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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오늘 지킨 건 오늘 기록한다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9 19:28:52

루카스는 웃다가 어깨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

세레나는 그의 표정이 가라앉은 뒤에야 물었다.

“보고서에서 무엇을 보셨습니까?”

“저를 포함한 특별 관찰 명단입니다.”

그의 눈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제 부대원 넷이 같은 목록에 있더군요.”

“네.”

“성전이 왜 저희를 골랐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있습니다.”

세레나는 의자를 가까이 가져오지 않았다.

“말씀하고 싶으십니까?”

“기록해도 됩니다.”

루카스는 자신이 직접 결정한 뒤 말을 이었다.

“제2전투대가 에드릭 황자실에서 내려온 민간 구호 물자 전용 명령에 반대했습니다.”

“언제입니까?”

“석 달 전.”

“이유는요?”

“군용으로 검사되지 않은 물건을 병사들에게 나눠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세레나의 눈이 움직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거부했습니까?”

“네. 그러다 한 달 전 성기사단 본부에서 강제 배포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마티아스 대신관 공문과 같은 시기군요.”

“아마 그럴 겁니다.”

루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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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그 선택을 예상했거나 유도하려 했다고 해도, 공작님이 제 동의 없이 말한 책임까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테오도르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그렇습니다.”세레나는 문서를 봉인하도록 황실 감정관에게 넘겼다.그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정리됐다.누군가 둘의 관계까지 계산에 넣고 움직이고 있다.그렇다면 더더욱 남이 만든 틀 안에서 휘둘릴 수 없었다.가족은 보호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베일런가로 돌려보내려 했고, 성전은 환자로 만들었다가 죄인으로 만들었으며, 이제는 칼베른의 ‘안주인’이라는 자리까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세레나는 그 어느 이름에도 그대로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황실 의료감찰원 별관으로 돌아온 뒤에도 세레나는 바로 저녁을 먹지 않았다.먼저 손을 씻었다.하루 동안 몇 번이나 바꾼 검은 장갑을 폐기함에 넣고, 새 수건으로 손가락 사이의 물기를 닦은 뒤 책상 앞에 앉았다.서랍을 열었다.어제 넣어 둔 종이가 그대로 있었다.‘공작님께서 만든 혼인 이해관계를 제가 정한 조건 안에서만 유지하겠습니다.’그 아래.‘조건은 제가 작성합니다. 공작님께서는 전부 읽은 뒤, 수정 없이 받을지 거부할지만 결정하세요.’세레나는 그 문장을 잠시 바라봤다.오늘 아침 확인한 다른 세 가지 길도 책상 옆에 있었다.황태자의 특별 보호를 받아도 된다.황실 의료감찰원 숙소를 한 달 더 써도 된다.독립 가구 인정 심리를 진행하며 기다려도 된다.결혼하지 않아도 살 수 있었다.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그러고도 지금 이 문서를 보는 이유는 하나였다.테오도르가 만든 혼인 이해관계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법적 도구로 바꾸면, 단순히 베일런가의 보호권을 막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칼베른 공작가의 의료 체계에 정식으로 접근할 수 있고, 북부 군 의료 기록과 영지 내 치료 시설을 일정한 권한 아래 조사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루멘 성전이 이미 ‘신임 안주인’이라는 이름으로 북부에 오염 가능 물자를 배치하려 한 이상, 그 자리를 거부하는 것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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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레나는 그 행동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감정관이 문서를 확인한 뒤 테이블 중앙에 놓았다.북부 제3야전 의료창고에서 구형 폐기 인장이 찍힌 상자 열두 개가 발견됐다.아직 미개봉.발송지는 제도 중앙 구호 물류창.중간 경유지는 드레이크 제련소가 아니었다.‘루멘 성전 북부 지원창고.’세레나의 얼굴이 굳었다.“도착 시각은요?”“어젯밤입니다.”“누가 먼저 발견했습니까?”“아까 내려간 전수 확인 명령 때문에 창고 관리관이 찾았습니다.”세레나는 안도하지 않았다.오히려 타이밍이 좋았다.아직 열지 않았다.아직 환자에게 쓰지 않았다.“봉인을 유지하세요. 현장에서 임의로 열지 마시고 황실 약제 연구실과 북부 정식 치료사가 함께 표본을 채취하게 해 주세요.”테오도르가 바로 군수관에게 전령을 보내려다 세레나를 봤다.“추가로 필요한 게 있습니까?”“상자 안에 들어 있는 게 무엇인지 서류상 품목부터 확인하고 싶습니다.”로이스가 다음 장을 펼쳤다.테오도르의 얼굴이 먼저 굳었다.세레나는 문서를 받아 들지 않고 로이스가 테이블 위에 내려놓기를 기다렸다.물품명.고농도 백휘석 안정제.성력 증폭 패치.응급 성맥 보조석.전부 지금까지 문제가 됐던 계열이었다.그런데 목적지가 더 이상했다.북부 제3야전 의료창고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다.이곳에서 다시 분배될 예정이었다.배포처.칼베른 영지 서부 광산촌 세 곳.겨울철 무료 진료소 두 곳.그리고 마지막 한 곳.‘칼베른 공작저 별관 의료실.’세레나가 테오도르를 봤다.“공작저에도요?”“저런 물량을 요청한 적 없습니다.”“의료실 자체는 있습니까?”“있습니다. 군 가족과 사용인이 이용합니다.”“누가 운영합니까?”“북부 군의관과 영지 치료사들이 돌아가며 봅니다.”세레나는 배포 날짜를 확인했다.닷새 뒤.아직 시간이 있었다.“이번 물량은 여기서 멈출 수 있습니다.”테오도르가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다음 장을 넘겼다.그런데 발주서에는 예상하지 못한 문장이 하나 있었다.‘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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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99. 세리스 치료사라는 정갈한 호칭

