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아이아스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기 직전 아델, 그리고 레오노라와 함께 조용한 저녁 식사를 가졌다.
공식적인 만찬이 아닌, 가족과 약혼녀가 함께하는 조용한 시간이었다.
식사 테이블에서 아델은 밝게 웃으며 아이아스에게 최근 유행하는 가십거리를 이야기했다.
“오빠, 저번에 미하엘이 나에게 선물한 그 브로치 있잖아. 그거 레아에게 줘버릴까 봐. 어차피 오빠가 준 게 훨씬 예쁜걸.”
아델의 말은 천진난만했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에게 헌신하는 미하엘의 마음을 우습게 여기는 잔혹함이 깔렸다.
레오노라는 순간적으로 아델의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아델의 상냥한 배려와 동시에 자신을 사랑하는 미하엘을 향한 무심함.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아이아스의 차가운 시선.
아이아스는 포도주 잔을 들고 미소 지었다. 그의 미소는 완벽하게 다정했다.
“그러렴, 아델. 그런 시시한 것들은 네 보석함에 들어갈 가치도 없단다. 어차피 미하엘은 곧 황궁을 떠나게 될 거야.”
그의 목소리는 너무나 담담하고 부드러웠기에 미하엘의 파멸을 예고하는 말이라는 것을 아델은 눈치채지 못했다.
“황궁을 떠난다고? 왜? 미하엘은 좋은 사람인데.”
아델이 순수하게 물었다.
“궁정의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아델. 너는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 없어. 너는 오직 오빠와 황제 폐하의 사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기만 하면 돼.”
아이아스는 아델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손길은 소유욕과 독점욕으로 뜨거웠지만, 아델은 그 따뜻함 속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레오노라는 아이아스의 말을 듣고 온몸이 굳었다.
그녀는 황태자가 미하엘을 제거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녀는 그가 얼마나 냉혹하고 무서운 사람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아스가 아델을 위해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의 병든 숭배심을 자극했다.
이토록 강력한 두 남자가 아델을 향해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
레오노라는 침묵을 지켰다.
그녀는 미하엘이 사라지더라도, 아델의 곁에 있을 수 있다면 어떤 굴욕도 감수할 수 있었다.
그녀의 침묵은 아이아스의 계획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이자 아델을 향한 순종의 증거였다.
다음날 아침, 황궁은 미하엘 폰 밀라이터의 몰락 소식으로 발칵 뒤집혔다.
미하엘은 국경 지역 밀무역과 국고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으며, 그의 가문은 모든 명예와 재산을 몰수당할 위기에 처했다. 아이아스가 치밀하게 준비한 숙청이었다.
이 소식은 황제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레위는 미하엘의 청혼을 수락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있었기에, 이 소식은 아이아스가 자신의 의지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레위는 아이아스를 자신의 처소로 불러들였다. 그의 눈동자는 핏발이 섰고 아침부터 술 냄새가 진동했다.
“네가... 네가 감히 짐의 뜻을 거역한 것이냐! 네가 미하엘을 제거한 것이냐!”
레위는 분노로 떨리는 손가락으로 아이아스를 가리켰다.
아이아스는 냉철하게 황제 앞에 섰다.
“폐하. 저는 제국의 질서와 안녕을 지켰을 뿐입니다. 미하엘 폰 밀라이터는 제국에 해를 끼쳤으며 황녀의 반려자로 거론될 자격이 없습니다.”
“거짓말! 네놈이! 네놈이 아델을 독차지하려 드는 것이다! 네놈의 그 더러운 집착이! 유리디체를 파멸시킨 나와 똑같은 병을 앓고 있구나!”
레위는 광기 어린 절규와 함께 아이아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이아스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황제의 팔을 붙잡고 힘으로 제압했다. 약에 절고 병든 몸은 젊고 강인한 황태자를 이길 수 없었다.
“폐하. 폐하께서는 이미 이성을 잃으셨습니다. 폐하의 판단은 더 이상 제국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델은 제가 지키겠습니다. 저는 폐하처럼 사랑하는 이를 파멸시키지 않을 겁니다.”
