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086화

Author: 고능비
이은화의 표정이 살짝 풀리더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 아이는 어렸을 때 놀이공원에 가본 적이 없었을 거야. 이제야 처음 가보는 거지.”

친딸이 그 집안에서 어떤 괴롭힘과 학대를 당했는지 떠올리며 이은화는 갑자기 이윤정이 미워졌다.613하지만 이윤정은 오히려 그들을 원망하고 있었다. 이윤정 부모님이 이윤미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모른단 말인가?

이윤정은 어릴 때부터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살았다. 놀이공원은 물론이고 해외여행도 셀 수 없이 많이 다녔다.

하지만 이윤미는 이제야 놀이공원에 갈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613비서는 조용히 말했다.

“아가씨께서는 예전에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그 말에는 이윤미를 향한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다.

비서는 애초부터 이윤정을 좋아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녀가 가짜 딸이라는 걸 몰랐기에 미래의 후계자로 여기며 억지로라도 예의를 차렸고 싫어하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진짜와 가짜가 밝혀진 후에야 깨달았다. 이윤정이은화님의 친딸이 아니었기에 그녀를 싫어했던 것이라는 것을.613”그래, 그 아이는 참 힘들게 살아왔지. 하지만 그 덕에 강인한 성격을 갖게 됐어.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야. 이윤미는 이윤정보다 훨씬 낫다.”

비서는 그저 가주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이윤미가 이씨 가문으로 돌아오기 전, 이미 사업을 성공시켜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역시 이씨 가문의 피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였다.613그녀는 자신에게 불리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일어섰다.

비서는 가주가 먼저 묻지 않는 이상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613”이윤정은 지금 어디에 있지?”

“명지 빌리지에 있습니다. 큰 도련님께서 거기에 이윤정 씨를 위한 아파트를 구매하셨습니다.”

이은화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613”아주 훌륭한 아들을 뒀어. 내가 한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군.”

“큰 도련님께서 요 며칠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비서는 정장 재킷 안주머니에서 사진 한 뭉치를 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87화

    사진 속 정일범과 이윤정은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정일범의 두 동생도 종종 명지 빌리지를 찾았는데 올 때마다 크고 묵직한 짐을 들고 갔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윤정을 위해 사 온 물건들이었다.이은화는 화가 치밀어 가슴이 답답했다.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이윤정이 싫었다.이윤정과 정군호가 누군가의 계략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그 모든 걸 알면서도 이은화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없었다. 더 이상 이윤정이 저택 안에 머무르는 걸 견딜 수 없었다.그동안 이윤정에게 베푼 모든 것이 되려 돌아와 상처가 되었다.이윤정이 자신을 원망하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이윤정은 어디까지나 남이었다. 이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었다.사건이 터졌을 때, 만약 이윤정이 조용히 관성을 떠났다면 이은화는 비서를 통해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돈을 보내 앞날을 보장해 줬을 것이다.하지만 이윤정은 그러지 않았고 오히려 복수를 꿈꾸며 날을 세웠다.이은화는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이윤정, 난 네게 살길을 열어주려고 했어. 하지만 네가 그걸 걷어차고 스스로 지옥으로 가려 한 거야, 날 무정하다고 탓하지 마.”이은화는 친자식도 가차 없이 내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하물며 이윤정 따위를 감당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이윤정을 제거하고도 자신에게 어떤 책임도 돌아오지 않게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정일범, 너희 형제들 자꾸 여자 못 만나본 사람들처럼 굴 거야?”이은화를 가장 분노하게 만든 건 세 아들의 행동이었다.그들은 이씨 가문을 이끌 재목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절대 박대하진 않았다. 여러 반대를 무릅쓰고 회사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회사에서 돈을 빼가는 것도 눈감아 주었다.게다가 그들에게 골라준 아내들은 정씨 가문과도 격이 맞았다. 오히려 정씨 가문보다 더 우위에 있는 가문이었다.그들도 정씨 가문의 핏줄이었으니 며느리를 맞이할 때도 정씨 가문과 어울리는 상대를 찾아야 했다.강성에서는 누구나 이씨 가문이 딸을 후계자로 삼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88화

