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03: 피를 주지 마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27 18:47:13

[다음에는 심장이 아니라 목을 노려.]

윤제니는 한동안 문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발신자 표시 제한.

번호도 없었다.

답장을 보낼 수도 없었다.

제니는 곧바로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문자함으로 돌아가자 세 통의 메시지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남자에게 피를 주지 마.]

[강수혁은 네가 알고 있는 뱀파이어가 아니야.]

[다음에는 심장이 아니라 목을 노려.]

“내가 뭘 안다고.”

제니가 헛웃음을 흘렸다.

강수혁에 대해 아는 거라곤 이름과 그가 뱀파이어라는 사실뿐이었다.

그것도 오늘 알았다.

그런데 문자를 보낸 사람은 수혁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제니는 다시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봤다.

붉은 선.

수혁에게 붙잡힌 뒤 생긴 흔적이었다.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았다.

제니는 욕실로 들어가 손목에 물을 뿌렸다.

비누로 닦아도 그대로였다.

“대체 이게 뭐야.”

그 순간.

손목의 붉은 선이 희미하게 빛났다.

제니가 움찔했다.

동시에 창문 밖에서 무언가 지나갔다.

검은 그림자.

제니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욕실 창문은 작았다.

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크기도 아니었다.

그런데 유리 너머로 붉은 눈 두 개가 보였다.

“악!”

제니가 뒤로 넘어질 뻔했다.

다시 보았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었다.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하지만 뭐라고 설명하지?

죽였던 남자가 살아 돌아왔고, 그 남자는 뱀파이어이며, 누군가 목을 노리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제니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미치겠네.”

그날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제니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채 거실로 나왔다.

햇빛이 들어오자 조금은 안심됐다.

수혁은 밤에만 나타났다.

그렇다면 적어도 낮에는 안전할 것이다.

제니는 노트북을 켰다.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했다.

강수혁.

동명이인이 수십 명 나왔다.

기업인.

운동선수.

회사원.

학생.

하지만 어젯밤의 수혁과 같은 얼굴은 없었다.

이번에는 검색어를 바꿨다.

강수혁 뱀파이어.

당연히 소설과 영화 이야기뿐이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제니가 노트북을 덮으려던 순간이었다.

검색 결과 아래쪽에 이상한 게시물이 하나 보였다.

작성된 지 11년 된 글이었다.

제목은 짧았다.

밤에만 나타나는 남자를 아는 사람.

제니의 손이 멈췄다.

게시물을 열었다.

내용은 대부분 삭제되어 있었다.

남아 있는 문장은 몇 줄뿐이었다.

그 남자는 늙지 않는다.

사진을 찍어도 제대로 남지 않는다.

그리고 절대로 피를 보여주면 안 된다.

제니의 표정이 굳었다.

스크롤을 내렸다.

댓글 하나가 남아 있었다.

그 사람 이름이 강수혁인가요?

제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작성자의 답변은 없었다.

게시물 작성자 정보도 탈퇴한 회원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때.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제니가 그대로 굳었다.

창밖은 대낮이었다.

시계를 확인했다.

오후 1시 17분.

설마.

제니는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다가갔다.

도어록 화면을 켰다.

택배 기사였다.

제니는 긴 숨을 내쉬었다.

“하…….”

문을 열어 상자를 받은 뒤 다시 잠갔다.

별것도 아닌 일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제니는 상자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 순간.

손가락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

종이에 베였다.

검지 끝에서 작은 핏방울이 맺혔다.

정말 작은 상처였다.

제니가 휴지를 찾으려고 몸을 돌렸다.

쿵!

갑자기 창문이 크게 흔들렸다.

제니가 멈췄다.

쿵!

두 번째.

거실 창문 밖에 검은 형체가 부딪혔다.

그리고 세 번째.

이번에는 유리에 금이 갔다.

제니는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피 냄새 때문인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젯밤 수혁의 말이 떠올랐다.

네 피 냄새를 맡는 순간부터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느껴져.

제니는 황급히 휴지로 손가락을 감쌌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소리가 멈췄다.

정적.

제니가 천천히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표시 제한.

문자가 아니었다.

전화였다.

제니는 망설이다 받았다.

“여보세요?”

침묵.

“누구세요?”

몇 초 뒤.

낮게 변조된 목소리가 들렸다.