아이아스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의 말은 레위의 심장에 칼을 꽂는 것과 같았다.
레위는 아이아스의 눈에서 자신이 유리디체에게 가했던 폭력적인 소유욕과 같은 그림자를 보았지만, 이제는 그를 막을 힘이 없었다. 레위는 무너졌다.
그에게 아델은 이미 아이아스의 집착이라는 거대한 감옥에 갇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황궁이 미하엘의 몰락으로 소란스러웠지만, 아델은 여전히 평화로웠다.
아이아스는 그녀에게 미하엘의 혐의를 간략하고 정당한 '숙청'으로만 설명했다.
“아델, 미하엘은 죄를 지었어. 그는 네 곁에 있을 자격이 없단다. 너는 오빠가 지켜줄 거야.”
“오빠 말이 맞겠지.”
아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하엘의 파멸은 그녀에게 아무런 정서적 동요도 주지 못했다.
그녀는 마치 꽃꽂이를 하듯이 자신에게 불필요하거나 방해되는 모든 것을 무심하고 잔혹하게 잘라냈다.
그녀에겐 아버지와 아이아스의 사랑이 가장 중요했고 미하엘은 그저 시시할 뿐이었다.
아델은 레오노라를 찾아갔다.
레오노라는 오라비의 몰락 소식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지만, 아델 앞에서는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레아, 미하엘의 일은 정말 유감이야. 하지만 네 오빠가 잘못했으니 벌을 받는 거겠지. 너무 슬퍼하지 마.”
아델은 레오노라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아델은 순수하고 해맑았으나 그녀의 말 속에는 미하엘을 향한 연민이 전혀 없었다.
레오노라는 아델의 손길을 받으며 눈물을 참았다.
'오라버니,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아델님을 잃을 수 없어요.'
그녀는 오라비의 파멸이 아이아스의 집착 때문임을 알았고, 그 집착을 통해 아델의 곁에 영원히 머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황녀님... 저는 괜찮아요. 저는 황녀님의 곁에 영원히 머물 것입니다. 황태자 전하의 아내가 되어 황녀님의 가족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레오노라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녀의 눈빛은 아델을 향한 지독한 숭배로 빛났다.
금발의 레오노라와 흑발의 아델. 두 여인의 대비는 극명했다.
아델은 모든 것을 소유한 채 천진난만했고, 레오노라는 모든 것을 잃으면서도 아델의 곁에 머무르기 위해 굴욕과 희생을 감수했다.
충격으로 온몸의 힘이 빠진 아델은 시녀들의 부축을 받아 자신의 침실로 돌아왔다.그녀의 새하얀 몸이 얇은 잠옷 아래에서 덜덜 떨렸다. 아델은 침대에 엎드려 소리 없이 펑펑 울었다.제국에서 가장 고귀하고 강한 두 남자, 황제와 아이아스 황태자가 세워준 그녀의 세계는 안락하고 완벽하고 따뜻했다.그녀는 그들의 사랑 속에서 한 점의 불행도 알지 못했다.그러나 아버지의 발작은 그녀가 평생 외면하고 싶었던 황궁의 어둠, 그리고 레위의 깊은 정신병을 그녀에게 강제로 보여주었다.그녀의 울음은 소리 없는 절규였다.아델의 새까만 흑발은 눈물로 젖어 얼굴에 들러붙었고 그녀의 부러질 듯이 가는 몸은 흐느낌에 따라 크게 흔들렸다.한참을 그렇게 울고 있을 때 침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걱정이 되어 아델을 살펴보러 온 아이아스였다.그는 냉철한 황태자의 가면을 벗고, 오직 아델을 향한 지독한 애정만을 품은 한 사내의 모습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아델.” 아이아스는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아델은 울음을 멈추지 않고 고개를 들었다.눈물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은 초상화 속에 그려진 어머니의 슬픔과 잠시 겹쳐지는 듯했다.“오... 오빠.”아델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와 아이아스에게 달려갔다.그녀는 아이아스의 품에 안겨 더욱 서럽게 흐느꼈다.“오빠... 무서워. 아바마마가...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 너무 무서워...”아이아스는 그녀의 가냘픈 몸을 단단하게 끌어안았다.달콤한 체향이 훅 끼쳐왔고, 부드럽고 따뜻한 살결의 감촉이 그의 단단한 몸에 감겨왔다.이 감촉과 향기는 아이아스가 매일 밤 몰래 갈망해왔던, 바로 그것이었다.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요동쳤다.레위의 붕괴는 아이아스에게 모든 통제권과 권력을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었다.이제 아무도 그를 방해할 수 없다.아이아스는 아델의 흐느낌을 들으며 부드러운 흑발을 떨리는 손으로 쓰다듬었다.그의 이성은 순식간에 마비되었다.레위의 발작과 광기는 아이아스가 품고 있던 금지된 욕망을 정당화시키는 방아쇠가
