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490화. 책 속에 없는 사진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1-03 09:24:46

토요일 오후 2시 10분.

북토크를 마친 은소예는 독립서점 안쪽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신시안은 서점 주인과 함께 사용했던 의자를 정리하고 있었다.

소예는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의 뒷모습.

첫 번째 독립출판물을 준비하던 시절, 시안이 몰래 찍어둔 사진이었다.

사진 속 책상에는 원고를 출력한 종이와 인화 사진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소예는 그때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책을 30권이나 만들어도 될지 고민했었다.

지금은 두 번째 책을 정식 출간하고, 20명의 독자 앞에서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여보.”

시안이 돌아봤다.

“응?”

“이 사진 원본도 있어?”

“있지.”

“나한테 보내줘.”

“왜?”

“인화해서 보관하려고.”

시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가서 찾아줄게.”

그때 서점 주인이 다가왔다.

“작가님, 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소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참석하신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492화. 사진 밖의 이야기

    월요일 오전 9시 20분.은소예는 NEXT ONE 본부장실에서 주간 업무 일정을 확인하고 있었다.공차연이 가져온 자료에는 골드파트너스와 진행하는 공동 캠페인의 현장 점검 결과가 정리돼 있었다.“지난주에 안내판 위치를 조정한 매장은 반응이 어떤가요?”“손님들이 행사 내용을 더 쉽게 확인하신다고 합니다. 직원분들도 설명하기 편해졌다고 하셨고요.”“다행이네요. 그럼 나머지 매장도 같은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네, 본부장님.”공차연이 나간 뒤 소예는 출판사에서 도착한 이메일을 열었다.문화잡지 인터뷰에 관한 상세 안내였다.매체는 사진과 문학, 독립출판을 다루는 월간지였다.인터뷰는 약 40분 동안 진행되며, 사진집 제작 과정과 작품에 담긴 장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했다.소예는 첨부된 질문 목록을 읽었다.처음에는 무난했다.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첫 독립출판물과 두 번째 책의 차이.사진과 글을 함께 배치하는 기준.그런데 마지막 질문에서 손이 멈췄다.기업 임원으로 일하면서 창작 활동을 병행하는 특별한 비결이 있으신가요?소예는 잠시 생각했다.틀린 질문은 아니었다.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인터뷰의 중심과는 조금 달랐다.그녀는 편집자에게 답장을 보냈다.인터뷰 진행에 관심 있습니다. 다만 직장 내 직책이나 개인적인 배경보다 사진집과 창작 과정에 초점을 맞춰주시면 좋겠습니다.화요일 오후 7시 30분.집으로 돌아온 소예는 식탁에 앉아 인터뷰 질문에 대한 메모를 정리했다.신시안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며 물었다.“인터뷰 준비해?”“응. 이번 주 금요일이래.”“질문은 괜찮아?”“대부분. 하나는 조금 수정해 달라고 했어.”“어떤 거?”“회사 일하면서 어떻게 책까지 쓰냐는 질문.”시안은 맞은편에 앉았다.“그것도 궁금할 수 있지.”“응. 그런데 그 이야기만 길어지면 사진집 인터뷰가 아니게 되잖아.”“그렇긴 하네.”소예는 메모장을 보여줬다.“나는 사진을 언제 찍고, 어떤 걸 책에 넣었는지 이야기하고 싶거든.”시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491화. 계획에 없던 하루

    일요일 오전 9시 20분.은소예는 침실에서 옷을 고르고 있었다.옷장 앞에는 연한 민트색 블라우스와 아이보리색 플레어스커트가 걸려 있었다.신시안이 문가에 기대어 물었다.“여보, 오늘 어디 가는지 이제 알려줄 거야?”“아직.”“출발할 때까지 비밀이야?”“응. 지난번에 당신도 그랬잖아.”시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따라가겠습니다.”소예는 거울 앞에서 진주 귀걸이를 착용했다.“어때?”“예뻐.”“옷은?”“옷도 예뻐.”“제대로 보고 말하는 거야?”시안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민트색 블라우스에 아이보리색 치마. 잘 어울려.”소예는 만족스럽게 웃었다.“합격.”“이제 출발해도 돼?”“응. 오늘은 내가 운전할게.”오전 11시 10분.차가 도착한 곳은 경기도 외곽의 오래된 자동차 전시장이었다.시안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을 크게 떴다.“여보, 여기 어떻게 알았어?”“당신이 예전에 말했잖아. 오래된 자동차 전시하는 곳 가보고 싶다고.”“그걸 기억했어?”“응.”시안은 전시장 입구를 바라봤다.“여기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는데.”소예는 가방에서 예약 확인 화면을 꺼냈다.“그래서 예약했지.”시안이 웃었다.“완전히 준비했네.”“오늘은 당신이 좋아하는 거 하려고.”두 사람은 나란히 전시장으로 들어갔다.전시장 안에는 여러 시대의 클래식카가 전시돼 있었다.시안은 1960년대에 제작된 짙은 남색 세단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여보, 이것 좀 봐.”소예는 차를 살펴봤다.“생각보다 크네.”“그 시절 차들은 지금이랑 비율이 달라.”시안은 자동차의 앞부분을 가리켰다.“여기 크롬 장식도 봐. 요즘 차에서는 보기 힘든 방식이야.”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신 정말 좋아하는구나.”“응. 실제로 보고 싶었던 차야.”그녀는 시안의 옆모습을 바라봤다.평소 회사에서 보던 진지한 표정과는 달랐다.시안은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고 있었다.소예는 휴대폰을 꺼냈다.“여보, 사진 찍어줄게.”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490화. 책 속에 없는 사진

