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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0화

مؤلف: 주 한잔
소우연은 이육진의 두 눈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그에게서 확실한 대답을 듣기를 원했다.

“연아, 네가 잘못 본 것은 아니더냐?”

이육진 역시 도무지 믿기지 않았으나, 소우연의 표정이 너무나도 진지하여 결코 농담을 하거나 헛것을 본 것 같지는 않았다.

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못 본 게 아니에요. 제가 직접 묻기까지 했는걸요. 부군, 오라버니가 한 말들을 어찌 생각하셔요? 전 너무 허황되고 까마득하게만 느껴져서…”

“이토록 막막하고 알 수 없는 일이니, 대인도 네게 너무 마음 쓰지 말고 걱정하지 말라 하지 않았더냐.”

이육진이 다정하게 위로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도 한 가닥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용강한이 어떤 사람인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와 소우연을 지켜본 이들 가운데 두 사람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소우연을 찾아와 꿈에서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다니, 참으로 뜻밖의 일이었다. 분명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기에 그런 걱정을 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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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21화

    박 의원은 생각만으로도 심란하고 마음이 몹시 불안해졌다.태상황과 태후가 이곳 영남에 행차한 것도 모자라 군영 안에 몰래 잠입해 있다니! 영남왕의 모든 동태는 이미 그들의 손바닥 안이나 다름없었다.끔찍하기 그지없었다.“박 의원님?”화랑이 두어 번 불렀으나 박 의원은 묵묵부답이었다. 보다 못한 화랑이 어깨를 툭 치고 나서야, 그는 화들짝 놀라며 제정신을 차렸다.“박 의원님, 대체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십니까?” 화랑이 미소 지으며 물었다.박 의원은 멋쩍게 웃으며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화랑을 보며 물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은 것이오?”“마님께서 오라고 하십니다.”화랑이 웃으며 대답했다.박 의원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불길한 예감에 목소리까지 떨리며 물었다.“나, 날 무슨 일로 찾으신다는 말이오?”“가보시면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박 의원은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 채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약재 창고 안쪽 별실로 들어가는 소우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박 의원은 식은땀을 훔치며 마지못해 그녀의 뒤를 따라 별실로 향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령이가 다가오며 물었다. “저 사람, 뭔가 의심하는 눈치가 아닙니까?”“어찌 됐든 마님께서 불러오라 명하셨소.”“그럼 혹여 저 박 의원이 밀고라도 하러 가면 어찌합니까?”화랑은 고개를 저었다. “누가 알겠소?”그러고는 령이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우리는 다른 데 신경 쓸 것 없소. 그저 마님 일행을 잘 모시기만 하면 될 일이오.”마님…령이가 화랑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마님께서는 무려 태후 마마가 아니십니까. 소 대인께서는 태상황 폐하이시고요. 그리고, 어제 우리는 지금의 황제 폐하와 전하까지 뵙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큰 아씨… 아, 아니지, 둘째 아씨라고 해야겠군요. 아씨가 그 유명한 월왕 전하셨다니요…”화랑이 령이의 머리를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 “그쯤 해 두시오. 이 모든 것이 다 우리의 큰 복이니, 평생토록 목숨을 바쳐 마님 일행을 모시고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20화

    소우연은 이육진의 두 눈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그에게서 확실한 대답을 듣기를 원했다.“연아, 네가 잘못 본 것은 아니더냐?”이육진 역시 도무지 믿기지 않았으나, 소우연의 표정이 너무나도 진지하여 결코 농담을 하거나 헛것을 본 것 같지는 않았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못 본 게 아니에요. 제가 직접 묻기까지 했는걸요. 부군, 오라버니가 한 말들을 어찌 생각하셔요? 전 너무 허황되고 까마득하게만 느껴져서…”“이토록 막막하고 알 수 없는 일이니, 대인도 네게 너무 마음 쓰지 말고 걱정하지 말라 하지 않았더냐.” 이육진이 다정하게 위로했다.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도 한 가닥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용강한이 어떤 사람인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와 소우연을 지켜본 이들 가운데 두 사람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소우연을 찾아와 꿈에서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다니, 참으로 뜻밖의 일이었다. 분명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기에 그런 걱정을 품고 그녀를 찾아온 것이리라.소우연이 희미하게 웃음 지었다.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가 이육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부군께서도 속으로는 조금 염려하고 계시지요?”이육진은 입을 달싹였다. 역시 소우연을 속일 수는 없었다.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를 품에 꼭 안아 달래며 말했다. “내일 문산으로 가 내가 직접 물어보마.”“그건…”비록 용강한이 이육진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 적은 없었지만, 어쩐지 영 마음에 걸렸다.이육진은 그녀의 걱정을 꿰뚫어 보고는 말했다. “우리 세 사람은 한 몸은 아닐지언정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아니더냐. 영광도 치욕도 함께하는 사이니라.”“그랬다. 세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삶과 죽음의 고비를 함께 헤쳐 온 사이였다.”소우연은 이육진의 어깨에 기댄 채 수만 가지 상념을 삼키며 화제를 돌렸다. “영이가 이제 회임도 했으니, 영남 일은 초운이에게 맡기지 말고 영이 곁을 잘 지키게 해주셔요.”“그건 오늘 낮에 이미 말해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9화

