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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Author: 주 한잔
과연 이천의 말이 맞았다.

이육진과 소우연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부모였다.

이렇게 생각하자 이진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3일 후, 9월 6일.

오늘은 조정이 열린 날이었다.

이육진은 오늘 조정에서 정식으로 다음 달에 선위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는 용강한이 길일로 고른 날이었다.

조정의 모든 대신들은 크게 놀라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기도 했다. 황제가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조정이 끝난 후, 대신들은 줄줄이 황태녀의 생일연회에 참석하러 황태녀부로 향했다.

흠천감 안.

이천은 은월각으로 향했다. 하얀 도포를 입고 좌선 중인 스승을 보며, 한참을 멈춰서 있었다. 감히 말을 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간 읽었던 도가의 비전서들을 떠올리며 함께 좌선하였다.

한 시진 후.

용강한이 눈을 떴다. 그 순간까지도 아무 말 없이 고요하게 앉아있는 이천을 보고,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이 아이가 혹시 도에 너무 심취한 것은 아닐까…? 혹여 범속한 감정조차 잊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그는 손가락으로 계산을 해보았다.

이천을 다시 바라보며 그저 허탈한 듯 미소 지었다.

“천아.”

이천은 조용히 눈을 뜨고 일어나, 스승 앞에 다가섰다.

“외삼촌.”

그리고 이내 곧 입을 열었다.

“사부님.”

그가 외삼촌이라 부르고 또 사부라 부르는 것을 보면, 이천의 마음속엔 용강한이 진정한 ‘내 사람’으로 자리잡은 듯했다.

“무슨 일로 왔느냐?”

용강한이 묻자, 이천은 곧장 대답했다.

“오늘은 영이의 생일날입니다…”

“오늘은 너의 생일이기도 하다.”

이천은 말을 멈추며 살짝 얼버무렸다.

“그, 그렇죠.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부님.”

용강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내가 너에게 준 것은 모두 도가의 보물이었지. 하지만 오늘은 속세의 물건을 줄까 한다.”

“무엇을 주시려는 겁니까?”

용강한이 그에게 앉으라 손짓했다.

이천이 앉자, 용강한은 나무빗을 들어 그의 머리를 빗어 올렸다. 직접 이천에게 묶은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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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8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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