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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ผู้เขียน: 빛나냥
서은석은 어떻게 내려왔는지도 모른 채 비틀거리며 산을 내려왔다.

서은석이 떠나자 사찰도 불을 끄고 문을 닫았다.

산속에는 불빛이 없었지만 돌계단이 산 아래까지 이어져 있어 계단을 따라 쭉 내려가면 그대로 하산할 수 있었다.

서은석은 차에 앉아 숨을 골랐다.

오늘 다녀온 덕분에 마음에 걸리던 의문과 혼란스러움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당사자라서 오히려 집안에서 벌어진 많은 일의 진실을 무언가에 가려져 놓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문정은에게서 걸려 온 전화 벨소리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서은석은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 화면을 확인한 뒤 전화를 받았다.

"은석아, 어디 갔어? 멀쩡히 밥 먹다 말고 갑자기 나가 버리면 어떡해? 엄마 친구들이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서은석이 손으로 미간을 꾹꾹 눌렀다.

관자놀이에서 누군가 작은 망치로 탁탁 두드리는 듯 지독한 통증이 밀려왔다.

다행히 집에서 늘 예쁨받는 막내인지라 전화기 너머로 대꾸하지 않아도 문정은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말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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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서은석은 그동안 자신이 너무 많은 걸 놓치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다."내가 왜 사과해요? 내 아내도 아니잖아요. 아버지 아내는 아버지가 달래세요.""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평소에 오냐오냐했더니 아주 버릇을 망쳐 놨구나! 또 네 엄마한테 뭐라고 했길래 저렇게 화가 난 거야?""별일 아니에요, 끊을게요. 집에는 안 갈 거예요."서은석은 말을 마치자 바로 전화를 끊었다.아버지가 몇 번이나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서은석은 받지 않았다.마음먹고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서은석은 차 안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요즘은 담배를 끊고 지냈지만 지금은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우고서야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며칠 뒤, 허설아가 하이힐을 신고 àl'aube에 들어섰다.직원들은 허설아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민지강까지 물었다."허 대표님, 푹 쉬셨어요? 좀 더 쉬시지 그러세요?""몸조리도 끝났는데 당연히 출근해야죠."출산 휴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허설아는 집에서 겨우 두 달 반밖에 쉬지 않았다.집에 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었다.산후 재활 치료를 몇 차례 받는 동안에도 의사는 회복이 아주 잘되고 있다고 했다.그래서 아예 출근하기로 했다.권지헌은 허설아가 오랜만에 하이힐을 신고 나서자 영 못마땅해했다.하지만 거울 앞에서 한참을 비춰 보며 좋아하는 모습에 흥을 깨고 싶지 않아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배가 들어간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àl'aube 직원들은 허설아가 출산한 지 두 달 남짓 되었다는 걸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한여름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였다.허설아는 검은색 롱 원피스를 입고 가슴에 àl'aube의 다이아몬드 브로치를 달고 있었는데, 날씬한 몸매에 다이아몬드가 눈부시게 반짝였고 얼굴에는 행복에 겨운 만족감이 배어 있었다.얼마 전 아이를 낳은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송원영이 웃으며 다가와 말했다."왜 왔어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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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독 서은석의 집만 달랐다.자식 셋 중 결혼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심지어 지금은 셋 다 만나는 사람조차 없었다.서은석의 어머니 문정은은 늘 빨리 결혼하라고 재촉했지만 진전이 없었다.서은석은 다들 마음이 끌리는 결혼 상대를 만나지 못한 거라고만 생각했다.그런데 이제 와 돌이켜 보니 자식들 결혼에 관한 문정은의 태도가 어딘가 이상했다.문정은은 자주 이렇게 말하곤 했다."너무 까다롭게 고르지 마. 너희 조건이 좋기는 해도 결혼은 물건 사고파는 장사가 아니잖니.""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얼마든지 데려오렴.""집에서는 누구를 데려와도 반대하지 않을 테니까."큰형과 둘째 누나도 예전에 연인을 집에 데려온 적이 있었다.하지만 둘 다 결국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서은석은 혼란스러웠다."스님 말씀은 어머니께 큰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까?""문제라기보다 인과와 업보라고 해야겠지요. 사람은 오랫동안 가족의 영향을 크게 받기 마련이니까요."스님은 농담하듯 가볍게 말했다."형제분들도 아직 서른은 넘지 않았겠군요. 그 나이를 넘기면 상황이 한결 나아질 겁니다. 대표님도 마찬가지예요. 사람이 서른이 넘으면 자기 운을 따르게 되니 집안에서 물려받은 업보의 영향도 줄어들지요."서은석은 더욱 막막했다.서른이라고?설마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나아진다는 걸까?그때가 되면 송원영이 서은석을 상대해 줄지는 둘째치고, 이미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송원영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른 남자와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심지어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을 수도 있었다.상상만으로도 누군가 심장을 세게 내리친 듯 가슴이 아팠다.송원영을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아하고 있었다.서은석이 허탈하게 쓴웃음을 지었다."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해도 원영이는 이미 저를 잊었을 겁니다."서은석도 자존심이 있었다.처음에는 포기할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싸울 때마다 왜 늘 자신이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하는지 의심한 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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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일을 겪고 서은석이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은 뜻밖에도 이 사찰이었다.아직 상황을 되돌릴 여지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그런데 스님의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이 모든 게 어머니의 문제라는 건 분명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어머니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는 또 알 수 없었다."그러니까 상대가 원영이가 아니었어도 어머니는 어떻게든 저희를 갈라놓으려 했을 거라는 말씀이십니까?""그렇습니다. 서 대표님이 연애를 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서은석은 바싹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고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쓰디쓴 차가 배 속으로 들어가자 온몸 구석구석 쓴맛이 퍼졌다.차가 얼마나 쓴지 마음속까지 쓴맛이 배어드는 것 같았다.어머니가 송원영에게 했던 모진 말과 영문도 모르고 반사적으로 어머니를 두둔했던 자신의 태도가 떠올랐다.서은석은 스스로 뺨이라도 후려치고 싶었다.하지만 뺨 몇 대 때린다고 한들 송원영이 쉽게 마음을 돌릴 리 없었다.송원영은 고집이 아주 센 사람이었다.서은석은 송원영이 사소한 잘못도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강인하고 단호한 사람이었다.처음에는 서은석을 생각해서 어머니의 모진 말을 다 참았을지도 몰랐다.그러나 서은석의 태도가 중립을 벗어나는 순간, 송원영은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오는 내내 서은석은 다급한 나머지 아무 데나 매달린다며 스스로를 비웃었다.하지만 달리 방법도 없었다.오죽하면 여기까지 왔을까.스님이 아침부터 오늘 찾아올 줄 알고 있었다는 것도 예상 밖이었다.서은석은 살면서 이렇게 불안했던 적이 없었다.스님이 입을 열었다."서 대표님,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는 두 분의 관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표님 자신입니다.""대표님의 인생에서 어떤 과제를 마주해야 하는지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스님은 태연하고 여유로웠다.차를 한 잔 더 따라 서은석 앞으로 살며시 밀어 주었다.눈앞의 돌 테이블은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디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49화