“피 흘렸지.”

제니의 얼굴이 굳었다.

“누구야?”

“창문에서 떨어져.”

“당신 누구냐고.”

“지금 당장.”

그 순간.

쾅!

창문이 깨졌다.

제니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숙였다.

유리 파편이 거실 바닥으로 쏟아졌다.

그리고 깨진 창문 너머로 검은 형체 하나가 들어왔다.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움직임은 사람이 아니었다.

바닥에 착지한 그것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창백한 얼굴.

검붉은 눈.

입술 사이로 드러난 송곳니.

강수혁이 아니었다.

제니가 뒤로 물러났다.

낯선 남자의 시선이 제니의 손가락에 꽂혔다.

“찾았다.”

남자가 웃었다.

제니는 주방으로 달렸다.

어제와 똑같았다.

또다시 칼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멈추지 않았다.

눈앞에서 사라졌다.

다음 순간 제니는 벽에 부딪혔다.

“윽!”

남자가 제니의 목을 움켜쥐었다.

송곳니가 드러났다.

제니는 칼을 휘둘렀다.

남자가 손목을 잡았다.

뼈가 으스러질 듯한 힘이었다.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놔…….”

남자의 얼굴이 목덜미로 가까워졌다.

그 순간이었다.

콰앙!

현관문이 통째로 안쪽으로 날아왔다.

낯선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강수혁이 서 있었다.

대낮이었다.

하지만 수혁의 얼굴은 평소보다 훨씬 창백했다.

목과 손등의 피부가 햇빛에 닿은 부분부터 붉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수혁은 움직였다.

순식간에 낯선 남자의 목을 붙잡아 제니에게서 떼어냈다.

쾅!

남자의 몸이 벽에 처박혔다.

“수혁……?”

제니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수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붉은 눈은 오직 침입자만 향하고 있었다.

“누가 허락했지?”

목소리가 달랐다.

차갑고 낮았다.

낯선 남자가 비웃었다.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데 어떻게 참아?”

수혁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내가 물었잖아.”

그가 남자의 목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누가.”

우득.

기괴한 소리가 났다.

“내 것에 손대도 된다고 했냐고.”

제니의 눈이 커졌다.

수혁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그의 시선이 제니의 손가락에 맺힌 피를 발견했다.

붉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수혁의 숨이 멎었다.

그는 침입자를 놓았다.

그리고 제니를 바라봤다.

한 걸음.

제니에게 다가왔다.

“수혁?”

대답이 없었다.

한 걸음 더.

제니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수혁의 송곳니가 완전히 드러났다.

아까의 침입자를 볼 때보다 훨씬 짙은 갈망이 그의 얼굴에 번졌다.

“뒤로 가.”

수혁이 낮게 말했다.

“뭐?”

“제니야.”

처음으로 그가 그녀의 이름을 그렇게 불렀다.

괴로운 듯 이를 악문 채.

“지금 나한테서 도망가.”

“왜…….”

수혁의 붉은 눈이 그녀의 목덜미로 내려갔다.

“지금은 나도.”

그가 힘겹게 입술을 열었다.

“널 물고 싶으니까.”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Pinakabagong kabanata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17:백이십 년 전의 편지

    [윤재희의 편지를 읽는 순간, 두 번째 단계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제니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또 알고 있어.”수혁의 표정이 싸늘해졌다.“편지까지.”도겸도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이건 이상한데.”“뭐가?”“재희가 편지를 남겼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수혁이 즉시 물었다.“누가 아는데.”“나.”“그리고.”도겸이 잠시 침묵했다.“재희.”“죽은 사람 빼고.”“그게 전부야.”제니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당신 아니면 설명이 안 되잖아.”“그래서 나도 기분이 더러운 거야.”도겸이 휴대전화를 바라봤다.“누군가 내가 가진 기억까지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수혁이 손을 내밀었다.“주소.”“뭐?”“편지 있는 곳.”“문자 못 봤어?”“봤어.”“읽으면 되돌릴 수 없다잖아.”수혁이 차갑게 웃었다.“누군지도 모르는 놈이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거야?”도겸이 입을 다물었다.제니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가자.”“제니.”수혁이 그녀를 돌아봤다.“괜찮겠어?”“여기까지 와서 안 읽는 게 더 이상해.”“두 번째 단계가 뭔지도 몰라.”“그래서 읽어야지.”제니가 수혁의 가슴을 바라봤다.조금 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심장이 여전히 뛰고 있었다.“재희는 당신 심장이 다시 뛰는 날 편지를 주라고 했어.”“그래.”“그럼 지금 벌어지는 일을 알고 있었다는 거잖아.”제니는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봤다.“내 심장까지 이상해진 이유도 적혀 있을 수 있어.”수혁은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대신 도겸을 바라봤다.“안내해.”도겸이 데려간 곳은 오래된 단독주택이었다.수혁이 건물을 보자 걸음을 멈췄다.“여기 아직 있었어?”“아는 곳이야?”제니가 물었다.수혁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재희가 살았던 집이야.”제니의 시선이 집으로 향했다.백이십 년 전의 집이 그대로 남아 있을 리는 없었다.여러 번 수리한 흔적이 보였다.그런데 이상했다.처음 보는 곳인데.낯설지가 않았다.“나 여기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16: 두 번째 단계

