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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태운 편지

مؤلف: 데이지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7-22 18:41:31

편지지는 생각보다 오래 타지 않았다.

불길은 종이의 가장자리를 둥글게 말아 올린 뒤, 

잉크가 마르지 않은 문장을 차례로 삼켰다. 

‘테오도르 공작님께’라는 첫 줄이 검게 무너지자 

세레나는 벽난로 앞에 선 채 손가락을 천천히 폈다.

처형 승인서에 남아 있던 서명과 같은 이름이었다. 

한쪽은 자신이 사랑을 고백하려 적은 것이었고, 

다른 한쪽은 그 사랑의 끝에 놓인 죽음을 허락한 것이었다.

문밖의 하인이 다시 문을 두드렸다.

“아가씨, 공작가에서 급히 오신 분입니다. 문을 열어 주십시오.”

세레나는 대답 대신 불쏘시개를 집어 남은 종이를 안쪽으로 밀었다. 

편지 귀퉁이에 묻어 있던 붉은 밀랍이 열을 받아 녹으면서 

칼베른의 검은 늑대 문양이 일그러졌다.

전생에는 저 문양을 볼 때마다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테오도르의 전령이 도착하면 식사를 하던 중에도 자리에서 일어났고, 

잠옷 위에 망토만 걸친 채 마차에 오른 적도 있었다. 

그는 언제나 다쳐 있었고, 세레나는 자신이 아니면 그를 살릴 수 없다고 믿었다. 

공작가에서 보낸 사람이 그녀의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순간, 

그 믿음은 의심할 틈도 없이 의무가 되었다.

지금도 몸은 그때의 길을 기억하고 있었다.

약제함을 챙기고, 머리를 묶고, 오른손에 얇은 장갑을 낀 뒤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공작저까지 마차로 한 시간 반. 사냥터에서 입은 상처라면 

오염 가능성이 높으니 봉합 바늘보다 세정용 술을 먼저 확인해야 했다.

세레나의 손이 탁자 위 약제함을 향해 움직이다 멈췄다.

죽기 직전의 기억은 머리에 남았지만, 

열아홉 살의 몸은 아직 테오도르의 부름에 복종하고 있었다.

그녀는 약제함이 아니라 촛불 옆에 놓인 은제 목걸이를 집었다.

목걸이는 처형대에서 빛을 터뜨리기 전과 같은 형태였다. 

타원형 펜던트 표면에 작은 덩굴 문양이 새겨져 있고, 

중앙에는 베일런 가문의 오래된 꽃 문장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다만 가장자리 한쪽에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균열이 생겨 있었다.

세레나는 손톱으로 금을 더듬었다.

전생에는 없던 흔적이었다.

펜던트를 돌려 뒷면의 홈을 눌러 보았지만 열리지 않았다.

얇은 칼끝을 틈에 넣어도 움직이지 않았고, 

안쪽에서 느껴지던 미약한 온기마저 사라져 있었다. 

처형대에서 퍼졌던 빛이 펜던트 안에 남아 있던 무언가를 모두 소진한 것처럼 차갑기만 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레나는 목걸이를 손바닥 안에 쥔 채 한동안 놓지 못했다. 

한 번뿐이라는 사실은 두 번째 삶을 선물처럼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선택을 처음보다 무겁게 만들었다. 

잘못 움직여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전생의 지식을 가졌다고 해서 이번 생의 결과까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편지를 보내지 않은 순간부터 미래는 이미 달라지고 있었다.

“아가씨.”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이번에는 하인이 아니라 에마의 목소리였다.

“제가 들어가도 될까요?”

세레나는 목걸이를 목에 건 뒤 침대 옆에 떨어진 검은 재를 손수건으로 덮었다. 

타 버린 편지가 보이지 않게 하려는 행동이 아니라, 

그 재를 더는 바라볼 필요가 없어서였다.

