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나디아.”옆에서 시료 보고서를 읽던 나디아가 다가왔다.“왜요?”세레나는 날짜를 가리켰다.공식 1차 무료 패치 배포가 시작되기 닷새 전이었다.첫 백휘열 의심 환자가 확인되기보다도 전이었다.“이게 왜 그 부대 문서함에 있죠?”황실 조사관이 지침을 읽었다.내용은 더 이상했다.고열과 환각.은빛 혈관.배뇨 감소.다발성 장기 이상.지금 세레나가 환자들을 보며 만든 백휘열 임시 분류 기준과놀랄 만큼 비슷한 증상이 이미 적혀 있었다.그 아래에는 처리 절차가 있었다.‘해당 증상 발생 시 일반 치료소에 장기 체류시키지 말 것.’‘사용 약제 및 착용 의복을 환자와 함께 회수할 것.’‘가족에게 약제 관련 설명을 하지 말 것.’‘환자는 루멘 성전 동부 회복원으로 우선 이송할 것.’테오도르의 표정이 굳었다.“동부 회복원?”황실 조사관이 말했다.“처음 듣습니다.”성기사단 감사관도 고개를 저었다.“성전 공식 병동 목록에는 없습니다.”세레나는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동부 회복원 예상 수용 인원.삼백 명.병상 배치도까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나디아가 낮게 말했다.“병이 생기기도 전에 삼백 명짜리 병상을 준비했다고요?”세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지도와 문서 날짜를 다시 대조했다.무료 패치 공식 배포 시작 닷새 전.백휘열 의심 환자 확인 엿새 전.그런데 증상과 이송 절차, 수용 병상 숫자가 이미 적혀 있었다.“서명은?”테오도르가 물었다.황실 조사관이 마지막 장을 펼쳤다.마티아스 로벤.그 아래에는 두 번째 결재선이 있었다.성기사단 의료국.세 번째에는 황실 기관의 표식이 찍혀 있었지만 이름이 지워져 있었다.누군가 칼로 긁어낸 흔적이었다.세레나는 종이를 들지 않았다.“사본부터 만드세요.”“지금 바로요?”“네. 이 방에 있는 기관마다 한 부씩.”황실 조사관이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동부 회복원 주소를 찾았다.위치는 제도 동쪽 성벽 밖.현재 지도에는 빈 건물로 표시된 오래된 순례자 숙소였다.테오도르가 물었다
“반응이라는 말을 포장 단계에서 이미 썼다는 겁니까?”“작업자의 진술은 그렇습니다.”세레나가 말했다.“다만 무엇에 대한 반응인지는 모릅니다.”군 의료관이 말했다.“이제는 인체 실험으로 봐야 하지 않습니까?”세레나는 바로 동의하지 않았다.“의심할 근거는 강해졌습니다.”“이 정도인데도요?”“입증해야 처벌할 수 있습니다.”테오도르가 세레나를 바라봤다.그는 그녀가 성전을 감싸고 있다고 오해하지 않았다.“포장 지시서를 찾으면 되겠군요.”“네.”“작업장 수색은?”황실 조사관이 답했다.“영장을 준비 중입니다.”테오도르가 말했다.“군은 바깥만 맡겠습니다.”조사관이 의외라는 듯 물었다.“성전 관계 사건인데도 직접 들어가지 않으십니까?”“북부군도 오염 물품을 받은 피해자입니다.”테오도르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지 않은 채 말했다.“증거 확보는 황실이 하는 편이 낫습니다.”세레나의 시선이 그의 손으로 내려갔다.오랜 시간 앉아 있었는지 오른손이 옆구리 근처에 머물러 있었다.“공작님.”테오도르가 고개를 들었다.“오늘 의원에게 확인받으셨습니까?”회의실의 시선 몇 개가 동시에 움직였다.세레나는 그걸 신경 쓰지 않았다.“아침에 받았습니다.”“그 뒤에는요?”“없습니다.”“왜요?”“회의가 계속됐습니다.”세레나는 테오도르 칼베른이라는 이름과 작위를 정확히 붙이지 않았다.아직 화가 난 정도는 아니었다.대신 테이블 위의 시간을 확인했다.“공작님께서 쓰러지시면 북부군 통신망이 더 빨라집니까?”로이스가 시선을 내렸다.테오도르는 변명하지 않았다.“아닙니다.”“그럼 의원을 부르세요.”“지금요?”“네.”“아직 보고가”세레나의 눈이 그에게 닿았다.테오도르가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로이스를 봤다.“군 의원을 불러.”“예, 각하.”세레나는 다시 자신의 기록으로 돌아갔다.황실 조사관이 입술 안쪽을 깨무는 모습이 보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테오도르가 낮게 말했다.“세리스 치료사.”“네.”“한 가지 물어도 됩니까?
