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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나만 물어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7 00:44:57

“그건 마시면 안 돼.”

수혁이 제니의 손목을 붙잡았다.

손등에는 아직 그의 피가 묻어 있었다.

제니는 입술 바로 앞까지 올라온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불과 몇 센티미터.

혀끝이 저릿했다.

목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수혁.”

“응.”

“손 놔.”

“싫어.”

“안 마실게.”

“못 믿어.”

제니가 눈을 치켜떴다.

“나를?”

“지금의 너를.”

수혁이 제니의 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네가 평소라면 내 피 보고 그런 눈 안 해.”

“무슨 눈.”

“나 잡아먹을 것 같은 눈.”

제니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 말 당신이 해?”

“그래서 더 잘 알지.”

수혁은 자신의 셔츠 소매를 찢어 제니의 손등을 닦았다.

피가 사라졌다.

그제야 제니의 거친 숨도 조금씩 가라앉았다.

“괜찮아?”

“조금.”

수혁이 자신의 팔에 난 상처도 눌렀다.

이미 상처 가장자리가 빠르게 붙고 있었다.

제니는 일부러 그쪽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냄새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하…….”

“왜.”

“냄새는 아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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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42.나만 물어

    “그건 마시면 안 돼.”수혁이 제니의 손목을 붙잡았다.손등에는 아직 그의 피가 묻어 있었다.제니는 입술 바로 앞까지 올라온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불과 몇 센티미터.혀끝이 저릿했다.목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수혁.”“응.”“손 놔.”“싫어.”“안 마실게.”“못 믿어.”제니가 눈을 치켜떴다.“나를?”“지금의 너를.”수혁이 제니의 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네가 평소라면 내 피 보고 그런 눈 안 해.”“무슨 눈.”“나 잡아먹을 것 같은 눈.”제니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 말 당신이 해?”“그래서 더 잘 알지.”수혁은 자신의 셔츠 소매를 찢어 제니의 손등을 닦았다.피가 사라졌다.그제야 제니의 거친 숨도 조금씩 가라앉았다.“괜찮아?”“조금.”수혁이 자신의 팔에 난 상처도 눌렀다.이미 상처 가장자리가 빠르게 붙고 있었다.제니는 일부러 그쪽을 보지 않았다.그런데 냄새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하…….”“왜.”“냄새는 아직 나.”수혁이 즉시 몇 걸음 떨어졌다.제니의 가슴이 아릿하게 당겼다.“아, 잠깐.”수혁이 다시 멈췄다.“또 심장?”“응.”“가까이 있으면 내 피를 마시고 싶고, 떨어지면 심장이 아프고.”수혁이 헛웃음을 흘렸다.“누가 이런 식으로 묶어놨어.”제니가 그를 흘겨봤다.“당신이랑 나.”“그 말 들으니까 누구 탓도 못 하겠네.”제니는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송곳니는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그때 백시우가 낮게 웃었다.“결국 마시게 될 텐데.”수혁의 표정이 바로 차가워졌다.“아직도 입이 살아 있네.”“윤제니는 이미 네 피를 원해.”“그래서?”“얼마나 버틸 것 같아?”제니가 먼저 대답했다.“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오래.”백시우의 시선이 제니에게 향했다.“정말?”“응.”“그런데 왜 손이 떨리지?”제니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정말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수혁이 제니 앞을 가로막았다.“보지 마.”제니가 그의 등을 툭 쳤다.“뭘 또 가려.”“쟤가 자꾸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41. 송곳니

    제니의 송곳니 끝이—전보다 분명하게 뾰족해져 있었다.수혁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입 벌려봐.”“뭐?”“제니야. 빨리.”제니가 다시 입술을 벌렸다.수혁이 가까이 다가왔다.손가락으로 제니의 턱을 조심스럽게 받친 뒤 송곳니를 확인했다.확실했다.아까까지만 해도 평범했던 치아였다.그런데 지금은 끝이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제니가 수혁의 손을 밀어냈다.“나 뱀파이어 되는 거야?”“아니.”대답은 빨랐지만 수혁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그 얼굴로 아니라고 하면 누가 믿어.”“아직 모르는 거야.”“송곳니가 생겼는데?”유라가 제니에게 다가왔다.“잠깐 볼게.”제니가 다시 입을 벌렸다.유라는 송곳니를 살피더니 제니의 손목을 잡았다.맥박을 확인했다.“심장은 뛰어.”“그건 나도 알아.”“체온도 그대로고.”유라가 제니의 눈을 확인했다.“눈도 변하지 않았어.”제니가 물었다.“뱀파이어가 되면 바로 달라져?”“적어도 나한테 있었던 변화랑은 달라.”유라는 한때 인간이 되었다가 제니의 피로 다시 뱀파이어의 특징을 되찾았다.그런 유라가 고개를 저었다.“난 송곳니보다 눈이 먼저 변했어. 혈향도 한꺼번에 강해졌고.”도겸이 제니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나한테서 피 냄새 나?”제니가 도겸을 바라봤다.아무 느낌도 없었다.“아니.”“유라는?”“안 나.”“경태는?”“안 나.”제니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수혁에게 향했다.순간—목이 탔다.수혁의 몸 안에서 흐르는 피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제니가 곧바로 시선을 피했다.“수혁 것만 나.”수혁의 표정이 더 굳었다.“그럼 뱀파이어화가 아니야.”백시우가 말했다.모두가 그를 돌아봤다.제니가 눈을 가늘게 떴다.“당신이 그렇게 말하니까 더 불안한데.”“믿든 말든.”“그럼 설명해.”백시우는 제니의 송곳니를 바라봤다.“네 몸이 강수혁을 따라가는 거야.”수혁이 바로 반박했다.“제니는 인간으로 남는다고 했어.”“아직 인간이잖아.”“송곳니가 생겼는데?”“뱀파이어의 몸이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40.네 피를 선택하면