    가장 어린 두 아이만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 셋째의 자녀들이었는데 평소에는 외할머니 댁에서 지냈다. 셋째 며느리의 친정이 유치원과 가까웠기 때문에 아이들은 친정에서 머물며 유치원을 다니는 게 훨씬 수월했다.어린 두 손주는 친정에서 생활했고 이은화는 매달 빠짐없이 손주들의 생활비를 보냈다. “큰 며느리가 돌아오면 서재로 오라고 해.”“네, 가주님. 곧 식사 시간입니다.”집사가 조심스럽게 알렸고 이은화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입맛이 없구나.”남편도, 자식들도 곁에 없는 밥상이었다. 혼자 먹는 밥이란 그저 목구멍으로 밥을 넘기는 일일 뿐이었다.게다가 마음도 편치 않았기에 애써 먹고 싶지도 않았다.“가주님, 점심도 거의 안 드셨습니다. 조금이라도 드세요.”“안 먹겠다니까.”딱 잘라 말하고 이은화는 내선 전화를 끊었다.그 모습에 집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윤미가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를 데려다준 건 방윤림이었다.그녀는 한 손에는 커다란 솜사탕을, 다른 손에는 엿장수 엿 두 개를 들고 있었고 방윤림의 차는 이씨 가문의 저택 안으로 곧장 들어와 본채 앞에 멈춰 섰다.“아가씨, 도착했습니다.”운전석에 앉은 방윤림이 고개를 돌려 이윤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실내 놀이터에서 몇 시간 동안 실컷 놀고 난 이윤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들뜬 표정이었다.어릴 적, 놀이공원은커녕 동물원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양부모는 단 한 번도 이윤미를 데리고 나들이를 간 적이 없었고 늘 친아들만 데리고 다녔기에 이윤미는 그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야 하나씩 해 나가는 중이었다.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도 사 먹고 엿장수 엿도 사서 손에 쥐었다.“들어와서 물이라도 한잔 마시고 갈래요? 아니면 저녁 먹고 가요.”이윤미가 물었다.방윤림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고개를 저었다.“저는 들어가서 라면이나 끓여 먹으면 돼요. 괜찮습니다.”그가 시선을 돌리자, 마당 한쪽에 주차된 이은화의 전용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이은화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89화

    “아가씨, 아직도 그런 걸 드세요?”이윤미는 되물었다.“왜요? 이런 거 먹으면 안 돼요?”“애들이나 좋아하는 거잖아요.”“저는 어른 아이예요.”집사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세요?”집사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가씨, 가주님께서 점심도 조금밖에 안 드셨는데 저녁도 드시기 싫다고 하시네요. 아가씨가 돌아오셨으니 위층에 올라가서 가주님을 설득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드셔야죠.”“엄마가 입맛이 없으시다고요?”“네, 가주님께서 그러셨습니다.”“누가 다녀갔어요?”이윤미가 물었다.“가주님의 비서가 다녀갔고 비서가 떠난 뒤 가주님께서 저녁을 드시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무슨 일이 있었나 보네요. 기분이 상하셔서 식사가 안 넘어가시는 것 같아요. 알겠어요. 위층에 올라가 볼게요. 엄마는 서재에 계시죠?”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서재에 계십니다. 그리고 큰 사모님께서 돌아오시면 위층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아가씨, 가주님께 음식을 가져다드릴까요?”‘큰 형수님과 관련된 일인가?'문득 이윤정이 큰오빠를 유혹하려 한다는 사실을 어머니에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혹시 이미 행동을 취했고 성공한 걸까?’‘그렇다면 큰오빠는 너무 쉽게 넘어간 게 아닐까?’“음식은 준비해 주세요. 저는 먼저 올라가서 엄마한테 여쭤볼게요. 나중에 드시겠다고 하시면 가져다드릴게요.”“네, 알겠습니다.”이윤미는 솜사탕과 엿장수 엿을 들고 위층으로 향했다.곧 서재 문 앞에 도착하자 한 손으로 문을 두드리며 다른 손으로 계속 솜사탕을 떼어 먹었다.솜사탕은 너무 달았는데 맛있다고 하긴 어려운 단맛이었다. 어릴 적, 다른 아이들과 오빠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면서 늘 동경했었지만 직접 사 먹을 수는 없었다.어른이 되어 돈을 벌게 되었지만 바쁜 생활 속에서 솜사탕을 사 먹을 시간조차 없었다.그런데 오늘 오후 놀이공원에서 커다란 솜사탕을 파는 걸 보고 충동적으로 하나 사서 집에 가져왔지만 정작 입에 넣어 보니 기대했던 맛이 아니었다.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0화

