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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作者: 주 한잔
“이해? 내가 왜?”

소우연은 싸늘하게 굳은 눈빛으로 소우희를 쳐다보았고 소우희는 예상치 못한 전개에 흠칫 놀랐다가 이내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언니 아직도 날 많이 원망하고 있는 거잖아. 내가 어떻게 해야 언니가 날 용서해줄 수 있어?”

소우연이 아무런 대답도 없이 소우희를 빤히 쳐다보자 소우희가 눈물을 쓱 닦으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죽어야 화가 풀리겠어?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날 더 예뻐했다는 걸 나도 알아. 오라버니들도 그렇고. 다들 언니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래도 언니는 소씨 가문 딸이잖아. 회남왕과 결혼한 것도 마냥 나쁜 일은 아니야. 어찌 됐든 회남왕은 왕실 사람이고 신분도 높잖아. 내가 민수 오라버니와 혼사를 맺은 게 문제라면 난 이 혼사를 취소해도 돼. 언니 기분만 좋아질 수 있다면 난 상관없어.”

소우희가 엉엉 울면서 몸을 휘청거리자 소우연은 미간을 확 찌푸린 채 동생이 또 무슨 꿍꿍이를 계획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갑자기 찾아와서 이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앞을 가로막는 걸 보면 뭔가 속셈이 있는 게 분명하다.

바로 이때, 소우희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갑자기 손을 들고 자신의 뺨을 강하게 때렸고 백옥같이 하얀 소우희의 얼굴은 순식간에 벌겋게 부어 올랐다.

소우연은 소우희의 돌발 행동에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혼자서 갑자기 미쳤을 리는 없고 주변에 누군가가 있는 게 확실히다.

이때,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고 다음 순간 누군가에 의해 옆으로 확 밀린 소우연은 하마터면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너무도 익숙한 한 남자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소우희를 부축하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우연을 째려보았다.

“소우연! 네가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우희에게 손을 대서는 절대 안 돼! 우희가 네 일로 얼마나 많이 자책하고 있는 줄 알아? 어젯밤에도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밤새 울었어. 네가 회남왕 저택에 가서 고생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 네가 어떻게 우희한테 이럴 수 있어!”

소우연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큰소리로 외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소우연의 큰오라버니 소현우였다.

어렸을 때 소우연과 소현우는 엄청 친하게 지냈지만 언젠가부터 소우연을 대하는 소현우의 태도가 점점 차가워지더니 나중에는 심지어 소우연을 쳐다보는 눈빛이 혐오로 가득했다.

소우연은 기사회생하고 나서야 이 모든 게 소우희가 몰래 뒤에서 이간질하고 소우연을 모함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에 제일 존경하던 큰오라버니를 보면서 소우연은 그저 씁쓸하고 마음이 시렸다.

“오라버니께서 제가 때렸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것이지요. 하지만 오라버니께서 잊으신 게 있습니다. 회남왕비인 제가 철없고 버릇없는 아가씨를 매로 교육한다고 해도 저를 나무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말을 하던 소우연은 천천히 소우희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번쩍 들고는 소우희의 반대쪽 얼굴을 강하게 내리쳤다.

힘을 너무 세게 준 탓에 손톱이 소우희의 얼굴을 긁고 말았다. 뺨이 얼얼해지자 소우희는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 쥐었고, 이내 눈물을 줄줄 흘렸다.

한편, 갑작스러운 상황에 소현우도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소우연을 쳐다보았다.

“너!”

소현우가 소우연의 뺨을 때리려던 그때, 진규가 빠르게 나타나 소현우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이곳에 오기 전에 이육진은 진규에게 소우연의 안전을 확실하게 지키고 절대 아무도 소우연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명을 받았던 것이다.

소현우는 진규를 보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입을 떡 벌리고는 소우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육진의 성격이 난폭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살인도 함부로 저지른다는 걸 알기에 소우연이 회남왕에게 시집을 간다고 했을 때 다들 소우연이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때 당시 소현우는 소우연의 처지가 안타깝고 마음도 아팠지만 너무도 연약하고 가녀린 소우희를 생각하면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 보니, 이육진은 소우연에게 꽤 잘해주는 듯했고, 심지어 자신의 곁을 지키던 호위무사까지 소우연에게 내어주었다."

소현우는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소우연은 그런 소현우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저희 이만 갑시다.”

소우연이 진규에게 말을 건네자, 두 사람은 곧 돌아서서 떠났다.

소현우는 멀어져 가는 소우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공허함을 느꼈다.

“오라버니…”

이때, 소우희가 조심스럽게 소현우를 불렀고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린 소현우는 얼른 소우희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하얗게 앳된 소우희의 뺨에 깊은 상처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벌겋게 퉁퉁 붓기도 했다.

“너무 많이 다쳤어!”

소현우는 얼른 소우희를 부축하여 방으로 돌아가 약을 발라주었다.

한편, 소씨 가문을 나선 소우연은 마차에 오른 뒤 마지막으로 자신이 16년 동안 살았던 저택을 한 번 쳐다보고는 이내 담담하게 시선을 거뒀다.

이제 소우연은 소씨 가문과 완전히 연을 끊을 것이며 앞으로 마주친다고 해도 그저 모르는 사람인 듯 지나칠 것이다.

소씨 가문 대문 앞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들개한테 시신이 물어 뜯겼던 그날, 소우연과 소씨 가문의 모든 인연은 끝이 났다.

회남왕 관저에 도착하자 저택 안에 있던 하인들이 마차에 실은 짐들을 소우연과 이육진 방으로 옮겼다.