“색입니까?”“검은색이요.”“위치는요?”청년이 손가락으로 허공에 패치 모양을 그렸다.“오른쪽 위에 한 줄 박는 것, 왼쪽 아래 한 줄, 밑에 두 번 박는 것.”나디아의 손이 무릎 위에서 굳었다.세레나는 같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구분했습니까?”“저희는 몰랐습니다.”“모른다고 기록하겠습니다.”청년이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대신 이름은 있었습니다.”“무슨 이름입니까?”“가장 독한…… 아니.”그가 스스로 말을 고쳤다.“저희끼리 그렇게 불렀습니다. 작업반장이 부른 이름은 따로 있었습니다.”“말씀할 수 있습니까?”“오른쪽 위 한 줄은 반응 일호.”세레나는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왼쪽 아래는요?”“반응 이호.”“두 땀은?”“기준품.”약제실 안이 조용해졌다.세레나는 청년의 말에 해석을 덧붙이지 않았다.“상자마다 배포 장소도 따로 정해져 있었습니까?”“예.”“누가 정했습니까?”“종이가 내려왔습니다.”“어디에서요?”“루멘 성전.”“작성자는 보셨습니까?”“모릅니다.”“서명은요?”청년이 입술을 깨물었다.“마티아스 대신관 이름이 있었습니다.”나디아의 시선이 세레나에게 향했다.세레나는 청년에게 계속 물었다.“그 종이를 가지고 있습니까?”“아뇨.”“본 사람이 또 있습니까?”“작업자 스무 명 정도.”“지금 어디 있습니까?”청년의 얼굴이 굳었다.“어제부터 안 나옵니다.”“전부요?”“예.”“연락은요?”“숙소도 비었습니다.”세레나는 처음으로 아벨을 바라봤다.황실 조사관 역시 표정이 굳었다.“실종 신고를 넣겠습니다.”세레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우선 각자 원래 거주지와 마지막으로 본 사람을 확인하세요. 성전이 데려갔다고 단정하지 말고요.”청년이 손을 움켜쥐었다.“데려갔습니다.”세레나가 그를 봤다.“보셨습니까?”“작업반장이 말했습니다.”“무엇이라고요?”“포장이 끝나면 우리도 치료받으러 본당에 들어간다고.”“왜 치료를 받습니까?”청년이 자신의 검지를 들어 보였다.바늘에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봤고, 몇몇은 여전히 은빛 혈관이 있는 환자에게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밖으로 내보내자고 하지 않았다.세레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염색 공방 뒤쪽의 작은 약제실에서 나디아가 새로운 시료를 기다리고 있었다.“시장 패치가 왔어요.”세레나는 장갑을 새것으로 갈아 끼웠다.나디아는 검은 실 위치별로 패치를 세 종류로 나누어 놓았다.오른쪽 위 한 줄.왼쪽 아래 한 줄.아래쪽 두 땀.“결과가 다릅니까?”“너무 달라요.”나디아는 숫자를 적은 종이를 밀었다.오른쪽 위 한 줄 제품은 가장 높은 불순물 반응.왼쪽 아래 한 줄은 그보다 낮았고, 아래쪽 두 땀 제품은 정상 제품과 큰 차이가 없었다.세레나의 눈빛이 가라앉았다.“같은 포장인데 내용물이 단계별로 다르군요.”“그렇게 보여요.”“증상은요?”“동쪽 시장에서 심한 사람 대부분이 오른쪽 위 한 줄 제품을 썼습니다.”세레나는 패치들을 한동안 바라봤다.무작위 혼입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었다.같은 구호 사업.같은 겉포장.그러나 안에 들어가는 불량 백휘석의 양은 다르고, 그 차이를 만드는 비공식 표시가 존재했다.“검은 실을 누가 넣는지 찾으면 됩니다.”나디아가 말했다.“포장 작업장을 찾아야겠네요.”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실 위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도요.”그때 밖에서 황실 보조관이 들어왔다.“세리스 치료사.”“무슨 일입니까?”“운하 부두에서 사람을 찾았습니다.”“환자입니까?”“아닙니다. 포장 일을 했던 일용직 노동자입니다.”세레나가 돌아섰다.“어디 있습니까?”“황실 조사관이 데려오는 중입니다.”“강제로 데려왔습니까?”아벨이 고개를 저었다.“본인이 보호를 요청했습니다.”그 말은 달랐다.세레나는 다시 장갑 단추를 확인했다.“오면 먼저 물과 식사를 주세요. 진술부터 시키지 말고요.”나디아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사람이 늘어날수록 먹이는 것부터 챙기네요.”“배고픈 사람한테 정확