    혹시 이윤정이 창문과 커튼을 일부러 열어두어 사람들이 보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다.몰래 하는 게 무슨 복수란 말인가? 모두가 알아야만 이씨 가문을 향한 진정한 복수가 되지 않을까?“엄마, 식사를 아직 안 하셨다고 하던데, 무슨 일 있어요? 저도 안 먹었어요. 저랑 같이 먹어요.”이윤미는 맞은편에 앉았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엿 하나를 건넸다.“엄마, 엿장수 엿 샀어요. 드셔 보세요. 솜사탕은 한 개만 샀는데, 벌써 먹었어요. 그건 못 드려요.”이은화는 딸이 내민 엿을 보다가 손에 들린 솜사탕을 힐끗 바라보았다.어린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분홍색이었다.딸은 이제 스물을 넘겨 곧 서른인데, 아직도 이런 걸 좋아하다니.다른 사람이야 뭘 먹든 말든 관심 없었지만 딸은 이씨 가문의 후계자다.“왜 이런 걸 사 먹었니?”집사와 똑같은 질문을 던지며 눈살을 찌푸리자 이윤미가 웃으며 대답했다.“어릴 때, 남들이 먹는 걸 보고 부러웠어요. 엄청 맛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도 이런 솜사탕을 자주 볼 일이 없었어요. 그래서 계속 못 먹었죠. 그런데 오늘 오후 놀이공원에서 딱 보이길래 사 먹어 봤어요.”이은화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딸은 타고난 천재였다. 그런데 이윤정의 친아버지 때문에 고작 솜사탕 하나도 제대로 못 먹고 남들 것만 부러워해야 했던 걸까?이은화는 스무 해가 넘도록 이윤정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결국 자신의 남편과 얽혔고 이제는 아들까지 유혹해 복수를 감행하고 있었다.그 생각이 미치자 이윤정에 대한 증오는 더욱 깊어졌다.그럼에도 딸이 내민 것을 받아 들고 물었다.“솜사탕, 맛있었니?”이윤미는 커다란 한입을 베어 물었다. 그 바람에 솜사탕 조각이 입가에 묻고 하얀 설탕 결정이 얼굴에 달라붙었다.“어휴, 너 좀 봐. 얼굴이 엉망이 되었잖아.”이은화는 혀를 차며 휴지를 건넸다.“고양이 얼굴 같네.”이윤미는 쿡쿡 웃으며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너무 달아서 맛없어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1화