혼식이 끝나고 며칠 후.레위는 마지막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밤중에 은밀하게 움직였다.그는 가장 신뢰하는 신하인 헬름 경을 궁전 뒤편의 비밀 통로로 불렀다.레위의 얼굴은 창백하고 수척했지만, 그의 눈은 필사적인 결의로 빛났다.그는 헬름 경에게 문서가 담긴 봉투를 건넸다.“헬름 경. 이 문서를 아델이 성년이 되는 날 그애에게 전달해 주게. 짐은... 짐은 아이아스에게서 아델을 지켜야 해. 아이아스는 짐과 똑같은 병에 걸렸다! 짐은 아델을 그놈에게 줄 수 없어!” 레위는 잔뜩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헬름 경은 황제의 정신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황제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간절함과 아델 황녀를 향한 진실된 부성애를 외면할 수 없었다.“폐하, 명심하겠습니다.”헬름 경이 황궁을 빠져나가는 순간 아이아스가 그림자처럼 그의 앞에 나타났다.아이아스는 황제의 이상 행동과 은밀한 호출을 수상하게 여겼다. 그의 냉철한 지성은 아버지의 마지막 발악을 예감했다.“헬름 경. 밤늦게 어딜 그리 서두르십니까? 폐하를 뵙고 오신 듯한데 제게는 보고하실 것이 없습니까?” 아이아스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그의 하늘색 눈동자는 헬름 경의 손에 들린 봉투에 향했다.헬름 경은 경직되었다. 황태자의 시선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그는 굴욕적으로 고개를 숙였다.“황태자 전하. 폐하께서는 저에게... 와병 중에 필요하신 약품의 목록을 전달하셨을 뿐입니다.”아이아스는 헬름 경의 거짓말을 간파했다.황제는 자신에게서 아델을 떼어놓기 위해 마지막 발악을 준비하는 것이 분명했다.“약품 목록이라. 폐하께선 요즘 많이 불안정하십니다. 폐하의 건강에 대한 일은 저에게도 함께 보고되어야 하죠. 그 봉투를 제게 주십시오.”아이아스의 목소리에는 거절할 수 없는 강압적인 힘이 실렸다.헬름 경은 절망적인 눈빛으로 아이아스를 바라보았지만, 황태자의 권위와 그의 뒤에 도사린 냉혹함 앞에서 결국 봉투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아이아스는 봉투를 손에 넣고 헬름 경에게 차갑게 경
레위는 침실에 틀어박힌 채 유리디체의 초상화가 아델에게 보여졌다는 소식을 들었다.아이아스가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아델에게 어머니의 얼굴을 보여준 사실은, 레위에게 엄청난 충격과 함께 아이아스가 자신의 권위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주었다.그는 침대에서 떨리는 몸을 일으켰다.그의 눈 밑 흉터는 분노와 피로로 인해 더욱 짙어졌다.그는 이제 황제가 아닌, 모든 것을 잃은 나약한 아버지에 불과했다.'아이아스. 네놈은 나를 멸시하고 내 딸까지 파멸시키려 든다.'레위는 아이아스가 아델을 향해 품은 병적인 집착이, 과거 자신이 유리디체에게 가했던 폭력적인 소유욕과 똑같음을 깨달았다.그는 유리디체를 파멸시킨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라도, 아델만큼은 이 저주받은 궁정에서 벗어나게 해야 했다.그는 무거운 금고를 열어 양피지 한 장을 꺼냈다.그것은 레위가 자신이 황제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거나 아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을 경우, 아델이 제국 밖의 안전한 곳으로 망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비밀 문서였다.이 문서는 아이아스로부터 아델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레위의 마지막 발악이었다.