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이태가 조용한 차 안에서 시아의 눈치를 보며 운전하고 있었다. 시아가 울상으로 도윤과 주여에게 예리가 간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 시아만 예리가 신경 쓰이나? 시아가 부장을 쳐다보며 눈을 흘겼다.“소원 들어주기예요.”“같이 걸린 겁니다. 먼저 벽으로 미셨잖습니까?”시아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뿜었다. 할 말을 잃었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계단으로 먼저 부른 것도 사실 시아였다. 얼른 주제를 돌리며 저녁밥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기 시작했다.“오늘은 제가 해볼까요?”이태가 고개를 저었다.“시켜 먹읍시다.”그의 말에 시아가 입을 삐죽이며 “네.”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태는 단호했다.“지금 주문하십시오.”시아가 부장님이 명령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부리나케 짜장면을 주문한 시아가 이태에게 통보했다.“짜장면 시켰어요.”부산에서마저 짜장면을 사랑하는 시아를 보고 이태가 웃음을 흘렸다. 둘은 자연스럽게 같은 집으로 향해 들어가 짜장면이 오기를 기다렸다. 금방 도착한 조촐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시아와 이태가 번갈아 씻고 나왔다.먼저 씻은 시아가 가운 사이를 열어놓고 옆으로 누워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들어 있었다. 이태가 조심스럽게 시아의 가운을 고쳐 입혀주며 그녀를 꽉 껴안았다.“그만 무방비해...”그의 심장 뛰는 소리가 밖까지 전해져 시아의 뺨을 울렸다. 그가 눈을 감으며 양을 세기 시작했다. 밤늦게까지 양을 세던 이태가 결국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다음 날 먼저 일어난 시아가 늦잠 자는 이태의 모습이 신기해 손가락으로 그의 얼굴선을 따라 그어 내렸다. 이태의 눈썹이 바로 꿈틀거렸다. 입술까지 내려온 손이 그의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이태가 시아의 입에 입맞춤을 시작했다. 그의 눈은 여전히 감겨 있었지만 누구보다 정확한 동작으로 시아를 탐닉했다.짜릿한 아침을 맞은 시아가 둘의 입술 사이로 손을 넣어 그를 막아섰다.“출근해야 돼요.”이태가 그 손에 머리를 들이밀며 그녀의
다음 날 출근한 시아에게 도윤이 전화를 걸어왔다.“대리님! 이번 주 토요일이랑 일요일에 김 과장님이랑 부산 가기로 했어요!”쩌렁쩌렁한 남자의 목소리에 옆에 있던 예리의 귀가 번쩍 뜨였다. 시아가 조용히 일어나서 탕비실로 향했다.“갑자기? 무슨 일 있어?”도윤이 서운하다는 듯 말했다.“나는 벌써 허전한데, 대리님은 어쩐지 신나 보이네요?”도윤의 말에 시아가 작게 키득거렸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너스레 떨고 있을 도윤이 눈앞에 훤했다.“부장님도 알아?”“몰라요. 형 보러 가는 거 아니니까.”시아가 자신이 말해 놓겠다며 넷이서 부산에서 놀기 위해 숙소를 예약하기로 했다. 기분이 좋아진 시아가 재빨리 통화를 끊고 이태에게 문자를 남겼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자 예리가 시아에게 물었다.“남자친구?”“아니오. 서울 지사 직속 후배요.”관심 꺼라. 시아가 사무적으로 말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잠시 업무를 내려놓고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바비큐도 해먹고 밤새 재미있게 놀아야지.’딸각거리는 손짓이 바빠졌다. 예리의 눈이 시아의 모니터를 훑었다. 그녀가 예약하는 숙소 이름을 본 예리의 눈이 반짝였다.‘분명 남자 목소리였어!’‘부장님한테 꼬리칠 땐 언제고!’‘뒤를 밟아주마.’예리가 웃고 있는 시아를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시아는 그것도 모르고 숙소의 주소를 주여와 도윤, 이태에게 보내고 벌써부터 토요일을 기다렸다. 오랜만에 볼 생각에 신나서 업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들뜬 시아를 예리가 나서서 지적했다.“신 대리님? 오늘따라 일이 좀 더디네예?”시아가 급격히 다운되어 고개를 꾸벅 내렸다.점심시간이 되자 예리가 부장실 앞에서 이태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아는 기가 막혀 예리에게 팔짱을 끼고 그녀를 데리고 식당으로 끌고 갔다.“아니, 부장님이랑 같이 묵을라 캤는데예.”예리가 발버둥 쳤지만 시아에게 초인적인 힘이 솟아나 그녀를 끌고 가버렸다. 이태가 부장실에서 나와 시아의 자리에 그녀가 없는 모습을 보고 허탈해져 한숨을 쉬었다. 부지런히