    “네 작은 이모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이 나날이 흐려지더니 결국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 그렇게 가문의 모든 짐을 내가 지게 됐지.”이윤미는 어머니가 큰이모와 작은이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지금 어머니 자매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걸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어머니의 표정이 이토록 복잡한 걸 보면 큰이모와 작은이모의 죽음이 어머니의 손에 의해 벌어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말은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기에 굳이 묻지 않았다.묻는다 한들 어머니가 대답해 줄 리 없었다.오히려 화를 내며 친딸인 자신조차 믿지 않는다며 꾸짖을 것이다.“엄마, 큰이모랑 작은이모 사진 있어요?”이윤미는 엿사탕을 천천히 씹으며 자연스레 물었다.“엄마가 예전에 하예진은 큰이모랑 많이 닮았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전 큰이모 사진을 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닮았는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외손녀가 외할머니를 닮으면 얼마나 닮을 수 있겠나 깊었어요.”이은화는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아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예전엔 사진이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다 망가져서 결국 버렸어. 지금은 내 손에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하예진은 큰이모를 좀 더 닮았어. 하예진은 아무래도 어머니를 많이 빼닮은 것 같아. 그 애 엄마도 어릴 때 큰언니랑 많이 닮았었거든. 경혜는 아버지를 닮기도 했지만 어머니를 더 많이 닮았어. 경혜를 보면 옛날 언니 모습이 떠오르더라. 말투며 행동, 심지어 목소리까지도 말이야.”잠시 말을 멈춘 이은화는 창밖을 바라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만약 큰언니가 아직 살아 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이경혜가 앉아 있었겠지. 그랬다면 우리 이씨 그룹도 전성기를 유지했을 거야. 난 큰언니나 이경혜만큼 뛰어나지 못해.”이은화는 씁쓸한 표정으로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다.작은조카는 말할 것도 없었다. 두 딸을 남기고 일찍 세상을 떠났다.그 아이들도 뛰어나긴 하지만, 얼마나 능력이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그때, 이은화는 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2화

    이윤미가 다시 사진을 집어 들려 하자, 이은화가 단호하게 말했다.“너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그런 사진들 보지 마. 눈만 버려.”“저 곧 서른이에요. 봐도 괜찮아요. 하지만 솜사탕이랑 사탕 엿은 다 먹고 볼게요. 혹시 토할 수도 있으니까.”이은화는 말문이 막혔다.“엄마, 저 방금 힐끗 봤는데, 사진이 이렇게 선명하게 찍힌 걸 보니 이윤정이 일부러 그런 것 같아요. 창문을 열어두고 누군가 몰래 찍도록 한 거죠. 아마도 엄마가 자기 뒤를 캘 거라는 걸 예상하고 일부러 선명하게 찍히게 만든 거 아닐까요?”이윤미는 이은화의 반응을 살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진짜 바람피우는 사람들은 죄다 꽁꽁 숨기잖아요. 이윤정은 일부러 들키려고 한 거예요. 왜냐하면 복수하고 싶으니까. 만약 몰래 했다면 엄마는 절대 알 수 없었을 거예요.”이은화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고의든 아니든, 이런 짓을 벌였으니 용서할 수 없어. 네 아버지는 아직도 이윤정을 잊지 못하시는 것 같구나.”이은화는 분노에 차 말했다.“나는 이윤정이 이런 사람이 될 줄 몰랐어. 스무 해 넘게 아끼고 사랑했는데... 예전엔 이윤정이 내 친딸이 아니란 걸 모르고 딸 하나만 바라보며 살았어. 물론, 나랑 닮은 구석이 별로 없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 그렇게 온 마음을 다해 키웠는데 늘 기대에 못 미쳐서 나는 내가 물려준 유전자가 문제라고만 생각했어. 우리 집안 여자들은 다 영리하고 능력이 뛰어나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가짜였던 거야.”이은화는 자신의 선택이 틀렸음을 인정했다.“처음부터 내쫓아야 했어. 우리 집에 둬선 안 됐어. 엄마가 잘못했어.”이윤미가 조용히 말했다.“엄마가 그렇게 하신 것도 이해해요. 어쨌든 20년 넘게 키우셨잖아요. 하루아침에 모녀의 정이 사라질 수는 없죠.”“윤미야, 엄마가 그동안 너한테 겉으로 잘해주지 못했어. 엄마 많이 원망했니?”이윤미는 솜사탕을 반쯤 먹다 말고 입가에 묻은 설탕을 손등으로 쓱 닦았다. 이은화는 그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3화

