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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作者: 루에나
“정리할 필요 없어.”

중현의 판단은 선명했다. 서두르지 않고 말했다.

“기억 잃기 전에 내가 다 준비한 거라며. 그럼 속았다고 생각해도 지금의 나를 의심하지는 않겠지.”

강 비서가 생각했다. 맞는 말이었다.

지금 중현은 기억을 잃었다.

도현도 관계를 틀어 버리고 싶지는 않으니 지나치게 굴지는 않을 것이다.

중현이 갑자기 말했다.

“H시 쪽에 미리 연락 좀 해 둬.”

강 비서는 의문이 들었다.

계속 곁에 있던 것이 아니라 도현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몰랐다.

“하도현도 강솔이 JX그룹 지분 받은 걸 알아.”

중현의 눈은 검고 깊었다.

“그쪽에서 연락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

소식은 메신저로 왔다.

도현의 비서는 그 자리에 있었다.

강솔이 지분을 받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직 극소수였다.

중현도 태휘에게 들었다. 도현이 매일 직접 지켜봤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강 비서가 답했다.

“알겠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끝냈다.

중현도 쉴 생각이었다.

...

다음 날이 됐다. HS그룹의 주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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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96화

    “대표님이 착각하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최근에 밖에서 식사한 적이 없습니다.”“영상 보여 드려.”도현이 비서에게 지시했다.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비서는 곧 CCTV 영상을 찾아 세 사람 앞에 틀어 놓았다.함께 식사하는 장면은 물론, 도현 앞에서 큰소리치던 말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중현이 이 말을 들으면 세 분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도현이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이런 방법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다.하지만 정작 중요한 때 약속을 뒤집었으니, 도현을 탓할 일은 아니었다.“그건 안 됩니다! 대표님, 이번 일은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십시오.”“다음에 저희 셋이 같이 식사 대접하겠습니다.”“이게 밥 한 끼로 해결될 일입니까?”도현은 손에 든 펜을 굴리며 세 사람을 차례로 훑어보았다.“아까 세 분만 손을 드셨으면 지분 이전은 끝났습니다.”세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도현이 안경 너머로 세 사람을 응시했다.“왜 말씀들이 없으십니까?”“다른 일은 얼마든지 대표님 편을 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셔도 막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분 문제만큼은... 정말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돕기 싫어서가 아닙니다. 그게...”“그게 뭡니까?”“기억을 잃기 전에 하중현 대표님이 저희를 찾아오셨습니다.”세 사람은 심각한 표정으로 사실과 거짓을 섞어 말했다.“무슨 일이 생기든 지분 양도에는 동의하지 말라고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어기면 주주 자리에서 쫓아내겠다고요.”“하중현 대표님 능력은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저희 약점을 얼마나 쥐고 계실지 누가 알겠습니까.”“마음먹고 저희를 손보려 들면 저희는 당해 낼 재간이 없습니다.”세 사람은 번갈아 말을 보탰다.너무 진지해서 거짓말이 섞였다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도현은 미간을 좁힌 채 세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언제 찾아갔습니까?”“전에 임원들을 불러다가 계속 회의를 하셨을 때입니다.”“대표님, 저희로서도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이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95화

    “정리할 필요 없어.”중현의 판단은 선명했다. 서두르지 않고 말했다.“기억 잃기 전에 내가 다 준비한 거라며. 그럼 속았다고 생각해도 지금의 나를 의심하지는 않겠지.”강 비서가 생각했다. 맞는 말이었다.지금 중현은 기억을 잃었다.도현도 관계를 틀어 버리고 싶지는 않으니 지나치게 굴지는 않을 것이다.중현이 갑자기 말했다.“H시 쪽에 미리 연락 좀 해 둬.”강 비서는 의문이 들었다.계속 곁에 있던 것이 아니라 도현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몰랐다.“하도현도 강솔이 JX그룹 지분 받은 걸 알아.”중현의 눈은 검고 깊었다.“그쪽에서 연락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소식은 메신저로 왔다.도현의 비서는 그 자리에 있었다.강솔이 지분을 받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직 극소수였다.중현도 태휘에게 들었다. 도현이 매일 직접 지켜봤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강 비서가 답했다.“알겠습니다.”중요한 이야기를 끝냈다.중현도 쉴 생각이었다....다음 날이 됐다. HS그룹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중현의 지분을 도현에게 넘기는 안건을 회사 규정에 따라 거수로 표결했다.진행자는 도현이었다.두 사람이 작성한 양도 계약서를 꺼냈다.표결할 때는 아래쪽을 보며 자기 사람들에게 의사를 밝히라는 신호를 줬다.한 명.두 명.세 명...드문드문 손이 올라갔다. 모두 다섯 명이었다.일곱 명은 아무 뜻도 밝히지 않았다.“나머지 분들은 반대하시는 겁니까?”도현은 전에 협의가 잘됐던 사람들을 보며 차분하게 물었다.그 사람들은 찔리는 마음에 고개를 숙여 눈을 내리깔고 탁자만 봤다.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없었다.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도현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찬성한 사람이 절반도 안 됐고 지분을 합해도 부족했다.‘정말...’“반대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말씀해 보시죠.”말투는 온화했지만 안경 너머 눈은 날카로웠다. 바라보기만 해도 압박감이 있었다.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봤다.한 명도 입을 열지 않았다.다른 회사에서는 주주나 이사들이 마음대로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94화

