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첫 번째는 테오도르에게 보냈다.‘제7광산 전체를 폐쇄하지 마세요. 하부 폐쇄 구역과 연결된 작업만 중지하고, 현재 지상에 있는 노동자는 명단 확인 뒤 귀가시키십시오. 지하에 남은 인원이 있는지 광산 안전 책임자에게 먼저 확인 부탁드립니다. 성전·광산 사무소·공작가 어느 쪽도 하부 문서를 이동하지 못하게 하되 사람을 구금하지는 말아 주세요. 저는 지금 출발합니다.’두 번째는 치료원으로 갔다.나디아에게 제17기록 원본을 다시 봉인하고, 하부 정제실 관련 문서에서 시설 구조와 사용 물질만 먼저 뽑아 달라고 했다. 브랜든과 요하네스에게는 현재 환자 치료를 그대로 이어가되, 제7광산 하부 작업 경력이 있는 환자만 별도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세 번째는 황실 의료감찰원 북부 조사관에게 보냈다.‘제7광산 하부 폐쇄 정제실에서 현재 가동 흔적이 확인될 가능성 있음. 인명 구조와 의료 안전을 우선하고, 증거 압수는 이후 진행 요청.’통신관이 세 장을 가져간 뒤 나디아 대신 동행한 황실 약제 연구원이 물었다.“바로 가시려고요?”“네.”“공작님은 아마 먼저 도착해 계실 겁니다.”세레나는 여행용 장갑 상자를 닫았다.“그래서 먼저 지시를 보낸 겁니다.”공작이 먼저 도착해 있다는 사실이 더 이상 ‘그가 알아서 처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반대로 ‘무슨 일을 저질렀을지 모르니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도 조금씩 아니게 되고 있었다.테오도르가 무엇을 할지 예상하기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말하면 됐다.그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마차가 산간 구호소를 떠날 때 세레나는 창밖을 오래 보지 않았다. 무릎 위에는 제7광산 구조도가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하부 정제실로 추정되는 공간의 옛 도면이 펼쳐져 있었다.현재 제7광산의 배수로 아래.베일런 제4광맥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통로.의료 격리실.그리고 그보다 한 층 더 아래에 표시된 작은 공간 하나.옛 도면에는 이름이 없었다.그런데 최근 문서에는 그 자리가 폐쇄 정제실로 불
“마차 출입 기록부터 보여 주세요.”창고 책임자가 장부를 내밀었다.공식 출입 기록에는 이상이 없었다.하지만 세레나는 출입 시각보다 바퀴 무게 기록을 먼저 봤다.군수 창고는 마차를 내보낼 때 축에 걸리는 하중을 대략 기록했다.사흘 전 밤.빈 마차로 들어온 수송차 한 대가 있었다.두 시간 뒤 나갈 때는 예상보다 무거웠다.목적지.‘제3산간 구호소.’세레나가 지도를 봤다.내일 7-B / 12 물량이 갈 예정이던 여섯 곳에는 포함되지 않은 장소였다.“이 마차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까?&rdq
‘금일 이후 예정 배포.’세레나가 문서를 펼쳤다.내일 새벽 출발 예정인 의료 구호 물량이었다.행선지는 북부 산간 개척촌 네 곳.무료 진료소 두 곳.총 배포 예정 패치 수.삼백사십 장.안정제 일백스물여덟 병.세레나의 시선이 물품 번호로 내려갔다.‘7-B / 12.’지하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나디아가 먼저 말했다.“이거 지금까지 나온 오염 의심 물량 번호랑 같아요.”“같은 번호입니다.”&n
“필체 감정 자료에 추가해 주세요.”황실 기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다음 묶음을 봤다.거기에는 제17기록을 사용하는 방법이 짧게 적혀 있었다.환자 원장을 한쪽 기관에서 가져갈 경우 사본 수를 남긴다.사망자가 광산 사고자 명단으로만 처리될 경우 의료 기록 번호를 따로 보존한다.본당 이송 뒤 행방이 확인되지 않으면 ‘종료’로 표시하지 않는다.그리고 마지막 문장.‘찾지 못한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지 말 것.죽었다는 기록이 없는 사람을 살아 있다고도 쓰지 말 것.’세레나는 그 문장을 오래 보지 않았다.오히려 장부를 덮으려던 나디아의 손을 막았다.
치료원 지하 보관실 벽을 뜯어낸 것은 그날 밤이 아니라 다음 날 아침이었다.세레나는 최근에 열렸다가 다시 닫힌 흔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장 상자를 건드리지 않았다.밤새 환자 서른여섯 명의 상태를 다시 확인했고,지하 통로와 치료 공간의 공기가 연결되는지도 먼저 살폈다.오래된 군의무별관으로 쓰였던 건물인 만큼 보관실에 백휘석 부산물이나 광산에서 옮겨온 오염 물자가 남아 있었다면, 증거를 찾겠다고 벽을 뜯는 순간 위층 환자들에게먼지를 퍼뜨릴 수도 있었다.아침 일곱 시, 광산 안전 책임자와 황실 기록관이 지하 환기 상태를 확인하고별도의 출입선을 만든 뒤에야 세레나는 내려갔다.벽 뒤에는 나디아가 말했던 것처럼 상자가 두 개 있었다.오른쪽 상자는 낡은 밀랍 봉인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까이 앉지도 않았고.손을 뻗지도 않았으며.오늘 있었던 일을 위로하려 하지도 않았다.그저 맞은편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군수 기록 사본을 읽기 시작했다.세레나는 그 침묵이 싫지 않았다.서로 다른 문서를 읽는데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 정도면 오늘은 충분했다.치료원으로 돌아온 것은 밤 열 시가 가까워서였다.세레나는 방으로 가지 않고 바로 기록실부터 찾았다.나디아가 기다리고 있었다.피곤한 얼굴이었지만 손에는 세 장의 분석표가 들려 있었다.“왔어요?”“결과 나왔습니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