    이윤정과 정군호의 일 이후로, 이은화는 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예전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 덕분에 칠십 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였고 오십 대 중반이라 해도 손색없었다.하지만 지금은 마치 팔십이 넘은 노인처럼 보였다.이윤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부모의 결혼 생활에 대해 함부로 입을 뗄 수 없었다.“네 아버지는 내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했어. 맞아, 나는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긴 했지만 바람을 피운 적은 없어. 그건 다 과거의 일이야. 누구에게나 과거는 있기 마련이잖아? 네 아버지도 이씨 가문에 들어오기 전에 곁에 여자가 끊이지 않았어.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해. 이씨 가문에 들어온 후, 나는 단 한 번도 아버지의 과거를 들추지 않았어. 그런데 감히 내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말하는 거야.”이윤미는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엄마, 엄마 마음속에 있는 그분, 분명 엄청난 분이겠죠?”“정말 뛰어난 사람이야. 네 아버지보다 백 배는 뛰어나. 엄마가 며칠 후에 먼 여행을 떠나는데, 만나러 간다던 옛 친구가 바로 엄마 마음속에 있는 그 사람이야.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나는데, 아직도 날 기억할지 모르겠어. 날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남아 있는 감정으로 보면 그 남자는 이은화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큰언니만 있을 테니까.하지만 남아 있는 증오로 본다면 이은화가 어떤 모습이 되어도 그는 기억할 것이다. 그를 살아 있게 만든 것은 이은화에 대한 깊은 증오심이었으니까.“똑똑.”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가주님, 큰 사모님이 돌아오셨습니다.”서재 밖에서 집사가 말하자 이은화는 딸에게 말했다.“윤미야, 너는 먼저 나가거라. 아직 밥 안 먹었다면 아래층에 내려가서 먹고 와. 엄마가 부르기 전까지는 들어오지 말고.”“엄마, 너무 화내지 마세요. 몸 상하면 안 돼요.”이윤미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어머니를 바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94화

    이윤미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조윤을 바라보며 알고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조윤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사진? 누구의 사진일까?’“형수님, 빨리 들어가세요. 어머니가 기다리시겠어요.”이윤미는 조용히 재촉하며 자리를 떴다.조윤은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부딪쳐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시어머니가 아무리 무서워도 자신을 잡아먹지는 않을 것이다.조윤은 조용히 서재로 들어갔다.들어서자 바닥에 사진들이 흩어져 있었고 위엄 있는 시어머니는 책상에 앉아 손에 사탕 엿을 들고 조용히 먹고 있었다.조윤은 순간 당황했다. 위엄 넘치는 시어머니가 아이들이나 좋아하는 사탕 엿을 먹고 있다니. 아마도 작은 시누이가 사다 준 것이 분명했다.이은화는 며느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 마지막 사탕을 다 먹고 나서 태연하게 말했다.“바닥에 있는 사진들 모두 주워.”“네, 어머님.”큰며느리는 서둘러 다가가 들고 있던 가방을 의자에 놓고 몸을 굽혀 바닥에 떨어진 사진들을 하나씩 주워 담았다.사진을 보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진을 줍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고 보지 말았어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조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분노가 치솟았다.사진 속 인물은 남편 정일범과 작은 시누이 이윤정이었다. 아니, 이제는 작은 시누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여자였다. 이미 시어머니에게 쫓겨난 몸이니 그냥 막된 여자일 뿐이었다.“어머님!”조윤은 화가 치밀어 눈물을 글썽였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사진들을 책상 위에 내던졌다.“어머님, 일범 씨랑 저 막된 여자를 보세요. 둘이...”조윤은 말을 잇지 못했다.남편이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다.과거, 남편이 외도했을 때, 시어머니에게 들켜 크게 혼난 후 관계를 정리했다고 믿었다.조윤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남편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아이들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외도쯤은 참을 수 있었다.무엇보다도 그녀는 이씨 가문 큰며느리 자리를 절대 다른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9화