작게 입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시아는 죽을 한쪽에 챙겨뒀다.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신 대리님, 빠르게 부탁합니다.”이태가 사무적인 어조로 말하고 부장실로 들어갔다. 시아는 직원들의 눈치를 힐끔 보고는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댔다.‘신 대리님 완전 찍혔네.’시아가 4시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심하게 나 죽을 들고 탕비실로 향했다. 쓰라린 속을 식은 죽으로 달래며 퍼먹고 있자 문이 열리며 이태가 들어왔다.“신 대리님! 데워 드십시오!”그가 얼른 죽을 빼앗아서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시아가 숟가락을 물고 헤헤 웃으며 이태를 쳐다보았다. 이태가 잔뜩 찌푸리며 시아에게 말했다.“꼭 비밀로 해야 되는 겁니까?”“회사 조용히 다녀야죠. 말하면 소원 들어주기!”시아의 장난기 어린 웃음에 이태가 허탈한 듯 웃으며 데워진 죽을 꺼내 들었다. 시아의 입에서 숟가락을 빼내어 조심히 죽을 휘저으며 식혀주고 있었다.“부장님예, 할 말이!”한예리 과장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재빨리 수저에서 손을 뗀 이태가 팔짱을 꼈다.“무슨 일입니까?”한예리 과장이 시아를 보고 잠시 움찔하더니 이내 이태에게 다가갔다.“프로젝트 인수 건이 좀 남아가예.”“저녁에 시간 좀 되십니꺼?”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웃으며 이태에게 말했다. 이태가 곤란해하며 뒷걸음질 치며 손을 올렸다.“저는 업무 시간에만 업무를 합니다. 과장님, 지금 설명하시죠. 부장실로 오세요.”그가 다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시아가 앙큼한 예리를 보며 죽을 입에 밀어 넣었다. 예리가 시아에게 눈을 찡긋하고는 부장을 따라갔다.“저거 일부러 따라온 거 아니야?”따뜻한 죽이 목을 타고 흘러 넘어갔다. 시아가 허겁지겁 죽을 먹고 정리한 후, 탕비실을 나섰다. 한예리 과장은 자리에 돌아와 있었다.‘별 내용도 아니었나 보네.’입을 한 번 삐죽인 시아가 자리로 가 앉았다. 모두가 퇴근 준비를 시작할 때, 시아 혼자 바쁘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한예리 과장이 시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우째예? 이 정도는 하신다 카던데
이태가 잠시 멈칫 몸을 굳혔다. 모든 이들이 이태와 시아를 보고 있었다.“신시아 씨. 회사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이태가 최대한 또박또박 귓가에 말을 때려 넣었다.“아이씨. 잘생긴 건 알아가지고.”시아가 모기 쫓듯 팔을 휘적였다.“재수 없...어.”시아의 고개가 떨어지고 모든 사원이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하?”이태가 의외의 단어 나열에 얼이 빠졌다. 시아의 얼굴이 책상에 박히기 전에 이태가 시아를 붙잡았다. 거칠게 머리를 쓸어 올렸다.“이분은 제가 데려다드리겠습니다. 마저 드시죠.”이태의 싸늘한 경고에 다들 그 장면에서 눈을 뗐다. 이태는 능숙하게 시아를 업고 택시 정류소로 향했다. 회식 장소에서 이태가 사라지자마자 모두들 한숨을 내쉬었다.“신 대리님 내일 출근하시는 거죠?”다들 쉬쉬하며 구인 공고를 작성하기 시작했다.유일하게 예리만 눈을 빛내며 입술을 핥았다.‘진짜 싸나이네!’이태는 시아와 함께 택시에 올라탔다. 시아의 고개가 무방비하게 떨어져 내렸다. 이태가 조심스럽게 품 안에 가두고 집 주소를 불렀다.“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몰랐습니다.”이태가 시아의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아이씨. 끼 부리지 마! 끼 좀 부리지 마!”시아가 정수리에 손을 올리며 짜증을 냈다.[업을 쌓고 있는구나][차여도 할 말이 없다][이대로 신시아도 시스템이 되는 건가]“닥쳐! 닥치라고!”고함을 지르는 시아의 입을 이태가 손으로 막았다.“시아 씨, 택시 안입니다. 쉿.”시아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는 다시 정신을 놓았다. 이태가 피식 웃으며 시아의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알겠으니까 잘 주무십시오.”집에 도착한 이태가 시아를 침대로 데려다 놓고 신발이며 옷이며 하나씩 벗겨주기 시작했다. 시아는 완전히 뻗어서 대자로 자고 있었다.“저는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습니다. 나머진 대리님 탓입니다.”이태가 조용히 겉옷을 정리하고 시아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시아가 무언가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아... 열받어.”무엇 때문인지 단박에 알아들은