레위는 펜을 들고 맹세하듯 자신의 서명을 휘갈겼다.그의 손은 떨렸지만 의지는 확고했다.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공허했지만, 아델을 지키려는 부성애만큼은 끓어오르는 용암과 같았다.“유리디체... 짐은 아델을 지킬 것이다. 네가 겪었던 고통을 그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그는 이 문서를 아델이 성년이 되는 날 신뢰할 수 있는 대신에게 전달할 계획을 세웠다.시간이 없었다. 아이아스의 집착이 그녀를 완전히 덮치기 전에.며칠 후 아이아스 드 에스테반 황태자와 레오노라 폰 밀라이터의 공식 약혼식이 황궁의 대연회장에서 거행되었다.화려한 연회장과 대조적으로 식장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차가웠다. 황제가 와병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아이아스는 황제의 부재 속에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쏠린 상황을 즐기는 듯했다. 그는 완벽한 황태자의 모습으로 레오노라의 곁
아이아스는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만족감을 느꼈다.미하엘은 제거되었다. 아버지는 무력해졌다.아델은 오직 자신에게만 의존하게 될 것이다.아이아스는 아델에게 다가가 레오노라를 차갑게 물리쳤다.“레오노라, 나가. 아델은 나와 할 이야기가 있다.”레오노라는 순순히 물러섰다.아이아스는 아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의 손길은 강했고, 그의 눈빛은 소유를 넘어선 광기를 담았다.“봐, 아델. 아무도 널 데려갈 수 없어. 오직 나만이 네 곁에 영원히 있을 수 있단다.”아델은 오빠에게 기대며 행복하게 웃었다.그녀의 미소는, 이 모든 비극의 중심에서 피어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잔혹한 꽃이었다.아이아스는 그녀의 흑발에 입을 맞추었다.그의 집착은 이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이 황궁은 완전히 그의 손아귀에 들어왔고 아델은 그의 영원한 감옥 속 가장 아름다운 죄수가 되었다.아이아스가 주도한 숙청은 밀라이터 백작 가의 파멸 대신, 미하엘의 국경 지역 추방으로 마무리되었다.밀라이터 백작가는 충성스러운 유력 귀족 가문이었기에 주요 대신들이 심한 처벌에 반대했기 때문이다.아이아스는 양보할 수밖에 없었으나 미하엘을 아델의 곁에서 영원히 떼어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했다.미하엘은 제국의 변방으로 쫓겨났다.서재에서 이 결정을 통보받았을 때, 아이아스의 얼굴에는 어떤 동요도 없었다. 그는 냉철하게 승리를 받아들였다.추방. 그것으로 충분하다.미하엘 폰 밀라이터는 더 이상 아델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그의 집착은 이제 완벽하게 절제된 승리로 포장되었다.그는 황제가 이 절차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황제의 와병을 명분으로 모든 공식 문서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했다.그날 오후, 아델은 몸이 좋지 않아 침실에 머물던 레위를 찾아갔다.레위는 여전히 술과 진정제의 영향으로 피폐한 상태였으나 아델이 오자 필사적으로 흐트러진 모습을 감추려 애썼다.“아바마마, 많이 편찮으세요? 제가 아바마마를 위해 연주를 해 드릴게요.”아델은 피아노 앞에 앉아 우아하게 손가락을 움직
아이아스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기 직전 아델, 그리고 레오노라와 함께 조용한 저녁 식사를 가졌다.공식적인 만찬이 아닌, 가족과 약혼녀가 함께하는 조용한 시간이었다.식사 테이블에서 아델은 밝게 웃으며 아이아스에게 최근 유행하는 가십거리를 이야기했다.“오빠, 저번에 미하엘이 나에게 선물한 그 브로치 있잖아. 그거 레아에게 줘버릴까 봐. 어차피 오빠가 준 게 훨씬 예쁜걸.”아델의 말은 천진난만했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에게 헌신하는 미하엘의 마음을 우습게 여기는 잔혹함이 깔렸다.레오노라는 순간적으로 아델의 시선을 피했다.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아델의 상냥한 배려와 동시에 자신을 사랑하는 미하엘을 향한 무심함.