    “할머니, 제가 뭐가 똑똑해요, 전 진짜 멍청해요. 할머니야말로 대단하신 분이죠.”전이혁은 할머니께 아부하는 멘트를 던졌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아부라고 할 수 없는 게,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전씨 가문 자손들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할머니는 마치 삼장법사였고 자손들은 손오공 같은 존재로 손오공이 아무리 강해도 삼장법사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할머니, 저 진짜 꼼수 같은 거 부리지 않아요.”“그건 네 사정이고. 어떻게 하든 네 마음대로 해. 할머니는 이미 너에게 신붓감을 골라줬고, 대시하든 포기하든 그것 역시 너에게 달린 일이야. 1년이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 가지 경고할게. 지금까지 우리 전씨 가문에는 일편단심인 남자만 있었을 뿐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는 없었어. 네가 전씨 가문의 가풍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전이혁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겠어요, 할머니. 저 이제 운전해야 해요. 도착해서 또 이야기 나눠요.”“그래, 운전 조심하고.”할머니는 전이혁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할머니는 곧장 양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집사, 내 생선은?”할머니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혹시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양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께서 구운 생선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아무도 어르신의 생선을 뺏어 먹으려 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그들 몇몇 자식들 따라 직원 숙소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은 전씨 할머니가 좋은 분인 걸 알고 함께 수다도 떨고 낚시도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인 전씨 할머니의 권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전씨 할머니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혹시나 건드렸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서원 리조트의 모든 직원은 훌륭한 대우와 복지를 받고 있었다. 산기슭에 지어진 숙소는 혼자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8화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방을 나섰다.그러자 집사는 전태윤이 다음에 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스위트룸을 원래 상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했다.전이혁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물었다.“할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리조트에 있어. 무슨 일이야? 할머니 보고 싶어? 그렇다면 와서 할머니랑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러더니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였다.“지금 생선이 막 익었어. 냄새 진짜 좋다.”전이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침부터 생선 구워 드세요?”“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얘기 중이었어. 아침부터 생선 구우면 안 돼? 그리고 지금 아침도 아니잖아. 아홉 시도 넘었네,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고 있어.”“오늘 날씨도 풀렸고,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낚시 갔다가 지금은 잡은 생선 구워 먹고 있어. 소풍하는 느낌이라 꽤 괜찮아.”전이혁은 그 모습이 쉽게 그려졌다. 산 아래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물 아래에는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할머니는 가끔 몇몇 직원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낚시하곤 했었다. 냇가에는 큰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된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머니의 한마디면 집사는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할머니가 말하길, 그들은 먹는 것보다는 굽는 과정을 더 즐겼다. 비록 직원이 구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건 맛이 없다며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 먹지 못할 때면 남은 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서원 리조트의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권위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막 대하지 않고 옆집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할머니, 생선 더 잡아서 구워주세요. 저 지금 갈게요.”전이혁은 결심한 듯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러 갈 생각이었다.“네가 와서 직접 잡아. 손질까지 하면 할머니가 구워줄게.”그러더니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물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7화