    [다음에는 윤제니의 심장이 멈춘다.]제니는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이건 또 무슨 소리야.”수혁이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메시지를 읽는 순간 그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누가 보내는 거든 찾아내야겠어.”“아까 도겸이 보낸 건 아니라며.”“그래서 더 문제야.”수혁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우리가 여기서 뭘 했는지 실시간으로 알고 있다는 뜻이니까.”제니가 멈칫했다.심장이 뛰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분 전이었다.그 사실을 아는 건 이 방에 있던 사람들뿐이었다.제니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도겸에게 향했다.도겸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왜. 또 나야?”“당신 아니라고 어떻게 믿어?”“내가 보냈으면 굳이 부정할 이유가 없지.”“그건 당신 생각이고.”“둘 다 그만해.”수혁이 끼어들었다.그리고 방 안을 천천히 훑었다.사진.벽의 문양.깨진 창문.그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천장 구석.수혁이 순식간에 손을 뻗었다.우두둑.벽 일부가 뜯겨 나갔다.그 안에서 작은 검은 물체가 떨어졌다.제니의 눈이 커졌다.“카메라?”도겸이 그것을 집어 들었다.“송신 장치까지 붙어 있어.”제니의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럼 계속 보고 있었던 거야?”“아마도.”수혁이 카메라를 빼앗아 손안에서 부숴버렸다.“미친 새끼.”“그렇게 부수면 추적 못 하는데.”도겸이 말했다.“내가 알아서 찾아.”“성질은 백이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서도겸.”“알았어.”제니는 다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두 번째 단계.자신의 심장이 멈춘다.“수혁.”“왜.”“당신 심장이 뛰기 시작한 거랑 내 심장이 멈춘다는 게 연결된 걸까?”수혁의 표정이 굳었다.“아니야.”“왜 그렇게 확신해?”“확신하는 게 아니라.”수혁이 제니를 똑바로 바라봤다.“그렇게 안 되게 할 거야.”“방법도 모르잖아.”“찾으면 돼.”“그전에 멈추면?”“윤제니.”목소리가 낮아졌다.제니는 입을 다물었다.수혁의 얼굴이 생각보다 심각했다.“그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15: 모든 뱀파이어가 원하는 피