    도현은 메시지를 다 읽고 중현을 향해 눈을 들었다.중현이 알아채고 얇은 입술을 열었다.“왜?”“일부러 그랬어?”도현은 중현의 속을 꿰뚫으려는 눈으로 물었다.중현은 의아한 표정이었다.“강솔의 지분이 오늘 확정됐는데 주주총회는 딱 내일이네.”증거는 모두 외부 개입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는 쪽이었다. 그래도 직감은 중현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렇게 우연일 수가 있나?’중현이 되물었다.“내가 뭘 얻는데?”도현은 입을 열었다가 끝내 말하지 않았다.기억을 잃기 전의 중현이었다면 더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그만두자.’“내일 잘 끝나면 네 말 믿을게.”도현은 뜻을 분명히 밝혔다. 실제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믿지 않았다.“속였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어.”중현이 되물었다.“주주들 문제까지 내 탓이야?”“보통의 경우면 아니지. 그런데 원래 내 편이던 사람들까지 양도에 반대하면 누구 탓이겠어?”도현은 눈을 보며 말했다.중현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고, 눈을 마주했다.“내가 원래 집안에서 도련님으로만 지냈다며. 그런데 주주들이 왜 내 말을 들어?”“형은 나 의심해?”도현도 아주 차분했다.“의심하는 건 아니고.”중현이 앞의 잔을 손으로 쓸었다. 검은 눈은 속을 알 수 없었다.“앞뒤가 맞지 않아서 짚어 주는 거야.”“복잡한 일이라 몇 마디로 설명 못 해. 내일 주주총회에 문제 안 생기기만 바라.”중현이 검은 눈으로 바라봤다.도현도 마주 봤다.“왜, 겁나?”“지금은 형한테 문제가 있는 것 같아.”중현이 곧바로 지적했다. 강 비서에게 이미 모두 들었지만 연극을 이어 갔다.“지분 양도 계약서에 서명한 뒤로 예전처럼 나 걱정해 주던 형 같지가 않거든.”도현이 멈칫했다.중현이 눈을 들었다.“형...”“못 믿겠으면 지금이라도 취소해.”도현은 여전히 침착하고 점잖았다.“계약서 가져와서 찢게 해 줄까?”“필요 없어.”중현은 더 말하지 않았다.“물어본 것뿐이야.”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93화

    그날 저녁 식사하는 동안, 진무천은 내내 듣기 좋은 말만 했다. 겉으로만 보면 조카를 생각하는 더없이 좋은 외삼촌이었다.그러더니 이야기하다가 강정숙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역시 정숙이야.”강정숙을 보며 웃었다.“집 떠나서도 딸을 이렇게 잘 키웠잖아. 반년 만에 지분까지 도로 손에 넣고.”강정숙은 상대도 하지 않았다. 가식적인 사람에게 좋은 얼굴을 할 필요가 없었다.진무천이 술잔을 들었다.“자, 오빠가 한 잔 줄게. 우리 집안에 이렇게 훌륭한 아이를 키워 줘서 고맙다.”강정숙이 한번 봤다.진무천이 잔을 조금 들어 올렸다.“자.”강정숙은 술잔에 손도 대지 않았다.“우리 솔이는 진씨 집안을 위해서 키운 아이 아니야. 그냥 솔이 자신이지. 다음에는 생각 좀 하고 말해.”말이 떨어지자 모두가 조용해졌다.진무천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좋은 오빠, 좋은 외삼촌 흉내는 밖에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해.”강정숙은 진무천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이미 틀어진 뒤에 관심 있는 척할 이유가 없었다.“우리한테는 안 통해.”진무천이 잔을 쥔 손에 갑자기 힘을 줬다. 강정숙을 보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았다.“흠흠.”진환식이 헛기침하고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했다.“다들 그 정도만 하고 밥 먹자. 밥 먹어.”진무천은 입을 다물었다.‘내가 정숙이한테 저렇게 말했으면 아버지는 분명 정숙이 편을 들고 나만 혼내셨겠지.’식사 자리는 마치 살얼음판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진무천 혼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었다.그의 말과 행동은 강정숙과 강솔에게 아무 영향도 주지 못했다.식사 뒤 진무천은 진환식과 몇 마디 나누고 떠났다. 1분도 더 머물 수 없었다.강정숙을 은근히 비꼬려 했는데 강정숙은 예전 성격 그대로였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고 했는데, 강정숙은 더 세게 받아쳤다.“열 받아 죽겠네!”진무천이 차 안에서 욕했다.도엽이 솔직하게 말했다.“지분은 이미 강솔한테 넘어갔어요. 할아버지 앞에서 더 잘 보이려고 하실 필요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92화

