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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지 않겠습니다

مؤلف: 데이지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7-22 18:42:27

세레나는 벽난로 집게를 제자리에 놓았다.

전생의 자신이라면 그 말을 선물처럼 받아들였을 것이다. 

공작저에는 황실 의원보다 뛰어난 치료사가 있었는데도 

테오도르가 자신을 찾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부풀었을 테고,

‘원한다’는 말을 ‘필요하다’로, 다시 ‘사랑한다’로 바꾸어 이해했을 것이다.

지금 들으니 이상할 만큼 간단했다.

그가 원하고, 세레나는 달려간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그 문장만 있었다.

“가지 않겠습니다.”

에마가 문손잡이를 잡은 채 굳었다.

“아가씨?”

“아래에 계신 분께 전해 주세요. 

저는 정식 치료사 자격이 없으니 공작님의 상처를 맡을 수 없다고요. 

공작가에는 저보다 경험이 많은 의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에도 공작님을 여러 번 치료하셨잖아요.”

“그래서 더는 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에마는 곧바로 돌아서지 못했다.

질문이 입술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삼켜지는 것이 보였다.

세레나는 창가로 걸어가 커튼을 열었다.

새벽이 걷히고 있었다. 베일런 저택의 정원은 겨울이 끝난 뒤라 황량했고, 

마른 장미 덩굴 사이로 옅은 안개가 깔려 있었다. 

정문 앞에는 칼베른 공작가의 검은 마차가 서 있었다. 

말 두 필의 입김이 하얗게 번졌고, 

검은 군복을 입은 기사가 현관 계단 아래에서 초조하게 서성거렸다.

저 마차를 탔던 기억이 났다.

처음에는 테오도르의 상처를 치료하러 갔고, 

그다음에는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러 갔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마리엘과의 혼인을 축하하는 

연회에 초대받아 같은 문양의 마차를 바라보았다. 

마지막에는 공작가의 인장이 찍힌 죄수 호송 명령서가 그녀를 재판소로 데려갔다.

같은 문양이었지만 세레나에게 허락된 자리는 매번 달랐다.

“제가 거절했다고 정확히 전해 주세요.”

에마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헬레나 부인께서 아시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가씨께서 혼나실 텐데요.”

세레나는 창밖을 보며 망설이지 않았다.

“그것도 제가 감당할 일입니다.”

에마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고개를 숙였다.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세레나는 창틀을 쥔 손에서 힘을 풀었다.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테오도르에게 가지 않는다는 선택은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지 않았다.

심장이 빨리 뛰었다. 

지금 이 순간 그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상상이 목덜미에 달라붙었다. 

전생에서 낙마한 테오도르의 상처는 실제로 위험했다. 

부러진 갈비뼈가 옆구리 안쪽을 찔렀고, 

공작가 의원들은 겉으로 드러난 자상에만 신경 쓰느라 내부 출혈을 늦게 발견했다.

세레나가 아니었다면 그가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은 회귀했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창문을 열었다. 찬 공기가 방 안으로 몰려들면서 

벽난로의 불꽃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지금 당장 마차를 타면 늦지 않을 것이다. 

전생의 기억을 따라 상처를 확인하고 갈비뼈 아래의 출혈만 막아도 그를 살릴 수 있었다. 

죽어 가는 사람을 외면하는 것은 세레나가 원하는 두 번째 삶과도 맞지 않았다.

그러나 칼베른 공작저에는 의사가 있었다.

그녀가 아니라도 치료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만 전달할 수도 있었다. 

세레나가 직접 그의 침대 곁으로 달려가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되는 방법은 분명 존재했다.

전생의 자신은 그것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테오도르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좋아서,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는 일까지 끌어안았다. 

그가 자신의 손길에 익숙해지는 것을 사랑이 깊어지는 과정이라 믿었다.

세레나는 책상에 앉아 작은 종이를 꺼냈다.

‘낙마 후 옆구리 부상. 갈비뼈 골절과 내부 출혈 확인 필요. 

호흡이 얕아지거나 왼쪽 복부가 단단해질 경우 즉시 절개.’

서명을 넣지는 않았다.

종이를 접어 봉투에 넣은 뒤 호출용 종을 한 번 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하인이 들어왔다.

“이것을 공작가 기사에게 전해 주세요. 

제가 동행하지는 않겠지만 의원에게 반드시 전달하라고 하세요.”

하인은 봉투를 받아 들면서도 의아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아가씨께서 직접 가시지 않는다고요?”

세레나는 봉투를 놓지 않은 채 하인을 바라보았다.

“제 말이 불분명했나요?”

“아닙니다.”

“그럼 그대로 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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