    “여긴 호텔 맞고, 당연히 아영 씨가 묵던 방일 수가 없죠. 어제 아영 씨가 취해서 방에 데려다줬는데 눕자마자 토하더라고요. 침대랑 바닥까지 모두 엉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전이혁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도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술 취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앞으로 술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제가 전이혁 씨랑 함께 많이 마신 건 알겠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데 그 술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해주시로 돌아갈 때 한 박스만 챙겨줘요. 기분 안 좋을 때 집에서 한두 잔 마시려고요.”“아영 씨가 그 정도로 술이 부족하진 않을 텐데요?”전이혁은 도아영의 집에 좋은 술이 부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는 도아영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맞아요. 술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이혁 씨가 준 술은 부족하죠.”전이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래요. 아영 씨가 돌아갈 때 한 박스 챙겨줄게요. 그리고 관성 특산물도 좀 챙길 테니 같이 가져가요. 어찌 되었든 먼 길 왔는데 헛걸음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도아영은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 헛걸음하게 만들면 안 되죠.”그러더니 그녀는 전이혁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전이혁 씨, 여기 꿀 있어요?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저 꿀물 좀 타 주면 안 돼요?”“아까는 참을 만하다면서요?”전이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세수 좀 하고요. 그리고 타 줄게요. 아영 씨도 세수해요.”“목욕할 거면 아영 씨 방에 가서 해요. 여긴 우리 형이 자주 묵는 스위트룸인데, 아영 씨니까 형이 허락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형수님이 부탁해도 절대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전이혁의 큰형과 형수님은 도아영이 할머니께서 정해준 자신의 신붓감이라는 걸 알고,이미 도아영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전이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도아영은 살짝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6화

    전이혁은 얼른 도아영을 부축하더니 살짝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아영 씨, 또 왜 그래요?”“저... 화장실... ”도아영은 눈이 풀린 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도아영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였고 전이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도아영을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인 자신이 부축해서 데려가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전이혁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혼자 괜찮겠어요?”도아영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취해 있었다.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전이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야 했다. 전이혁은 가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렸다.그는 도아영을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전이혁은 도아영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1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고,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전이혁은 걱정된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일인지 도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 어디 간 거야?’전이혁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도아영은 화장실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문틈 사이로 도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이 여자 진짜!”도아영의 모습을 보자, 전이혁은 앞으로 절대 그녀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이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아영과 함께 밥을 먹게 된다면 그녀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 말고는 도아영이 다른 누구와 함께 얼마나 마시든, 그건 전이혁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전이혁은 안으로 들어가 도아영을 안고 나온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원래 방으로 돌아가 쉴 예정이었지만, 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날 저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5화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4화

    “저는 앞으로 큰아가씨의 평가에 근거해서 요리 방법을 조정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드는 모든 요리를 큰아가씨께서 만족해하시면 제가 여기에서 졸업할 수 있겠네요.”강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큰아가씨께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걸요.”‘평생 선우민아 씨를 위해 요리해 드리는 건 기쁜 일이지.'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전창빈은 꾹 참았다.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설령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애정 공세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선우민아가 가업을 운영한다는 건 그녀가 매우 유능한 인물이라는 증거다. 이렇게 강한 강한 여성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전호영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예정의 도움을 받은 끝에야 지름길을 택할 수 있었고 고현의 마음을 얻었다.강진은 그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전창빈 씨, 오늘 오후 내내 바쁘셨는데 일찍 쉬세요. 내일 아침 큰아가씨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일찍 아침을 드시는 분은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입니다. 민기 도련님은 학교에 가야 해서 일찍 식사하시고 큰아가씨는 매일 민기 도련님을 학교에 데려다주신 후 회사에 가시니까 두 분은 늘 함께 식사하시는 편이에요. 하여 아침 7시쯤이면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의 아침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의 아침은 9시 이후에 준비하시면 돼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 시간대면 아침과 점심을 함께 드시는 거네요.”“어르신과 사모님은 그렇죠. 점심 무렵에 일어나셨다가 식사 후에는 외출하셔서 저녁에야 돌아오세요. 때로는 안 오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미리 알려드릴게요. 안 오시는 날은 창빈 씨가 쉬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냥 자신의 배만 채우시면 돼요.”여기에서는 사실상 선우민아 자매만 아침을 먹는 셈이다.“큰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3화