    신동과 강솔은 입을 다물었다.홍일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딱히 반박할 수도 없었다.홍일이 무언가 더 말하려는데 신동의 핸드폰이 울렸다.아버지 신명호였다.신동이 전화받았다. 차의 블루투스 스피커로 소리가 나왔다.“무슨 일이세요?”[강솔이 집안에서 지분 받았다며.]핸드폰 너머에서도 신명호의 엄한 태도와 감정이 들렸다.[넌 언제 돌아올 거냐?]신동이 담담히 답했다.“그 질문 전에 지난번에 답 안 하신 것부터 대답하셔야 하지 않나요?”신명호가 입을 다물었다.신동은 재촉하지 않았다.급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다.[내일 만나러 갈 테니 장소는 네가 정해.]신명호가 결국 물러섰다.더 미루면 신씨 집안의 경영권이 작은집 쪽으로 넘어갈 것을 잘 알았다.그쪽 손에 들어가면 처지가 몹시 곤란하고 나빠질 것이다.신동이 차 안 백미러를 보며 물었다.“아가씨, 괜찮으세요?”“응.”강솔이 답했다.신동이 신명호에게 말했다.“좋습니다.”신명호는 어리둥절했다. 바로 상황을 눈치챘다. 표정이 나빠지고 목소리도 차가워졌다.[나랑 하는 통화를 남도 같이 듣고 있었어?]신동은 답 대신 전화를 끊었다.신명호가 화가 나서 메시지를 몇 개 보냈다. 신동은 집에 도착해 주차한 뒤에야 봤다.[제정신이냐? 강솔이 들으면 안 되는 말을 했으면 어쩔 뻔했어?][집안 비밀이라도 이야기했으면 어떡할 거냐.]신동은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좋은 말은 하나도 없었다.“전화 안 하셔도 됩니다. 지금은 아가씨 경호원으로 일하고 있고, 근무 중에 제가 뭘 하는지는 아가씨도 아실 권리가 있어요.”신명호는 듣고 화가 잔뜩 났다. 몇 마디 욕하려다가 나중에 강솔의 도움도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에 끝내 삼켰다.신동은 신명호의 생각에 관심이 없었다.목적은 하나였다. 신명호에게서 지분을 받고 어머니의 지분도 되찾는 것이었다.나머지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아버지가 없는 것과 같았다.강솔은 신동이 들어올 때 달라진 기분을 보고 물었다.“만날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91화

    강솔이 웃었다.바라던 것을 손에 넣었다.참 마음에 드는 말이었다.“그럼 아가씨는 분기마다 JX그룹 배당도 받으시겠네요?”홍일은 늘 엉뚱한 곳에 관심을 뒀다.“통장 잔고가 쑥쑥 늘어난다는 뜻 아닌가요?”“아니.”강솔이 답했다.홍일이 반박했다.“맞잖아요.”강솔이 짚어 줬다.“그 지분 돈 주고 산 거 잊었어? 수백억이나 들었잖아.”홍일이 멈칫했다. 그제야 생각났다.곧이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왜 사야 해요? 그냥 주면 안 돼요? 그 지분 갖고 있던 사람들은 벌써 원금도 다 벌었을 텐데요.”“그냥 그런 거야.”강솔은 이제 신경 쓰지 않았다.원래 엄마에게 속했던 지분을 가져왔다는 것만 알았다.그만큼 성장했다.이제 누군가의 협박을 받을 필요도, 돈 때문에 곤란해질 필요도 없었다.“그런데 별로 기뻐 보이지 않으세요?”홍일이 고개를 돌려 달라진 기분을 알아챘다.강솔은 두 사람에게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옛날 일이 생각나서.”신동이 바로 알아들었다.“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이요?”“응.”강솔이 답했다.“저 좋은 생각 났어요.”홍일이 말했다.“뭔데?”“불러서 돈으로 때려요.”홍일은 진지했다.“아가씨가 던지시면 제가 주울게요.”강솔은 말문이 막혔다.속셈이 빤히 보여 망설임 없이 지적했다.“때리겠다는 건 핑계고 돈 줍고 싶은 거잖아.”홍일이 다시 물었다.“보고 싶으세요?”기계처럼 감정 없는 말투였다. 저녁 먹고 싶은지 묻는 것만큼 단순하게 들렸다.‘보고 싶나?’강솔은 머릿속으로 생각해 봤다.자신도 몰랐다.다만 의강소프트웨어의 과업을 완수하고 지분을 얻은 뒤로 마음이 어느 때보다 든든했다.만약 중현이 예전에 했던 그 말을 다시 꺼낸다면...결혼한 5년 동안 한 푼도 벌지 않은 강솔에게, 자신이 번 돈의 절반을 왜 나눠 줘야 하느냐던 그 말 말이다.이제 강솔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의강소프트웨어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투자로 일군 재산을 중현의 눈앞에 내놓을 수 있었다.그리고 당당하게 반박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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