“들어오세요.”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에마는 세레나보다 세 살 많은 하녀였다. 짙은 갈색 머리를 단정히 땋았고, 

늘 그렇듯 앞치마 끈이 허리 한쪽으로 조금 기울어 있었다. 

전생의 세레나는 에마가 언제 베일런 저택을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마리엘의 시중을 드는 하녀들과 달리 조용했고, 눈에 띄는 실수를 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세레나의 기억에서도 너무 쉽게 사라졌다.

하지만 죽기 전날 밤, 감옥으로 밀려들어온 물을 닦던 하녀의 옆얼굴이 

문득 에마와 닮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

에마는 벽난로 근처의 재를 한 번 보고도 무엇을 태웠느냐고 묻지 않았다.

“칼베른 공작가의 기사님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공작님께서 사냥터에서 낙마하셨답니다.”

“상태가 얼마나 위중한지는 들었나요?”

세레나의 질문에 에마의 얼굴이 잠시 밝아졌다. 

세레나가 마음을 바꿨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옆구리를 크게 다치셨고 피를 많이 흘리셨다고 합니다. 

공작가 의원이 지혈은 했지만 아가씨께서 오셔야 한다고…….”

“공작가 의원이 그렇게 말했나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기사님께서 공작님이 아가씨의 치료를 원하신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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أحدث فصل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6. 누구도 내 이름을 대신할 수 없다

    첫 번째 이송.동부 시장 구호 대상자.두 번째.남부 작업장 노동자.세 번째.성기사단 보조 인력.이후에도 비슷했다.대부분 백휘열 의심군이나 겨울 구호 사업 대상자였다.“목적지는 전부 동부 회복원입니까?”“서류상으로는요.”아벨이 대답했다.“그런데 회복원 입원자 명단에는 없습니다.”세레나의 손이 멈췄다.열한 명이 이송되었다.그러나 동부 회복원에는 없다.“가족들에게는 어떻게 설명됐습니까?”“자진 입원.”세레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동의서가 있습니까?”아벨이 두꺼운 서류 묶음을 내려놓았다.“전부 있습니다.”세레나는 첫 번째 서명을 봤다.두 번째.세 번째.이름은 다르고 글씨도 언뜻 다르게 꾸며져 있었다.그런데 동의 문구는 완전히 같았다.‘상태 악화 시 이동과 치료에 관한 결정을 의료 책임자에게 위임함.’세리스 베인의 위조 승인서와 같은 문장이었다.세레나는 첫 번째 사람의 이름을 확인했다.낯설었다.두 번째도.그러다 여섯 번째에서 손이 멈췄다.에밀리 로렌.제도 동부의 봉제공.사흘 뒤가 아니라, 바로 전날 세레나가 직접 만났던 사람.두 번째 검진을 받지 않겠다고 자신이 선택했고, 황실 조사관 앞에서 성전 상자를 맡겼던 여자였다.“이건 잘못됐습니다.”세레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아벨이 물었다.“무엇이요?”“에밀리 로렌은 자진 입원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세레나는 황실 방문 기록을 찾았다.그곳에는 에밀리의 선택이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2차 성전 검진 거부.’‘성전 지급 상자 황실 감찰원에 자발적 제출.’‘공공 진료소에서 상태 확인을 원함.’본인의 서명도 있었다.그런데 그로부터 여섯 시간 뒤.다른 문서에는 전혀 반대 내용이 적혀 있었다.‘동부 회복원 자진 입원 동의.’그리고 그 아래의 서명.에밀리 로렌.나디아가 두 문서를 나란히 놓았다.“같은 날에 완전히 반대되는 동의서가 두 개예요.”세레나의 시선은 날짜가 아니라 이송 시각으로 내려갔다.어젯밤 여덟 시 십 분.그 시간 이후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5. 그 차이를 이제 알 것 같습니다