    이육진이 명을 내렸다. “너희 둘은 운하에 남아 어마마마를 잘 지키도록 해라.”“아바마마, 걱정하지 마세요.”이진이 든든하게 다짐하듯 말했다.식사를 마친 후.이육진은 이천, 심초운, 주익선 등과 한참 동안 세부적인 계획을 논의했고, 소우연은 이영, 심연희, 이진과 함께 곁에서 이를 귀담아들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일들이 계획한 방향대로 순조롭게 흘러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두 군영에는 모두 우리 쪽 사람들이 있지만, 계주부 쪽에는 경장명 한 사람뿐인데, 정말 괜찮을까요?”주익선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이육진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경장명은 감히 경성의 경씨 가문을 담보로 도박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가 딴마음을 품을 일은 결코 없을 게다.”“알겠습니다.”이천이 나섰다. “아바마마, 제가 연희와 함께 계주부에 머물 곳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하면 운하와 소룡진 모두 곁에서 살필 수 있을 것입니다.”“네 아비가 아직 늙은 것도, 죽은 것도 아닌데 네가 그리 고생할 필요는 없다.”이육진이 만류했다.“하오나 아바마마께서는 늘 어마마마와 함께하고 싶어 하시지 않습니까. 이런 정무들로 바빠지시면 어마마마와 오붓하게 보내실 시간이 없으실 텐데요.”“…….”“그럼 넌 연희와 함께하지 않아도 된단 말이냐?”이육진이 정곡을 찌르며 반문했다.이천이 가볍게 웃으며 심연희의 손을 꼭 쥐었다. “저와 연희는 아직 젊습니다. 하물며, 연희는 언제나 저와 함께할 것이니까요.”심연희 역시 다정하게 미소 지었다. “전 부군과 늘 함께할 것입니다.”두 사람이 이토록 서로를 애틋하게 아끼는 모습을 보며 이육진이 한마디 덧붙였다. “너희 둘이 굳이 경장명을 자극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주익선이 슬쩍 끼어들었다. “차라리 저와 진이가 계주부로 돌아가는 건 어떻습니까?”아무래도 과거 심연희와 경장명 사이에 얽혔던 일들을 이곳의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천이 고개를 저었다. “진이는 군의관이고, 너 역시 일찌감치 소항에 의해 운하 군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8화

    “뭐, 뭐라고요?"이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어마마마, 지금 제가 회임을 했다고 하셨습니까?“이영뿐만 아니라 곁에 있던 심초운, 이육진 등도 일제히 이영을 쳐다보았다. 이토록 중대한 일을 이영 본인은 물론이고 부군인 심초운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이영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 채 심초운을 바라보며 더듬거렸다. “내, 내가 회임을 했다고? 난 그저 요즘 너무 지쳐서 몸이 상한 탓인 줄로만 알았어. 그래서 정무도 상당 부분 큰 오라버니께 넘겼던 건데. 밤에는 잠도 제대로 오지 않고, 자꾸만 소변이 마려워서…”돌이켜보니 그동안 겪었던 증상들이 모두 회임을 알리는 징조였다. 예전에 외삼촌이 지니고 있던 의서에서 분명 본 적이 있었는데, 어째서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단 말인가!“폐하!”심초운도 이영을 바라보며 벅차오르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다급히 소우연을 바라보며 물었다.“태후 마마, 그럼 폐하의 몸은 괜찮습니까?”“괜찮고말고. 몸도 튼튼하고 아이도 아주 건강하단다. 벌써 회임 넉 달째에 접어들었는데, 너희 부부는 어찌 이리도 무심했던 게냐!”이영이 멋쩍은 듯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작년에 돌아온 이후로 줄곧 달거리가 불규칙했는데, 그저 몸이 피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아무튼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구나. 지금부터는 절대 무리하게 돌아다니면 안 된다. 알겠느냐?”소우연은 사랑스러운 딸을 꼭 끌어안았다. 다시 한번 할머니가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이육진이 근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리되었다면 초운이와 영이 둘 다 군영 일에는 더 이상 관여하지 말고, 마음 편히 태교에만 전념하거라.”이영이 손사래를 쳤다.“아바마마, 저는 그리 연약하지 않습니다.”“연약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회임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군영처럼 살벌하고 어수선한 곳에 오래 머물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이육진은 더는 다른 말을 듣지 않겠다는 듯 단호하게 못을 박았다이영이 무어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7화