    “그럼 같이 정해.”제니의 손가락 끝에 붉은 피 한 방울이 맺혔다.수혁의 두 번째 심장이 아주 약하게 반응했다.툭.수혁의 눈이 흔들렸다.“손 치워.”“싫어.”“윤제니.”“또 혼자 정하려고?”“이건 달라.”“뭐가 다른데?”수혁이 제니의 손목을 잡았다.피가 더 흐르지 않도록 상처를 엄지로 눌렀다.“네 피를 마시면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안 마셔도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적어도 널 물지는 않아.”“대신 둘 다 심장 멈출 수도 있고?”수혁의 입이 다물렸다.제니가 백시우를 바라봤다.“당신 말부터 확인해야겠어.”백시우가 눈썹을 올렸다.“뭘?”“내 피를 마시면 두 번째 심장이 완전히 수혁 것이 된다는 말.”“맞아.”“왜?”백시우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제니가 놓치지 않았다.“또 설명은 안 하지.”“이미 말했잖아.”“결과만 말했지.”제니가 수혁의 가슴을 가리켰다.“왜 내 피가 저 심장의 주인을 바꾸는지 설명해.”잠시 침묵이 흘렀다.경태가 먼저 입을 열었다.“윤재희가 했던 일이랑 관련 있을 거야.”수혁이 그를 돌아봤다.“심장의 주인을 바꾸겠다고 했던 거?”“그래.”경태가 제니를 바라봤다.“재희는 백시우의 흔적을 없애려고 한 게 아니었어. 수혁의 몸 안에 남아 있는 심장을 수혁에게 완전히 귀속시키려고 했지.”제니가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봤다.“그걸 내 피가 마무리할 수 있다는 거야?”“지금까지 확인된 걸 보면.”“확실하지는 않고.”“확실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수혁이 바로 말했다.“그럼 안 해.”제니가 노려봤다.“또 시작이네.”“확실하지 않다잖아.”“안 하는 것도 안전하지 않아.”“그래도—”“강수혁.”제니가 그의 말을 잘랐다.“나 죽는 거 싫어.”수혁의 표정이 굳었다.“알아.”“당신 죽는 것도 싫고.”“…….”“그러니까 둘 다 사는 쪽을 찾자고.”수혁은 한동안 제니를 바라봤다.그러다 아주 낮게 물었다.“내가 못 멈추면?”제니도 대답하지 못했다.그게 가장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39.내 피를 마시지 마

    수혁의 송곳니가 백시우의 피를 향했다.“수혁!”제니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수혁의 몸이 그대로 멈췄다.하지만 시선은 떨어지지 않았다.백시우의 손목에서 흐르는 피.한 방울.또 한 방울.바닥으로 떨어질 때마다 수혁의 두 번째 심장이 반응했다.쿵!쿵!첫 번째 심장과 완전히 다른 박자였다.“강수혁.”제니가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나 봐.”수혁의 시선이 흔들렸다.“수혁.”“……제니야.”“그래. 나.”간신히 시선이 제니에게 돌아왔다.하지만 붉은 눈은 평소보다 훨씬 짙었다.송곳니도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뒤로 가.”“싫어.”“지금은 진짜 위험해.”“그래서 안 가.”제니가 그의 뺨을 놓지 않았다.“저 피 마시면 안 되잖아.”“알아.”“그럼 참아.”수혁이 이를 악물었다.“참고 있어.”“더 참아.”“말은 쉽지.”“나도 참고 있거든?”그 말에 수혁의 시선이 제니의 입술을 스쳤다.제니 역시 목이 타고 있었다.수혁의 갈증이 연결을 타고 그대로 넘어오고 있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했다.제니가 원하는 것도 백시우의 피가 아니었다.수혁이었다.정확히는 수혁의 피.“이상해.”제니가 중얼거렸다.“뭐가?”“당신은 백시우 피를 원하는데.”제니가 수혁의 가슴을 눌렀다.“나는 여전히 당신 피만 원해.”수혁의 표정이 변했다.경태가 그 말을 듣고 바로 다가왔다.“확실해?”“응.”“백시우 피에서는 아무것도 안 느껴져?”제니가 백시우 쪽을 바라봤다.피 냄새는 났다.하지만 갈증은 없었다.“냄새만 나.”다시 수혁을 바라보는 순간 목이 뜨거워졌다.“수혁한테만 반응해.”경태의 시선이 수혁의 가슴으로 향했다.“그럼 아직 괜찮아.”수혁이 힘겹게 물었다.“뭐가.”“두 번째 심장이 백시우의 피에 반응하는 것과 네가 백시우에게 끌리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거야.”백시우의 표정이 굳었다.제니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맞지?”백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또 표정 변했네.”제니가 말했다.“당신 계획대로 안 되고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38.내 몸을 움직인 사람