    “과거의 포괄 승인 번호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나디아가 기가 막힌 듯 말했다.“그러니까 옛날 허락을 가져다가 지금 사람 끌고 가는 데 썼다고요?”세레나는 말없이 페이지를 넘겼다.긴급 상황에서 성전 치료사가 군인이나 군 관련자를 치료시설로 이송할 경우, 칼베른 공작가의 군수 통행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협약이었다.본래 목적은 전쟁 중 부상병 이송이었다.그런데 성전은 ‘군 관련자’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고 있었다.칼베른 군수 조사에 참여한 참고인.북부군 오염 약제 사건 관련자.그 정도만으로도 긴급 이송 대상에 넣었다.세리스 베인 역시 그 조항에 끼워 넣었다.“공작님께 알려야 합니다.”세레나가 말했다.이번에는 편지를 쓰지 않았다.황실 통신선을 사용해 군수청 회의실과 바로 연결했다.잠시 뒤 작은 수정구 너머로 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들렸다.“세리스 치료사.”“공작님.”“말씀하십시오.”세레나는 감정을 섞지 않았다.“성전에서 오늘 제게 사용한 긴급 이송 명령에 칼베른 군 의료 협약 번호가 들어 있습니다.”잠깐 침묵.“번호를 읽어 주시겠습니까?”아벨이 불러 줬다.테오도르는 바로 알아들었다.“제가 후계자 시절 승인한 전시 의료 협약입니다.”세레나의 손가락이 장부 위에서 멈췄다.전생의 기억과는 상관없는 현재 생의 오래된 결정이었다.“지금도 유효합니까?”“예.”테오도르는 숨기지 않았다.“다만 민간인 강제 이송을 승인한 적은 없습니다.”“문구가 모호합니다.”“확인하겠습니다.”“아니요.”세레나가 말했다.수정구 너머가 조용해졌다.“제가 먼저 읽겠습니다.”그녀는 협약 사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했다.군 의료 통로 제공.긴급 상황 시 검문 간소화.성전 치료시설 이용.환자 동의 조항은 없었다.전시 중 의식 없는 병사를 전제로 만들어진 문서였기 때문이다.그런데 평시에 살아 있는 민간인에게까지 적용하려 들면 위험했다.세레나가 물었다.“공작님께서 이 조항을 지금 수정할 권한이 있습니까?”“칼베른 측 승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4. 오늘은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세레나는 문을 닫지 않았다.환기 때문에 손바닥 하나만큼 열어 둔 채 복도를 걸어갔다.해 질 무렵, 세레나는 테오도르에게 직접 연락했다.황실 의료감찰원 명의가 아니었다.로이스에게 보내는 군무 요청서도 아니었다.짧은 개인 서신이었다.‘공작님. 성기사단 제2전투대가 보유한 구호품 전용 반대 문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황실 조사관이 성기사단 숙소 문서함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군무부 협조가 필요합니다. 가능하시면 절차만 열어 주세요. 문서는 황실이 가져갑니다.’세리스 베인.나디아가 옆에서 봉투를 보다가 물었다.“이제 공작님한테 바로 부탁하는 건 익숙해졌어요?”세레나는 봉랍을 굳혔다.“필요한 일이니까요.”“처음에는 도움 받는 걸 빚처럼 생각하는 얼굴이더니.”세레나의 손이 잠깐 멈췄다.“지금도 공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그럼요?”“공작님에게도 이 사건을 조사할 이유가 있습니다.”세레나는 제2정제실에서 테오도르의 이름이 적혔던 환자 기록을 떠올렸다.“서로 필요한 일을 하는 겁니다.”나디아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더 건강한 것 같긴 하네요.”“약제사님께서 관계 상담도 하십니까?”“안 합니다.”“다행이네요.”나디아는 투덜거리며 시료실로 돌아갔다.답신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왔다.세레나는 구호원 작은 기록실에서 봉투를 열었다.‘군무부 협조 절차를 열었습니다. 황실 조사관이 성기사단 감사관과 함께 문서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끝인 줄 알았는데 아래 한 줄이 더 있었다.‘성전 이송 명령을 받으셨다는 보고도 들었습니다.’세레나는 손가락을 멈췄다.다음 문장.‘제가 갈 필요가 있습니까?’테오도르 칼베른.명령이 아니었다.‘가겠습니다’도 아니었다.필요한지를 물었다.세레나는 잠시 창밖을 봤다.지금 테오도르가 성 루치아에 나타나면 성전은 세리스 베인을 칼베른 공작이 숨기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더구나 아직 베일런가 신원 문제도 정리되지 않았다.정치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런 계산만으로 답할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3. 오늘 지킨 건 오늘 기록한다

