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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مؤلف: 빛나냥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허설아는 거래처에 연락했다.

상대방은 이중 계약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그냥 실수였다고 하며 말을 돌렸다.

"지난번 가격으로는 저희도 지금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합의한 가격으로 정했는데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이중 계약은 저희가 책임을 추궁할 수도 있어요."

상대방이 두루뭉술하게 넘겼다.

"한두 번 거래한 것도 아니고 다 아는 사이잖아요. 계약서 일은 저희 실수가 맞지만 저희도 정말 어려운 상황이 있어서 그래요."

말을 살짝 바꾸며 말했다.

"허 대표님, 저희한테 잔금만 먼저 주시면 어떨까요? 이전 가격 그대로 해드릴게요."

허설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계약서 내용이나 거래 관행으로 봤을 때도 잔금을 미리 치르는 규정은 없었다.

"규정상 입금일은 다음 달 말이에요, 지금이 아니라."

"허 대표님, 그러시면 좀 곤란합니다. 저희도 연초에 자금 회수가 필요한 데다 대표님 의뢰는 단가도 맞추기가 어려워요. 저희한테도 살길을 남겨주셔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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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55화

    더는 이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송원영은 화제를 돌렸다."아들은 잘 어때요?""잘 지내요. 요즘 잘 먹고 잘 자고 얌전해서 보채지도 않아요."정확히 말하자면 영리하게 사람을 골라 가며 보챘다.권지헌과 권정우만 괴롭히고 다른 사람한테는 얌전했다.연희가 손을 잡을 때마다 연우는 누나를 보며 까르르 웃었다.박희수는 누나를 좋아해서 그런 거라고 했다.정말 누나를 좋아하는 게 분명했다.연우가 태어난 뒤로 권씨 집안에는 웃음이 훨씬 늘었다.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식구들이 집에 오자마자 요람 앞에 모여들었다.선물도 산더미처럼 쌓였다.허설아는 방에 쌓인 선물을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결국 권지헌에게 시간 날 때 직접 정리하라고 했다.마침 연우 얘기를 하던 그때, 박희수가 영상통화를 걸어 와 자다 깬 아이가 엄마를 찾아 사방을 헤맨다고 했다.허설아가 짐짓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허연우, 할머니 말씀 잘 들어야지. 보채면 안 돼."연우는 입을 삐죽이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지만 끝내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화면 너머로 그 모습을 보는 허설아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이 녀석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태어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른의 기분을 알아채고 혼내는 줄 알고 서러운 척 우는 시늉까지 할 줄 알았다.박희수는 역시나 속아 넘어가 연우를 품에 안고 달랬다."그래, 그래. 우리 연우는 계속 착하게 있었는데 엄마가 오해했구나, 그렇지? 엄마 퇴근하면 금방 올 거야. 울지 마, 뚝!"허설아는 기가 막혀 웃음이 났다.연우는 울지도 않았으면서 달래 주자 또 웃음을 터뜨렸다.녀석은 손쉽게 온 집안 식구를 쥐락펴락하며 울다 웃다 하게 만들었다.허설아는 연우가 우유는 잘 먹었는지 묻고 통화를 끊었다.박희수는 아이를 데리고 재우러 갔다.곁에서 연우를 본 송원영은 귀여워서 못 견디겠다는 듯 큰소리를 쳤다."진짜 귀엽네요. 크면 분명 엄청 잘생길 거예요. 이모가 딱 18년만 기다릴게!"허설아가 웃으며 말했다."18년 뒤면 이모 아이도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54화