    “모든 뱀파이어를 바꿀 수 있는 피였으니까.”제니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내 피가?”바닥에 쓰러진 남자가 웃었다.“그래.”수혁이 그의 목을 더 세게 눌렀다.“입 닥쳐.”“왜? 이제는 알아야지.”남자의 붉은 눈이 제니를 향했다.“백이십 년 전에 윤재희의 피를 노린 게 누군지.”“우리 모두라고 했지.”제니가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야?”“말 그대로야.”남자가 웃었다.“인간이 되고 싶은 놈도 있었고.”그의 시선이 수혁의 뛰는 가슴으로 향했다.“죽은 몸을 되살리고 싶은 놈도 있었지.”“그만하라고 했다.”수혁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우두둑.“윽…….”“수혁.”제니가 불렀다.수혁이 멈췄다.죽이지 마.이번에는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았다.그런데—수혁이 천천히 제니를 돌아봤다.“……방금 너였어?”제니도 놀랐다.“들렸어?”수혁이 고개를 끄덕였다.표식이 연결된 뒤로 서로의 목소리가 머릿속까지 들리고 있었다.도겸이 미간을 찌푸렸다.“그것까지 연결됐다고?”제니는 다시 남자를 바라봤다.“윤재희는 어떻게 죽었어?”남자의 웃음이 사라졌다.“그건 나도 몰라.”“거짓말.”“난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어.”제니가 멈칫했다.“그럼 어떻게 알아?”“남아 있는 기록이 있으니까.”수혁의 표정이 변했다.“무슨 기록?”“모르는 척하지 마.”남자가 수혁을 올려다봤다.“윤재희가 죽던 날, 그 피를 마신 뱀파이어들이 있었다는 기록.”제니의 얼굴이 굳었다.“한 명이 아니었어?”“아니.”남자가 입가의 피를 닦으며 말했다.“재희의 몸에서 피가 거의 남지 않았다고 했어.”순간.수혁의 손이 멈췄다.제니는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분노보다 먼저 스친 감정.충격이었다.“당신도 몰랐어?”“재희를 발견했을 때는…….”수혁의 목소리가 갈라졌다.“이미 늦었어.”도겸이 낮게 말했다.“그건 사실이야.”제니가 그를 돌아봤다.“당신도 있었어?”“수혁과 같이 재희를 찾고 있었어.”“그럼 누가 죽였는지는?”“찾지 못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14: 심장이 뛰는 괴물

    “살아 있는 뱀파이어야.”낯선 남자의 말이 떨어진 순간.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제니는 수혁의 등을 바 라봤다.심장이 뛰고 있다.체온도 생겼다.그런데 붉은 눈도, 송곳니도 그대로였다.“그게 뭔데?”제니가 물었다.서도겸이 낮게 대답했다.“나도 처음 봐.”“처음?”“뱀파이어는 죽은 몸이야. 심장은 뛰지 않아.”도겸의 시선이 수혁에게 향했다.“그런데 저놈은 지금 살아 있어.”앞에 서 있던 뱀파이어가 웃었다.“그래서 소문이 사실이었던 거군.”수혁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무슨 소문.”“백이십 년 전부터 있었어.”남자가 제니를 바라봤다.“특별한 피를 가진 인간이 있다고.”수혁이 즉시 시야를 가렸다.“보지 마.”“그 피를 마시면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난다고 했지.”“닥쳐.”“다들 전설이라고 생각했는데.”남자의 송곳니가 드러났다.“진짜였네.”그가 움직였다.순간 수혁도 사라졌다.쾅!두 사람이 벽에 처박혔다.제니가 숨을 삼켰다.수혁이 남자의 목을 붙잡고 있었다.하지만—“……뭐야.”수혁의 표정이 굳었다.남자가 웃었다.“느려졌네?”수혁의 팔을 잡아 그대로 던졌다.쾅!“수혁!”제니가 달려가려 하자 도겸이 막았다.“가지 마.”“놔!”“지금 네가 움직이면 셋 다 너한테 붙어.”나머지 두 뱀파이어의 시선은 이미 제니에게 고정돼 있었다.수혁이 천천히 일어났다.입가에 피가 맺혔다.제니의 얼굴이 굳었다.수혁이 피를 흘리는 모습.처음이었다.“인간에 가까워진 만큼 약해진 건가?”남자가 비웃었다.수혁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았다.“한 번 이겼다고 신났네.”“강수혁.”“왜.”수혁의 붉은 눈이 번뜩였다.“한 번 더 해봐.”남자가 달려들었다.수혁이 피하려 했다.그런데 이전만큼 빠르지 않았다.남자의 손이 수혁의 목을 움켜쥐었다.“수혁!”그 순간.제니의 손목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붉은 표식이 빛났다.동시에 수혁의 가슴도 붉게 빛났다.쿵!수혁의 심장이 강하게 뛰었다.제니의 심장도 같은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13: 살아 있는 뱀파이어