    동생 선우정아가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며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지금은 네가 전창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니까. 앞으로 매일 여기 와서 식사해. 전창빈 씨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져야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거 아니야.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거리가 멀어도 너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실 거야. 혹은 전창빈 씨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하게 하고 여기서 집을 사도록 하든가.”선우정아는 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선우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선우정아는 앞으로는 감히 그 집에 밥 먹으러 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다.선우민아가 자꾸 자신이 전창빈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지 않는가.전창빈은 미래의 아내는 지금 미래 처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전이혁은 강진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강진은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전창빈 씨,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었군요. 오래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선우씨 가문의 여러 집안이 같은 대저택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선우민아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었기에 강진 역시 1년 정도는 함께 일할 사람을 원했다.요리사와 친해지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전창빈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집사님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요리들을 더 연구해서 큰아가씨께서 제 요리만 먹고 싶어 하도록 해야겠네요.”“큰아가씨께서 창빈 씨 요리만 고집하게 만들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요리 대회에 나가면 ‘요리의 신'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요.”선우민아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요리의 신' 같은 건 관심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요리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죠.”전창빈은 그가 고용한 요리사들에게는 항상 조언을 해주곤 한다. 본인이 잘 배워야 현재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2화

    선우민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런 사업을 가진 사람을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반대하지 않으실 거야. 다만 전창빈 씨가 관성 사람이라 우리랑 거리가 너무 멀어. 작은아버지와 숙모는 네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걸 아쉬워할 수도 있을 거야.”선우정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언니! 제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저는 정말 그런 마음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분이 언니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자매 일곱 명 중 언니가 맏이라 당연히 언니가 먼저 시집가야죠. 제가 언니를 앞지를 순 없잖아요.”착각인지 정말 본 건지,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졌다.그리고 전창빈은 사실 정말로 선우민아를 위해 온 거였다.아니, 정확히는 선우민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손님들도 분명히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생각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동생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 게다가 사촌 자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나는 당분간 시집갈 생각 없어. 만약 고려한다 해도 이 지역의 사람일 거야. 생각해봐, 민기와 민수는 아직 몇 살밖에 안 됐는데 애들이 커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기다려야 되잖아. 이 20년 동안 우리 자매는 계속 회사를 떠받쳐야 해. 만약 우리가 먼 곳으로 시집가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어? 셋째와 넷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거야 아니야.”셋째 동생과 넷째 동생도 이제 성인이 되어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거대한 가업을 떠받칠 능력이 되지 못했다.하여 선우민아는 자연스레 먼 곳으로 시집갈 생각이 없었다. 시집을 간다 해도 A시의 남자에게 시집갈 것이다. 그래야 시집가서도 친정 회사를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까.앞으로 선우민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11화

    전창빈이 말했다.“행동으로 보여드리죠.”선우정아는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전이혁 씨는 정말 자신만만하신가 봐요.”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한 번 흘겨보더니 전창빈에게 물었다.“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이 자리를 위해 온 만큼 언제든지 가능합니다.”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세요. 강 집사님께서 이미 숙소를 준비해 뒀을 테고 월급은 내일부터 계산됩니다. 한 달의 수습 기간이 있고 수습 기간 중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됩니다. 공짜로 일을 시키진 않을 거예요.“누구든 마찬가지로 하루 일하면 하루 급여를 계산해 주었다.“집사님께서 어제 이미 숙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계산되든 상관없습니다. 전 도전을 위해 온 거지 월급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전이혁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아내만 부족할 뿐...“좋아요. 지금은 숙소로 가서 쉬세요. 우리 집에서의 하루 세끼 준비 시간은 집사님께서 알려주실 거예요.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은 변함없어요.”선우씨 가문의 사람들 아침 식사는 각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전창빈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집사님께 여쭤보겠습니다.”그는 다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전창빈이 떠나자 선우민아도 일어서서 가족들에게 말했다.“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기한테는 주말에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전해주세요.”선우민기는 그녀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기 때문에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선우민기는 선우민아를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선우정아도 그녀의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저도 일 보러 갈게요.”한경주가 딸에게 당부했다.“접대할 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몸에 해로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5년 전의 제가 아닌걸요.”선우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회사를 막 이어받았을 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땐 위엄도, 경험도 없었고 회사에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