    루카스는 웃다가 어깨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세레나는 그의 표정이 가라앉은 뒤에야 물었다.“보고서에서 무엇을 보셨습니까?”“저를 포함한 특별 관찰 명단입니다.”그의 눈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제 부대원 넷이 같은 목록에 있더군요.”“네.”“성전이 왜 저희를 골랐다고 생각하십니까?”“모릅니다.”“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있습니다.”세레나는 의자를 가까이 가져오지 않았다.“말씀하고 싶으십니까?”“기록해도 됩니다.”루카스는 자신이 직접 결정한 뒤 말을 이었다.“제2전투대가 에드릭 황자실에서 내려온 민간 구호 물자 전용 명령에 반대했습니다.”“언제입니까?”“석 달 전.”“이유는요?”“군용으로 검사되지 않은 물건을 병사들에게 나눠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세레나의 눈이 움직였다.“그래서 처음에는 거부했습니까?”“네. 그러다 한 달 전 성기사단 본부에서 강제 배포 명령이 내려왔습니다.”“마티아스 대신관 공문과 같은 시기군요.”“아마 그럴 겁니다.”루카스는 탁자 위의 문서를 접었다.“그 뒤 제 부대는 후방 경계 임무로 계속 밀려났습니다.”“그리고 이번에는 퇴각 명령이 늦게 왔고요.”“네.”“그 둘이 연결됐다고 보십니까?”루카스의 손이 문서 위에 멈췄다.“의심합니다.”세레나는 그 표현을 그대로 기록했다.“확인할 자료가 있습니까?”“성기사단 본부에 제가 올린 이의 제기서가 있습니다.”“원본입니까?”“사본도 있습니다.”“어디에요?”루카스가 자신의 목에 걸린 문서함 열쇠를 만졌다.“제도 숙소.”“황실 조사관에게 위치만 알려 주세요.”“직접 가져오지 않으십니까?”“제가 성기사단 문서를 가져갈 권한은 없습니다.”루카스는 한동안 세레나를 봤다.“칼베른 공작은 가져올 수 있겠군요.”“군무 협조 요청을 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그분에게 요청하시겠습니까?”세레나는 기록판을 덮었다.“필요하면요.”루카스의 시선이 아주 잠깐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공작을 꽤 신뢰하시는군요.”세레나의 손가락이 기록판 가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2. 내일 물어도 되니까요