도윤의 조언대로 잘 먹는 초콜릿을 한 움큼 사서 무심히 시아의 책상에 올려놓고 부장실로 들어갔다. 시아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초콜릿을 서랍 속으로 다급히 숨겼다.‘아니, 티 내지 말라니까!’돌아온 한 과장이 힐끔 쳐다보며 부장이 무엇을 주었는지 보려고 했다.“호호, 부장님 참 친절하시다아.”시아가 어색하게 웃으며 모니터에 고개를 박았다. 한 과장과 말을 섞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여 팀장이 손뼉을 쳐서 직원들의 이목을 모았다.“오늘 새로 온 부장님과 신 대리님 환영회 하겠습니다.”옆에서 예리가 화장품을 꺼내서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왜? 시아가 눈으로 힐긋 그녀를 쳐다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일을 하기 시작했다.잠시 화장실을 간 시아의 뒤로 한예리 과장이 여사원들을 무리로 끌고 들어왔다.“부장님 내 끼니까, 건드리지 마라.”화장실에 갇힌 시아가 헛웃음을 지었다.‘이미 내껀데? 메롱이다.’[진짜 추하다][쿨하지 못하네][그러면 화장실 칸에서 나가보라고]‘딩’[퀘스트 : 한예리 앞에서 손 씻고 나가기성공 시 - 악녀력+1 / 실패 시 - 회식 때 권이태 옆자리 뺏김]‘벌컥’생각도 하지 않고 시아가 문을 열고 나가서 세면대에서 물을 틀어 손을 씻기 시작했다. 한 과장이 당황해서 시아를 보며 들었냐고 물었다.“네.”“도와줄 거지예?”그녀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시아에게 말했다.“제가요?”시아의 젖은 손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일부러 허공을 향해 탈탈탈 턴 시아가 말했다.“그런 건 알아서 하는 거죠. 호호호.”시아가 당당하게 화장실을 나섰다. 한예리의 눈동자에 서늘한 빛이 스몄다.‘딩’[퀘스트 성공 : 악녀력+1][대단하다][역시 신시아야]‘이까짓 것 가지고, 별것도 아니야.’허공을 향해 어깨를 으쓱한 시아가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녀의 어깨에 한예리의 손이 올라왔다. 서늘하다 못해 뱀 같은 느낌에 시아가 소름이 돋았다.“아까 부장님이 준 거 뭐예?”“그냥! 간식이요!”시아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어머,
한참을 멈춰 있던 이태가 바디워시를 거품 내어 시아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시아가 힘들어서 그의 목에 대롱대롱 매달려 몸을 기대고 있었다. 떨어지는 물에 거품을 씻어내고 이태가 샤워기를 껐다. 시아를 다시금 안아 들고 욕실을 나서서 욕실 문 앞에서 그녀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 주었다. 시아가 머리카락에 묻은 물을 비벼 털어내고 머리에 수건을 말아 올렸다. 새로운 수건으로 자신의 몸을 닦은 이태가 능숙하게 가운을 꺼내 입고는 시아의 가운을 꺼내 그녀에게 입혀줬다.“머리 말리는 것까지 제가 해도 됩니까?”“좋아요!”이태가 화장대에 앉은 시아의 뒤에 서서 어색하게 드라이어로 긴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에 시아의 몸이 노곤해졌다. 하품을 하기 시작하자 이태가 드라이어를 끄고 그녀와 침대로 향했다.“잘 자요.”시아가 이태의 품에 파고들며 눈을 감았다.다음 날 개운하게 눈을 뜬 시아가 아침을 준비하는 이태를 보았다.“이태 씨, 저 아침 안 먹는데.”“이제 먹어봅시다.”이태가 단호하게 말했다. 계란후라이를 하느라 뒤집개를 들고 있는 모습에 시아는 웃음이 터졌다. 단정하게 출근 준비를 마친 남자가 어색하게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아가 그 모습을 보며 식탁에 앉아 그가 차린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평소에 먹지 않아서 그런지 거의 먹지 못한 시아가 미안한 듯 이태를 바라보았다.“괜찮습니다. 천천히 하면 됩니다.”시아가 후다닥 먹은 것을 설거지하고 씻으러 들어갔다. 이태는 갈 준비가 끝났지만 시아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이태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아가 우당탕거리며 옷을 꺼내 입고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아이라이너가 세게 그려져서 안 그래도 날카로운 인상이 조금 더 날카로워 보였다.“화장 맘에 안 드는데.”다시 고칠 시간은 없었다. 부지런히 부산지사로 출근한 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따로 나눠졌다.“회사에선 3개월 동안 절대 비밀이에요! 말하면 소원 들어주기!”시아가 손가락 약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