그리고 이 모든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아이아스의 차가운 시선.아이아스는 포도주 잔을 들고 미소 지었다. 그의 미소는 완벽하게 다정했다.“그러렴, 아델. 그런 시시한 것들은 네 보석함에 들어갈 가치도 없단다. 어차피 미하엘은 곧 황궁을 떠나게 될 거야.”그의 목소리는 너무나 담담하고 부드러웠기에 미하엘의 파멸을 예고하는 말이라는 것을 아델은 눈치채지 못했다.“황궁을 떠난다고? 왜? 미하엘은 좋은 사람인데.” 아델이 순수하게 물었다.“궁정의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아델. 너는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 없어. 너는 오직 오빠와 황제 폐하의 사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기만 하면 돼.” 아이아스는 아델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그의 손길은 소유욕과 독점욕으로 뜨거웠지만, 아델은 그 따뜻함 속에서 안도감을 느꼈다.레오노라는 아이아스의 말을 듣고 온몸이 굳었다.그녀는 황태자가 미하엘을 제거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음을 직감했다.그녀는 그가 얼마나 냉혹하고 무서운 사람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아스가 아델을 위해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의 병든 숭배심을 자극했다.이토록 강력한 두 남자가 아델을 향해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레오노라는 침묵을 지켰다.그녀는 미하엘이 사라지더라도, 아델의 곁에 있
며칠 후 아이아스의 계획이 실행되기 직전, 황제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극에 달했다.레위는 황실의 공식 행사 도중 죽은 황후의 환영을 보았다.연회장은 화려하게 빛났지만, 레위의 눈에는 유리디체가 연회장 중앙에 홀로 서서 그를 향해 싸늘한 미소를 짓는 모습만이 보였다.그녀의 흑발은 어둠 속에서 피에 젖었고 회색 눈동자는 그를 멸시했다.죽은 그녀는 여전히 고귀하고 아름다웠지만, 그의 머릿속에서 그녀는 이제 '악몽' 그 자체였다.“당신은 아델에게도 똑같이 할 거야. 당신의 더러운 손길이 결국 아델을 짓밟을 거라고.” 환청이 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레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술과 진정제의 기운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성의 끈을 놓기 직전이었다.“아니다! 짐은 아델을 사랑한다! 널 파괴한 것처럼 아델을 파괴하지 않아! 넌 거짓말쟁이다!”레위의 고함은 연회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귀족들은 경악하며 황제를 바라보았고 아이아스는 즉각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아이아스는 냉정하지만 조금 짜증이 서린 얼굴로 레위에게 다가섰다.그는 아버지의 팔을 단단하게 잡았다.“폐하, 진정하십시오. 지금 폐하의 눈앞에는 아무도 없습니다.”레위는 아이아스의 팔을 뿌리쳤다.그는 아들의 얼굴을 보았다.아이아스의 밝은 하늘색 눈.그 눈은 자신의 눈과 똑같았지만, 그에게서는 냉철한 통제와 계산만이 느껴졌다.“너는... 너는 날 닮았다. 네 눈이 날 닮았어. 네가 짐을 멸시하는구나!” 레위는 아이아스를 유리디체의 또 다른 환영처럼 여기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레위는 결국 시종들의 부축을 받아 연회장을 떠났다. 그의 정신병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이었다.아이아스는 이 혼란 속에서 자신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짐을 느꼈다.병든 황제는 더 이상 제국의 통치자가 될 자격이 없었다. 그는 아델에게조차 위험한 존재가 되어갔다.아이아스는 레위가 연회장에서 사라진 후, 다시금 침착하게 귀족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폐하께서는 최근 과로로 인해 일시적인 신경 쇠약을 겪고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