    “어떻게…….”“동부 회복원에서 사라진 야간 기록관 이름입니다.”세레나는 그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그 사람이 무엇을 시켰습니까?”“세리스 베인이…… 실제로 입원한 것처럼…… 흔적을 만들라고 했습니다.”“침구에 누운 것도요?”“네.”“채혈도 했습니까?”데릭이 고개를 끄덕였다.“제 피를…… 시트에 묻혔습니다.”아벨의 펜이 멈추지 않았다.“왜 데릭 사제님이었습니까?”“제가…….”그는 말을 하다 숨을 골랐다.“지원서를 열람했습니다.”세레나는 기다렸다.“누구 지시로요?”“자격심사부에서…… 세리스 베인의 필적 자료를 가져오라는 명령이 왔습니다.”“누가 명령했습니까?”데릭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서명은 없었습니다.”“구두 지시입니까?”“밀봉 쪽지였습니다.”“보낸 곳은요?”“대신관 집무실.”마티아스.이름은 나오지 않았지만 방향은 분명해졌다.세레나는 마티아스가 직접 지시했다고 기록하지 않았다.“그 뒤에 서명을 베끼라고 했습니까?”데릭이 고개를 저었다.“제가 아니라 에드몬이 했습니다.”“직접 보셨습니까?”“네.”이번에는 대답이 분명했다.“지원서만으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최근 서명도 필요하다고.”세레나의 시선이 낮아졌다.자신이 짐작했던 것과 같았다.“최근 서명은 어디에서 구했습니까?”“황실에서 성전으로 넘어온…… 신원 심리 사본.”아벨의 얼굴이 굳었다.황실 기록이 성전으로 전달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문제는 신원 심리를 위해 전달된 사본이 강제 치료 동의서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는 점이었다.“에드몬 헤일은 어디로 갔습니까?”데릭의 손가락이 침구 위에서 움직였다.“모릅니다.”“검역소에는 함께 갔습니까?”“네.”“왜 데릭 사제님을 침상에 묶었습니까?”그 질문에서 그의 호흡이 다시 흔들렸다.세레나는 바로 손을 들었다.“여기까지 하겠습니다.”데릭이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아직…….”“다음에 하세요.”“중요합니다.”“사제님의 상태보다 중요한 진술은 없습니다.”데릭의 손가락이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181. 하신 말씀 그대로 적어 주세요

    “나디아.”“제가 갈게요.”나디아가 먼저 안쪽으로 향했다.세레나는 현관에 남았다.성전 사람들이 원하는 상황은 자신이 판단을 잃고 움직이는 것이었다.그 장면을 줄 생각은 없었다.몇 분 뒤 나디아가 돌아왔다.“데릭 사제 맥박이 조금 올라갔지만 의식은 있습니다. 지금은 안정됐어요.”알드렌의 얼굴이 굳었다.“데릭 파울이 여기 있습니까?”세레나는 그의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아시는군요.”“본당 소속 사제입니다.”“현재는 환자입니다.”“성전으로 인도해 주십시오.”조금 전까지 세레나를 데려가려던 명령이 자연스럽게 데릭으로 옮겨갔다.아벨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데릭 파울 사제는 황실 의료감찰원 사건 참고인이기도 합니다.”알드렌이 말했다.“성직자 신병은 성전 내부 규정으로”“환자에게도 적용됩니까?”세레나가 물었다.“그는 성전 소속입니다.”“그래서 아픈 몸도 성전 소유입니까?”알드렌의 눈이 차갑게 굳었다.세레나는 그가 대답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데릭 사제님께서 의식을 회복한 뒤 어디로 갈지 직접 선택하시면 됩니다.”“본당으로 돌아갈 의무가 있습니다.”“그 의무가 치료 장소까지 정한다면 근거 문서를 가져오세요.”알드렌이 낮게 말했다.“이렇게까지 하시면 성전은 세리스 베인 수습 치료사의 자격 문제를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습니다.”세레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가만히 있었다.위협은 분명했다.치료사 자격.이번 생에서 가장 먼저 지키려 했던 삶의 기반.그걸 빼앗겠다고 하면 전생의 자신은 타협했을지도 몰랐다.세레나는 손을 뻗었다.알드렌이 들고 있던 이송 명령서가 아니라 아벨의 기록판을 향해서였다.“그 말도 적어 주세요.”알드렌의 얼굴이 바뀌었다.세레나는 아벨에게 말했다.“루멘 성전 알드렌 사제께서 세리스 베인이 환자 이송과 데릭 파울 사제 인도를 거부할 경우 수습 치료사 자격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아벨의 펜이 움직였다.“발언 시각도 넣겠습니다.”알드렌이 낮게 말했다.“협박으로 기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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