    오후 세 시, 세레나는 칼베른 공작가의 제도 저택을 찾았다.이번에는 약혼 문제 때문이 아니었다.황실 감정관이 구형 인장의 진위를 확정하려면 칼베른군 보관소에 남아 있는 동일 시기 인장들과 직접 대조해야 했고, 세레나는 군수 기록에 대한 추가 확인을 정식으로 요청했다.마차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로이스가 계단 아래로 내려왔다.“세리스 치료사님.”호칭은 정확했다.‘영애’도 아니고 ‘공작 부인’은 더더욱 아니었다.세레나는 현관으로 올라가며 주변을 한번 살폈다.어제까지 약혼 축하 선물이 쌓여 있었다던 흔적은 없었다. 꽃도, 천도, 축하 문구도 보이지 않았고 사용인들의 태도도 평소 귀빈을 맞는 수준에서 멈췄다.세레나가 로이스에게 물었다.“제가 온다는 걸 사용인들에게 어떻게 전달하셨습니까?”로이스가 바로 대답했다.“황실 의료감찰원 소속 외부 수습 치료사이자 군수 조사 참고인으로 방문하신다고 알렸습니다.”“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까?”“각하께서요.”세레나는 더 묻지 않았다.안내받은 곳 역시 응접실이 아니라 북부 군수 기록을 열람하는 1층 기록실이었다. 출입문은 양쪽이 모두 열려 있었고, 황실 감정관과 칼베른 군수관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테오도르는 가장 늦게 들어왔다.그는 세레나의 맞은편으로 곧장 오지 않고 황실 감정관에게 먼저 인사한 뒤 빈 자리 가운데 가장 먼 의자에 앉았다.“요청하신 원본 인장 기록은 준비했습니다.”세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사적인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테오도르도 꺼내지 않았다.군수관이 오래된 인장함 세 개를 가져왔고, 황실 감정관은 그 안의 도장을 직접 찍어 포장 천에 남은 흔적과 비교했다.세레나는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오 년 전 폐창고 자산 인계 기록을 다시 봤다.“이때 제3야전 의료부대 도장은 왜 폐기 확인서가 없습니까?”군수관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당시에는 창고 이전 과정에서 이미 파손된 것으로 보고받았습니다. 목재 인장함이 물에 젖어 폐기됐다는 현장 기록도 있었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98. 양쪽 끝에 있던 같은 남자의 이름