“옆집 약재상이 상자 몇 개 맡기긴 했습니다.”“어디에 두셨습니까?”“천 창고에요.”“직접 열었습니까?”“아니요.”세레나는 질문 방향을 바꿨다.“상자가 찢어지거나 젖은 적은요?”그제야 남자의 얼굴이 달라졌다.“하나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언제입니까?”“이틀 전.”“내용물이 나왔습니까?”“가루가 좀 쏟아져서 빗자루로 쓸었습니다.”세레나는 손을 봤다.“장갑을 꼈습니까?”남자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웃었다.“가루 치우는데 무슨 장갑을 씁니까?”세레나는 웃지 않았다.“그때 입었던 옷은 어떻게 했습니까?”“집에서 빨았겠죠.”“누가요?”“아내가…….”남자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세레나는 즉시 배우자를 환자로 데려오라고 하지 않았다.“아내분에게 연락할 수 있습니까?”“네.”“증상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괜찮다면 이곳으로 억지로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당시 옷은 더 이상 세탁하지 말고 따로 보관해 달라고 하세요.”다음 환자는 시장에서 국수를 파는 노인이었다.패치를 쓰지도 않았고 상자를 만지지도 않았다고 했다.그러나 그녀는 이틀 전 성전 무료 진료 천막을 청소해 준 적이 있었다.“바닥에 하얀 가루가 많았습니다.”“어떻게 치우셨습니까?”“물을 뿌리고 걸레로 닦았지요.”“그 걸레는요?”“빨아서 다시 썼습니다.”세레나는 기록지에 새로운 노출 방식을 추가했다.오염된 청소 도구.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옮은 사례는 아직 아니었다.제품과 포장, 분진을 통해 노출된 경로가 생각보다 넓었을 뿐이었다.세레나는 현지 치료사에게 말했다.“여기서는 환자를 서로 떼어 놓는 것보다 사용 물품 분리가 더 중요합니다. 다만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만큼 기본적인 손 씻기와 천 분리는 계속해야 합니다.”“은빛 혈관이 나타난 사람은 따로 두지 않습니까?”“상태가 중하면 관찰하기 좋은 곳에 모으세요. 전염병이라는 이유로 격리하지는 마세요.”“가족들이 무서워합니다.”세레나는 작업장 맞은편을 봤다.손목의 은빛 선을 숨기려고 긴
“어제 오후 소형 수레 한 대가 들어왔습니다. 품목은 감기 예방 구호품으로 신고됐고, 저녁 여섯 시에 창고로 들어간 것까지 확인됐습니다.”“그 뒤 기록은요?”“없습니다.”“사람도 없고 물건도 없습니까?”“예.”황실 조사관이 곧장 말했다.“부두를 봉쇄해야 합니다.”테오도르는 그에게 대답하지 않았다.세레나에게 물었다.“부두 출입을 막는 것이 필요합니까?”회의실 안이 조용해졌다.제도의 주요 수운 통로였다.테오도르에게는 군사 권한이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북부군을 움직여 부두를 닫을 수도 있었다.그런데 그는 결정을 세레나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묻지도 않았다.치료 판단이 필요한 범위만 그녀에게 확인하고 있었다.세레나는 부두 기록을 빠르게 읽었다.“아직은 막지 마세요.”황실 조사관이 미간을 찌푸렸다.“세리스 치료사.”“창고가 비었다는 이유만으로 부두 전체를 닫으면 식량과 약품 운송까지 멈춥니다.”세레나는 지도에서 운하 부두 주변의 길을 짚었다.“대신 구호품을 취급한 하역 인부 명단과 어제 저녁 이후 출발한 소형 수레를 찾으세요. 물품이 이미 빠져나갔다면 출입문을 닫는 것보다 어디로 갔는지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테오도르는 통신 책임자를 바라봤다.“들었지?”“예, 각하.”“그대로 시행해.”군 의료관이 끼어들었다.“만약 성전에서 전염병 대응을 이유로 폐쇄를 요구한다면요?”테오도르가 세레나를 한 번 보고 다시 군 의료관에게 시선을 돌렸다.“의학적 근거를 가져오라고 해.”“성전은 치료사 자격과 방역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황실 감찰원이 현재 공동 조사 중이다.”테오도르는 문서 하나를 탁자 위에 놓았다.“그리고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에 민간인 이동을 차단하라는 요청은 받지 않는다.”세레나는 그 말에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았다.대신 한 가지를 더 확인했다.“공작님.”“말씀하십시오.”“군 검문 과정에서 은빛 혈관이 있다는 이유로 사람을 세우는 일은 없게 해 주세요.”테오도르의 시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