    그래도 어린 제자는 속으로 투덜거렸다.이 시간이면 산길을 오르기도 힘든데 대체 누가 찾아온다는 걸까?바로 그때 계단 아래에서 손전등 불빛이 나타났다.길바닥을 비추는 강한 불빛에 어린 제자는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어린 제자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스승님, 기다리시던 분이 올라오시는 것 같아요!""그래, 들어오라고 하거라."산을 오르는 사람은 어지간히도 급한 모양이었다.계단을 세 칸씩 성큼성큼 올라 금방이라도 뛰어오를 기세였다.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숨이 턱까지 차고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어린 제자가 안을 가리켰다."스승님께서 아침부터 계속 기다리셨어요. 드디어 오셨네요."서은석은 숨을 몰아쉬었다. 너무 급히 올라온 탓에 폐 속 공기가 바닥난 기분이었고 콧속에는 피비린내가 가득했다.다른 데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는 스님에게 다가갔다."스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스님이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앉아서 숨 좀 돌리시지요. 묻고 싶으신 것도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마주 앉은 서은석은 심장이 쿵쾅거렸다.급하게 산을 올라온 탓인지, 며칠 사이 벌어진 일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인지 서은석도 알 수 없었다.서은석과 송원영이 이별한 것이다.이번에는 예전과 달랐다.어쩌면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서은석도 알고 있었다.서은석은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거칠게 헝클었다.한껏 풀이 죽은 얼굴에 말소리에도 힘이 없었다."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제가 여자친구와 만나는 걸 반대합니다.""분명 좋은 사람인데, 왜 우리 집에서는 받아 주지 않는 걸까요?"스님이 서은석을 달랬다."서 대표님은 어떤 여인을 만나든 연애 때문에 마음고생을 면하기 어려운 운명입니다. 상대가 누구든 집에서는 반대할 겁니다."서은석은 멈칫했다.생각해 보니 사실이었다.전에 집에서 소개해 준 여자들조차 어머니는 온갖 흠을 잡았다.서은석도 크게 관심이 없어 다시 연락하지 않았기에 어머니도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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