    송원영은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얼굴에도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허설아는 그 말을 놓치지 않고 고개를 들어 예쁜 눈으로 송원영을 바라보더니 놀라며 물었다."은석 씨 어머니가요?"기억 속 문정은은 성격이 좋아 보였는데?허설아와 권지헌의 결혼식에도 와서 박희수의 손을 잡고 십여 분이나 허설아를 칭찬했다.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문정은이 며느리를 들이는 줄 알았을 것이다.나중에 박희수가 겉으로만 부드럽지 속은 강하고 성깔도 만만치 않다고 얘기해 주기는 했다.하지만 허설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성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게다가 문정은은 집안 배경도 좋았다.예전에는 지주 집안이었고, 외조부는 그 지역을 주름잡다가 손을 씻은 뒤에도 큰 세력을 쥐고 있었는데, 그 세력 대부분을 지금은 서은석이 잡고 있었다.문정은은 평생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산 사람이었다.허설아는 문 앞을 살피다 들어오는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뒤에야 송원영을 끌어당기며 속삭였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은석 씨 어머니 얘기요? 나를 찾아와서 듣기 거북한 모진 말을 잔뜩 했어요. 내가 지금 하는 일도 남자한테 잘 보여서 얻은 거라고 하더라고요."허설아는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무 심한 말이었다.송원영이 핏기 없는 얼굴로 웃었다."그 말에는 별로 화나지 않았어요. 우리 엄마는 그보다 훨씬 더한 말도 했으니까요.""그런데 은석 씨는 나와 자기 어머니가 말다툼하는 걸 보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머니가 악의 없이 한 말이라면서 화내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송원영은 입꼬리를 끌어 올렸지만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그래서 내가 나한테 무례하게 군 거라면 어떡할 거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별일도 아닌 걸로 내가 유난을 떤대요."얘기를 듣던 허설아는 잠시 멍해져서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그래서 헤어졌어요?""헤어졌죠. 은석 씨 어머니가 나를 찾아온 것도 헤어지게 하려던 거잖아요. 그럼 헤어지면 되죠. 은석 씨가 마마보이일 줄은 정말 몰랐어요!"허설아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53화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서은석은 그동안 자신이 너무 많은 걸 놓치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다."내가 왜 사과해요? 내 아내도 아니잖아요. 아버지 아내는 아버지가 달래세요.""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평소에 오냐오냐했더니 아주 버릇을 망쳐 놨구나! 또 네 엄마한테 뭐라고 했길래 저렇게 화가 난 거야?""별일 아니에요, 끊을게요. 집에는 안 갈 거예요."서은석은 말을 마치자 바로 전화를 끊었다.아버지가 몇 번이나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서은석은 받지 않았다.마음먹고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서은석은 차 안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요즘은 담배를 끊고 지냈지만 지금은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우고서야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며칠 뒤, 허설아가 하이힐을 신고 àl'aube에 들어섰다.직원들은 허설아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민지강까지 물었다."허 대표님, 푹 쉬셨어요? 좀 더 쉬시지 그러세요?""몸조리도 끝났는데 당연히 출근해야죠."출산 휴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허설아는 집에서 겨우 두 달 반밖에 쉬지 않았다.집에 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었다.산후 재활 치료를 몇 차례 받는 동안에도 의사는 회복이 아주 잘되고 있다고 했다.그래서 아예 출근하기로 했다.권지헌은 허설아가 오랜만에 하이힐을 신고 나서자 영 못마땅해했다.하지만 거울 앞에서 한참을 비춰 보며 좋아하는 모습에 흥을 깨고 싶지 않아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배가 들어간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àl'aube 직원들은 허설아가 출산한 지 두 달 남짓 되었다는 걸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한여름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였다.허설아는 검은색 롱 원피스를 입고 가슴에 àl'aube의 다이아몬드 브로치를 달고 있었는데, 날씬한 몸매에 다이아몬드가 눈부시게 반짝였고 얼굴에는 행복에 겨운 만족감이 배어 있었다.얼마 전 아이를 낳은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송원영이 웃으며 다가와 말했다."왜 왔어요? 휴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52화

    서은석은 어떻게 내려왔는지도 모른 채 비틀거리며 산을 내려왔다.서은석이 떠나자 사찰도 불을 끄고 문을 닫았다.산속에는 불빛이 없었지만 돌계단이 산 아래까지 이어져 있어 계단을 따라 쭉 내려가면 그대로 하산할 수 있었다.서은석은 차에 앉아 숨을 골랐다.오늘 다녀온 덕분에 마음에 걸리던 의문과 혼란스러움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당사자라서 오히려 집안에서 벌어진 많은 일의 진실을 무언가에 가려져 놓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문정은에게서 걸려 온 전화 벨소리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서은석은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 화면을 확인한 뒤 전화를 받았다."은석아, 어디 갔어? 멀쩡히 밥 먹다 말고 갑자기 나가 버리면 어떡해? 엄마 친구들이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서은석이 손으로 미간을 꾹꾹 눌렀다.관자놀이에서 누군가 작은 망치로 탁탁 두드리는 듯 지독한 통증이 밀려왔다.다행히 집에서 늘 예쁨받는 막내인지라 전화기 너머로 대꾸하지 않아도 문정은은 화를 내지 않았다.오히려 말머리를 돌려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엄마가 네 여자친구 쫓아냈다고 화났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다 농담이었는데 걔가 진심으로 받아들일 줄 누가 알았겠어!"예전 같았으면 문정은이 이렇게 말해도 믿었을 것이다.문정은은 오랜 세월 동안 부족함 없이 오늘은 꽃꽂이, 내일은 요가가 일과인 귀한 부잣집 사모님의 삶을 누려 왔다.세상 일에 크게 부딪칠 일도 없어 세상 물정을 모르고 나이 든 공주님 같았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서은석은 눈을 감았다.문정은이 송원영에게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원영아, 너 같은 애가 몸과 청춘을 우리 아들에게 다 쏟아부어도 끝까지 사랑받는다는 보장은 없잖니. 너만 손해야.""네 가족한테도 그렇게 하는데 은석이한테는 오죽하겠니. 정이 없을까 봐 걱정이야.""나중에 네 자식도 너를 그렇게 버리면 어쩌나 몰라. 아이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유전자의 힘이 정말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네 유전자는 별로야.""우리 아들은 아마 네 몸매가 좋아서 만날 거야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51화