    루카스가 턱으로 건너편 기록실을 가리켰다.“제2전투대 보급 기록 사본을 찾으러요.”세레나의 눈빛이 달라졌다.“원본과 대조됐습니까?”“황실 조사관이 성기사단 본부에서 확인했습니다.”루카스는 봉인된 사본을 직접 건네지 않고 옆에 있던 황실 기록관에게 줬다.“제가 예전에 말씀드린 구형 칼베른 군 의료창고 표식 관련 민원입니다.”황실 기록관이 세레나 앞에서 봉인을 열었다.성기사단 제2전투대는 오염 안정제를 받기 석 달 전부터 포장 상자의 출처가 이상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칼베른군의 오래된 폐기 인장이 찍혀 있었고, 상자 자체는 새것이었기 때문이다.교체 요청은 두 차례였다.둘 다 거부됐다.첫 번째 거부자는 루멘 성전 서부 군 의료지원국.두 번째는 황실 군무 특별보좌실 산하 구호물자 통합 담당관.지난번 찢겨 있던 이름도 이번에는 원본에 남아 있었다.‘에드윈 모라크.’나디아가 옆에서 물었다.“처음 듣는 이름인데요.”루카스가 대답했다.“저도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서류에만 있었어요.”세레나는 황실 기록관에게 물었다.“현재 직책은 확인됐습니까?”“석 달 전에 군무 특별보좌실을 퇴직했습니다.”“이유는요?”“건강상 사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사라졌다고 말하지 않았다.죽었다고도 하지 않았다.퇴직 기록이 있을 뿐이다.“연락 가능 여부는 황실에서 확인해 주세요. 루카스 경의 이름으로 제출된 자료이니 제 조사 요청과는 분리하고요.”루카스가 세레나를 봤다.“괜찮습니다.”“뭐가요?”“제 기록을 본인 조사로 가져가실까 봐 걱정하시는 것 같아서요.”세레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루카스 경이 위험을 감수하고 제출한 자료니까요.”“그러면 결과도 제게 알려 주십시오.”“그건 당연합니다.”루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나디아가 작업대에서 작은 포장 천 조각을 집게로 들어 올렸다.“이쪽도 보세요.”세레나와 루카스가 가까이 갔다.칼베른 제3야전 의료창고의 구형 인장이 찍힌 부분이었다.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97. 또 다른 감옥이 되지 않도록

    로디언은 곤란한 얼굴로 법전을 덮었다.“정확히는 혼인계약에서는 부부가 갖는 권리와 의무를 분리해서 규정할 판례가 많습니다. 별거, 독립 재산, 직업 유지, 상속 배제, 단독 해지 청구권까지 넣을 수 있으니까요.”세레나는 웃지 않았다.법이 이상하다는 말에는 동의했다.그러나 이상한 법도 자신이 쓰는 방식에 따라 칼이 될 수도,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었다.그녀는 네 번째 선택지라고 적은 칸을 비워 둔 채 문서를 덮었다.“오늘 결정하지 않겠습니다.”“당연합니다.”“제가 결정할 때까지 어느 쪽도 권유하지 마세요.”“그렇게 하겠습니다.”세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 가지를 더 물었다.“로디언 자문관님.”“네.”“제가 결혼하지 않는 길을 택해도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습니까?”로디언은 망설이지 않았다.“네. 황실 의료감찰원 체류 연장을 먼저 신청하면 최소 한 달은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족 보호권 심리에서 문제가 생겨도 그 사이 별도의 항고를 준비할 수 있고요.”세레나는 그 대답을 오래 기억하려고 했다.다른 길이 있다.그러고도 네 번째 길을 택한다면, 그것은 몰려서가 아니라 자신이 판단한 선택이어야 했다.그 차이가 없으면 계약 결혼도 또 다른 감옥일 뿐이었다.성 루치아 구호원 뒤편의 약제 작업장은 오전부터 포장 천 냄새로 가득했다.나디아가 환자에게서 수거한 작업복과 카델 자원회수 상단의 폐기 포장재를 서로 다른 건조대에 걸어 놓았고, 바닥에는 가루가 흩날리지 않도록 젖은 천이 깔려 있었다. 세레나는 창문 두 개를 모두 열어 환기를 확인한 뒤에야 안으로 들어갔다.“오늘은 좋은 소식부터 드릴까요, 나쁜 소식부터 드릴까요?”나디아가 물었다.“사실부터요.”“역시 재미없어요.”나디아는 투덜거리면서도 기록판을 바로 내밀었다.남부 염색 공방 환자 여섯 명 가운데 네 명의 열은 내려가고 있었다. 배뇨량도 회복됐고 은빛 혈관은 더 번지지 않았다. 고농도 성력 치료를 반복하지 않고 수분 관리와 노출 중단을 우선한 환자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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