    토요일 오후 2시 10분.북토크를 마친 은소예는 독립서점 안쪽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신시안은 서점 주인과 함께 사용했던 의자를 정리하고 있었다.소예는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의 뒷모습.첫 번째 독립출판물을 준비하던 시절, 시안이 몰래 찍어둔 사진이었다.사진 속 책상에는 원고를 출력한 종이와 인화 사진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소예는 그때를 떠올렸다.처음에는 책을 30권이나 만들어도 될지 고민했었다.지금은 두 번째 책을 정식 출간하고, 20명의 독자 앞에서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여보.”시안이 돌아봤다.“응?”“이 사진 원본도 있어?”“있지.”“나한테 보내줘.”“왜?”“인화해서 보관하려고.”시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가서 찾아줄게.”그때 서점 주인이 다가왔다.“작가님, 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소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참석하신 분들 반응이 좋았어요. 특히 사진을 가져와서 이야기하는 시간이요.”“저도 재미있었어요.”서점 주인은 테이블 위에 놓인 책들을 가리켰다.“오늘 준비한 책은 거의 다 판매됐어요. 남은 건 3권이에요.”소예가 놀랐다.“정말요?”“네.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손님도 몇 권 구매하셨어요.”소예는 환하게 웃었다.“다행이네요.”“그리고 작가님, 사진 전시는 약속한 날짜까지 진행한 뒤 연락드리겠습니다.”“네. 감사합니다.”일요일 오전 10시 30분.SOYE'S ROOM.소예는 전날 북토크에서 받은 질문들을 정리하고 있었다.독자들이 궁금해했던 내용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카메라 기종이나 촬영 기술보다 사진을 고르는 기준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그중 한 질문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찍었지만 책에 넣지 않은 사진도 있나요?'소예는 사진 폴더를 열었다.이번 사진집을 준비하며 제외한 사진은 생각보다 많았다.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도 있었고, 비슷한 장면을 여러 번 촬영한 경우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489화. 처음으로 진열된 이름

    목요일 오전 8시 20분.은소예는 출근 준비를 마친 뒤 거실 책꽂이 앞에 섰다.《은소예의 작은 문장들》과 《지나가던 풍경들》이 나란히 꽂혀 있었다.신시안이 재킷을 걸치며 다가왔다.“여보, 또 책 보고 있어?”“응. 아직도 신기해서.”“어제도 한참 봤잖아.”“오늘 보니까 또 다르네.”시안은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감쌌다.“오늘 예약 판매 시작하지?”“응. 오전 10시부터.”“그럼 나도 주문해야겠다.”소예가 돌아봤다.“당신은 이미 사인본 받았잖아.”“그건 당신이 준 거고, 이번에는 내가 사는 거지.”“똑같은 책을 왜 또 사?”“서재에도 한 권 놓으려고.”소예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서재에 있는 책꽂이도 당신이 만들어.”“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오전 10시 15분.NEXT ONE 본부장실.소예는 오전 업무를 정리한 뒤 잠깐 휴대폰을 확인했다.출판사에서 예약 판매 페이지가 열렸다는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그녀는 링크를 눌렀다.화면에는 익숙한 표지가 나타났다.《지나가던 풍경들》은소예 지음.판매가 19,000원.소예는 상품 소개를 천천히 읽었다.사진 40장과 산문 4편을 담은 사진 에세이.책의 일부 페이지도 미리보기로 공개돼 있었다.그녀는 화면을 아래로 내렸다.아직 독자 후기는 없었다.당연했다. 정식 출간도 하지 않은 책이니까.그런데도 판매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 낯설었다.소예는 화면을 캡처해 시안에게 보냈다.여보, 드디어 열렸어.잠시 후 답장이 왔다.확인했어. 나도 주문했어.진짜 샀어?응. 2권.소예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왜 2권이나?한 권은 서재에 놓고, 한 권은 읽으려고.이미 읽을 수 있잖아.그래도.소예는 고개를 저으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금요일 오후 1시 10분.소예는 공차연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공차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본부장님, 어제 책 예약 판매 시작하셨죠?”“네. 어떻게 아셨어요?”“서점에서 신간 구경하다가 봤어요.”“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488화. 당신이 찍은 하루