    유독 서은석의 집만 달랐다.자식 셋 중 결혼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심지어 지금은 셋 다 만나는 사람조차 없었다.서은석의 어머니 문정은은 늘 빨리 결혼하라고 재촉했지만 진전이 없었다.서은석은 다들 마음이 끌리는 결혼 상대를 만나지 못한 거라고만 생각했다.그런데 이제 와 돌이켜 보니 자식들 결혼에 관한 문정은의 태도가 어딘가 이상했다.문정은은 자주 이렇게 말하곤 했다."너무 까다롭게 고르지 마. 너희 조건이 좋기는 해도 결혼은 물건 사고파는 장사가 아니잖니.""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얼마든지 데려오렴.""집에서는 누구를 데려와도 반대하지 않을 테니까."큰형과 둘째 누나도 예전에 연인을 집에 데려온 적이 있었다.하지만 둘 다 결국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서은석은 혼란스러웠다."스님 말씀은 어머니께 큰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까?""문제라기보다 인과와 업보라고 해야겠지요. 사람은 오랫동안 가족의 영향을 크게 받기 마련이니까요."스님은 농담하듯 가볍게 말했다."형제분들도 아직 서른은 넘지 않았겠군요. 그 나이를 넘기면 상황이 한결 나아질 겁니다. 대표님도 마찬가지예요. 사람이 서른이 넘으면 자기 운을 따르게 되니 집안에서 물려받은 업보의 영향도 줄어들지요."서은석은 더욱 막막했다.서른이라고?설마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나아진다는 걸까?그때가 되면 송원영이 서은석을 상대해 줄지는 둘째치고, 이미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송원영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른 남자와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심지어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을 수도 있었다.상상만으로도 누군가 심장을 세게 내리친 듯 가슴이 아팠다.송원영을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아하고 있었다.서은석이 허탈하게 쓴웃음을 지었다."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해도 원영이는 이미 저를 잊었을 겁니다."서은석도 자존심이 있었다.처음에는 포기할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싸울 때마다 왜 늘 자신이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하는지 의심한 적 있었다.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50화

    오늘 일을 겪고 서은석이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은 뜻밖에도 이 사찰이었다.아직 상황을 되돌릴 여지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그런데 스님의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이 모든 게 어머니의 문제라는 건 분명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어머니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는 또 알 수 없었다."그러니까 상대가 원영이가 아니었어도 어머니는 어떻게든 저희를 갈라놓으려 했을 거라는 말씀이십니까?""그렇습니다. 서 대표님이 연애를 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서은석은 바싹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고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쓰디쓴 차가 배 속으로 들어가자 온몸 구석구석 쓴맛이 퍼졌다.차가 얼마나 쓴지 마음속까지 쓴맛이 배어드는 것 같았다.어머니가 송원영에게 했던 모진 말과 영문도 모르고 반사적으로 어머니를 두둔했던 자신의 태도가 떠올랐다.서은석은 스스로 뺨이라도 후려치고 싶었다.하지만 뺨 몇 대 때린다고 한들 송원영이 쉽게 마음을 돌릴 리 없었다.송원영은 고집이 아주 센 사람이었다.서은석은 송원영이 사소한 잘못도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강인하고 단호한 사람이었다.처음에는 서은석을 생각해서 어머니의 모진 말을 다 참았을지도 몰랐다.그러나 서은석의 태도가 중립을 벗어나는 순간, 송원영은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오는 내내 서은석은 다급한 나머지 아무 데나 매달린다며 스스로를 비웃었다.하지만 달리 방법도 없었다.오죽하면 여기까지 왔을까.스님이 아침부터 오늘 찾아올 줄 알고 있었다는 것도 예상 밖이었다.서은석은 살면서 이렇게 불안했던 적이 없었다.스님이 입을 열었다."서 대표님,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는 두 분의 관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표님 자신입니다.""대표님의 인생에서 어떤 과제를 마주해야 하는지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스님은 태연하고 여유로웠다.차를 한 잔 더 따라 서은석 앞으로 살며시 밀어 주었다.눈앞의 돌 테이블은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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