    “맞아,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아직 경성에 떡하니 버티고 계시니까, 진청산 쪽 반역자 놈들도 함부로 날뛰진 못할 거야.”소우연은 문밖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머릿속에서는 용강한의 얼굴에 순간 스쳐 지나갔던 두려운 기색이 자꾸만 떠올라 좀처럼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주익선은 몇 번이나 소우연의 눈치를 살피다가, 오늘 그녀의 기분이 어딘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섣불리 무어라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주익선은 그저 선황 폐하께서 도착하시면 알아서 태후 마마의 근심을 풀어주실 거라 생각하며 입을 다물었다.일각 뒤.이육진, 이영, 심초운, 그리고 심연희 네 사람이 도착했다.이진이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어라? 어마마마, 분명 큰 오라버니도 오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오라버니는요?”그녀는 이육진과 이영 일행을 보며 물었다.이육진이 대답했다. “천이는 오지 않았다.”용강한은 분명 이천도 올 것이라고 했으나, 그들은 오늘 일부러 출발을 늦추며 기다렸음에도 끝내 이천이 나타나지 않자 결국 먼저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아…”이진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이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이진의 머리를 톡 건드렸다.“왜, 오라버니가 안 오고 내가 와서 기분이 별로인 게냐?”이진이 멋쩍게 웃었다.“그럴 리가요. 그저 우리 가족이 다 함께 모인 게 너무 오랜만이라, 오라버니까지 오시면 더 기쁠 것 같아서 그랬어요.”“말이나 못 하면.”이영이 웃으며 말하곤 소우연을 향해 걸어갔다.소우연이 두 팔을 벌렸다. 모녀가 서로를 부둥켜안는 순간, 소우연은 곁에 있던 심연희까지 끌어안았다. 그렇게 세 사람은 서로를 걱정하고 그리워했던 마음을 나누며 한동안 떨어질 줄 몰랐다.소우연이 심연희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연희, 그새 살이 쏙 빠졌구나. 아이들 돌보느라 너무 애쓴 게냐?”심연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저 제가 원래 살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이라서요.”소우연이 안쓰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영이 물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16화

    용강한은 소우연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그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마라. 알겠느냐?”소우연이 짧게 대답했다.“네.”“무슨 일이 생기든, 나는 영원히 연이 너와 함께 헤쳐 나갈 것이다.”용강한이 그렇게 말하며 조금 몸을 물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애틋하게 마주쳤다.“나는 이제 문산으로 가봐야겠구나.”“다녀오세요.”용강한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소우연도 따라 일어나 그를 문밖까지 배웅했다.화랑과 령이는 용강한이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놀라움을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미 이육진이 매일 밤 찾아오는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고, 이 대단한 분들이 지닌 능력이 얼마나 놀라운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소룡진이든 문산이든 운하 군영이든, 서로 까마득히 먼 곳에 떨어져 있는데도 매일같이 오갈 수 있다니. 이쯤 되면 그야말로 신선이나 다름없지 않은가!용강한이 떠난 뒤, 소우연은 도무지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하늘 끝에 걸린 노을이 서서히 어둠에 잠겨가는 모습이, 마치 오늘 용강한이 한 말들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듯했다.본래 그녀는 이 세계가 허망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웬만한 일은 모두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하지만 용강한이 말한 그 '더 높은 차원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와, 그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눈빛에 스쳤던 일말의 두려움을 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소우연에게도 까닭 모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운하 군영 전체에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덕분에 소우연의 식사 수준도 크게 향상되었다. 매일같이 누군가 신선한 식재료를 보내오면, 화랑과 령이 부부가 작은 부엌에서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었다.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아주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무척 정감 가는 가정식 볶음 요리들이 상 위에 한가득 차려졌다.하지만 여태 이육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진이 조급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이번엔 언니랑 형부가 아바마마와 함께 오려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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