    금요일 오전 8시 20분.은소예는 식탁에 앉아 독립서점에서 보내온 북토크 안내문을 확인하고 있었다.신시안이 커피를 내려놓으며 물었다.“행사 안내 나왔어?”“응. 사진 가져오는 프로그램도 추가됐어.”소예는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다.《지나가던 풍경들》 출간 기념 북토크.작가와 함께 사진을 감상하고, 희망자에 한해 자신이 촬영한 사진 1장을 소개하는 시간.시안이 안내문을 읽고 웃었다.“재미있겠다.”“그렇지? 그런데 사람들이 사진을 가져올까?”“가져오는 사람도 있겠지.”“아무도 안 가져오면?”“그럼 당신 사진만 보면 되잖아.”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도 그렇네.”시안은 맞은편에 앉았다.“나는 사진 가져가도 돼?”소예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당신도 참석하려고?”“안 돼?”“안 될 건 없지. 그런데 당신이 무슨 사진을 가져올지 궁금한데?”시안은 웃기만 했다.“비밀.”“아, 또 비밀이야?”“행사장에서 보여줄게.”소예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알았어. 기대할게.”월요일 오후 2시 40분.NEXT ONE 본부장실.소예는 월령파트너스와 진행한 지역 상점 홍보 결과를 검토하고 있었다.김도윤이 태블릿을 가리켰다.“본부장님, 이번에는 매장별로 방문객 증가율 차이가 꽤 큽니다.”“네. 확인했어요. 그런데 방문객 수만으로 성과를 판단하면 안 될 것 같아요.”“매출 자료도 함께 볼까요?”“가능한 범위에서요. 그리고 매장 운영자분들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느꼈는지도 확인해 주세요.”김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음 보고서에 반영하겠습니다.”그때 공차연이 문을 두드렸다.“본부장님, 골드파트너스에서 수정된 일정표를 보내왔습니다.”“제게 전달해 주세요.”소예는 자료를 받으며 물었다.“다음 주 현장 방문 일정은 확정됐나요?”“네. 화요일 오전으로 잡혔습니다.”“좋아요. 그날은 제가 직접 가볼게요.”화요일 오후 6시 30분.퇴근한 소예는 SOYE'S ROOM에서 북토크 진행 순서를 정리했다.처음 10분은 책 소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487화. 책이 나오기 전의 약속

    수요일 오전 8시 10분.은소예는 식탁에 앉아 출판사에서 보내온 북토크 진행안을 읽고 있었다.신시안이 커피를 내려놓으며 물었다.“행사 준비하는 거야?”“응. 출판사에서 질문 목록을 보내줬어.”“어떤 질문인데?”“사진을 찍기 시작한 계기, 첫 책을 만들었던 이유, 이번 사진집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소예는 화면을 넘겼다.“여기까지는 괜찮은데.”“또 뭐가 있어?”“앞으로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시안이 웃었다.“그건 어려운데?”“그러니까. 나는 아직 두 번째 책도 안 나왔는데 벌써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어보니까.”“그냥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면 되지 않을까?”소예는 잠시 생각했다.“그게 더 자연스럽겠다.”그녀는 질문 옆에 수정 의견을 적었다.앞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사진과 글의 방향.“이렇게 바꿔달라고 해야겠어.”목요일 오후 2시 30분.NEXT ONE 본부장실.소예는 골드파트너스와 진행하는 공동 프로젝트의 최종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김도윤이 말했다.“본부장님, 지난번에 수정 요청하신 부분 모두 반영했습니다.”“매장별 촬영 시간도 조정됐나요?”“네. 실제 영업에 방해되지 않는 시간으로 다시 협의했습니다.”소예는 자료를 넘겼다.“좋아요. 그럼 이대로 진행하죠.”김도윤이 나간 뒤 공차연이 들어왔다.“본부장님, 다음 주 금요일 오후 일정은 비워두실까요?”“왜요?”“출판사 행사 준비 때문에 개인 일정이 있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소예는 웃었다.“아직 북토크는 출간 첫 주말이라 시간이 있어요. 금요일에는 평소대로 근무할 거예요.”“아, 그렇군요.”“행사 준비는 개인 시간에 할게요. 회사 일정은 그대로 진행해 주세요.”공차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금요일 오후 7시 20분.소예는 SOYE'S ROOM에서 북토크에 사용할 사진을 고르고 있었다.출판사에서는 8장 정도를 추천했다.소예는 사진집에 실린 40장 중에서 12장을 먼저 골랐다.그런데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