방에 들어온 소우연은 짐을 풀다가 자신이 가져온 물건들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향초는 소우연이 소씨 가문 큰 마님을 위해 만든 것이다. 젊었을 때 갖은 고생으로 큰 마님은 늘 두통이 심했고 그 탓에 평소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소우연은 많은 의서들을 공부하고 나서야 겨우 진정향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몇 개월의 시간을 들여 열 손가락이 전부 까진 결과 진정향을 성공적으로 조제해냈다.

그 뒤로 큰 마님은 잠을 청하지 못하는 날이 없었으며 두통도 많이 완화되었다.

그리고 갖가지 약들은 전부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을 위해 준비했던 것들이다. 평소에도 다치는 일이 많았기에 소우연은 시간이 날 때마다 만들어서 상비해 두었다.

소우연은 소씨 가문 사람들을 위한 자신의 노력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이 우스웠다.

한편, 이육진 곁으로 돌아온 진규는 소우연이 소씨 가문에서 당했던 일들을 이육진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했고 이를 조용하게 듣고 있던 이육진이 차갑게 웃었다.

소씨 가문의 계획이 너무도 뻔하게 보였다. 이민수가 요즘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언젠가 큰 일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애지중지 키운 작은 딸을 평서왕 관저에 시집보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계획은 절대 그렇게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소우연이 3년 전 어디서 살고 있었는지, 남강에 갔었던 적은 없는지 가서 확실하게 알아보거라.”

손에 들고 있던 병서에 시선을 돌린 이육진이 담담한 목소리로 명을 내렸고 고개를 끄덕인 진규는 빠르게 사라졌다.

서재 안에는 향초가 켜져 있었고 만약 소우연도 이곳에 있었다면 이 향초가 바로 자신이 큰 마님의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낸 향초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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コメント (2)
goodnovel comment avatar
이혜련
남강 에피소드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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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lla Lee
재밌게 보고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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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70화

    한참 동안 찬 바람을 맞고 난 뒤였다.심초운은 이육진이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땅바닥에 누워 있는 것을 보자, 멀리 옥새국에 있을 이영이 떠올랐다.이영 역시 진정단에 중독된 상태였다. 그녀의 독이 발작했을 때, 이영과 소열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소우연과 용강한의 일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는 지금 이육진이 겪고 있을 비통함이 얼마나 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폐하, 적어도 태후마마께서는 살아 계시지 않습니까. 적어도 두 분은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심초운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막막했으나, 입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차디찬 흑사강 변에 언제까지고 누워 있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이육진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심초운은 그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육진의 초점 없는 눈동자가 적막한 밤하늘만을 응시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았다.이윽고 심초운도 그 곁에 몸을 뉘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그곳에 아주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유명계 밖의 시간으로 따지자면 아마 사나흘은 족히 흘렀을 터였다.운영전.용강한은 끊임없이 영력을 소우연의 몸속으로 불어넣었으나, 그녀는 좀처럼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연아, 눈을 뜨거라. 어서 일어나렴…”그의 이마에서 콩 죽 같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바닥으로 떨어졌다. 초조함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많은 영력을 소모한 탓인지 알 수 없었다.불과 열 몇 시간 전, 그는 끝내 자신을 억누르지 못하고 이기적인 욕심에 소우연의 뜻을 받아들였다.그녀와 살을 맞대고 그토록 원하던 정을 나누었다. 꿈속에서나 그리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소우연은 기쁨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쏟아냈다. 그녀는 그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마침내 용강한을 온전히 가졌노라고, 정말로 소원을 성취했다며 아이처럼 좋아했다.그녀는 그의 수양이 삼계에서 으뜸이 되기를 바랐고, 두 사람이 신선 같은 연인이 되어 온 세상을 자유로이 누비기를 꿈꿨다. 그녀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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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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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6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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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66화

    굵은 땀방울이 뚝뚝 흘러내리고, 고통에 겨워 몸을 한껏 웅크린 소우연의 모습은 이육진의 심장을 예리하게 찔렀다.이육진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았던가? 이미 몇 번이나 스스로와 타협하며 마음을 다잡지 않았던가.그는 편전을 나와 주전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용강한의 수련을 방해할까 두려우면서도, 소우연이 이대로 버티다 잘못될까 봐 겁이 났다. 결국 앞뒤 잴 겨를도 없이 주전의 문을 두드렸다.주전 안.용강한의 전신에서는 금방이라도 눈썹이 얼어붙을 것 같은 서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마침내 중대한 병목 구간을 돌파했다. 그러나 돌파 직후에 이토록 극심한 추위를 느끼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이것이 바로 진청산이 말했던 바였다. 오직 그의 서늘한 체질만이 소우연의 미독이 발작했을 때 완화해 줄 수 있다는 것.이육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침상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용강한의 다리가 얼어붙은 듯 굳었다.움직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형님!”이육진이 번개처럼 안으로 들이닥쳤다.추위 때문에 입술이 보랏빛으로 변한 용강한의 모습을 보자, 이육진은 이 모든 상황이 진청산의 계획적인 안배임을 뼈저리게 느꼈다.“연이의 미독이 또 다시 발작했습니다.“이육진은 주먹을 꽉 쥔 채 입술을 깨물며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용강한이 그를 바라보았다.“저보고 가라는 말씀입니까?”“그렇습니다. 가주셔야겠습니다.”“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저는…”이육진은 용강한을 쏘아보았다.그를 증오하고 싶었지만, 이성은 이 모든 비극이 용강한과는 무관하며 오로지 진청산의 악행임을 일깨워주었다. 지금 용강한에게 간청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후회하지 않습니다!”소우연이 그 고통스러운 지옥 속에서 견디게 하느니, 자신의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소우연은 그의 전부였다. 자신의 전부인 그녀를 그런 고통 속에 방치할 수는 없었다.“연이를 너무 오래 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6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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