책감으로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레위의 처소에서 나온 아델은 곧장 아이아스를 찾아갔다.

아델은 어머니에 대한 어떤 기억도, 아는 것도 없었기에 아버지의 이상한 행동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아이아스는 서재에서 공무를 보고 있었다. 아델은 그에게 다가가 익숙하게 그의 팔에 매달려 애교를 부렸다.

“오빠, 아바마마가 이상해. 나보고 '유리디체'라고 불렀어. 그게 누구야?”

아이아스는 아델의 질문에 서명을 하던 펜을 내려놓았다.

그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복잡한 감정들로 뒤섞였다.

증오, 슬픔, 그리고 그리움.

“유리디체는... 우리 어머니의 이름이다, 아델.”

“어머니? 아바마마는 왜 나를 어머니라고 불렀을까? 오빠, 우리 어머니는 어떻게 생기셨어? 나는 어머니의 초상화도 본 적이 없는걸. 궁금해.” 

아델은 해맑은 호기심으로 아이아스를 졸랐다.

아이아스는 어머니의 초상화가 황궁 보물고 깊숙한 곳에 레위의 지시에 따라 봉인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레위는 그녀의 증오가 담긴 초상화를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델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그의 모든 것이었다.

“이렇게 궁금해하는데 안 된다고 할 수 없지, 나의 아델.” 

아이아스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는 시종에게 명령을 내렸다. 

“황궁 보물고 제3실에 봉인된 돌아가신 황후마마의 초상화를 가져와라. 그리고 아무에게도 이 일을 발설하지 마라.”

명령은 신속하게 이행되었다. 잠시 후 거대한 초상화 하나가 두꺼운 천에 덮인 채 서재로 옮겨졌다.

아이아스는 직접 초상화를 덮은 천을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황후 유리디체의 초상화가 서재의 은은한 조명 아래 그 모습을 드러냈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여인.

아델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초상화 속의 여인은 자신과 너무나 닮았다.

길게 구불치는 새까만 흑발, 눈처럼 새하얀 피부, 그리고 아델과 똑같은 회색 눈동자.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충격적인 기시감이었다.

“어머... 오빠. 정말 나랑 똑같이 생겼어.” 

아델은 초상화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러나 아델이 초상화를 자세히 볼수록 그녀의 해맑은 표정은 점차 사라졌다.

초상화 속의 유리디체는 완벽하게 아름다웠지만 그녀의 눈빛은 깊은 우울과 고통 그리고 절망으로 가득 찼다.

그 눈빛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오빠... 어머니는... 왜 이렇게 슬퍼 보여?”

아델은 순수한 마음으로 물었다.

그녀는 절대적인 애정과 헌신 속에서 자랐기에 초상화 속 어머니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아스는 아델의 곁에 서서 팔짱을 끼고 초상화 속의 유리디체와 초상화 앞의 아델을 번갈아 보았다.

똑같은 얼굴을 한 두 여인.

한 명은 증오와 절망 끝에 죽음을 택한 어머니. 다른 한 명은 그 어머니의 모든 것을 물려받았지만 아버지와 오빠의 광적인 사랑 속에서 천진난만하게 피어난 딸.

아이아스의 마음은 복잡했다.

초상화 속 어머니의 슬픔은 그가 레위에게 품고 있는 증오의 근원이었다.

그는 어머니를 파멸시킨 아버지에게 복수하고 싶었고 동시에 그녀를 완벽하게 닮은 여동생 아델만큼은 절대 그 비극을 반복하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어머니. 당신이 누리지 못한 행복을 제가 아델에게 줄 겁니다.

하지만 초상화 앞에 서 있는 아델의 모습은 아이아스에게 섬뜩한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아델은 너무나 어머니를 닮아 있었기에, 언젠가 그녀 역시 이 궁정의 어둠과 부황 혹은 자신의 집착에 질식해 어머니와 똑같은 슬픔을 드러낼까 두려웠다.

아이아스는 아델의 어깨를 감쌌다.

그의 손길은 더욱 소유욕이 짙어졌다.

그는 아델의 고통을 영원히 차단하고 그녀의 순수함을 자신의 감옥 속에 영원히 가두고 싶었다.

“초상화는 원래 표정이 좀 딱딱하게 그려진단다, 아델. 어머니는 너처럼 아름답고 밝은 분이셨을 거야. 걱정하지 마. 이제 됐다.”

아이아스는 그녀의 시선을 초상화에서 떼어내게 하려 했다.

“오빠, 나는 어머니가 불쌍해. 아바마마가 나를 유리디체라고 부른 것도 어머니가 그리우셔서 그런 걸까?” 

아델이 순수하게 추측했다.

“그렇겠지. 폐하께서는 어머니를 잃고 많이 힘들어하셨으니까.” 

아이아스는 아버지를 향한 증오를 감춘 채 말했다. 

“이제 됐으니 오빠가 네 방까지 데려다줄게. 이 초상화는 다시 보물고에 두도록 하자.”

아이아스는 초상화를 다시 두꺼운 천으로 덮게 한 후 아델의 손을 잡고 서재를 나섰다.

그의 마음속에는 흑발의 두 여인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았다.

한 여인의 비극이 다른 여인의 삶을 집어삼키지 않도록, 그는 더욱더 아델을 옥죄고 레위를 통제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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