    “두 번째 심장이 아직 누구 것이었는지.”백시우가 수혁을 바라봤다.“벌써 잊었나?”수혁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내 몸을 움직였다는 소리야?”“정확히는.”백시우가 자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내 심장이 움직인 거지.”제니가 바로 끼어들었다.“그 심장은 이제 수혁 거야.”“완전히는 아니야.”“무슨 뜻이야?”“완전히 강수혁의 것이었다면 저런 기억이 생길 리 없잖아.”수혁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방금 머릿속을 스친 장면.분명 자신의 손이었다.이 방도 기억났다.그런데 자신은 이곳에 온 적이 없었다.적어도 기억하는 한은.“언제야.”수혁이 물었다.“내가 저 사람들을 데려온 게 언제냐고.”백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제니가 방 안의 사람에게 물었다.“여기 온 지 얼마나 됐어요?”벽에 기대 있던 사람이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한…… 두 시간 정도요.”“정확한 시간 기억하세요?”“열한 시 전이었어요.”제니가 수혁을 돌아봤다.그 시간에는 함께 있었다.“수혁은 나랑 있었어.”도겸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나도 봤어.”유라가 말했다.“한순간도 사라진 적 없어.”수혁이 백시우를 노려봤다.“그럼 설명해.”백시우가 피식 웃었다.“강수혁이 직접 여기까지 걸어와야만 몸을 움직였다고 할 수 있나?”“또 말 돌리네.”제니가 수혁의 팔을 붙잡았다.“잠깐.”“왜?”“저 사람이 본 게 진짜 수혁인지부터 확인해야 해.”제니가 다시 피해자에게 다가갔다.“혹시 눈 색은 기억하세요?”“눈이요?”“네. 그 사람이 당신들을 데려올 때 눈이 무슨 색이었어요?”상대가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빨간색이었어요.”수혁의 눈빛이 굳었다.“송곳니는요?”“봤어요.”“말은 했고요?”“네.”“뭐라고 했어요?”잠시 침묵하던 상대가 입을 열었다.“곧 필요한 사람이 온다고…….”제니가 백시우를 바라봤다.“또?”“그리고 우리 피 냄새가 필요하다고 했어요.”수혁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내가 할 말은 아닌데.”제니

  • 내가 죽인 남자가 매일 밤 찾아온다.   37.벽 너머의 피 냄새

    똑.똑.똑.닫힌 문 너머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제니가 숨을 죽였다.“진짜 사람이 있어?”수혁은 대답 대신 문 쪽을 바라봤다.붉은 눈이 가늘어졌다.도겸과 유라도 마찬가지였다.뱀파이어 셋이 동시에 혈향을 느끼고 있었다.경태가 낮게 말했다.“둘.”“두 명?”제니가 물었다.“심장 소리가 두 개야.”수혁이 제니의 손목을 잡았다.“여기 있어.”“같이 간다며.”“문 하나 확인하는 거야.”“그 문 열었는데 뭐가 나올 줄 알고?”수혁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제니가 그의 옆에 섰다.“같이 가.”“내 뒤에서.”“옆.”“이럴 때는 좀 져주면 안 돼?”“안 돼.”수혁이 한숨을 쉬었다.“알았어.”둘이 문으로 다가갔다.뒤에서는 도겸과 유라가 백시우를 붙잡고 있었다.경태가 뒤따랐다.수혁은 문 바로 앞에서 멈췄다.혈향이 확실히 짙었다.제니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그 순간 목 안쪽이 다시 뜨거워졌다.“아…….”수혁이 바로 돌아봤다.“왜?”“피 냄새.”“너도 느껴져?”제니가 고개를 끄덕였다.수혁의 표정이 굳었다.제니가 수혁의 피에만 반응하는 줄 알았다.그런데 아니었다.문 너머에 있는 인간의 피까지 느껴지고 있었다.“제니, 뒤로 가.”이번에는 제니도 고집부리지 않았다.두 걸음 물러났다.“이 정도?”“조금 더.”“이 이상 가면 당신이랑 멀어져.”그 말에 수혁도 멈췄다.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벌어지면 심장 박동이 흐트러질 수 있었다.“그럼 거기 있어.”수혁이 문손잡이를 잡았다.잠겨 있었다.안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똑.똑.“살려…….”아주 희미한 목소리.제니의 얼굴이 굳었다.“사람 맞아.”수혁이 손잡이를 강하게 당겼다.철제 잠금장치가 그대로 뜯겨 나왔다.쾅!문이 열렸다.피 냄새가 한꺼번에 밀려왔다.수혁의 몸이 굳었다.경태도 숨을 멈췄다.제니의 목에서는 갈증이 치솟았다.하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방 안에는 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한 명은 벽에 기대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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