    쿵.쿵.제니의 손바닥 아래에서 분명한 박동이 느껴졌다.“진짜 뛰어.”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는 얼굴이 낯설 정도로 굳어 있었다.“이게 어떻게…….”서도겸이 빠르게 다가왔다.수혁의 손목을 잡으려는 순간.탁.수혁이 그의 손을 쳐냈다.“건드리지 마.”도겸의 눈이 가늘어졌다.“힘은 남아 있네.”“뭐?”“심장이 뛰기 시작했다고 바로 인간이 된 건 아닌 것 같다고.”제니가 조금 전 본 기억을 떠올렸다.네 피는 강수혁을 인간으로 만드는 피야.“아니야.”두 남자가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다.“내가 본 기억에서는 분명히 그랬어.”“뭐라고?”“재희한테 어떤 여자가 말했어.”제니가 수혁을 바라봤다.“내 피가 당신을 인간으로 만든다고.”침묵이 흘렀다.수혁이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여전히 창백한 피부.송곳니도 그대로였다.붉은 눈 역시 사라지지 않았다.“별로 인간 같지는 않은데.”“시간이 필요한 거 아닐까?”제니가 말하자 도겸이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왜?”“뱀파이어의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피 같은 건 들어본 적 없어.”“그럼 방금 이건 뭔데?”“그러니까 문제지.”도겸이 제니를 바라봤다.“네 피가 정확히 뭘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니까.”그 순간 수혁의 몸이 휘청거렸다.“수혁!”제니가 급히 붙잡았다.수혁의 체온이 이상했다.차갑지 않았다.“당신 몸…….”제니가 그의 목에 손을 댔다.미약하지만 분명한 온기가 느껴졌다.수혁의 표정도 변했다.“따뜻해?”“조금.”수혁이 자신의 목을 짚었다.그러다 갑자기 얼굴을 찌푸렸다.“왜 그래?”“시끄러워.”“뭐가?”“네 심장 소리.”제니가 굳었다.“내 거?”“너무 크게 들려.”수혁의 눈이 다시 붉어졌다.제니의 목.손목.그리고 손가락의 상처로 시선이 차례로 움직였다.“피 냄새도.”수혁이 이를 악물었다.“아까보다 더 심해.”제니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수혁도 동시에 뒤로 물러났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12: 피를 나누면 기억이 열린다

    “내가 네 피를 마시는 순간.”수혁의 송곳니가 선명하게 드러났다.“이번에는 정말 멈추지 못할 수도 있어.”제니는 휴대전화 화면을 다시 봤다.[피를 나누면 기억이 열린다.]“그럼 안 하면?”“뭐?”“기억을 못 보는 거잖아.”“그게 낫지.”수혁은 단호했다.“지금까지 본 것만으로도 충분해.”“나는 아닌데.”“윤제니.”“백이십 년 전에 내가 왜 당신을 죽이려고 했는지, 누가 재희를 죽였는지, 왜 내 피 때문에 뱀파이어들이 찾아오는지.”제니가 손목의 표식을 들어 보였다.“이것도 아직 제대로 모르잖아.”“그래도 네 피를 마시는 건 안 돼.”“조금만 마시면?”“양의 문제가 아니야.”수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네 피 앞에서는 내가 어디까지 망가질지 나도 몰라.”서도겸이 두 사람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수혁의 시선이 날카롭게 돌아갔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한 방울이면 될 수도 있어.”“닥쳐.”제니가 도겸을 바라봤다.“한 방울?”“메시지가 사실이라면 중요한 건 흡혈이 아니라 피를 나누는 행위야.”“확실해?”“확실한 건 없어.”도겸이 벽의 문양을 바라봤다.“하지만 표식이 반응하는 걸 보면 가능성은 있지.”제니는 잠시 고민하다 손가락의 밴드를 바라봤다.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해보자.”“안 돼.”“수혁.”“다른 방법 찾아.”“언제?”제니가 수혁을 똑바로 바라봤다.“또 누가 내 집에 들어오고, 또 뱀파이어가 찾아올 때까지?”수혁은 대답하지 못했다.“난 계속 아무것도 모른 채 당하고 싶지 않아.”제니가 밴드를 천천히 떼었다.희미하게 아물었던 상처가 벌어지며 작은 핏방울이 맺혔다.순간.수혁의 눈이 새빨갛게 변했다.“제니.”“한 방울만.”“치워.”그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당장.”제니는 물러서지 않았다.“나 믿어.”수혁이 헛웃음을 흘렸다.“지금 제일 믿으면 안 되는 게 나야.”“그래도.”제니가 손을 내밀었다.“당신은 지금까지 참았잖

Higit pang Kabanata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